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 남겨진 가족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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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사진부터 퍼졌다.
강치우가 직원들과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었다. 정호는 사진 사용에 동의했지만, 제목이 어떻게 붙을지는 알지 못했다. 범죄의 과거를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업가. 그 문장은 회사가 제공한 자료에는 없었다.
치우는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 제목을 바로잡으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었다. 기자가 쓴 문장을 모두 고칠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다. 서린은 첫 문단을 읽고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이 부분은 사실 설명을 더 보내야겠습니다.”
“누가 틀린 말을 했습니까.”
“끝난 것처럼 읽힙니다.”
치우는 반박하지 않았지만, 곧바로 동의하지도 않았다. 좋은 말이 자신에게 붙는 순간을 조금 더 두고 보고 싶었다.
그 틈에 기사는 부산으로 갔다.
임정희가 연락해 온 것은 이틀 뒤였다.
그녀는 회사 대표 번호로 전화했다. 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다. 임성오의 가족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이 무슨 사건인지 몰라 되묻자, 정희는 설명하다가 말을 멈췄다.
치우에게 연결되었을 때 그녀는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았다.
“살인한 일이 새 출발의 배경이 됐더군요.”
치우는 의자를 바로 세웠다.
“제가 붙인 제목은 아닙니다.”
“지우라고 했습니까.”
그는 대답이 늦었다.
정희가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라도 하세요.”
요구는 짧았다. 돈을 말하지 않았고 찾아가겠다고 위협하지도 않았다. 치우는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으로 대답할 길이 막히자 전화기를 더 세게 잡았다.
“성오 씨에 관해서는 당시 재판에서…”
“재판이 있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금 내 동생을 밟고 좋은 사람으로 소개돼도 된다는 말은 아니잖아요.”
그녀는 동생을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예전에도 그러지 않았던 것을 치우는 기억했다.
통화가 끝난 뒤 그는 직원에게 정희의 이름을 정확히 적어 달라고 했다. 이미 기록돼 있었다.
서린은 기사 작성자에게 사실관계 보충과 제목 수정을 요청했다.
치우가 관여한 범죄와 피해가 종결된 것이 아니며, 회사 운영을 도덕적 복권의 근거처럼 소개하는 것은 회사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치우는 문장을 읽고 마지막 줄을 고치려 했다.
대표자 개인의 과거와 현재 회사의 책임은 구분해 달라는 말이었다.
“이렇게 쓰면 당신들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가 말하자 경선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가 그 범죄를 한 건 아니니까요. 지금 같이 일하는 책임은 따로 지는 거고요.”
치우는 종이를 내려놓았다. 자신이 들어온 뒤 모든 사람이 같은 이름으로 묶이기를 바랐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기사는 수정되었다. 제목의 새 출발이라는 말은 사라졌다. 이미 퍼진 화면들이 전부 바뀌지는 않았다. 정희는 수정된 주소를 확인했다는 답만 보냈다.
고맙다는 말은 없었다.
치우는 부산에 내려갔다.
누군가에게 도착을 알리면 마중 나오는 사람이 있던 도시였다. 이번에는 차를 빌려 직접 움직였다. 오래전에 알던 건물 두 개가 사라져 있었다. 남아 있는 건물의 간판은 바뀌었고, 길은 좁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정희와의 만남은 그녀가 고른 작은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상담 일을 하는 지인이 잠깐 자리를 빌려 준 곳이었다. 정희는 그 지인이 옆방에 있다고 먼저 말했다. 혼자 만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치우는 괜찮다고 했다.
그녀의 머리에는 흰색이 많이 섞여 있었다. 치우는 늙었다는 말을 속으로도 끝내지 못했다. 자신도 그만큼의 해를 살았다.
정희는 사진 한 장을 책상에 놓았다. 성오가 죽기 몇 해 전 찍은 사진이었다. 젊은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고 카메라를 피하고 있었다.
“착한 사람이라고 쓰라는 게 아닙니다.”
그녀가 말했다.
“이 사람이 살았다는 것까지 당신 이야기의 재료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치우는 사진에 손대지 않았다.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정희는 그 질문을 듣고 잠깐 눈을 감았다.
“지금은 당신이 뭘 할지 정해 달라는 것도 피곤합니다.”
그들은 오래 말하지 않았다.
치우가 인정한 것은 자신이 성오를 죽였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법정에서 확인된 범위와 자신이 기억하는 선택이 같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정희는 그 설명을 새로운 면죄 이야기로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도망칠 수 있었던 순간을 말했다. 구체적인 손동작이나 상처의 모양은 말하지 않았다. 그 순간에 멈추지 않았다는 것만 말했다.
정희의 손이 사진 위에 놓였다.
그녀는 왜 그랬냐고 묻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답을 상상했을 것이었다. 치우가 지금 어떤 대답을 내놓아도 그 시간 전부를 대신하지 못했다.
“그 말을 어디에 쓸 겁니까.”
그녀가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당신이 나를 만나고 돌아간 걸 또 기사로 쓰지는 않을 거냐고요.”
“쓰지 않겠습니다.”
그 약속은 나중에 감사의 인사를 받기 위한 조건이 아니었다. 정희는 확인할 방법이 생기면 확인하겠다고 했다. 치우는 알겠다고 답했다.
그가 일어날 때 사진은 여전히 그녀의 손 아래 있었다.
오미정과는 만나지 못했다.
치우가 지인을 거치지 않고 남겨진 연락 경로로 방문 의사를 전하자, 그녀는 직접 올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문수의 죽음에 관한 기록을 정리하고 있으며 필요한 질문이 생기면 자신이 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 번 더 연락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전화기를 내려놓고 한동안 앉아 있었다. 문수가 피 흘리며 들어왔던 창고는 없어졌지만, 그날 자신이 기다린 시간은 없어지지 않았다. 죽음을 결정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그 기다림을 없애 주지 않았다.
치우는 그 사실을 미정에게 길게 보내려다 멈췄다. 그녀는 지금 편지를 부탁하지 않았다.
그는 연락처 옆에 방문하지 말 것이라고 적었다. 약속을 잊지 않으려는 기록이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타인의 요구를 자신이 관리하는 목록 안에 놓는 방식이었다.
남기섭은 작업장 앞에서 만났다.
그가 허락한 시간은 점심 직전 십 분이었다. 예전에 받지 못한 돈과 폭행 피해에 대한 지급은 이미 끝난 일이었다. 치우는 새 봉투를 가져오지 않았다.
기섭은 물 한 컵을 주었다. 직접 따른 것이 아니라 정수기 옆 종이컵을 가리켰다.
“사업한다며.”
“네.”
“사람 다치게 하지 마.”
치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기섭은 작업장 안에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고 들어갔다. 치우는 문밖에서 물을 마셨다.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게 하는 동안 다른 일이 진행되는 소리를 들었다.
기섭은 다시 나와 잠깐의 침묵을 사과하지 않았다.
“그때 돈 받은 걸로 다 끝났다고 말하고 다니진 않겠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계속 그러면 돼.”
기섭은 시계를 봤다. 십 분이 거의 지났다.
치우는 작업을 맡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회사에 필요한 물건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제안을 지금 하면 기섭이 거절하거나 받아들이는 수고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물컵을 버리고 인사했다. 작업장 안에서는 치우가 나가기 전부터 기계가 다시 움직였다.
저녁에 서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부산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물었다. 치우는 이름을 말했다. 정희에게 한 약속도 전했다. 서린은 회사 홍보 자료에 그 만남을 넣지 않겠다고 확인했다.
“당신은 알고 있어도 됩니다.”
치우가 말하자 서린은 잠깐 조용해졌다.
“알고 있다는 것과 증명해 주는 건 다릅니다.”
“오늘은 증명해 달라고 안 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서린도 그 점을 알아차렸다.
“네. 내가 먼저 넘겨짚었습니다.”
짧은 사과 뒤에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린이 오늘 사무실에서 생긴 물품 분실 문제를 이야기했다. 치우는 듣다가 한 가지 질문을 했다. 대화는 다시 평범한 일로 옮겨 갔다.
전화를 끊은 뒤 그는 호텔 커튼을 열었다. 부산의 불빛은 예전보다 많았다. 그 불빛 아래에서 자기 이름을 듣고 전화를 끊을 사람들의 수를 셀 수는 없었다.
서울로 돌아온 첫 회의에서 치우는 회사 소개 자료의 사진을 줄이자고 했다.
대신 실제 서비스 내용과 직원들이 하는 일을 더 넣자고 했다. 경선은 동의했고, 은혜는 직원들이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누군가 기사 덕분에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치우는 그 숫자를 봤다. 좋지 않은 소개라도 사람들을 데려왔다는 사실은 남았다. 그는 문의를 거절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같은 기준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회의가 끝난 뒤 혼자 남아 수정된 기사를 다시 열었다.
제목은 덜 빛났다. 그의 얼굴은 그대로 있었다.
치우는 화면을 끄지 않고 문의 목록을 옆에 펼쳤다. 이제 그에게는 사람들이 잊어 주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기억하면서도 찾아오게 만들 방법이 필요했다.
그는 첫 번째 문의 옆에 직접 전화할 시간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