3화 · 같은 침대의 두 사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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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든 커피는 너무 진했다.
나는 한 모금 마시고 컵을 내려놓았다.
도하는 내 얼굴을 보고 물을 더 따랐다. 그걸 다시 내 앞으로 밀어 놓는 손이 익숙해 보였다.
누군가와 아침을 먹어 본 적이 있는 손이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었다.
잠을 거의 못 자서 무엇을 봐도 이상한 쪽으로 마음이 갔다.
휴대전화에는 수진의 문자가 와 있었다.
오늘은 휴가 그대로 쓰라고 했다. 남은 업무는 자기가 받아 놓겠다고 했다.
나는 고맙다고 답했다.
어제 결혼한 친구에게 해 주는 말인지 상사가 죽은 동료에게 해 주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 * *
도하는 오전에 나갔다.
나가기 전에 정숙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차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컵 가장자리를 보고 있었다.
그가 내 대답을 기다렸다.
“알았어요.”
내가 말하자 그제야 현관으로 갔다.
차가 나가는 소리를 들은 뒤 나는 휴대전화를 들었다.
사건에 관한 짧은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이름은 없었다. 나이와 일하던 곳만 적혀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글을 두 번 읽었다.
그가 왜 옥상에 있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람 하나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글은 너무 짧았다.
* * *
정숙이 식기를 치우러 왔다.
나는 그녀가 컵을 집기 전에 물었다.
“여기 손님방도 있어요?”
그녀는 별것 아닌 질문을 들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개 있어요.”
“어디요?”
그녀가 복도 끝을 가리켰다.
나는 일어나 그쪽으로 갔다.
방은 비어 있었다. 침대 하나와 작은 책상, 커튼이 달린 창문이 있었다. 남편의 옷도 시계도 없는 방이었다.
나는 문을 닫아 보았다.
걸쇠가 있었다.
여닫을 때 평범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 때문에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
* * *
정숙은 복도에 서 있었다.
내가 안을 보고 나오자 쓰실 거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을 고르다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깨끗한 이불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그 사람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돼요?”
내가 물었다.
정숙이 나를 보았다.
“이불 가져다 놓는 걸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창문이 잘 닫히는지 살펴보고 나갔다.
나는 여행 가방에서 속옷과 여분의 블라우스를 꺼냈다. 욕실에 두었던 칫솔도 가져왔다.
방을 완전히 옮긴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 것이 두 군데에 놓이자 숨 쉴 틈이 조금 생겼다.
* * *
낮에는 잠이 들었다.
창문을 닫고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웠다. 잠깐 눈만 감으려 했는데 눈을 뜨자 해가 기울어 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몇 시인지 확인했다.
열한 시가 아니었다.
아직 다섯 시도 되지 않았다.
문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나는 발을 바닥에 내렸다.
정숙이었다.
그녀는 점심을 못 먹어서 저녁을 조금 일찍 준비했는데 괜찮으냐고 물었다.
나는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그러자 이상하게 서러웠다.
장성훈 부장은 죽었는데 나는 밥을 먹고 잠을 잤다.
* * *
식탁에는 나 혼자였다.
정숙은 도하가 늦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나는 몇 시에 오는지 묻지 않았다.
그녀가 그릇을 내려놓고 돌아서려 할 때 내가 불렀다.
“여기 오래 계셨어요?”
정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됐죠.”
나는 다음 질문을 하지 못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고.
정숙은 내가 말을 잇기를 기다리다가 물병만 가까이 옮겨 주었다.
나는 차갑지 않은 물을 마셨다.
그녀는 끝내 내게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아는 것 같기도 했다.
* * *
아버지가 저녁에 전화했다.
나는 두 번 울린 뒤 받았다.
아버지는 집이 좋으냐고 물었다.
좋다고 하자 다행이라고 했다. 도하가 잘해 주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내 침묵을 듣고도 말을 이어 갔다.
사람이 말수가 적어도 속은 따뜻할 수 있다고 했다. 자기가 도하와 몇 마디 해 봤는데 예의가 있었다고 했다.
나는 식탁에 놓인 물자국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아빠는 그 사람한테 무슨 말을 들었어?”
내가 물었다.
아버지가 잠깐 조용해졌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그가 답했다.
나는 웃지 않았다.
그 말은 어제 나도 들었다.
뒤에 붙은 말만 달랐다.
* * *
도하가 돌아왔을 때 나는 거실 책상에 앉아 있었다.
회사에서 가져온 작은 수첩을 펼쳐 두었다. 고객 이름이 있는 쪽은 아니었다. 내가 매일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적어 놓은 페이지였다.
문 열기 전에 할 일.
점심 전에 확인할 일.
마감할 때 잊지 말 것.
아는 순서가 종이에 있다는 게 조금 편했다.
도하가 재킷을 벗다가 수첩을 봤다.
“일합니까?”
“그냥 보고 있어요.”
그가 가까이 오자 나는 수첩을 덮었다.
그는 덮인 표지를 잠깐 보았다.
“손님방으로 갔더군요.”
그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 * *
“낮에 잤어요.”
내가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물어요?”
“묻지 않았는데.”
그 말에 화가 났다.
나는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도하가 내 앞을 막지는 않았다.
나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는 잘 들리지 않던 발소리가 오늘은 지나치게 또렷했다.
손님방 앞에서 멈췄다.
도하는 몇 걸음 뒤에 섰다.
“밤에는 이쪽입니다.”
그가 침실을 가리켰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열 시 오십 분이었다.
* * *
“어제는 식탁에 있었어요.”
내가 말했다.
“네.”
“오늘은 왜 안 돼요?”
“오늘도 그러고 싶습니까?”
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가 내 손을 봤다.
어젯밤 그를 밀쳤을 때의 손이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기억하는지 궁금했다.
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문을 조금 열었다.
그는 멈췄다.
복도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다.
나는 계약서가 있는 가방을 생각했다.
그 종이를 가져와 찢으면 일이 끝나는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집에 들어오기 전의 삶도 그 종이보다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 생각을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 * *
나는 침실로 갔다.
내 발로 걸었다는 사실이 조금도 자랑스럽지 않았다.
도하는 뒤에서 들어왔다. 문을 닫았지만 잠그지는 않았다.
나는 침대 반대편 끝에 앉았다.
이불은 하나였다.
나는 옷장 옆에서 낮에 쓰던 얇은 담요를 가져왔다. 내 무릎 위에 놓았다.
도하가 그것을 봤다.
“필요한 건 더 가져오라고 하면 됩니다.”
“이걸 쓸게요.”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나는 베개를 끝으로 밀었다.
우리가 나란히 눕는다면 서로를 만지지 않을 만큼 넓은 침대였다.
그 넓이가 고마운 게 싫었다.
* * *
불을 끄려는 그의 손이 내 쪽으로 왔다.
나는 몸을 피했다.
그가 손을 멈췄다.
침대 옆 조명 스위치가 내 뒤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부끄러움보다는 화가 가까웠다.
그가 내 반응을 보고 있는 게 싫었다.
“제가 끌게요.”
내가 말했다.
“끄지 않아도 됩니다.”
그가 답했다.
나는 조명을 그대로 두었다.
도하는 자기 쪽 불만 껐다.
방의 절반은 어두워지고 내가 있는 쪽은 밝았다.
* * *
“나한테 손대지 마요.”
내가 말했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아까도 말했지만.”
“잠들었을 때도.”
내 말이 끝나자 그가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담요를 잡고 누웠다.
정면의 벽에 액자가 있었다. 바다 그림이었다. 거기 나오는 물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 옆의 남자는 천천히 숨을 쉬었다.
나는 그가 자는지 보지 않으려 했다.
보지 않을수록 더 신경 쓰였다.
* * *
도하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보고 바로 받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가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내 이름이 들렸다.
정확히는 서은재 씨라는 말이었다. 상대가 너무 크게 말해 수화기 밖으로 새어 나왔다.
도하는 한동안 듣고 있었다.
그러다 짧게 말했다.
“내일 이야기하죠.”
상대가 무슨 말을 더 했다.
그의 목소리가 조금 달라졌다.
“그 사람에게 직접 연락하지 마십시오.”
나는 눈을 떴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 * *
통화가 끝난 뒤 내가 물었다.
“누구예요?”
도하는 화면을 껐다.
“집안 사람.”
“제 이야기를 왜 해요?”
“결혼했으니까.”
나는 그의 처음 대답을 떠올렸다.
같은 침대에 누워야 한다는 이유도 그것이었다.
“그 말 하나로 설명이 다 돼요?”
내가 물었다.
그는 나를 보았다.
잠시 뒤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았다.
“내일 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내일?”
“식사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일은 장례식장에 갈 거예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나는 그 침묵을 보았다.
“장 부장님 장례요.”
굳이 이름을 덧붙였다.
그는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다녀오세요.”
그가 말했다.
나는 물었다.
“당신은 안 가요?”
그의 눈이 내 얼굴에 머물렀다.
“가길 바랍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질문에 어떤 답을 하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나는 몸을 돌려 반대편을 보았다.
작은 조명은 끝까지 켜 두었다.
* * *
새벽에 잠깐 깼다.
목이 말랐다.
옆의 베개를 보지 않으려고 하다가 결국 보았다.
도하는 눈을 감고 있었다.
평범하게 잠든 얼굴이었다.
나는 일어나 물을 마셨다. 컵을 내려놓는 소리에 그가 눈을 떴다.
“어디 갑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컵을 들었다.
“물 마셔요.”
그는 한동안 나를 보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나는 빈 컵을 내려놓았다.
잠결에도 사라지는지를 묻는 사람.
나는 그 문장을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 * *
아침이 되기 전에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문손잡이를 천천히 눌렀다.
그가 부르지 않았다.
복도 끝의 손님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어제 옮겨 둔 블라우스가 의자에 걸려 있었다.
나는 그것을 입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이틀 전보다 지쳐 있었다. 하지만 출근할 때 묶던 머리를 똑같이 묶을 수는 있었다.
나는 휴대전화로 송영후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계약에 대해 직접 할 이야기가 있다고.
보내고 나서 전화기를 뒤집어 놓았다.
이번에는 그가 원하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