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2화 · 전화가 울리는 집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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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얼굴부터 밀어냈다.

손바닥이 턱에 닿았다. 도하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내가 그를 밀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무슨 뜻이에요?”

내가 물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뜻이냐고요.”

목소리가 커졌다.

욕실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가 잠그다 만 수도인지, 젖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인지 알 수 없었다.

도하는 내 손을 봤다.

나는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앉아요. 다리가 떨리는데.”

그가 말했다.

나는 앉지 않았다.

* * *

수진에게 다시 전화했다.

그녀는 바로 받았다. 내 목소리가 이상하다며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나는 상사가 정말 죽었는지 다시 확인했다.

수진은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영업점 단체 대화방에 연락이 올라왔고, 내일은 본부에서 사람을 보낸다고 했다.

나는 대화방을 열었다.

장성훈 부장의 이름이 여러 번 나왔다.

조금 전까지 휴가 중인 나를 불러 세우던 사람이 갑자기 고인이 되어 있었다.

직원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같은 문장을 반복했다.

나는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수진이 내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아직 통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 * *

“은재야, 너 혼자야?”

나는 도하를 봤다.

그는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내가 누구와 통화하는지 들을 수 있는 거리였다.

“아니.”

내가 답했다.

“남편이랑 있어?”

그 단어가 낯설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 말을 하는 사람은 계약 담당자뿐이었다.

수진이 긴 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런 날 이런 소식을 전해 줬네.”

나는 괜찮다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괜찮을 수가 없었다.

“내일 보자.”

내가 말했다.

수진은 일찍 출근하지 말고 연락을 기다리라고 했다.

통화가 끝났다.

나는 전화기를 꺼 버리지 못했다.

* * *

“당신이 죽였어요?”

내가 물었다.

도하가 나를 보았다.

“어떤 대답을 원합니까.”

나는 웃음 같은 소리를 냈다.

“지금 그걸 물어요?”

“아니라고 하면 믿겠습니까?”

“아니라고 말부터 해 봐요.”

그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눈동자가 유난히 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색을 아는 데 몇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나는 아침에 만나지도 않은 사람과 결혼한 게 아니었다.

두 번 만나고 결혼했다.

그 두 번 동안 무엇을 보았는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차와 서류와 돈만 기억났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나는 문 쪽으로 물러났다.

* * *

계단을 내려갈 때 발이 한 번 헛디뎌졌다.

난간을 붙잡았다. 소리가 크게 났다.

아래층의 불이 켜졌다.

정숙이 나왔다. 머리를 묶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뒤의 도하를 봤다.

“무슨 일 있으세요?”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남편이 내 상사를 죽였다는 말을 했다.

그 문장을 낯선 여자에게 입 밖으로 내는 일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나는 신발을 찾았다.

아침에 신고 온 구두가 현관장 아래에 나란히 있었다. 발을 집어넣는데 뒤축이 걸렸다.

정숙은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외투는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 * *

밤공기가 차가웠다.

집 안에서는 겨울인지 봄인지 알 수 없었다. 바깥에서는 맨손이 바로 시렸다.

나는 돌길을 따라 걸었다.

잔디에 물을 주던 사람은 없었다. 낮에 보았던 호스가 벽에 감겨 있었다.

대문은 닫혀 있었다.

옆의 작은 관리실에 불이 켜졌다. 안에서 남자가 나왔다.

“어디 가십니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나를 훑어보았다. 잠옷은 아니었지만 재킷이 없었다. 실내에서 풀어 놓은 블라우스 소매가 바람에 흔들렸다.

“차를 불러 드릴까요?”

그가 물었다.

나는 닫힌 문을 보았다.

그 문이 열리면 그다음에 어디로 갈지 생각해야 했다.

* * *

기숙사 방은 오늘 비웠다.

여행 가방 하나를 들고 나왔을 때 관리인은 침구를 빼겠다고 했다. 다음에 들어올 사람이 있다고 했다.

수진에게 갈 수도 있었다.

그녀는 분명 문을 열어 줄 것이다.

남편이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물을 것이다. 내가 어떤 계약을 했는지도 묻게 될 것이다.

나는 그때 사십억이라는 숫자를 설명해야 했다.

그 숫자가 정말 나를 붙들 수 있는지 나는 몰랐다.

다만 이십억이 지난 몇 달 동안 내게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아버지였다.

나는 화면을 봤다.

입 안에 쓴맛이 났다.

* * *

“받지 그러죠.”

뒤에서 도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돌아봤다.

그는 내 외투를 들고 있었다. 정숙이 건네준 모양이었다.

나는 외투를 받지 않았다.

도하가 가까이 오지 않고 멈췄다.

관리실의 남자는 우리를 번갈아 보았다.

“문 열어 주세요.”

내가 말했다.

그 남자가 도하를 보았다.

도하는 고개를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뒤 문이 열렸다.

바깥 도로가 보였다.

나는 그쪽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가 멈췄다.

전화가 계속 울렸다.

* * *

아버지는 내가 받자마자 왜 늦게 받느냐고 물었다.

나는 밖이라고 했다.

“추운데 왜 밖에 있어?”

그 말을 듣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버지는 바로 다음 말을 이었다.

오늘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사무실에도 연락이 안 왔다고 했다. 도하 쪽에서 말을 해 둔 모양이라고 했다.

“그분한테 고맙다고 해라.”

나는 고개를 숙였다.

대문 아래에 작은 돌이 끼어 있었다. 누군가 문을 닫을 때 걸리지는 않을 만큼 작은 돌이었다.

“갚은 거 아니야.”

내가 말했다.

“석 달을 번 거야.”

아버지는 안다고 했다.

그 목소리는 모르는 사람의 것이었다.

* * *

“다 잘될 거다.”

그가 말했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도하는 여전히 외투를 들고 있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얼굴에서 불쌍하다는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그게 다행인지 더 끔찍한지 몰랐다.

나는 외투를 빼앗듯 받았다.

그는 손을 놓았다.

“오늘 나가도 됩니까.”

내가 물었다.

내가 이미 열린 대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도하가 말했다.

“가고 싶으면.”

“계약서는요?”

그는 잠깐 내 휴대전화를 봤다.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싶습니까?”

나는 외투를 입었다.

옷깃에서 내 세탁 세제 냄새가 났다. 이 집의 냄새가 아니었다.

그제야 조금 숨을 쉴 수 있었다.

* * *

나는 도로까지 나갔다.

찬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지나가는 차 한 대가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달렸다.

도하는 대문 안에 남았다.

나는 그를 보지 않으려고 반대편을 봤다.

벽과 벽이 이어졌다.

이 동네의 집들은 모두 밖을 향해 닫혀 있었다.

나는 수진의 번호를 눌렀다가 지웠다.

아버지에게 다시 전화하지도 않았다.

오늘 밤 내가 들은 말을 누구에게 해야 할지 몰라 돌아갔다.

그 이유를 도하가 아는 게 싫었다.

그는 내가 문 안에 들어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정숙이 따뜻한 물을 식탁에 놓았다.

그녀는 나를 앉히려고 잡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물이 담긴 잔은 손으로 감쌀 수 있을 만큼 작았다. 손가락 끝이 조금씩 돌아왔다.

도하는 맞은편이 아니라 옆에서 두 칸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정숙은 잠시 우리를 보다가 내일 아침 몇 시에 먹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일어나면 부르라고 했다.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가 끊길 때까지 잔을 들고 있었다.

* * *

“아까 말, 취소해요.”

내가 말했다.

도하가 내 쪽을 봤다.

“무슨 말.”

“내가 싫어해서 그랬다는 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제가 싫어한다고 말한 사람 다 죽어요? 그러면 제가 아무 말도 못 하잖아요.”

내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그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당신이 농담한 거면 최악이고, 농담이 아니면.”

나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도하가 말했다.

“당신이 시켰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제 말을 갖다 붙이지 마요.”

그의 눈이 조금 좁아졌다.

나는 잔을 내려놓았다.

손이 떨렸지만 이번에는 숨기지 않았다.

* * *

우리는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

벽시계의 초침이 움직였다. 나는 시계를 볼 때마다 열한 시가 이미 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나는 그게 더 신경 쓰였다.

“오늘은 여기 있을 거예요.”

내가 식탁을 가리켰다.

그는 빈 의자들을 보았다.

“앉아서 자겠다고요?”

“잠은 안 와요.”

도하는 잠깐 생각하다가 일어났다.

나는 몸을 굳혔다.

그는 위층으로 갔다.

잠시 뒤 얇은 담요를 가져와 옆 의자에 놓았다. 내 어깨를 덮어 주지는 않았다.

“추우면 쓰세요.”

그가 말했다.

나는 고맙다고 하지 않았다.

* * *

그는 나를 두고 침실로 가지 않았다.

거실의 긴 의자에 앉아 불을 하나 껐다. 식탁 위의 작은 조명은 남겨 두었다.

나는 등을 곧게 세우고 앉아 있었다.

새벽으로 넘어가자 휴대전화에 다시 소식이 올라왔다.

장성훈 부장의 빈소는 정해지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나는 이름을 눌렀다.

평소 업무 지시를 보내던 사진이 보였다. 주말 산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웃고 있었다.

얼마 전 그가 그 산에 다녀왔다며 직원들에게 사진을 보여 줬던 일이 떠올랐다.

나는 그날도 그를 싫어했다.

그래서 그가 사진 속에서 사라져도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 * *

눈을 감았다 뜨니 창밖이 조금 밝아져 있었다.

담요는 내가 무릎에 덮고 있었다.

도하는 긴 의자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가 잠을 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목을 움직였다.

딱딱한 데 앉아 있었더니 등이 아팠다.

그가 물었다.

“커피 마십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도하는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컵을 꺼내는 소리가 났다.

집 안은 아침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알던 아침은 장성훈 부장보다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오늘은 그 생각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