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 문을 열었을 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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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에 두 사람이 붙잡고 있는 줄 알았다.
정민의 팔이 도하의 어깨에 닿아 있었다. 도하가 몸을 돌리자 정민이 벽에 부딪혔다.
시계가 내 발 가까이에 놓여 있었다.
멈춘 초침이 햇빛을 받았다.
나는 그걸 보고 고개를 들었다.
정민의 얼굴을 보았다.
그제야 두 사람이 같은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해요.”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
도하는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한 걸음 더 안으로 들어갔다.
* * *
정민은 나를 보았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르려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입술이 움직였지만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도하가 다시 움직였다.
정민이 바닥으로 무너졌다.
나는 뛰었다.
그가 쓰러진 뒤에도 도하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도하의 팔을 잡았다.
몸이 밀려 발이 미끄러졌다. 그가 나를 돌아봤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화가 난 얼굴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조용했다.
나는 팔을 놓지 않았다.
“이제 그만.”
내가 말했다.
그가 내 손을 보았다.
* * *
정민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도하의 옆을 밀고 앉았다.
정민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가방이 어깨에서 흘러내렸다.
휴대전화를 찾았다.
손가락이 화면을 제대로 누르지 못했다.
도하가 내 뒤에 서 있었다.
나는 그를 보지 않았다.
응급 신고가 연결되자 목소리가 나왔다.
사람이 쓰러졌다고 했다.
장소를 묻는 말에 카페 이름부터 말했다.
* * *
전화기 너머에서 계속 묻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알아듣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정민은 그대로였다.
나는 내 위치를 다시 말했다. 카페 옆 통로라고 했다.
누군가 바깥에서 들어왔다.
가게에서 나온 남자였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전화 중이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정민을 보고 표정이 달라졌다.
다른 사람도 뒤따라왔다.
누군가 나를 조금 비키게 했다.
나는 무릎을 바닥에서 떼지 못했다.
전화기에서는 말을 계속하고 있었다.
* * *
도하가 내 가방을 집었다.
나는 그 손을 보자 몸을 굳혔다.
그가 가방을 내 옆에 놓았다.
내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 주는 손이었다.
조금 전까지 그 손이 어디에 있었는지 나는 보았다.
그는 내게 물었다.
“다쳤습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옆의 남자가 두 사람은 무슨 사이냐고 물었다.
나는 정민을 보았다.
끝난 사이였다.
방금 그 말을 하고 나왔다.
지금은 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 * *
나는 도하에게서 멀어지려고 일어났다.
시계가 신발에 닿았다.
정민에게 돌려주었던 시계였다.
손목에 채우는 것을 봤었다.
나는 몸을 굽혀 그것을 집었다.
왜 그랬는지 나중에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바닥에 놓여 있으면 누가 밟을 것 같았다.
그 순간에도 나는 물건이 망가지는 일을 걱정했다.
이미 망가진 것이 눈앞에 있는데.
나는 시계를 손에 쥐었다.
손바닥에 차가운 금속이 닿았다.
* * *
사이렌이 들렸을 때 처음으로 숨을 크게 쉬었다.
사람들이 길을 비켰다.
나는 일어나려다 벽을 짚었다. 무릎이 아팠다.
도하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손을 거뒀다.
구급대원이 정민 곁에 앉았다. 빠르게 말을 주고받았다.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들의 등을 보았다.
정민의 얼굴이 가려졌다.
얼굴이 안 보이자 오히려 이름을 더 크게 부르고 싶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 * *
경찰도 왔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도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를 보았다.
그 문장에는 내가 본 시간이 너무 적게 들어 있었다.
정민이 쓰러진 뒤에도 멈추지 않았던 손이 없었다.
내가 잡았던 팔도 없었다.
경찰이 나를 봤다.
내가 신고한 사람이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하는 내 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
* * *
“처음부터 보셨습니까?”
경찰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고개를 젓는 순간 그 뒤의 말도 같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들어갔을 때 무엇을 봤는지 말해야 했다.
나는 도하의 옆얼굴을 봤다.
그가 내 대답을 막지는 않았다.
내가 어떻게 말하는지 듣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정민이 쓰러졌다고 했다.
경찰은 언제 도착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 * *
정민을 옮기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내 옆의 경찰이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나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정민의 가족이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데 목이 막혔다.
가족은 아니었다.
지금은 연인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시계가 내 손에 있었다.
그를 그 장소에 만나러 나온 사람은 나였다.
나는 다시 병원 이름을 물었다.
* * *
차에 타지 않고 서 있었다.
도하의 차가 아니라 다른 차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휴대전화를 들었는데 화면에 내 손이 비쳤다.
손끝이 떨렸다.
도하는 경찰과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도망가지 않았다.
나는 그가 그렇게 서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을 쓰러뜨린 뒤에도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이름을 말할 때 혀가 굳었는데.
경찰이 나에게도 연락처를 확인했다.
나는 대답했다.
서은재.
오늘은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이 너무 오래 걸렸다.
* * *
병원에 도착한 뒤 한참 기다렸다.
나는 접수대 앞에서 누구를 물어야 하는지 몰랐다. 정민의 이름을 말했다.
사람들은 분주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의자에 앉았다.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제야 시계를 아직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손가락을 폈다.
시계 줄이 손바닥에 자국을 남겼다.
초침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가방의 열린 안쪽에 넣었다.
* * *
정민의 누나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를 만난 적은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정민의 이사를 도와줬을 때였다. 같이 짐을 들다가 저녁을 먹었다.
다른 한 번은 생일이었다.
나는 갑자기 그날 케이크가 무슨 맛이었는지 떠올렸다.
정민은 너무 달다고 했다.
누나는 네 생일도 아닌데 조용히 먹으라고 했다.
나는 웃었다.
그런 쓸데없는 기억이 지금 떠오르는 게 싫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
도하에게 전화가 왔다.
나는 화면을 봤다.
벨이 멎었다.
다시 울렸다.
나는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잠시 뒤 문자가 왔다.
어디에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나는 휴대전화를 뒤집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기침을 했다. 나는 비켜 앉았다.
그 사람은 내게 고맙다고 했다.
이 병원에서도 누군가는 자기 일을 하고 누군가는 남에게 자리를 조금 내주고 있었다.
나는 내가 앉은 자리를 두 손으로 짚었다.
여기가 아직 현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 * *
정민의 누나가 왔다.
나를 보고 멈췄다.
그녀는 내 이름을 불렀다.
은재 씨.
나는 일어났다.
그녀가 왜 여기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정민을 만났다고 했다.
그녀의 눈이 내 얼굴에서 가방으로, 다시 내 얼굴로 돌아왔다.
“어떻게 됐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입을 열었다.
사람이 쓰러졌다는 말을 또 하려다가 멈췄다.
그 말로는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았다.
간호사가 그녀를 불렀다.
누나는 나를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 * *
복도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사람들이 그쪽을 봤다가 눈을 돌렸다.
누군가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나는 닫힌 문만 보고 있었다.
직접 들은 말이 없는데도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알게 되는 것은 싫었다.
누군가 나에게 정확히 말해 주었으면 했다.
내가 잘못 짐작한 것이라고 말해 주었으면 했다.
잠시 뒤 경찰이 내 쪽으로 왔다.
그는 내 이름을 확인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이정민 씨가 사망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문장을 들었다.
카페에서 정민이 시계를 채우던 모습이 떠올랐다.
초침이 멎었다고 말하면서 웃던 얼굴.
고개를 돌려 길을 보던 눈.
나는 그를 오늘 돌려보냈어야 했다.
그 생각은 곧 다른 생각에 부딪혔다.
나는 돌려보냈다.
우리는 헤어졌고 그는 자기 차로 가고 있었다.
도하가 그쪽으로 갔다.
나는 그 등을 보았다.
* * *
경찰은 잠시 앉아 있으라고 했다.
이따가 다시 몇 가지 묻겠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남자 가방 안의 시계가 무거워졌다.
정민의 누나에게 주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이걸 왜 내가 가지고 있느냐고 물으면 무엇이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가방 지퍼를 닫았다.
그 행동을 한 뒤에야 손이 멈췄다.
숨기려고 한 것인지 그냥 닫은 것인지 묻고 싶어졌다.
물어볼 사람은 없었다.
* * *
도하가 병원에 나타났을 때 나는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와 함께 오던 경찰이 다른 쪽으로 갔다. 도하는 그 자리에서 나를 보았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내 앞에 멈췄다.
정민이 죽었다는 말을 내가 먼저 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 얼굴에 놀라움이 없었다.
나는 그의 손을 보았다.
깨끗하게 보이는 것과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달랐다.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봤어요.”
내가 말했다.
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이 멈출 수 있었는데 안 멈춘 거.”
그의 눈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끝까지 눈을 피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