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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13화. 돌아올 사람의 몫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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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은 자기 물건을 알아보지 못했다.

우리가 신호 상자를 내밀자 그는 안경을 이마 위로 밀었다. 한 번 보고, 뒤집어 보고, 세라의 손으로 돌려주었다.

“내 것 아니네.”

상자 밑에는 그의 이름이 있었다.

하루가 그것을 보여 주었다.

노인은 이름을 읽고는 조금 화가 난 얼굴이 됐다.

“내가 못 읽어서 그러는 것 같아?”

나는 하루의 옆구리를 건드렸다. 그녀가 나를 흘겨봤다. 누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우리 둘만 눈치를 보고 있었다.

리안은 다시 상자를 받아 들었다.

그는 이름이 아니라 작은 흠집을 손톱으로 훑었다.

“내가 고친 거군.”

그가 말했다.

“주인이 따로 있어.”

*

기록 보관실은 화물 구역 끝에 붙어 있었다.

일흔두 살 리안은 접은 운송 포장 위에 앉아 일했다. 주위에는 손바닥만 한 상자와 오래된 표지가 가득했다. 위쪽 조명이 반쯤 꺼져 있었는데 그는 불편하지 않은 듯했다.

바닥에는 옮길 물건을 표시하는 노란 선이 그어져 있었다.

우리가 가져온 신호 상자를 놓자 리안이 손가락으로 그 선 밖으로 밀었다.

“오늘 가져갈 거면 지금 가져가.”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세라가 물었다.

“창고 줄인대. 옆 구역까지.”

그는 건너편 빈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이미 물건을 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리안은 옮기는 것이 귀찮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신호 상자에서는 손을 떼지 않았다.

*

주인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상자의 작은 문을 열었다. 안쪽에 천으로 감싼 받침이 있었다. 빈 받침이었다.

“여기에 두고 갔어.”

무엇을 두고 갔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세라를 봤다. 그녀는 상자에 손을 뻗지 않았다. 죽은 사람의 흔적이라고 확인된 것도 아니었고, 사람 얼굴 하나를 보고 싶다고 아무 물건이나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리안이 그녀를 보았다.

“보고 싶으면 봐도 되네.”

“제가 찾는다고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는 잠깐 눈을 감았다.

“그럼 됐어.”

상자 뚜껑을 닫는 손이 너무 빨랐다.

하루가 그 손 앞에 자기 손을 놓았다.

“닫기 전에 옆 부분 좀 볼게요.”

노인의 눈빛이 조금 바뀌었다.

*

하루는 우리가 들은 소리를 설명했다.

아주 짧게 울리고 멈추는 소리.

리안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소리는 여기서 울릴 것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그가 상자 밑을 열자 안쪽의 얇은 판 하나가 비뚤어져 있었다. 내가 문밖에서 들고 오다가 어디에 부딪혔는지 생각했다. 떠오르는 곳이 너무 많았다.

리안은 공구를 찾았다.

그가 앉은 곳에는 공구가 없었다.

하루가 자기 가방을 열었다. 찢어진 쪽을 전날 밤 꿰맨 가방이었다. 노인은 손잡이가 망가진 공구를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이걸로 뭘 하겠다는 거야.”

“아직 버리기 싫어서 넣어 둔 거예요.”

“좋은 버릇은 아니야.”

그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기 주위의 상자들을 치우지는 않았다.

*

나는 필요한 공구를 가지러 복도에 나갔다.

운송 직원들이 선반을 분리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리안의 방 번호를 보고 우리와 같이 온 사람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가, 방금 만났다고 고쳤다.

그는 빈 상자를 내려놓았다.

리안은 여기서 오래 일했지만 새 보관실에는 그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일을 줄였고 담당 인원도 줄였다. 다른 생활 구역으로 이동하는 안내는 했다고 했다.

“짐을 안 싸시네.”

그가 리안의 방을 봤다.

불만보다 난처함이 많은 얼굴이었다.

나는 공구를 빌렸다.

안으로 돌아가자 리안이 하루의 손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는 혼자 하려다가 작은 나사를 놓쳤다.

하루는 아무 말 없이 바닥에서 그것을 주웠다.

*

신호 상자가 열렸다.

리안은 오래된 접점을 만지다가 손을 멈추었다. 나는 그가 무엇을 떠올린 줄 알았다.

그런 게 아니었다.

안경을 찾고 있었다.

세라가 그의 이마를 가리켰다.

노인이 안경을 내려 쓰자 하루가 작게 웃었다. 그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이건 내 기억을 팔기 전부터 그랬어.”

그가 말했다.

우리는 조용해졌다.

리안은 우리 얼굴을 둘러보고는 혀를 찼다.

“웃을 때는 웃어. 매번 조용해지면 사람 피곤해.”

하루가 아까보다 크게 웃었다.

나는 그때야 따라 웃었다.

*

그가 판 기억은 함께 살던 사람을 부르는 이름과 그 이름이 얽힌 개인적인 기억들이었다.

기술을 팔면 일을 못 하니 다른 것을 골랐다고 했다.

그때는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되는 줄 알았다고.

나는 그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려다가 입을 닫았다.

리안은 내 입을 봤다.

“죽었어. 오래됐지.”

그는 사실은 적어 두었다고 했다. 함께 살았던 해, 그 사람이 죽은 날, 병실 번호까지.

하지만 종이에 적힌 이름을 읽으면 다른 집 사람을 설명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래서 여기 남은 거예요?”

세라가 물었다.

리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신호 상자의 빈 받침을 한 번 쓸었다.

“여긴 내가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는 알거든.”

*

이사하라는 안내음이 울렸다.

리안은 꺼 버렸다.

하루가 창밖을 보았다. 창고 안의 운송 레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나가야 하는 길 옆으로 커다란 화물이 줄지어 지나갔다.

나는 리안에게 함께 나가자고 했다.

그가 나를 보았다.

“어디로?”

나는 일층이라고 했다.

그는 웃었다.

“뭘 하면서?”

나는 대답을 고르는 동안 어깨에 걸린 가방끈을 만졌다.

밥을 같이 먹으면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반장 옆에는 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만 하면 그가 왜 얼굴을 찌푸릴지도 알 것 같았다.

하루가 신호 상자를 가리켰다.

“저희는 저걸 못 고쳐요.”

리안이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친 다음에는?”

“그건 고치고 나서 물어보세요. 지금은 왜 소리가 나는지도 몰라요.”

노인은 한참 그녀를 보았다.

*

짐을 싸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리안은 작은 상자를 들었다 놓고, 빈 종이를 챙겼다가 다시 펼쳐 보았다. 세라는 버릴 것과 가져갈 것을 대신 정하지 않았다. 그가 골라 놓으면 끈으로 묶었다.

나는 무거운 궤짝을 옮기려고 했다.

하루가 내 오른손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리안은 궤짝 안에서 얇은 판 몇 개만 꺼냈다.

“나머지는 복사돼 있어.”

그렇게 말해 놓고 궤짝 뚜껑을 쓰다듬었다.

운송 직원이 문 앞에서 기다렸다. 나는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하려 했다.

그때 바닥의 진동이 바뀌었다.

직원이 천장을 봤다.

레일 위 화물 하나가 비스듬히 멈춰 있었다.

다음 화물이 그쪽으로 오고 있었다.

*

직원이 신호를 보냈다.

뒤쪽은 멈췄지만 앞의 화물은 그대로 기울었다. 리안의 출입문 위를 지나가는 낡은 운송대였다.

하루가 노인의 팔을 잡았다.

그는 문 쪽이 아니라 벽으로 갔다.

“저기 아니다. 여기.”

그가 포장 판 뒤의 낮은 손잡이를 가리켰다.

하루가 그것을 당겼다. 벽 일부가 접혔다.

옛 정비용 통로였다. 낮아서 몸을 숙여야 했다. 나는 먼저 들고 있던 물건들을 밀어 넣었다.

리안이 무릎을 굽히다 주저앉았다.

그는 화를 냈다. 자기 다리를 향한 화였다.

세라가 그의 앞에 앉아 등을 내밀었다.

“안고 나가면 허리 부딪혀요. 여기 잡으세요.”

그가 세라의 어깨를 잡았다.

나는 왼손으로 뒤쪽에서 허리를 받쳤다.

*

천장에서 상자가 부딪혔다.

나는 주먹을 들어 보려다가 그만두었다. 지금 내 앞에는 판정 중인 선이 없었다. 쓰러지는 화물을 주먹으로 때려 운이 좋아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운송 직원이 밖에서 경로를 비웠다.

하루가 우리 짐을 앞으로 밀었다.

리안은 세라의 등에 매달린 채 고개를 들었다.

“다음은 오른쪽.”

세라가 돌아갔다.

나는 눈앞에 보이는 낮은 모서리를 왼팔로 가렸다. 리안의 이마가 내 팔에 부딪혔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다.

“길이나 말해요.”

내가 말했다.

그가 숨을 몰아쉬며 웃었다.

우리는 밝은 복도로 나왔다.

*

리안은 바닥에 앉아 한동안 말을 못 했다.

세라도 그 옆에 앉았다. 그녀는 긴 머리카락이 없는데도 목덜미를 쓸어 올렸다. 땀이 많이 났다.

하루는 남겨 둔 궤짝이 없는지 확인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안쪽에서 운송대가 내려앉는 소리가 났다.

리안은 눈을 감았다.

나는 괜찮냐고 묻지 않았다.

그가 무릎 위에 올린 손이 떨렸다. 상자를 고칠 때 떨리던 것과 달랐다.

운송 직원이 물을 가져왔다.

리안은 한 모금 마신 뒤 신호 상자를 찾았다.

하루가 자기 품에서 꺼내 보여 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자기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다.

*

일층 식탁에는 의자를 하나 더 붙였다.

반장이 자기 의자를 내주고 빈 통 위에 앉았다. 리안은 그걸 보고 의자 다리가 하나 짧다고 했다.

반장은 원래부터 그렇다고 했다.

노인은 우리보다 먼저 고칠 물건을 찾았다.

밥이 나왔는데도 그는 신호 상자 옆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하루가 숟가락을 그 손에 쥐여 주었다.

리안은 마지못해 한 숟갈을 먹었다.

그리고 상자를 나에게 밀었다.

“이 소리는 고장 때문에 나는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나는 상자에 귀를 가까이 댔다.

아주 가는 음이 두 번 울렸다.

리안이 숟가락으로 식탁을 같은 간격으로 두드렸다.

“받는 쪽이 있다는 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