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 남겨진 물건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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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도하를 불렀다.
그는 내 앞에 오래 서 있지 못했다.
나는 그가 돌아서는 것을 보았다. 형광등 아래에서 그의 그림자가 짧아졌다.
그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묻지 않았다.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무릎이 아팠다. 바지를 살펴보니 바닥에 앉았던 자리가 지저분했다.
평소 같았으면 휴지로 닦았을 것이다.
나는 손을 대지 않았다.
가방 속의 시계를 생각했다.
누군가 이것도 물어볼까.
그 생각을 한 뒤부터 가방을 더 세게 잡았다.
* * *
나도 이야기를 해야 했다.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카페에서 정민을 만난 이유부터 물었다. 나는 물건을 돌려주러 갔다고 했다.
무슨 물건이냐고 물었다.
시계라고 답했다.
나는 내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조금 전에는 그 물건을 정민의 누나에게 주지도 못했다.
경찰이 그 뒤에 어디로 갔느냐고 물었다.
나는 카페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도하가 거기 왔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내 남편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미 알고 있었다.
* * *
“함께 만나기로 하셨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남편에게 장소를 말한 적은 있다고 했다. 그가 온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그 말을 적었다.
정민이 어느 쪽으로 갔는지 물었다.
나는 통로 쪽을 가리키려다가 여기서는 방향을 알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카페 옆이었다고 말했다.
잠깐 가게에 들어가 손을 씻었다는 말도 했다.
나는 그 시간만큼은 정확히 설명할 수 있었다.
내가 보지 못한 시간이어서였다.
* * *
다시 나왔을 때 무엇을 보았느냐는 질문이 왔다.
나는 무릎에 놓인 손을 보았다.
도하의 등.
정민의 얼굴.
바닥에 떨어진 시계.
그다음에 일어난 일까지 한꺼번에 떠올랐다.
나는 두 사람이 다투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민이 쓰러졌다고 했다.
경찰은 어떤 상태였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의 얼굴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너무 잘 생각나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 * *
질문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내가 어느 정도 가까이 있었는지, 말을 들었는지, 남편에게 무엇이라고 했는지 다시 물었다.
나는 그만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경찰이 펜을 멈췄다.
“무엇을 그만하라고 하셨습니까?”
나는 숨을 들이켰다.
다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나를 보았다.
나는 그의 시선을 오래 받지 못했다.
종이에 적힌 내 이름을 보았다.
내 이름 아래에 조금씩 늘어나는 문장들은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작았다.
* * *
나는 거짓말을 준비하고 온 게 아니었다.
도하와 말을 맞춘 적도 없었다.
그래서 내 입에서 빠지는 말들이 더 이상했다.
내가 멈출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쓰러진 뒤에도 멈추지 않았던 손.
그것들을 말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는 몰랐다. 아니, 모른다고 말하면서 대충 알고 있었다.
경찰은 도하를 다시 불러 물을 것이다.
도하는 내가 무엇을 말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다음에는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가고 싶은지부터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벌써 돌아가는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 * *
정민의 누나가 복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훨씬 피곤했다.
내가 다가가자 일어났다.
“남편이라면서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기 전에 그녀가 물었다.
“정민이가 왜 그 사람을 만났어요?”
나는 시계를 돌려주러 만났다고 했다.
그녀는 그 대답을 듣고도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말이 자기 질문의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도 알았다.
* * *
나는 도하가 나를 데리러 왔다고 말했다.
정민과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잠깐 인사를 했다고 했다.
그녀가 내 얼굴을 보았다.
“그다음에요.”
나는 통로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말해야 했다.
그러나 아까 경찰 앞에서 뺀 말들이 입 안에서 더 커져 있었다.
그녀는 기다렸다.
나는 두 사람이 다퉜다고 말했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
다시 떴을 때 나를 보는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오늘은 그만 볼게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물러섰다.
* * *
송영후가 병원에 왔다.
누구에게 연락을 받았는지 말하지 않았다. 내 얼굴을 살피고 앉을 곳부터 찾았다.
나는 서 있었다.
그는 차를 준비해 두었다고 했다.
도하는 어떻게 됐느냐고 묻자 아직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과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송영후가 물었다.
“은재 씨는 무엇을 보셨습니까.”
나는 그를 봤다.
조금 전 경찰이 한 질문과 같은 말이었다.
그런데 같은 질문처럼 들리지 않았다.
* * *
“왜요?”
내가 물었다.
그는 앞으로의 일을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송영후는 사건이니 절차가 이어질 거라고 했다.
그는 쉬운 말을 골라 쓰고 있었다.
나는 그의 손에 들린 서류 가방을 보았다.
처음 그 가방에서 내 결혼 계약서가 나왔다.
오늘은 무슨 종이가 들어 있을까.
나는 갑자기 몹시 피곤해졌다.
“집에 갈게요.”
내가 말했다.
송영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차에 오르기 전에 경원에게 전화가 왔다.
송영후가 먼저 화면을 봤다.
나는 그와 조금 떨어져 전화를 받았다.
경원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병원이라고 하자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조심하라고 했죠.”
나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무엇을 조심하라고 했는지 떠올렸다.
도하의 말.
도하의 행동.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싫어하는지 기억하라는 말.
나는 정민에게서 돌아선 도하의 등을 기억하고 있었다.
* * *
“은재 씨는 다치지 않았어요?”
경원이 물었다.
나는 무릎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했다.
그녀는 다행이라고 했다.
나는 병원 문 쪽을 봤다.
정민의 누나가 서류를 들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다행이라는 말을 들을 일이 없었다.
경원은 내가 혼자 판단하지 말고 자기에게 와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나는 오늘은 집에 가겠다고 했다.
그녀가 어느 집이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대답을 잃었다.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하나뿐이었다.
* * *
차 안에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송영후는 앞자리에 앉았다.
나는 뒤에서 창밖을 봤다.
카페와 멀어질수록 오늘 본 일이 더 분명해졌다.
정민이 사과하던 얼굴.
도하가 이름을 말하던 얼굴.
둘은 살아 있는 사람처럼 이야기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민에게는 내일이 있었다.
시계 배터리를 갈고 다시 차면 될 내일이었다.
나는 가방 위에 손을 얹었다.
작은 금속의 무게는 천 너머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손을 뗄 수 없었다.
* * *
정숙이 문을 열었다.
그녀는 내 얼굴을 보고 놀랐다.
송영후는 잠깐 정숙과 이야기했다. 나는 내용이 들리지 않는 척 계단을 올랐다.
손님방에 들어갔다.
걸쇠를 걸었다.
가방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지퍼를 열자 시계가 보였다.
나는 그것을 꺼냈다.
유리에 처음 보는 자국이 더 생겨 있었다.
나는 그 자국을 손끝으로 만지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시계를 찬 것은 내가 보는 앞에서였다.
돌려주었다고 말한 것도 나였다.
* * *
정민의 누나에게 전화할까 생각했다.
시계가 내게 있다고 말하면 됐다.
병원에서 바로 주지 못했다고 설명하면 됐다.
나는 그 말을 입 안에서 몇 번 해 봤다.
그다음에는 어디에서 주웠느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그곳을 설명해야 했다.
그때 정민은 어떤 모습이었느냐는 질문이 이어질지도 몰랐다.
경찰 앞에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던 얼굴을 나는 너무 자세히 설명하게 될지도 몰랐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시계도 내려놓았다.
두 물건 사이가 멀지 않았다.
* * *
수진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받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저녁 먹었느냐는 문자를 보냈다.
나는 아직이라고 답했다.
곧바로 뭐라도 먹으라는 말이 왔다.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
문밖에서 정숙이 저녁을 놓아둘 테니 나중에 내려오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두 사람이 서로 모르는 곳에서 같은 말을 했다.
먹으라고.
나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받고 있었다.
* * *
나는 시계를 서랍 안에 넣었다.
계약서가 놓인 서랍이었다.
넣은 뒤에 바로 다시 열었다.
이렇게 두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시계를 꺼내 책상 위에 놓았다.
잠시 뒤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어디에 두어도 같은 물건이었다.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불을 끄지 않았다.
오늘은 도하가 와서 같은 침대에 누우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에 안도하는 순간, 다른 곳에서는 정민의 누나가 밤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늦은 밤 송영후에게 문자가 왔다.
도하는 오늘 귀가하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화면을 한참 봤다.
알겠다고 답했다.
그 짧은 답을 보내고 나서야 내 손이 멈췄다.
내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돌아오는 것.
돌아오지 않는 것.
그가 내 앞에서 오늘 일을 다시 말하는 것.
끝까지 입을 다무는 것.
나는 책상 위에 팔을 올리고 고개를 묻었다.
가방 안의 시계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