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 12화. 패를 부수는 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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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 가방에는 빨간 실이 묶여 있었다.
하루가 화면을 가리켰다. 회수 구획의 마지막 사진이었다. 닫히는 문 아래로 가방 귀퉁이가 조금 나와 있었다.
“저것만 보이면 알아.”
“안 보이면?”
“못 찾는 거지.”
그녀는 거짓말로 나를 안심시키지 않았다.
이틀 동안 쉬었는데 오른손은 아직 손등이 부풀어 있었다. 진료실에서는 뼈에 새로 금이 간 것은 아니라면서도 손을 쥐어 보라고 할 때마다 내 얼굴을 봤다. 나는 덜 아픈 척하다가 다시 펴라는 말을 들었다.
이번에는 가방을 찾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전 회수조가 남겨 둔 물건들이 다음 판의 장애물로 쓰이고 있었다. 소원태의 작업 기록을 받아 본 정비 담당자가 그걸 확인했다. 밖에서는 그 물건들의 위치만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들어가 분리해야 했다.
그 담당자는 새 작업번호가 붙은 표지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세라는 그것을 받기 전에 귀환 항목부터 폈다.
셋이 들어가서 셋이 나온다.
이번에는 그 줄이 먼저였다.
*
한이삭은 승강기 앞까지 따라왔다.
그가 하루에게 작은 주머니를 주었다. 안에는 잘 접은 끈이 있었다.
“남의 물건 묶어 올 때 쓰라고.”
“이것도 빌린 거예요?”
“그건 버려도 돼.”
하루가 주머니를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반장이 덧붙였다.
“내가 버리려던 거 주운 거니까.”
나는 웃었다. 반장은 내 오른손을 보고는 웃지 않았다.
그는 손을 만지거나 괜찮냐고 묻는 대신 내 왼쪽 어깨에 가방끈을 걸어 주었다. 안에는 먹을 것과 물이 들었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자 하루가 끈 길이를 고쳤다.
세라는 먼저 승강기에 올라 우리를 기다렸다.
그녀의 신발 뒤축에는 지난번 문턱에 긁힌 자국이 남아 있었다.
*
같은 문인데 안은 달랐다.
테이블도 네 개의 의자도 없었다. 흰 판과 검은 판이 공중에 세워져 있었다. 판마다 사람 키보다 큰 손바닥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바닥에서 낮은 진동이 올라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왼쪽을 봤다가 다시 정면을 봤다.
세라가 눈치챘다.
“이번에도 본 적 있어요?”
“아니.”
“그럼 같이 봐요.”
그녀가 천천히 앞으로 갔다.
하루는 바닥의 선을 따라 기기를 움직였다. 선은 중간에 끊겨 있었다. 누가 밟고 지나간 흔적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그 위에 발을 놓지 않았다.
오르는 회수 목록을 읽었다.
공구 가방 하나, 압력계 두 개, 신호 상자 하나.
그리고 목록 끝에 운송 보류품 하나가 붙었다.
나는 마지막 항목을 물었다.
분류되지 않았다는 답이 왔다.
*
가방은 빨리 찾았다.
검은 판 뒤에 걸려 있었다.
하루가 입술을 깨물었다. 가방이 찢어져 있었다. 빨간 실은 남아 있었지만 공구 몇 개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가까이 가려는 순간 세라가 팔을 들었다.
검은 판의 손바닥이 돌아갔다.
뒤집힌 쪽에는 발톱 같은 얇은 날들이 달려 있었다. 바닥을 긁으며 작은 금속 덩어리 하나가 기어 나왔다.
나는 하루를 뒤로 밀었다.
금속 덩어리가 우리가 서 있던 자리를 지나갔다. 멀리 가지 않았다. 떨어진 나사 하나를 몸 안으로 끌어들인 뒤 다시 판 밑으로 들어갔다.
“뭐야, 저거.”
내가 물었다.
세라가 자세를 낮추었다.
“남은 물건 모으는 것.”
“사람도 물건으로 보나?”
“확인하지 말아요.”
그녀는 옆으로 길을 골랐다.
*
안으로 갈수록 바닥이 깨끗했다.
먼지도 나사도 없었다. 발밑에서 구르는 소리만 따라왔다.
나는 빈 가방을 들고 뒤를 보았다. 작은 것들이 우리가 멈추면 멈췄다. 움직이면 조금씩 가까워졌다.
하루가 자기 신발 밑창을 확인했다.
붙어 있던 금속 가루가 반짝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벽에 신발을 털었다. 나도 그랬다. 세라는 우리 발아래를 비춰 주면서 뒤쪽을 살폈다.
금속 덩어리들이 떨어진 가루 쪽으로 몰렸다.
그동안 우리는 다음 판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다.
내 어깨가 판 가장자리에 닿았다.
하얀 손바닥이 번쩍였다.
세라가 내 멱살을 잡아당겼다.
바로 앞에서 판 두 개가 부딪혔다. 소리가 귀 안쪽을 때렸다. 나는 세라의 팔에 매달린 채 겨우 발을 세웠다.
“미안.”
“다음 말은 나가서.”
그녀는 나를 놓고 앞을 보았다.
*
회수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은 방 가운데였다.
그 위로 긴 덮개가 떠 있었다. 수십 장의 판이 한 묶음으로 겹쳐졌다가 다시 벌어졌다.
판정 덱.
세라가 이름을 읽었다.
여기 있는 물건을 다시 나누어 다음 임무에 배치하는 장치였다. 누군가 놓친 가방이 다른 누군가의 함정이 되는 곳.
하루는 찢어진 가방을 발견했다. 그녀는 손을 들었다가 멈췄다.
덮개 아래에 작은 불빛이 켜졌다.
회수 완료.
아직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그런 글자가 떴다.
나는 가방이 놓인 받침을 보았다.
그 위에 내 이름이 있었다.
*
세라가 덱 옆의 창을 열었다.
목록에는 가방이 아니라 내가 선택돼 있었다.
현장에 들어온 사람도 중간에 회수품으로 바꿀 수 있게 된 판이었다. 새 작업표지의 귀환 인원은 셋인데, 정산 때 사람이 둘로 줄면 둘만 세는 식이었다.
내 이름 옆에 붙은 작은 점이 깜빡였다.
하루가 낮게 욕을 했다.
나는 주먹을 들었다.
세라가 내 팔 앞에 손을 놓았다.
“먼저 봐요.”
그래프가 나타났다.
사람을 물건으로 바꾸는 선은 덮개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내가 때릴 수 있는 바깥쪽 매듭에는 덮개 분리라는 항목이 떠 있었다.
이 퍼센트.
덮개를 벗겨 점검하는 분기가 원래 있었다. 그 아래에 수동 정지 손잡이가 보였다. 실제로 닿아야 돌릴 수 있었다.
나는 덮개를 부수면 안의 모든 것이 멈추느냐고 물었다.
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난 저 손잡이를 봐야 알아.”
*
뒤에서 긁는 소리가 커졌다.
금속 덩어리들이 판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세라가 긴 막대를 들어 바닥을 쳤다. 소리에 몇 개가 그쪽으로 향했다.
나머지는 멈추지 않았다.
하루는 가방을 찾으러 온 발로 기어 올라갈 곳을 골랐다. 손잡이는 덮개 아래 높은 곳에 있었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열리면 바로 올라갈게.”
“떨어지면 내가 받는다는 말은 못 해.”
“알아. 손 봤어.”
그녀가 그렇게 대답하자 오히려 숨이 편해졌다.
나는 걸리적거리는 가방을 내려놓았다. 세라가 끈을 잡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물통이 바닥을 굴렀다. 작은 것 하나가 물통에 붙었다.
세라는 막대를 비틀어 그것을 옆으로 밀었다.
지금이었다.
*
오늘 첫 번째.
서른 날.
나는 손등을 한 번 바라봤다.
주먹을 쥐자 손가락 안쪽이 뜨겁게 당겼다. 완벽하게 쥐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매듭은 손 바로 앞에 있었다.
나는 몸을 가까이 가져갔다.
짧게 쳤다.
덮개의 흰 선이 끊어졌다.
커다란 패 한 장이 뒤집히듯 위쪽 외피가 젖혀졌다. 나는 뒤로 물러나다 무릎을 꿇었다. 속에서 차가운 바람이 쏟아졌다.
하루가 내 옆을 지나갔다.
그녀는 받침을 밟고 올라 손잡이를 붙들었다.
돌아가지 않았다.
하루가 다시 몸을 실었다.
금속 덩어리 하나가 그녀의 발 쪽으로 기어올랐다.
나는 왼손으로 빈 가방을 던졌다. 그것이 가방의 고리에 매달렸다.
세라가 하루의 발목 아래 막대를 밀어 넣었다.
하루는 그 위를 딛고 허리를 틀었다.
손잡이가 돌아갔다.
*
판들이 멈췄다.
한꺼번에 조용해지지는 않았다. 가까운 것부터 차례로 기울어졌다. 마지막 검은 판이 바닥에 닿으며 둔한 소리를 냈다.
나는 주저앉은 채 숨을 쉬었다.
세라가 내 팔을 확인했다. 나는 먼저 하루를 보라고 했다.
하루는 이미 내려와 있었다.
그녀는 찢어진 자기 가방 앞에 쪼그려 앉았다.
공구를 하나씩 꺼냈다.
두 개가 없었다. 하나는 손잡이가 뭉개졌다.
그녀는 망가진 것까지 가방에 넣었다.
안쪽에서 푸른 천이 나왔다. 다른 사람의 작은 신호 상자가 싸여 있었다. 하루는 그것을 펴서 바닥에 놓았다.
이름이 적혀 있었다.
리안.
*
덮개 안에는 오래된 작업표지가 여러 개 붙어 있었다.
하루가 그것을 떼려다 손을 멈추었다. 일부는 찢어질 만큼 얇았다. 세라가 사진을 남기는 동안 나는 바닥의 목록을 읽었다.
보류품.
팔린 것이 아니라 아직 돌려주지 않은 물건들이었다.
그중에는 사람이 쓰던 물건과 사람의 이름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오르에게 우리가 몇 명이냐고 물었다.
셋이라는 답이 왔다.
내 이름 옆의 점은 꺼져 있었다.
회수품 전환이 중단됐다는 문구가 떴다.
하루가 손잡이 아래에 정비용 걸쇠를 걸었다. 우리가 떠난 뒤 담당자가 직접 와야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표시를 붙였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먼지를 털었다.
“이제 가져가자.”
*
돌아가는 길에는 공구가 자꾸 부딪혔다.
가방 한쪽이 찢어져서 하루는 두 팔로 끌어안고 걸었다. 세라는 신호 상자를 들었다. 나는 가벼운 압력계 두 개밖에 들지 못했다.
문 앞에서 하얀 판 하나가 남아 있었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세라가 내 옆을 지나가 판을 손으로 밀었다. 전원이 꺼진 판은 힘없이 옆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나를 돌아봤다.
나는 헛웃음을 내고 따라갔다.
문밖에서 담당자가 하루의 가방을 받으려 했다. 그녀는 먼저 바닥에 내려놓고 손가락을 폈다. 손바닥에 빨간 자국이 길게 나 있었다.
반장이 통신으로 물었다.
“건졌냐.”
“다는 아니에요.”
하루가 말했다.
그리고 찢어진 쪽을 내려다봤다.
“그래도 우리가 가져왔어요.”
나는 그 옆에 압력계를 놓았다. 손목의 차감 기록은 백오십 일이 됐다.
세라는 신호 상자를 담당자에게 넘기지 않았다.
리안이라는 사람이 아직 어디에 사는지 먼저 물었다.
담당자가 이름을 검색하는 동안 상자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누군가 끝까지 놓지 않은 호출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