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53화 · 흰색 간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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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은 건물의 다른 이름들보다 작았다.
흰 바탕에 해륜생활이라고 적혀 있었다. 치우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한동안 그것을 봤다. 자신이 편지에 좋다고 적었던 이름은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고른 이름을 들었을 때도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유리문 위에 실제로 붙은 글씨는 편지 속 글씨와 달랐다.
서린이 차 문을 열었다.
“갑시다.”
치우는 넥타이를 한 번 만지고 따라 내렸다. 서린은 그가 넥타이를 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 잠깐 목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무실 문은 직원이 카드로 열어 주었다. 치우에게는 아직 카드가 없었다.

은혜는 사진에서 본 것보다 키가 작았다.
반가워하는 표정도 경계하는 표정도 길게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강치우 씨라고 부르고 손을 내밀었다. 치우는 대표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것을 악수한 뒤에야 알았다.
“직원들한테 인사는 오후에 같이 하시죠. 지금은 다들 일정이 있습니다.”
그녀는 회의실로 안내했다. 가운데에는 큰 책상이 있었고, 창가에 이동식 옷걸이가 놓여 있었다. 옷걸이에는 직원들이 입는 조끼가 걸려 있었다. 그는 가장 넓은 방이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회의실이 제일 큽니다.”
“대표실은요.”
서린이 자기 책상을 가리켰다. 벽을 두르지 않은 사무실 안쪽 자리였다. 치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들이 듣는 곳에서 괜히 다른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회의실에서 경선이 그를 맞았다. 오랫동안 편지로 근황을 전해 듣던 두 사람은 다시 악수했다. 그녀는 교도소에 다녀온 사람에게 쓸 위로의 문장을 고르지 않았다. 준비한 자료를 펼치고 오늘 볼 것부터 말했다.
“운영 현황, 남아 있는 자산 문제, 그리고 앞으로 하실 일입니다.”
치우는 세 번째 항목 아래를 먼저 봤다.

사업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복잡했다.
일의 종류는 크지 않았다. 성인 고객의 집에서 정리와 세탁을 돕고, 일상에 필요한 약속을 조정하는 일이었다. 의료나 전문 돌봄이 필요한 요청은 자격을 가진 별도 기관으로 안내했다. 사람이 집 안에 들어가는 일이어서 신뢰가 없으면 계약도 오래가지 않았다.
치우는 계약 수보다 중단한 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정도면 더 밀어붙일 수 있었을 텐데요.”
경선이 중단 사유를 펼쳤다. 이동 시간과 필요한 인원, 고객과 합의가 되지 않은 조건들이 적혀 있었다.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다른 표였다.
치우는 그 표가 답답했다. 동시에 쓸모가 있었다. 누구의 이름 옆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알면, 적어도 모른다는 이유로 잘못된 말을 하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서류를 다시 앞으로 당겼다.
“이 계약을 소개한 사람은 누굽니까.”
서린이 외부 소개자라고 답했다.
“내가 아는 쪽에도 이 일이 필요할 겁니다.”
“제안은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은 같은 기준으로 봅니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같은 기준이라는 말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보고 싶었다.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짧게 인사했다.
서린은 그를 남편이자 회사에 자산을 출자한 사람으로 소개했다. 앞으로 대외 협력에 관해 제안하고 합의된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운영 책임자는 자신이며 현장 지시는 기존 담당자를 거친다고 덧붙였다.
치우는 준비했던 말을 줄였다.
“밖에서 오래 기다리게 했습니다.”
한 직원의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 자신은 기다린 적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치우는 곧 말을 고쳤다.
“저는 여러분이 해 온 일을 먼저 배우겠습니다.”
이번에는 누구도 특별한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직원 한 명이 물었다.
“앞으로 방송 같은 데 나오시면 저희 현장도 촬영됩니까.”
치우는 갑작스러운 질문이라고 느꼈다. 서린이 먼저 대답하려 하자 손을 조금 들었다가 내렸다.
“제가 혼자 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은혜가 직원의 질문을 적었다. 촬영과 홍보에 관한 동의 기준을 다시 확인하겠다고 했다. 치우는 자기소개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그 한 가지 질문을 더 오래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오후에는 현장에 따라갔다.
고객은 혼자 사는 쉰여덟 살 남자였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하면서 집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치우는 그가 자신을 알아볼까 생각했지만, 남자는 조끼를 입은 직원에게만 말을 걸었다.
치우는 현장 확인을 돕기 위해 동행한다는 설명을 듣고 허락받은 사람으로 들어갔다. 계약에 없는 일을 대신 결정할 권한은 없었다.
직원이 거실의 상자를 어디로 옮길지 물었다. 남자는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나누다가 몇 번이나 바꿨다. 치우는 그 지연이 못마땅했다. 낡은 전선과 사용하지 않는 잡지 때문에 세 사람이 서 있었다.
“전부 새로 사시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그가 말하자 고객이 고개를 들었다.
“사 드린다고 했습니까.”
치우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그럼 제가 정하죠.”
직원이 치우에게 비워 둔 상자를 건넸다. 그는 그것을 받아 들었다. 고객은 한참 더 골랐고, 치우는 그동안 상자를 든 채 기다렸다.
돌아오는 길에 은혜가 말했다.
“오늘은 옮기는 일만 하시기로 했잖아요.”
치우는 변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현장에도 가겠다고 했다. 은혜는 일정을 보고, 고객 동의를 받은 뒤 정하겠다고 답했다.

그날 저녁 치우는 오래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신동균은 세 번 울린 뒤에 받았다. 놀란 목소리는 아니었다. 치우가 나온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먼저 전화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날씨와 건강을 짧게 묻고 본론으로 갔다. 동균은 요즘 어떤 일을 하는지 이미 들어 알고 있다고 했다. 누구에게 들었는지 묻자 공통으로 아는 사람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람들 집 정리한다며.”
치우는 그 말에서 낮춰 보는 기색을 찾았다. 분명히 없지는 않았다.
“생활 서비스를 합니다.”
“그게 그거지.”
치우는 웃었다. 동균도 따라 웃었다. 예전 같으면 그 웃음이 끝나기 전에 누가 더 위인지 정했을 것이다.
“소개할 만한 고객이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네가 직접 받는 거냐.”
“담당자가 검토합니다.”
전화 너머가 잠깐 조용해졌다. 동균은 알겠다고 했다. 만나자는 약속은 잡지 않았다.
치우는 통화가 끝난 전화기를 책상에 놓았다. 낮의 고객이 버리지 않겠다고 한 전선들이 떠올랐다. 남겨 두면 다시 쓸 데가 생길 수도 있었다.

일주일 뒤, 동균에게 소개받은 작은 사무실에서 문의가 왔다.
개인 가정이 아닌 성인 직원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 정기 서비스였다. 경선은 범위가 회사의 현재 역량과 맞는지 확인했고, 은혜는 담당 인력을 계산했다. 처음 제안대로는 불가능했다. 치우는 규모를 줄여서라도 시작하자고 했다.
서린이 그를 봤다.
“왜 이 계약입니까.”
“내가 소개한 첫 계약이니까.”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서린은 웃지 않았다.
“그건 회사가 맡아야 할 이유는 아닙니다.”
치우는 잠깐 생각하고 서류를 다시 봤다. 다른 고객들과 동선이 겹쳐 부담이 줄어드는 점을 짚었다. 은혜가 그 부분은 가능하다고 했다. 대신 횟수를 조정해야 했다.
그날 계약은 바로 맺어지지 않았다. 며칠에 걸쳐 조건을 맞췄고, 상대방이 받아들인 뒤에야 시작했다. 소개에 대한 대가를 몰래 지급하라는 요구는 없었다. 서린은 그런 요구가 오면 중단한다고 미리 말했다.
치우는 회의가 끝난 뒤 혼자 남아 최종 계약서를 읽었다.
큰돈은 아니었다. 그가 예전에 한 저녁에 쓰던 돈보다 작았다. 그래도 이 계약은 누구를 겁주거나 붙들어 놓지 않고 자신이 가져온 것이었다.
그는 그 작음을 오래 참을 생각은 없었다.

다음 날 사무실 문을 열 때 사용할 카드가 나왔다.
직원이 이름과 사용 범위를 설명했다. 치우는 카드를 받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사진은 없었고 강치우라는 글자만 있었다.
그에게 따로 큰 방이 생기지는 않았다. 공용 업무 공간의 책상 하나를 쓰기로 했다. 그는 의자를 당겨 앉고 전화기를 오른쪽에 놓았다. 서린의 자리에서는 그가 무엇을 하는지 고개만 들면 보였다.
치우는 창밖의 흰 간판을 옆으로 봤다.
이름 네 글자가 유리에 거꾸로 비쳤다. 해륜생활. 사람들은 그 이름을 기억하면 되었고, 그 안에 누가 들어 있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었다.
그는 첫 연락처 옆에 다음 만남 날짜를 적었다.
이번에는 허락을 받는 법부터 배우면 되었다. 허락하는 사람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