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54화 · 노동자의 얼굴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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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자 치우가 소개한 계약이 셋으로 늘었다.
그중 하나는 오래가지 못했다. 고객이 처음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직원을 돌려보내는 일이 반복되었다. 은혜는 추가 비용보다 직원의 다음 일정을 먼저 이야기했고, 상대방은 돈을 더 내면 되는 일 아니냐고 했다.
치우는 양쪽 사이에 앉아 있었다.
그 계약을 소개한 사람은 자신이었고, 다음 계약을 가져올 사람도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 불편으로 관계를 끊는 것은 아까웠다.
“한 달만 더 맞춰 봅시다.”
그가 말하자 직원 정호가 시계를 봤다. 서른여섯 살인 그는 오후에 어머니의 병원 방문을 도와야 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도 자기 약속이 있는 사람이었다.
은혜가 먼저 대답했다.
“그 한 달 동안 누가 남습니까.”
치우는 잠깐 정호를 봤다. 그는 자신을 설득하려고 사연을 더 말하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이 지났으니 회의에서 나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서린이 가도 된다고 했다.
문이 닫힌 뒤에야 치우는 한 달이라는 말이 자신에게 얼마나 가벼운지 알아차렸다. 그렇다고 계약을 포기하고 싶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음 주 고객은 약속을 다시 어겼다.
정호는 정해진 일까지만 마치고 나왔다. 고객은 치우에게 직접 전화했다. 왜 회사 직원이 그렇게 융통성이 없느냐고 했다. 치우는 예전처럼 바로 사과하고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할 뻔했다.
대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만으로 상대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강 사장이 이런 걸 확인해야 되는 위치야?”
강 사장.
회사에서 누구도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치우는 창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봤다.
“확인해야 합니다.”
그가 답하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신동균에게서 연락이 왔다. 일이 왜 이렇게 불편해졌느냐는 말이었다. 동균은 상대의 설명만 들은 상태였다. 치우가 계약 내용을 말하자 그제야 조금 조용해졌다.
“그래도 네 얼굴을 보고 맡긴 건데.”
“제 얼굴이 몇 시까지 일할 수 있는지는 정해 주지 못합니다.”
그는 통화를 끝낸 뒤 자신의 말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은혜에게 그 말을 전하고 싶은 유혹도 느꼈다. 그러나 고객의 불만 기록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냈다. 은혜는 확인했다고 답했다. 박수를 쳐 주지는 않았다.

계약을 끝낸 다음 달, 매출표에는 실제로 빈칸이 생겼다.
치우는 회의 때 그 부분을 짚었다. 옳은 결정을 했다는 말로 빈칸을 메울 수는 없었다. 서린도 동의했다. 다른 계약을 찾고 비용을 줄여야 했다. 다만 직원의 약속된 임금을 줄이는 방식은 택하지 않았다.
경선이 자신의 대외 활동 비용부터 줄이자고 했다. 치우는 그보다 차량 유지 비용을 보자고 했다. 둘은 한동안 어느 쪽이 실제 절감 효과가 큰지 다퉜다.
은혜는 두 사람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수리해야 하는 장비 사진을 꺼냈다. 이미 불편해서 시간이 더 걸리는 물건들이었다.
치우는 사진을 보자 바로 새것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전부는 필요 없습니다.”
은혜가 세 개에 표시했다.
“나머지는 손보면 됩니다.”
그는 처음으로 그들이 쓰는 물건의 이름을 전부 적었다.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차 한 대를 줄이면 훨씬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차를 정리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회사의 비용과 자기 체면을 끝까지 구분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다.

겨울 초입, 정호가 손목을 다쳤다.
현장에서 물건을 옮기다가 생긴 일이었다. 치우는 연락을 받고 먼저 병원으로 갔다. 그가 도착했을 때 은혜는 진료를 기다리는 정호 옆에서 실제 경위를 적고 있었다. 고객이 서둘러 달라고 했던 말과, 직원이 도움을 요청한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치우는 의자에 앉자마자 치료비를 자신이 내겠다고 했다.
정호가 고개를 들었다.
“처리 담당자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당장 필요한 게 있을까 봐.”
“지금은 아내한테 연락 좀 하겠습니다.”
그는 전화기를 들어 복도 끝으로 갔다. 치우는 붙잡지 않았다.
은혜가 종이를 접었다.
“누가 빨리 돈을 내느냐로 끝내면 다음번에도 똑같습니다.”
“돈 안 낸다고 했습니까.”
“아니요. 그래서 다른 것도 같이 말씀드리는 겁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치우는 병원에 오면 돈과 말로 정리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미 담당자가 있었고, 다친 사람에게는 자신보다 먼저 전화할 사람이 있었다.

며칠 뒤 치우는 현장 확인에 함께 갔다.
고객이 회사 책임만은 아니라는 말을 반복했다. 직원 스스로 괜찮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치우는 그 말을 들을수록 오래전의 창고가 떠올랐다. 누군가가 할 수 있다고 말하기를 기다리던 사람들.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면 자리를 잃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고객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계약 당시 합의한 범위와 실제 요청이 어떻게 달랐는지 담당자가 설명하도록 두었다. 고객은 치우가 침묵하자 오히려 그를 더 자주 봤다.
“강 선생님은 제 말 아시죠.”
치우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제가 그날 여기 없었습니다.”
대답은 짧았다. 그 말이 불리해지는 사람은 고객만이 아니었다. 치우 역시 소개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 직원을 대하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정호의 업무를 대신한 직원들이 추가 시간을 적어 냈다. 병원 한 번 다녀온 일은 회사 안에서 여러 사람의 하루로 퍼져 있었다.
서린은 그 비용까지 포함해 검토했다. 치우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봤다. 과거에는 다친 사람 한 명을 치우면 끝났던 일들이 여기서는 계속 이름을 가지고 돌아왔다.

정호는 쉬는 동안 회의에 영상으로 참여했다.
화면 뒤로 아내가 지나갔고, 그는 잠깐 소리를 끄고 무엇인가 물었다. 다시 소리를 켜자 치우는 의도치 않게 미소를 지었다. 직원의 집이 처음으로 보였다.
정호는 자신이 무조건 무리하게 지시받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빨리 끝내고 싶어서 제가 괜찮다고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은혜는 그 말을 적었다.
“그렇다고 혼자 맡겨도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서로에게 전부를 떠넘기지 않고 잘못한 부분을 나눴다. 치우는 듣다가 질문했다.
“앞으로 안 된다고 말하면 고객이 계약을 끊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죠.”
정호가 답했다.
“그러면 회사가 정해 줘야 합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회사 매출까지 책임지고 판단하라고 하면 또 괜찮다고 할 겁니다.”
화면 속 그의 얼굴은 담담했다. 치우는 그 말을 그대로 적었다.

치료와 쉬는 동안의 지원은 정해진 담당자가 설명하고 진행했다.
치우가 개인적으로 봉투를 내미는 일은 없었다. 대신 그는 다음 회의에서 계약을 가져오는 사람에게도 현장 조건 확인의 책임을 주자고 했다. 자신이 소개한 계약도 예외로 두지 말라고 말했다.
경선은 좋은 제안이라고 했지만, 그가 확인을 빌미로 현장 지휘까지 맡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치우는 얼굴을 굳혔다.
“무슨 제안을 해도 제가 권한을 늘리려는 걸로 보입니까.”
“이번에는 두 가지가 같이 가능해서 말하는 겁니다.”
서린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 업무 범위를 문장으로 쓰자고 했다. 말다툼은 종이 위에서 조금씩 줄었다. 치우는 자신이 원한 문장 하나를 얻었고, 원하지 않은 제한 두 개를 받아들였다.
회의가 끝났을 때 그는 피곤했다. 누구의 이름을 크게 부르지도 않았는데 오후가 다 갔다.

정호가 복귀한 날 회사는 꽃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가 부담스럽다고 미리 말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맡을 업무를 조정했고 필요한 치료 일정에 맞춰 근무표를 고쳤다. 치우는 커피를 사 오면서 정호가 마실 것을 물었다.
“안 마십니다.”
정호가 답했다.
치우는 잠깐 멈췄다가 물을 사 왔다. 그 사소한 거절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았다. 그에게 뭔가를 사 주는 사람은 대개 상대가 좋아할 것을 먼저 정했다. 거절하면 관계에 금이 가는 식이었다.
정호는 물을 받아 고맙다고 했다. 치우의 과거를 용서한다는 뜻도, 앞으로 충성한다는 뜻도 아니었다.
그날 오후 치우는 대외 협력 자료에 직원 사진을 넣자는 제안을 받았다. 정호가 웃으며 일하는 사진이 보기 좋다고 했다.
그는 사진 속 손목을 먼저 봤다. 다친 뒤 처음 현장에 돌아온 날 찍힌 사진이었다.
“본인에게 물어봤습니까.”
담당자는 아직이라고 답했다.
“그럼 먼저 물어보십시오.”
치우는 그 말을 하고 다음 쪽을 넘겼다. 회사의 명함과 함께 내밀 얼굴들이 생기고 있었다. 그것을 자기 얼굴로 쓸 수 있는지는 매번 다시 물어야 했다.
그는 묻는 일을 배웠다. 그리고 사람들이 언제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는지도 조금씩 기억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