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16화. 살아 돌아온 직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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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경의 누나는 동생의 신발을 들고 왔다.
병원에서 신을 것이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침대 옆에 서서 한동안 신발을 내려놓지 못했다.
동생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문재경은 누나를 보자 눈을 감았다.
누나는 욕부터 했다.
어디 있었느냐는 말과 왜 그랬느냐는 말이 뒤섞였다.
끝에는 아무 말도 남지 않았다.
그녀가 신발을 내려놓고 동생의 어깨를 잡았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 * *
화요일 오전이었다.
도은은 면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갔다.
오세진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재경의 상태부터 설명했다.
치료가 필요했고 오래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도은은 문 안쪽을 봤다.
며칠 전까지 이름과 연락두절이라는 말로만 남아 있던 사람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얼굴이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그녀는 들어가기 전에 가방끈을 고쳐 쥐었다.
미란이 아침에 넣어 준 물병이 옆구리에 닿았다.
도은은 그 감각을 따라 한 번 숨을 쉬었다.
* * *
문재경은 그녀를 보고 웃으려 했다.
입술 한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름은 맞게 썼어요?”
그가 말했다.
도은은 그 농담을 알아들었다.
회의 날짜와 참석자를 확인하던 남자였다.
그녀가 이름 하나를 고쳐 보낸 뒤로, 자기 이름에도 밑줄을 그어 달라고 하던 사람이었다.
“아직 고칠 게 많아요.”
도은이 답했다.
그는 웃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누나가 물을 들고 다가왔다.
도은은 잠깐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문재경이 고개를 저었다.
“가지 마요.”
그 말은 생각보다 작았다.
* * *
그는 자료를 돌려주러 갔다고 했다.
회사 사람은 오해가 풀렸다고 말했다.
문재경은 다시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누나한테는 다음 달부터 괜찮아진다고 했어요.”
그가 누나를 보지 않고 말했다.
누나는 침대 옆의 물컵을 정리했다.
그날 그는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언제부터 시간이 엉켰는지 정확히 말하지 못했다.
자꾸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누구에게 소리를 줬는가.
도은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그가 모른다고 하면 다시 물었다.
도은은 손을 꽉 쥐었다.
* * *
“서도은 씨가 먼저 말했는지부터 확인하고 싶었어요.”
문재경이 말했다.
도은이 눈을 들었다.
그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쪽에서도 당신이 다 얘기했다고 했거든요.”
도은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가 아는 것을 묻는 데 자기 이름이 쓰였다는 사실이 싫었다.
그렇다고 문재경에게 왜 믿었느냐고 물을 수는 없었다.
그는 눈앞에 없는 사람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곳에 있었다.
“저도 똑같은 말 들었어요.”
도은이 말했다.
“당신하고는 다 끝났다고.”
문재경은 눈을 감았다.
둘은 서로가 안전하다는 거짓말 때문에 혼자 남아 있었다.
* * *
도은은 자신의 확인서 이야기를 했다.
짧게 하려고 했지만 짧아지지 않았다.
김상범의 소리를 들은 일.
복도에서 본 상처.
그러고도 쓰라는 대로 쓴 문장.
돈을 받고 며칠 동안 안심했던 일까지 말했다.
문재경은 그녀를 보지 않았다.
누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은은 마지막에 용서해 달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다.
그가 자기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자기도 숨기지 않아야 할 것 같았다.
말이 끝난 뒤 재경이 물었다.
“형사도 알아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런데 여기 오게 뒀어요?”
그가 물었다.
도은은 복도 쪽을 봤다.
“제 말도 확인하고 있어요.”
문재경은 한동안 천장을 봤다.
자기가 말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누나에게 밖에서 기다려 달라고 했다.
누나는 싫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일어났다.
도은도 나가려고 했다.
문재경이 말했다.
“서도은 씨는 잠깐만.”
그녀는 다시 앉았다.
그가 자기 두 손을 봤다.
손등에 마르지 않은 상처가 있었다.
* * *
“나도 서류 고쳤어요.”
그가 말했다.
도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한테 보내기 전에 참석자 이름을 하나 뺐어요.”
그는 이름을 말하려다가 기침했다.
도은이 물을 건넸다.
그는 삼킨 뒤 다시 말했다.
원진욱 쪽에서 데려온 사람이었다.
문재경은 그를 회사 직원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그 사람이 직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고친 자료가 나간 뒤였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지운 이름을 지금 입으로 되돌려 놓으려 했다.
도은은 형사를 불러도 되는지 물었다.
문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오세진은 들어와 의자를 당겼다.
문재경은 이름부터 말했다.
백원식.
그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 원진욱과 따로 이야기한 사람이라고 했다.
도은은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이 받았던 참석자 목록에는 없었다.
세진은 언제 본 사람인지 물었다.
문재경이 설명하다가 말을 멈췄다.
피곤해진 것이다.
세진은 계속하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오늘 들은 이름이 내일도 같은 사람을 가리키도록, 살아 있는 사람이 쉬어야 했다.
그는 다음에 이어서 듣겠다고 했다.
* * *
나는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
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은 받지 않았다.
도은에게서 온 문자는 짧았다.
직접 봤어요. 살아 있어요.
나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어디에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내가 찾아가면 형사도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이 두려운 것과, 그곳에 지금 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나는 둘 다 인정하기 싫어 한동안 창문만 봤다.
밖에서는 누군가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물은 창틀 아래로 조금씩 흘렀다.
* * *
도은에게 전화가 온 것은 점심이 지난 뒤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다.
그러나 문재경이 살아 있는지 묻던 날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사람이 처음 자기 이름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도은이 설명하다가 아주 조금 웃었다.
그 웃음이 금방 사라졌다.
“그 사람도 문장을 고쳤대요.”
그녀가 말했다.
“누가 와 있었는지.”
나는 벽에 등을 기대려다가 팔 때문에 멈췄다.
“이름은.”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내가 묻고 있었다.
* * *
“백원식이라고 했어요.”
도은이 말했다.
나는 그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봉투를 준 남자가 자기 이름을 말할 필요는 없었다.
전화번호로 충분했고, 번호가 바뀌면 새로운 연락이 왔다.
나는 도은에게 모르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남자의 인상과 회의에 왔을 때의 이야기를 짧게 전했다.
나는 기둥 아래에서 담배를 끄던 손을 떠올렸다.
“내가 본 사람일 수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도은은 바로 물었다.
“확실한 건 아니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녀가 알겠다고 했다.
* * *
“형사한테 직접 말해요.”
그녀가 덧붙였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그녀는 이 말을 물리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안 무섭습니까?”
내가 물었다.
도은은 짧게 웃었다.
기분 좋을 때 내는 웃음은 아니었다.
“무서워서 병원 복도에서 계속 손 씻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손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도 겁난다고 말해요. 나를 지키느라 못 간다고 하지 말고.”
그 말에는 화가 조금 있었다.
맞는 곳에 닿아서 더 아팠다.
* * *
오세진에게 전화했다.
이번에는 내가 걸었다.
백원식이라는 이름과 인상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형사는 도은이 어디까지 말했는지 먼저 확인했다.
그다음 내가 아는 남자를 설명하게 했다.
나는 직접 본 부분만 말했다.
그가 물었다.
“그 사람이 연락한 번호는 갖고 있습니까?”
나는 있다고 했다.
넘길 것을 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번호를 내놓으면 내 통화도 따라갈 것이다.
이미 뒤로 빼 둔 발을 조금 옮기는 기분이었다.
나는 번호를 보냈다.
* * *
그 뒤에는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나는 방을 서성거리다가 앉았다.
오른쪽 어깨가 당겼다.
약 봉투에는 내가 먹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먹지 않은 약까지 먹은 것으로 세지 않으려고 접어 놓았다.
이런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 우스웠다.
십 년 동안 사람을 죽였고, 지금은 알약 몇 개 앞에서 헷갈리고 있었다.
나는 밥을 시켰다.
도은이 먹었는지 묻기 전에 먹고 싶었다.
그 정도는 혼자 해도 됐다.
* * *
저녁에 전화가 왔다.
봉투를 줬던 남자의 번호였다.
나는 받았다.
그는 이번에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대신 아주 낮게 말했다.
“백원식입니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처음으로 그가 자기 이름을 말했다.
“오늘 형사한테 연락받았어요.”
그가 덧붙였다.
“당신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욕을 하지 않았다.
그편이 더 이상했다.
* * *
“회사에도 내 얘기가 돌아갔습니다.”
원식이 말했다.
“선생님한테 연락했는데 안 받아요.”
나는 성기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바쁠 수도 있었다.
그 남자를 버리기로 했을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인지 아직 몰랐다.
“그래서 나한테 왜.”
내가 물었다.
원식은 잠시 말을 멈췄다.
“만납시다.”
그가 말했다.
“나도 내일은 밥 먹어야 할 것 아닙니까.”
나는 식탁에 놓인 내 숟가락을 봤다.
그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쪽이 바뀌어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이 또 하나 자기 이름을 들고 찾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