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화 · 수연의 거절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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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의 식당은 옮겨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닫는다는 소식을 먼저 들은 치우는 일을 접는 줄 알았다. 사실은 더 작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민수연은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손님을 더 받는 일에 관심이 없었다.
치우는 전화로 방문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수연은 평일 오후, 식사 손님이 빠진 시간에 오라고 말했다. 저녁 장사 준비 전까지는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치우는 약속한 시간보다 십 분 늦게 도착했다. 앞선 간담회가 길어졌다. 도착하자마자 사과했지만 수연은 끝나는 시간을 늦추지는 않았다.
“앉아요. 물은 거기 있고.”
그는 물을 따랐다. 식당 안에는 의자가 몇 개 비워져 있었다. 새로 갈 곳에 먼저 가져다 둔 것이라고 했다.
치우는 지금 하는 일을 말했다.
수연은 듣다가 낡은 메뉴판의 테이프를 뜯었다. 치우가 말을 멈추면 고개를 들어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설명만을 위해 손을 쉬지는 않았다.
“혼자 사는 분들 생활을 돕는 회사입니다.”
“사람 쓰기 힘들겠네요.”
그녀의 첫 질문은 과거가 아니었다.
“그렇습니다.”
치우는 뜻밖에 편해졌다. 직원들 시간을 맞추는 일과 고객의 요구가 다를 때 생기는 문제를 말했다. 수연은 식당도 그렇다고 했다. 예전에 함께 일하던 사람이 허리를 다친 뒤로는 무거운 것을 혼자 들지 않게 바꿨다고 했다.
잠깐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해 본 사람처럼 이야기했다.
치우는 그 짧은 공통점을 오래 붙잡고 싶었다.
“옮기는 일은 제가 도울 수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수연은 테이프를 내려놓았다.
“이미 맡겼어요.”
“비용이라도.”
“그것도 준비했고요.”
치우는 물컵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그는 다른 제안을 꺼냈다.
해륜생활에서 성인 이웃들을 위한 식사 지원을 함께할 곳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수연의 새 식당과 정식 계약을 하고 제값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녀가 공짜로 일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수연은 끝까지 듣고 질문했다.
“몇 사람한테 물어봤어요.”
“아직 많이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나한테 처음 말하는 거죠.”
치우는 그렇다고 했다.
“회사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는 대답을 고르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안 할게요.”
거절은 감정이 격하지 않아서 더 바꾸기 어려웠다. 치우는 정식으로 필요한 일이 생기면 다시 검토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수연은 다른 좋은 식당이 많다고 했다.
그 말로 그녀는 사업 이야기를 끝냈다.
치우는 지갑에서 오래된 종이를 꺼내지 않았다.
백만 원을 돌려주고 수령 표시를 받아 간 약속서는 다른 곳에 보관되어 있었다. 가지고 나오면 수연이 자신을 얼마나 오래 기억했는지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가져오지 않았다.
그는 대신 그때의 돈을 말했다.
“백만 원을 돌려드렸다고 끝나는 일은 아니었다는 걸 압니다.”
수연이 그를 봤다.
“돈은 끝났어요.”
그녀는 분명하게 말했다.
“받을 돈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연은 의자 등받이에 손을 얹었다.
“그런데 당신이 그 돈을 쓸 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던 건 아니잖아요.”
“알았습니다.”
“그래요. 그걸 이제 서로 안다고 하면 돼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답을 받아 내려고 기다렸던 긴장이 거의 없었다. 오랫동안 자기 안에서 끝낸 질문일 수도 있었다. 치우가 오늘 대답했다고 해서 오늘 처음 생긴 결론은 아니었다.
주방에서 타이머가 울렸다.
수연은 일어나 냄비를 확인했다. 치우는 혼자 남은 식탁에서 벽을 봤다. 메뉴 가격이 몇 번 고쳐져 있었다. 새로운 종이를 덧붙이지 않고 숫자 위에 작은 스티커를 붙인 자리들이 보였다.
그가 그동안 사람들에게 내민 돈은 이 식당 한 달 매출보다 큰 때도 있었다. 그런 돈을 내밀면 말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건너뛸 수 있었다. 수연에게는 이제 받을 돈이 없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치우는 물었다.
“저를 다시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수연은 의자를 당기지 않고 서 있었다.
“가끔 어떻게 사나 궁금했어요.”
그는 그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요. 당신이 잘되면 내 기억도 조금 나아질 줄 알았던 때가 있었어요.”
치우는 얼굴을 들었다.
수연은 그가 말을 붙잡기 전에 이어 갔다.
“그런데 내 기억은 당신 사업에 달린 게 아니더라고요.”
그녀는 벽의 시계를 봤다. 약속한 시간이 십 분 남아 있었다.
치우는 수연이 자신을 증오하기만 했다면 더 쉽게 돌아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때로 궁금했고, 때로 잘되기를 바랐고, 이제 자기 식당을 옮기려 했다. 그 안에서 그는 중요한 사람으로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새 식당에는 찾아가도 됩니까.”
그가 물었다.
수연은 이번에는 조금 길게 생각했다.
“손님으로 오는 걸 막을 수는 없겠죠.”
그 말에 치우가 고개를 들자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안 왔으면 합니다.”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수연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 치우는 자신이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물컵을 비웠다.
“알겠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짧은 대답이었다.
나가기 전에 수연이 작은 용기를 건넸다.
처음부터 남은 반찬을 정리하려고 담아 둔 것이었다. 치우에게 주려고 만든 음식은 아니라고 했다. 치우는 잠깐 망설이다가 받았다. 이마저 거절하면 마지막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처럼 보일까 생각했다.
“돈을 드려야…”
“팔던 양이 아니라서요. 그냥 가져가요.”
치우는 용기를 들었다. 그것은 후원에 대한 보답도 용서의 표시도 아니었다. 수연은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가끔 하는 방식으로 남은 음식을 나눴다.
문 앞에서 그는 다시 돌아봤다.
수연은 이미 메뉴판을 옮기고 있었다. 치우는 인사를 한 번 더 하지 않았다. 유리문이 닫혔고, 그가 밖에서 잠깐 서 있는 동안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차에 타자 고병권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난 간담회에서 만난 사람이 치우와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일정이 가능한지 묻는 전화였다. 치우는 식당 용기를 조수석에 놓고 수첩을 폈다.
다음 주 저녁은 비어 있었다.
“제가 시간을 맞추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빠르게 정돈되었다. 상대방은 성인 생활지원 분야에 관심이 있는 정치 실무자였다. 병권은 큰 기대를 하지는 말되, 알아 두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치우는 그 말의 뜻을 알고 있었다. 기대를 하지 말라는 사람들은 기대하는 얼굴을 가장 자세히 보았다.
통화가 끝난 뒤 용기 뚜껑에 맺힌 물방울을 닦았다. 반찬 냄새가 차 안에 퍼졌다. 그는 한동안 창문을 열지 않았다.
서울에 도착한 밤, 서린은 그 반찬을 접시에 덜었다.
수연이 직접 준 것이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는 바로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늦은 저녁을 먹었다.
치우가 먼저 말했다.
“새 식당에는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서린의 젓가락이 잠깐 멈췄다.
“알겠다고 했습니까.”
“네.”
그녀는 다시 식사를 했다. 치우는 아내가 위로나 평가를 더하지 않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허전했다.
잠시 뒤 회사에서 함께할 식당을 찾는 제안을 실제로 검토해 보자고 말했다. 수연이 아닌 다른 곳들과 같은 조건으로 검토하면 된다고 했다. 서린은 필요가 있는지 현장 의견부터 듣자고 답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디어는 남았고, 그것을 처음 떠올리게 한 사람은 빠졌다.
며칠 뒤 경민에게 자료를 보냈다.
오래된 수첩에서 확인한 일정과 연락 당시 남아 있는 기록을 구분했다. 위독 소식을 처음 제때 받지 않은 일도 설명에서 빼지 않았다. 기억으로만 아는 부분은 그렇게 표시했다. 자료를 검토하는 가족 측 담당자가 추가 질문을 보내겠다는 답이 왔다.
경민에게서는 고맙다는 말이 오지 않았다.
치우는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수연에게도 음식이 맛있었다는 문자를 보내려다 멈췄다. 방문하지 말라는 말이 모든 연락을 금한 것은 아니었지만, 식사 한 번의 감사를 다음 대화의 문으로 쓰고 싶다는 마음을 자신은 알고 있었다.
그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새 명함을 집었다.
고병권이 소개한 사람과의 약속은 다음 날이었다. 그 자리에서는 아직 누구도 자신에게 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치우는 입을 양복을 꺼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