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19화 · 19화. 이름을 말하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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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은 첫마디로 내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나는 종이를 내려다봤다.

장경수.

어제까지는 그 이름 뒤에 숨을 곳이 조금 있었다.

도은에게 말했고, 도은이 형사에게 말했다.

지금부터는 내가 직접 말해야 했다.

“먼저 듣고 계십니까.”

내가 물었다.

형사는 잠깐 말을 멈췄다.

“듣고 있습니다.”

나는 종이의 맨 윗줄부터 읽었다.

* * *

네 해 전 봄이었다.

장경수는 야간 급식을 배달했다.

나는 그에게 할 일이 있다고 말하고 기다렸다.

그가 다음 배달 전에 잠깐 시간을 낸다고 했다.

“그 사람이 약속을 믿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도은 앞에서는 말 한마디가 목을 긁었는데, 형사에게는 문장이 쉽게 나왔다.

익숙한 업무를 보고하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그것이 무서웠다.

형사가 물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 *

나는 내가 한 일을 말했다.

말하기 전에 준비한 표현들은 쓰지 못했다.

일이 잘못됐다.

돌이킬 수 없었다.

그런 말은 내가 한 동작을 가렸다.

나는 그를 죽였다고 말했다.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누구를 해쳤는지 확인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형사는 중간에 내가 직접 기억하는 사실을 물었다.

나는 기억나는 만큼 답했다.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멈췄다.

나쁜 일이라고 해서 정확히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더 나빴다.

* * *

“누가 의뢰했습니까.”

오세진이 물었다.

나는 성기철이 봉투를 줬다고 했다.

최종 의뢰인의 이름은 몰랐다.

“돈을 낸 사람은 모르고 죽였다는 겁니까.”

그가 다시 물었다.

나는 예라고 했다.

얼굴이 뜨거워졌다.

형사는 욕을 하지 않았다.

같은 질문을 조금 다른 말로 다시 했다.

내가 들었던 설명과 내가 선택한 일을 나눠 말했다.

성기철이 시켰다는 문장 뒤에서 멈추지 않았다.

나는 봉투를 받을 때 거절할 수 있었다.

그날은 거절하지 않았다.

* * *

세진은 메모를 잠깐 멈췄다.

그의 책상에는 도은이 가져온 기사와 사진이 있었다.

실종된 사람을 찾는 가족의 글이었다.

그는 무명이 말한 계절과 사진 속 보온가방을 번갈아 봤다.

정이숙이라는 이름이 기사에 있었다.

장경수의 아내였다.

아직도 그 연락처를 쓰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전화를 걸어 남편의 죽음을 단정해 알릴 수는 없었다.

그가 듣고 있는 말과 확인할 사실이 있었다.

세진은 펜을 다시 들었다.

전화 속 남자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 * *

“그 사람 가족에게.”

내가 말하다가 멈췄다.

형사는 기다렸다.

“알려 주실 겁니까.”

그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 침묵을 견뎠다.

“확인하고 연락할 겁니다.”

그가 말했다.

“당신이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용서받고 싶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알려 줬다는 대답을 들으면 내 할 일을 마친 것처럼 느끼려 했을지도 몰랐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 뒤에 질문을 붙이지 않았다.

* * *

통화가 길어졌다.

바깥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는 불을 켜지 않은 채 계속 앉아 있었다.

팔을 받쳐 둔 수건이 미끄러졌다.

한 손으로 다시 접었다.

형사가 소리를 듣고 물었다.

“다쳤습니까.”

나는 어제의 상처가 아프다고 했다.

그는 직접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원식에게도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 사람은 살아서 말하고 있습니다.”

오세진이 말했다.

“당신도 그렇게 해야죠.”

* * *

나는 주소를 말하려다가 멈췄다.

오늘도 결국 같은 자리에 왔다.

전화로 말하면 방에 혼자 남을 수 있었다.

직접 가면 그다음은 내가 정할 수 없었다.

“지금 내가 나오면 도은 씨는.”

말을 꺼내자마자 형사가 끊었다.

“우리가 지키고 있습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당신을 잡으면 그 여자가 위험해진다는 말로 미루지 마십시오.”

그는 화가 나 있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손톱으로 종이 모서리를 눌렀다.

핑계가 들킨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 * *

“무섭습니다.”

내가 말했다.

오세진이 잠깐 조용해졌다.

“들어가면 못 나올까 봐.”

그 말을 하자 가슴 한쪽이 빈 것 같았다.

그는 괜찮다고 하지 않았다.

나도 그 말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찾아갑니다.”

형사가 말했다.

“오늘 해 준 말이 그걸 멈추게 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는 더 이상 내 답을 기다리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통화가 끝났다.

* * *

오세진은 통화를 끝내고 오래된 연락처를 확인했다.

한 번호는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다른 번호에서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정이숙 씨냐는 물음에 그녀는 누구냐고 되물었다.

세진이 자신을 소개했다.

잠깐 뒤 여자가 말했다.

“남편 일입니까?”

그는 그렇다고 했다.

새 진술을 확인하고 있으며 직접 만나 설명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무언가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찾았어요?”

여자가 물었다.

세진은 아니라고 답했다.

숨이 길게 새어 나왔다.

그는 지금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을 짧게 말했다. 좋게 들리게 고치지 않았다.

여자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또 옛날 얘기만 다시 하라는 거면.”

그녀가 말을 멈췄다.

세진은 그 뒤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끝까지 좀 물어봐 줘요.”

그가 그러겠다고 했다.

* * *

정이숙은 남편 사진이 있는 봉투를 꺼내 놓겠다고 했다.

보온가방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 안에 음식을 받으러 기다리던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종이가 있었을 거라고 했다.

“그 사람은 자기가 늦으면 꼭 전화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세진은 같은 말을 무명에게서도 들었다.

남은 급식 두 개.

다음 배달.

그는 메모를 이어 썼다.

남자가 기억하는 말과 가족이 기다린 말이 처음 같은 책상 위에 놓였다.

세진은 약속한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날 밤 끝낼 일이 하나 더 생겼다.

* * *

나는 불을 켰다.

방은 그대로였다.

오래 앉아 있던 엉덩이가 아팠고, 물은 미지근해져 있었다.

그것이 이상했다.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면 세상이 달라질 것 같았다.

방 안에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밖의 누군가가 내 말을 확인하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거짓말한 부분이 있는지.

어떤 것을 빠뜨렸는지.

어디에 있는지.

나는 처음으로 그 일을 내 손에서 놓았다.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버리지는 않았다.

* * *

도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말했다고 알려 주고 싶었다.

그녀가 전보다 부드럽게 대답할 것 같았다.

아마 그럴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전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내 오늘을 받아 달라고 요구하고 싶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약을 먹었다.

전화기는 식탁 대신 침대 옆 바닥에 두었다.

가방은 아직 작았다.

내가 버린 물건보다 남겨 놓은 말이 더 많아지고 있었다.

그 말들은 가방에 넣고 옮길 수 없었다.

나는 누웠다가 옆구리 때문에 다시 앉았다.

* * *

늦게 도은이 전화했다.

나는 받았다.

그녀는 오늘 형사와 이야기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장경수 씨 얘기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잠깐 멈췄다.

“형사한테 들었습니까?”
“그 이름을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요.”

나는 알겠다고 했다.

도은은 자세한 내용을 묻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나한테 말했다고 끝난 일처럼 안 됐으면 했어요.”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 * *

“저한테 화났었죠.”

도은이 말했다.

장경수의 일을 형사에게 전한 날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예라고 했다.

그녀가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뒤늦게 말을 이었다.

“내가 못 한 일을 당신이 했으니까.”

전화기 너머가 조용했다.

도은이 말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다 대신해 주지는 않을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볼 수 없어서 다시 예라고 했다.

이제 그 버릇은 조금씩 고쳐지고 있었다.

* * *

우리는 한동안 다른 이야기를 했다.

봄이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있다는 이야기.

미란이 도은에게 설거지를 맡기고 먼저 잤다는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도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그녀가 내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불을 켜고 앉아 있다고 했다.

“왜요?”
“누우면 아픕니다.”

도은이 짧게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는 숨기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 * *

전화를 끊고 나는 이름을 하나 더 적었다.

첫 번째로 죽인 사람의 이름이었다.

그다음에는 또 다른 이름이 떠올랐다.

모두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성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실 앞에서 펜이 멈췄다.

서른일곱이라는 숫자는 외우기 쉬웠다.

사람을 적는 일은 달랐다.

나는 기억나지 않는 칸을 비워 뒀다.

내가 잊었다는 사실까지 내 것이었다.

종이는 한 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 * *

문밖에서 발소리가 났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발소리는 옆방으로 지나갔다.

한동안 귀를 기울였다.

형사가 온 것이라면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적어 둔 종이를 찢지는 않았다.

그가 가져가야 할 것이 생겼다.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창밖에서 마지막 버스가 정류장에 섰다가 떠났다.

오늘은 누군가의 이름을 말한 날이었다.

아직 그 이름의 무게를 다 받은 날은 아니었다.

그 차이를 모르는 척하지는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