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청부업자의 마지막 의뢰

17화 · 17화. 아무도 죽이지 않은 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백원식은 양손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를 안심시키려는 자세였다.

처음 만났을 때는 담배를 끄고 봉투를 밀었다.

오늘은 손가락 끝이 떨리고 있었다.

“먹었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화요일 밤이었다.

그는 메뉴판을 내밀었다.

나는 받지 않았다.

“할 말부터 해.”

원식은 메뉴판을 다시 내려놓았다.

* * *

그는 형사가 원진욱과의 관계를 물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

그다음에는 행사를 도운 적이 있다고 했다.

“이제 와서 내가 무슨 말을 합니까.”

그가 말했다.

나는 그를 봤다.

“나한테는 잘했잖아.”

원식이 입술을 핥았다.

그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똑바로 말하지 않았다.

내게 일을 주던 사람들은 부탁을 명령처럼 하는 데 익숙했다.

오늘도 그 버릇이 남아 있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탁자 위에 놓고 한참 손을 떼지 못했다.

* * *

“직접 만나면 얘기해 준대요.”

원식이 화면을 보여 줬다.

회사 쪽에서 보낸 짧은 문장이었다.

오해를 풀자.

나는 도은에게 왔던 문자를 떠올렸다.

문재경에게 했다는 말도.

회사에는 문장이 몇 개 없는 모양이었다.

원식은 내 표정을 봤다.

“웃지 마십시오.”

나는 웃고 있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쓸었다.

“선생님이 만나러 가지 말라고 했어요.”

나는 그 말을 다시 물었다.

원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기철도 무언가 달라진 것을 느낀 것이다.

* * *

“그럼 경찰에 가.”

내가 말했다.

원식은 나를 노려봤다.

“당신은 갔습니까?”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가 처음으로 내 앞에서 이긴 얼굴을 했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다시 전화기를 만졌다.

“혼자는 못 가겠습니다.”

작은 목소리였다.

“지금 그쪽 사람이 나를 찾고 있어요.”

나는 주위를 봤다.

식당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밥을 먹는 사람과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

그들의 저녁이 우리 이야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었다.

나는 원식에게 사진이나 통화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형사에게 직접 보여 줘.”

내가 말했다.

원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보고 손을 떼었다.

나는 그 얼굴을 봤다.

원식은 받지 않았다.

벨이 멎자 식당 유리문 너머에 차 한 대가 멈췄다.

원식의 목이 굳었다.

“아는 놈인가.”

내가 물었다.

그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산대의 여자가 문 쪽을 봤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몇 초 늦었다.

* * *

남자 하나가 들어와 원식을 불렀다.

말투는 친절했다.

나는 그게 더 싫었다.

그는 내 쪽에도 고개를 조금 숙였다.

“잠깐만 같이 가시죠.”

원식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원식의 의자가 뒤로 밀렸다.

그제야 계산대의 여자가 말했다.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남자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답했다.

원식에게는 묻지 않았다.

나는 그 손을 밀어냈다.

남자의 표정에서 친절이 사라졌다.

* * *

탁자가 밀렸다.

물컵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욕을 했다.

나는 원식의 옷깃을 놓쳤다.

남자가 그를 문 쪽으로 끌었다.

원식은 다리를 버티려다 넘어졌다.

그의 이마가 의자 모서리에 부딪혔다.

짧고 둔한 소리였다.

나는 오른팔을 뻗었다가 통증 때문에 손을 제대로 쥐지 못했다.

남자가 그것을 봤다.

그가 내 옆구리를 쳤다.

숨이 한 번에 빠져나갔다.

나는 식탁에 몸을 부딪혔다.

* * *

문 밖에서 다른 남자가 들어왔다.

계산대의 여자가 전화기를 들었다.

그가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는 그 사이에 섰다.

내가 사람 하나를 가리는 데 필요한 공간이 이렇게 좁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등 뒤에서 여자가 비명을 삼켰다.

나는 문틀을 붙잡았다.

팔이 아팠다.

두 번째 남자는 내 손보다 얼굴을 먼저 봤다.

그가 잠깐 멈춘 순간, 나는 몸을 밀어 붙였다.

우리는 문 옆으로 넘어졌다.

유리문이 크게 흔들렸다.

깨지지는 않았다.

* * *

바닥에서 원식이 신음했다.

첫 번째 남자는 그를 놓고 나를 향해 왔다.

나는 다리를 세우려다가 옆구리 때문에 다시 주저앉았다.

손이 옷 안쪽으로 갔다.

총이 있었다.

그것을 꺼내면 모두 다른 얼굴을 할 것이다.

내 앞의 남자도.

전화기를 든 여자도.

나를 보고 얼어붙은 식사 손님도.

나는 손을 뺐다.

그 선택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남자가 나를 다시 걷어찼다.

나는 욕을 하며 그의 다리를 붙들었다.

오늘은 멋있게 끝낼 방법이 없었다.

* * *

그는 균형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

내 앞에 얼굴이 내려왔다.

화가 난 얼굴이었다.

익숙한 거리가 됐다.

나는 이 거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남자가 내 눈을 보고 처음으로 겁을 먹었다.

그 순간 원식이 기침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소리였다.

나는 남자를 밀어내고 고개를 돌렸다.

원식이 옆으로 몸을 접고 있었다.

식당 여자가 수건을 들고 다가갔다.

나는 그쪽으로 기어가다시피 움직였다.

* * *

두 남자가 문 쪽으로 물러났다.

나는 따라가지 않았다.

밖에서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먼저 그들을 따라 일어서려고 했다.

원식이 내 소매를 잡았다.

피 묻은 손이었다.

“가지 마.”

그가 말했다.

처음 봉투를 줬을 때의 말투는 없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식당 여자가 전화기를 들고 설명하고 있었다.

구급차가 오고 있었다.

나는 원식의 눈이 나를 따라 움직이는지 봤다.

* * *

“살아 있지?”

원식이 물었다.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듣는 데 잠깐 걸렸다.

자기 자신이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눈을 감으려 했다.

나는 말을 걸었다.

이름을 불렀다.

백원식.

그는 처음 자기 이름을 듣는 사람처럼 나를 봤다.

나는 다시 불렀다.

전화번호로 충분하던 남자에게 오늘은 이름이 필요했다.

그가 욕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욕을 할 힘이 남아 있었다.

* * *

구급대원이 들어왔다.

나는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이 원식을 살폈다.

식당 여자가 내 팔도 가리켰다.

“이 사람도 다쳤어요.”

나는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전화기를 꺼냈다.

오세진의 번호를 눌렀다.

그가 받자 식당 이름과 백원식이 다쳤다는 말을 했다.

이번에는 누가 물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당신도 거기 있습니까.”

형사가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의 숨소리가 짧아졌다.

곧 가겠다고 했다.

* * *

원식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그가 손을 조금 들었다.

누구에게 하는 동작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서 떨어진 전화기를 구급대원에게 건넸다.

경찰이 연락할 거라고 말했다.

빼앗아 갈 수도 있었다.

그 안에 내가 원하는 답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살아서 말할 수 있었다.

그것을 내가 대신할 이유는 없었다.

사이렌이 가까워졌다.

나는 구겨진 옷을 잡아당겼다.

식당 여자가 내 얼굴을 봤다.

“경찰 오면 얘기하고 가요.”

그녀가 말했다.

* * *

계산대 옆에는 손대지 못한 음식이 남아 있었다.

손님들은 서둘러 나갔고 여자는 깨진 컵 앞에 서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하자 그녀가 손을 저었다.

“나중에요. 지금은 경찰 기다려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돈을 놓고 가면 끝나는 저녁이 아니었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오기 전에는 원식에게 경찰에 가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갔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이 여기까지 따라왔다.

나는 문밖으로 한 걸음 나갔다.

옆구리가 아팠다.

그다음에는 더 아팠다.

결국 나는 남지 못했다.

누군가를 구했다고 그 자리에 설 용기까지 생기지는 않았다.

오세진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나는 받았다.

“왜 없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답하지 못했다.

* * *

“백원식은.”

내가 겨우 물었다.

“병원으로 갔습니다.”

형사가 말했다.

“그 사람만 들어가게 할 겁니까?”

나는 벽에 손을 댔다.

형사는 내가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이번에도 나는 답하지 않았다.

그가 전화를 먼저 끊었다.

욕을 하지는 않았다.

그편이 더 나빴다.

나는 길 한쪽에 서서 숨을 쉬었다.

주머니의 약 봉투가 손에 걸렸다.

쉬라는 말은 지키지 못했다.

오늘 밤에는 다른 말도 여러 개 지키지 못했다.

* * *

도은에게 전화를 건 것은 한참 뒤였다.

그녀는 이미 형사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많이 다쳤어요?”

나는 조금이라고 했다.

그녀가 잠깐 조용해졌다.

“조금이라고 하면 제가 안 물을 줄 알았어요?”

나는 눈을 감았다.

옆구리와 팔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 있는 것도 편하지 않다고 했다.

그녀는 치료받으라고 했다.

그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그 말을 듣고서야 몸을 움직였다.

* * *

“아무도 안 죽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도은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다행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잘했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다는 말도 아니었다.

나는 그 정도의 대답을 붙들었다.

오늘 밤 내가 남긴 사람들은 살아 있었다.

나를 원망할 수도 있고, 나에 대해 말할 수도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그 사실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통화를 끝내고 걸었다.

박무명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남자가 병원으로 갔다.

박무명을 잡아야 하는 형사는 그 남자에게 가고 있었다.

둘 사이에 내가 남긴 빈자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