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18화 · 18화. 원칙을 가르친 사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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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해 보세요.”

의사가 말했다.

나는 그를 봤다.

“하기 싫으시겠지만 해야 합니다.”

나는 짧게 기침했다.

옆구리가 아팠다.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확인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간단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대답할 때마다 아팠다.

* * *

수요일 새벽이었다.

나는 검사와 처치를 받은 뒤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오른팔의 드레싱이 새로 바뀌었다.

옆구리는 크게 부딪힌 자리라고 했다. 지금 확인한 것과 앞으로 주의해야 할 증상을 설명해 줬다.

나는 그 말을 적은 종이를 받았다.

예전에는 대충 접어 넣었을 것이다.

오늘은 한 번 읽었다.

당장 몸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달랐다.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기침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몸이 내 사정을 봐주지는 않았다.

* * *

약을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에게 문자가 왔다.

백원식은 살았더라.

나는 화면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주위에는 모르는 사람들뿐이었다.

다시 문자를 봤다.

그는 원식이 살았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 주었다.

누가 죽었을 때도 비슷했다.

끝났더라.

그 짧은 말 뒤에 내가 먹을 밥과 다음 일이 따라왔다.

나는 처음 사람을 죽이고 돌아왔던 날을 떠올렸다.

그때는 서른한 살이었다.

그를 만난 지 열두 해가 지나 있었다.

* * *

열아홉 살의 나는 잘 곳이 없었다.

성기철은 그 사실부터 해결해 줬다.

묻는 말이 적었고, 시키는 일은 많았다.

짐을 옮기고 사람을 태우고 기다렸다.

그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묻지 않았다.

대신 저녁에는 밥이 있었다.

겨울에는 따뜻한 방이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보다 그가 내게 무엇을 시킬지가 중요해졌다.

그렇게 사는 것이 편해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중에는 잘 곳이 없어서 남는 것도 아니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게 됐다.

* * *

그가 처음부터 무서운 말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 번은 내가 심한 열을 앓았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는 새벽에 내 방에 들어와 옆에 앉았다. 내가 물을 달라고 하면 주고, 잠들면 조용히 나갔다.

다음 날에는 아무 일도 안 시켰다.

나는 그 하루를 오래 기억했다.

누군가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이 낯설었다.

나중에 무슨 부탁을 받으면 그 밤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내가 아팠을 때 와 준 사람이었다.

그 기억을 거짓말이라고 바꿀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가 시킨 나머지 일까지 고마워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둘을 갈라놓는 데 스물두 해가 걸렸다.

* * *

첫 의뢰 봉투는 얇았다.

선생님은 그것을 내 앞에 놓고 바로 하라고 하지 않았다.

천천히 보라고 했다.

그 안에 적힌 이름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나는 사진을 보다가 다시 넣었다.

“안 해도 됩니까.”

그때 한 번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나는 봉투에서 손을 뗐다.

그가 곧 덧붙였다.

“네가 안 하면 다른 애가 해야겠지.”

내 손이 멈췄다.

그는 어떤 애인지 말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 * *

나는 지금도 그 말이 전부 거짓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안 했으면 다른 사람이 갔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때의 나는 앞부분만 골라 들었다.

선생님이 무엇을 원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고 실망하는 것은 싫었다.

돈도 필요했다.

남보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

처음부터 아무 선택도 못 한 불쌍한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봉투를 다시 집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표정이 한동안 밥보다 든든했다.

* * *

돌아왔을 때 손이 떨렸다.

선생님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차에 태우고 히터를 틀었다.

너무 뜨거웠다.

나는 창문을 열고 싶었지만 가만히 있었다.

그는 편의점에서 물을 사 줬다.

병뚜껑까지 따 줬다.

“처음엔 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 말이 고마웠다.

내가 특별히 망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들었다.

물을 마신 뒤에도 목에서 낯선 맛이 났다.

선생님은 음악을 틀었다.

나는 그 노래를 끝까지 기억하지 못했다.

* * *

원칙 이야기는 그날 밤에 나왔다.

내가 먼저 아이는 안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잠깐 나를 보다가 알겠다고 했다.

다른 조건은 없는지 물었다.

나는 없다고 했다.

그가 웃었다.

“그럼 간단하구나.”

그때는 좋은 뜻인 줄 알았다.

어른이면 된다는 말이었다.

그 어른을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조건에 없었다.

나는 거기에 기대어 다음 봉투를 받았다.

원칙이 있어서 깨끗한 것이 아니라, 원칙 뒤에 안 볼 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 * *

돈 받고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선생님이 더 좋아했다.

사람은 믿음으로 산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자리에 죽을 사람은 없었다.

돈을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 있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사진으로 놓였다.

나는 사진을 보고 이름을 외웠다.

어떤 날에는 이름보다 옷을 먼저 기억했다.

바다에 버린다는 규칙도 그렇게 남았다.

떠나고 돌아오면 방에 아무것도 없었다.

깨끗한 방에 누워 다음 날까지 잤다.

정리한 것은 내 방뿐이었다.

다른 집에서는 누군가 돌아오지 않았다.

* * *

“박무명 씨.”

약을 건네는 사람이 불렀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새벽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십 년이 지난 뒤에도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나는 약을 받고 밖으로 나왔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전화기를 꺼냈다.

선생님의 문자에 답을 썼다.

살아야 했습니다.

보내려다가 지웠다.

그에게 평가받을 일이 아니었다.

나는 화면을 닫았다.

* * *

도은은 아침에 연락했다.

나는 치료받았다고 먼저 말했다.

그녀가 잠깐 조용해졌다.

내가 묻기 전에 말을 꺼내는 일이 드물었던 모양이었다.

“얼마나 쉬래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들은 설명을 전했다.

그녀는 아는 척하지 않고, 적힌 것을 다시 읽고 지키라고 했다.

그 말투가 조금 웃겼다.

나는 웃다가 옆구리를 붙잡았다.

도은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웃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숨을 내쉬었다.

* * *

“그 남자는 의식 있대요.”

도은이 말했다.

오세진에게 들은 이야기였다.

백원식은 치료받고 있었고 말을 할 수 있었다.

내가 가서 입을 열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 사실이 조금 허전했다.

내가 구했으니 내가 대답을 받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도은이 말했다.

“오늘은 그 사람한테 뭐 하라고 하지 말고 좀 둬요.”

나는 대답했다.

“나한테 하는 말입니까?”

그녀가 그렇다고 했다.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웃으면 또 아플 것이다.

* * *

아침밥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밥을 조금 남겼다.

삼키기 귀찮았다.

도은에게 사진을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내 몸을 돌보는 일을 남이 확인해 줘야만 하는 것이 싫어졌다.

마저 먹고 천천히 나왔다.

약 봉투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그중 하나가 잘못된 말을 하지 않는 일이었다.

나를 지키느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잠깐 멈출 수 있었다.

나는 도은에게 고맙다는 문자 하나를 보냈다.

이유는 길게 쓰지 않았다.

* * *

방에 돌아와 주머니의 종이를 꺼냈다.

장경수.

도은을 만나고 돌아온 밤에 쓴 이름이었다.

나는 그 아래에 기억나는 계절과 보온가방을 다시 적었다.

손잡이에 감긴 하얀 천.

남은 급식 두 개.

다음 배달.

그 사람이 하려던 일들이었다.

내가 한 일이 그 옆에 없었다.

나는 펜을 들고 오래 멈췄다.

선생님이 누구 말을 전했는지 적으려 했다.

그보다 먼저 적어야 하는 문장이 있었다.

내가 갔다.

내가 죽였다.

* * *

펜을 놓자 손가락이 뻣뻣했다.

세 줄을 쓴 것이 전부였다.

그것만으로 뭔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도은에게 사진을 보내면, 그녀가 내가 달라졌다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나는 전화기를 뒤집었다.

내가 한 일을 들으려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경찰에게 전화를 걸면 그가 첫 질문으로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다.

어디 있습니까.

이번에도 그 말을 듣게 될 것이다.

나는 종이를 접지 않았다.

* * *

점심이 지난 뒤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받지 않았다.

그는 잠깐 뒤 문자를 보냈다.

네가 잘한다고 한 적 없다. 살아 돌아오니까 한 말이지.

나는 화면을 오래 봤다.

말이 바뀌어 있었다.

그는 내가 싫다고 한 문장을 자기가 하지 않은 말로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기억하면 서로 덜 아플 것이다.

나는 이번에는 답장을 보냈다.

저는 들었습니다.

곧바로 전화가 왔다.

받지 않았다.

처음으로 그가 내 침묵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기를 바랐다.

* * *

해가 기울 때까지 종이는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장경수라는 이름을 보고 있었다.

그 가족은 아직 찾고 있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더는 찾지 못할 만큼 지쳐 있을지도 몰랐다.

나는 그 둘 중 어느 것도 몰랐다.

내가 모른다는 사실로 더 버틸 수는 없었다.

오세진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가는 동안 창문 밖으로 차가 지나갔다.

형사가 받았다.

“박무명 씨.”

이번에는 이름을 확인하는 말에 대답했다.

“예.”

나는 종이에 적힌 세 글자를 내려다봤다.

“장경수라는 사람에 관해 말할 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