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 출소일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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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십삼 년의 첫 번째 편지에는 깨진 컵 사진이 들어 있었다.
직원이 고객 집에서 실수로 떨어뜨린 것이었다. 사진 뒤에는 서린의 글씨로 처리한 비용과 다음에 확인할 일이 적혀 있었다. 치우는 왜 이런 것까지 보내느냐고 답장에 썼다가 지웠다. 회사가 하루를 버티는 일에는 그 컵도 들어 있었다.
그는 값이 비싼 물건을 치우고 일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답은 오래 걸렸다.
우리가 치우러 가는 집입니다. 우리가 편한 방으로 바꾼 뒤 일할 수는 없습니다.
편지 옆에는 은혜가 작성한 짧은 현장 보고가 붙어 있었다. 고객이 내버려 두기를 원한 물건을 함부로 옮기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치우는 사진의 금을 들여다보았다. 오래전 문수 앞에서 자기 의자를 갖고 싶다고 말했던 자신에게는 사소하게 보였을 일이었다.
그해 봄부터 서린은 사진을 매번 보내지 않았다. 일이 많아서라고 했다. 치우가 요청하면 필요한 자료는 보내 주었지만, 남편을 위해 별도의 장면을 만드는 일은 줄었다.
그는 편지가 적어지는 만큼 밖의 일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꼭 좋은 뜻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기호는 여름이 오기 전에 나갔다.
짐이 많지 않았다. 구인 광고를 묶은 종이는 챙겼고, 낡은 양말 두 켤레는 버렸다. 치우는 밖에서 일을 구하기 어려우면 연락하라고 말했다. 기호가 잠깐 웃었다.
“너도 여기 있잖아.”
“아내가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내한테 물어보고 해.”
그는 핀잔을 주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실제로 고용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뜻이었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기호가 떠난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새로 온 사람은 광고를 모으지 않았고 밤에 이를 갈았다. 치우는 며칠 동안 잠을 설쳤다. 기호가 하던 작은 일들이 사라진 뒤에야 그 사람이 방의 시간을 얼마만큼 차지했는지 알게 되었다.
가을에 편지가 한 번 왔다.
임시로 머물 곳을 구했고 단기 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큰 사업 계획도, 세상에 대한 원망도 없는 짧은 편지였다. 동생과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다. 치우는 답장에서 아내의 사업을 소개할까 하다가, 기호가 묻지 않았다는 이유로 줄였다.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가 쓴 말은 그렇게 시작했다. 실제로 잘 지내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해 겨울 서린은 부친과 크게 다퉜다.
한명탁은 그녀가 하는 일이 가문의 이름을 조금도 돕지 못한다고 했다. 서린은 도우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 말이 얼마나 자유롭게 들리든,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한동안 손을 떨었다.
경선은 사연을 다 듣지 않고 다음 날 일정부터 확인했다. 서린이 아버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 하자 일을 먼저 마치고 듣겠다고 했다. 그녀는 다음 달 임금을 준비해야 했고, 서린에게 화풀이할 권한까지 주는 동업자는 아니었다.
밤에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서린이 묻자 경선은 젓가락으로 책상을 한 번 쳤다.
“오늘은 못한 일이 두 개고 잘한 일이 세 개예요.”
“그렇게 셉니까.”
“안 그러면 매일 인생 전체를 평가하게 되잖아요.”
서린은 웃다가 눈가를 닦았다. 다음 편지에는 그 대화를 적지 않았다. 치우에게는 아버지와 의견이 맞지 않았고,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고만 썼다.
치우는 그것을 읽고 한명탁이 이제 자신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들고 싶어졌다. 같은 편지를 쓰고 읽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상대와 싸우고 있었다.
이천십사 년에는 회사의 사무실이 한 번 옮겨 갔다.
큰 곳으로 간 것은 아니었다. 교통이 나은 곳으로 옮겼고, 직원들이 모여 서서 자료를 볼 수 있는 벽이 생겼다. 은혜가 벽 한쪽에 지난달의 잘못을 붙이자 서린은 고객에게 보이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은혜는 그래서 직원들만 들어오는 안쪽에 붙였다고 답했다.
치우는 사진을 보고 맨 위의 글씨를 읽었다. 접수한 약속을 실제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문장이었다. 그런데 그 문장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시간을 쓰고 계약을 거절했다. 치우는 그런 방식으로도 누군가가 전화를 기다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서린에게 그 일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린은 커지는 속도보다 계속할 수 있는지가 먼저라고 답했다. 치우에게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녀가 그 말을 할 때마다 지난번보다 직원의 수가 한 명쯤 늘어 있었다.
태석의 편지에는 새 소식이 많지 않았다.
출소 날짜를 먼저 묻는 일은 서로 하지 않았다. 치우는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고, 태석은 치우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태석이 물었다.
나가면 부산에도 갈 거냐.
치우는 갈 거라고 답했다. 누구를 볼지는 적지 않았다. 수연의 식당을 떠올렸지만 문을 열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경수의 동생은 오래전에 자기 연락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그는 편지 끝에 태석의 자리를 마련해 두겠다고 썼다.
며칠 뒤 답장이 왔다.
그때 정하자. 나 아직 할 수 있는 일도 모르겠다.
치우는 거절이라고 읽지 않았다. 아직이라는 말을 읽었다. 그는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서랍에 넣었다.
남은 재산에 관한 정리도 그동안 계속되었다.
어떤 것은 처분되었고, 어떤 것은 배상에 들어갔으며, 다툼이 끝나지 않은 것은 따로 남았다. 치우는 처음에는 줄어드는 액수만 봤다. 나중에는 자신이 여전히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변호사는 회사 운영을 마음대로 지휘할 권리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다시 설명했다. 서린과 합의한 구조도 그대로였다. 치우가 넣은 몫과 서린이 일해 쌓은 몫, 다른 사람들의 권한은 한 이름 아래 포개지지 않았다.
그는 그 설명을 듣고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나간 뒤 참석할 수 있는 회의가 무엇인지, 의견은 누구에게 제출하는지 물었다. 변호사는 실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정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치우는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종이에 적었다. 처음 조직을 배울 때도 마음에 들지 않는 호칭부터 외웠다.
이천십오 년 봄, 서린은 집을 청소하다가 라파엘이 보낸 상자를 꺼냈다.
잔 두 개가 여전히 들어 있었다. 하나를 들어 빛에 비추니 오래된 손자국이 보였다. 그녀는 닦아서 다시 넣었다. 남편에게 버리지 않겠다고 한 약속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치우의 방을 예전과 똑같이 만들지는 않았다. 쓰지 않는 가구를 치웠고, 책상은 창가로 옮겼다. 서린의 방에 있던 책들이 거실에 나와 있었다. 집은 그가 없는 동안에도 사용되었다.
면회에서 그 이야기를 하자 치우가 물었다.
“내 의자는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서린은 잠깐 웃었다. 치우도 웃었지만, 그 의자가 어느 방에 놓였는지는 다시 묻지 않았다.
그녀는 출소하는 날 직접 오겠다고 했다. 기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가족 행사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저녁에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었다.
치우는 생각한 음식이 많았는데 입을 열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당신이 평소 먹는 걸로 합시다.”
서린은 냉장고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오월의 아침 공기는 예상보다 차가웠다.
치우는 돌려받은 물건을 차례로 확인했다. 쓰지 못한 시간 동안 물건들의 표면은 그대로였지만, 몸에 걸쳤을 때는 조금씩 낯설었다. 바지 허리도 손목의 감촉도 달랐다.
문밖에는 서린이 있었다.
차에서 내려 기다리던 그녀는 크게 손을 흔들지 않았다. 치우가 가까이 오자 먼저 가방을 받을지 물었다. 그는 괜찮다고 했다가 가벼운 종이 봉투 하나를 건넸다.
“고생했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먼저 말했는지 두 사람 다 나중에 기억하지 못했다. 치우는 아내를 잠깐 안았다. 그녀가 등을 한 번 두드리고 떨어졌다. 그 정도면 충분한 아침이었다.
차 안에는 두부가 없었다. 대신 물과 작은 빵 봉지가 있었다. 서린은 오는 길에 자신도 하나 먹었다고 했다. 치우는 봉지를 열었다. 부스러기가 바지에 떨어졌고, 그는 손바닥으로 주워 담았다.
밖의 차들은 아무도 그를 기다리지 않은 속도로 달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서린의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에서 업무 전화를 받았다. 은혜였다. 치우는 이름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 편지 속에서 수없이 읽은 사람이 살아 있는 목소리로 차 안에 들어왔다.
서린은 오늘 자신이 없는 동안 정해진 범위 안에서 판단해 달라고 했다. 한 가지는 확인하고 다음 날 답하겠다고 말했다. 통화는 짧았다.
치우가 물었다.
“사무실이 멉니까.”
“지금은 집에 갑니다.”
“지나가면서 볼 수는 있잖습니까.”
서린은 남편을 봤다.
“첫 방문은 직원들에게 알리고 같이 갑시다. 오늘은 당신이 나오는 날이고요.”
치우는 입술에 묻은 빵가루를 닦았다. 창밖에는 처음 보는 간판들이 이어졌다. 낯선 이름들 사이에 자기가 아직 보지 못한 회사 이름도 있을 것이었다.
“그럼 내일.”
“시간을 확인하고요.”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다시 출발했다. 치우는 무릎에 놓인 손을 내려다봤다. 왼쪽 새끼손가락에는 여전히 옛 흉터가 없었다.
그 손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날이 돌아왔다.
어느 문을 먼저 열지는 이제 밖에서 정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