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8화 · 상석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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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서 나왔을 때 아침 햇빛이 너무 밝았다.
치우는 계단을 내려오다가 한 번 멈췄다. 머리가 아팠고 입안이 말랐다. 밤을 새워 질문에 답했지만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성오의 죽음과 문수의 죽음은 다른 종이 위에 적혔고, 자신은 두 종이 모두에 이름을 남겼다.
형사는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 말에는 위로도 협박도 없었다.
치우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오기 전 주소를 한 번 더 확인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이 부르면 가는 막내였는데, 이제는 국가도 자기를 부를 수 있었다.
태석은 먼저 나와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이 내려가다가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멈췄다. 치우가 밥을 먹자고 했지만 태석은 집에 간다고 했다. 잡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치우는 잡지 않았다.
태석이 사라지고 나서야 자신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창고에 가면 문수가 앉아 있던 의자가 있었다. 셋방에 가면 천장의 곰팡이를 보며 밤새 놓친 말들을 생각할 것이었다.
치우는 병원으로 갔다.

문수의 빈소는 아직 준비 중이었다.
오미정은 접수대에서 서류를 쓰고 있었다. 서른여덟 살. 동생보다 세 살 위였지만 치우 눈에는 더 늙어 보였다. 간밤에 올라왔고, 사진을 구하는 일부터 막혔다고 했다.
경수가 문수의 지갑에 있던 사진을 내밀었다.
미정은 보고 고개를 저었다.
“너무 젊을 때네.”
“찾아보겠습니다.”
경수가 말했다.
“찾을 데가 있어?”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치우는 뒤에 서 있었다. 누나와 동생의 마지막 사진이 언제 찍혔는지, 문수가 누구와 연락하며 살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조직 안에서 제일 큰 목소리를 내던 사람이 사진 한 장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
미정은 치우를 보았다.
“니가 강치우가.”
“예.”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묻지 않았다. 그게 더 힘들었다. 정희는 질문을 했고 치우는 대답할 틈이라도 있었다. 미정은 이미 들은 이름을 확인할 뿐이었다.
경수가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필요한 거?”
미정이 되물었다.
“내가 필요한 건 살아서 일찍 집에 오는 동생이었지.”
경수는 입을 다물었다.
미정은 서류를 다시 보았다. 펜 끝이 같은 곳에서 멈췄다.
“이젠 없어.”
그녀는 서류 위 빈칸을 가리켰다.
“이런 것만 채우면 된다.”
치우는 그날 처음으로 문수가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었는지 생각했다. 분명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동생의 생년월일을 쓰는 누나 앞에서는 그 날짜가 전혀 다른 사람의 것처럼 보였다.

낮에는 남부회 사람들이 모였다.
빈소보다 근처 식당에 먼저 자리가 생겼다. 누가 문수 자리를 맡을 것인지, 밀린 돈을 누가 설명할 것인지, 위에서 누구를 보낼 것인지. 소곤거리던 말들이 반찬이 나온 뒤에는 커졌다.
치우는 빈소에 남아 있었다.
경수가 들어와 그를 불렀다.
“밥 먹자.”
“여기 있겠습니다.”
“쟤들이 니 찾는다.”
치우는 그제야 일어났다.
식당에 들어가자 대화가 멈췄다. 익숙한 얼굴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장 안쪽에는 회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백인철. 문수보다 윗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인철이 치우를 살폈다.
“니가 요새 사람들 모았다며.”
치우는 서서 대답했다.
“돈 받으러 오는 사람들입니다.”
“그거 말고.”
인철은 웃지 않았다.
“문수 없는 동안 앉아 있을 데 만들어 놨다며.”
치우는 경수를 보았다. 경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묻는 일은 의미가 없었다. 사람들이 앉았다는 사실은 그 자리에 없던 사람들에게도 전해졌다.
“문수 형님이 맡기셨습니다.”
“잘 맡겼네.”
인철이 빈 의자를 가리켰다.
치우는 앉지 않았다.
“경수 형님이 계십니다.”
사람들이 경수를 보았다. 경수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칭찬처럼 들리는 말이 그를 한가운데 세워 놓았다. 이제 경수가 앉지 않으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되었다.
치우는 그렇게 보이리라는 것을 알고 말했다.
인철이 경수에게 물었다.
“니가 할래.”
경수는 잠깐 치우를 보았다.
오래된 사람의 피로와 젊은 사람의 욕망이 그 시선 사이에서 부딪혔다.
“사람들 일은 제가 보겠습니다.”
경수가 말했다.
“돈 얘기는 쟤가 듣고 있었습니다.”
인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
그 한마디로 의자가 나뉘었다.

치우가 앉자 인철은 국을 밀어 주었다.
“많이 먹어라.”
숟가락을 들지 않았는데도 사람들 눈이 달라지는 게 보였다. 아침까지는 누구 편에 서야 하는지 묻던 얼굴들이 이제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치우는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갈 먹었다.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인철이 말했다.
“문수 돈은 니 돈 아니다.”
치우가 고개를 들었다.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위에 줄 건 줘야 된다. 누가 앉든 그건 같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니 사건도 니가 알아서 하는 거다. 여기서 누가 책임져 준다는 소리 듣고 들어온 거 아니지?”
다시 알겠다고 했다.
그것이 새 자리의 계약이었다. 사람들은 치우가 올라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올라간 것은 받을 수 있는 돈만이 아니었다. 갚아야 할 돈과 설명해야 할 죽음도 함께 올라왔다.
인철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에게 문수는 이미 끝난 사람이었다. 빈소에 들러 절을 하고, 누나에게 봉투를 내밀고, 다시 나오면 되는 사람이었다.
치우는 그 뒤를 보았다.
자기도 언젠가 저렇게 사람의 죽음을 지나갈 것임을 알았다.
어쩌면 이미 그러고 있었다.

오후에 수연이 빈소로 왔다.
손에 음식 보따리가 있었다. 경수를 보고 건네주며 사람들 나눠 먹으라고 했다. 치우는 그녀가 문수를 위해 온 줄 알았지만 수연은 영정 앞에 서지 않았다.
“미정 언니 알아.”
치우의 눈을 보고 그녀가 먼저 말했다.
“너희 만나러 온 거 아니다.”
미정이 나오자 두 여자는 서로 손을 잡았다. 길게 위로하지 않았다. 수연은 보따리 안에 무엇이 있는지 설명했고 미정은 고맙다고 했다. 문수와 동철, 두 죽은 남자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필요한 말만 오갔다.
치우는 그 장면에서 물러났다.
나중에 수연이 나가며 그를 불렀다.
“문수 죽었다고 니 빚 없어진 거 아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종이 갖고 있다.”
“버리지 마십시오.”
수연은 그를 한동안 보았다.
“안 버려.”
그녀는 돌아섰다. 치우는 붙잡아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는 것이 기다리는 사람을 덜 힘들게 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제 알았다.
그런데도 돈을 당장 내놓지는 않았다.
창고 의자를 사고 국밥을 사 먹고 나니 백만 원에서 꽤 빠져 있었다. 정확히 셀 수 있었지만 세지 않았다. 수연의 돈이 자기 시작의 재료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바뀌지 않았다.
갚는다고 없어질 일이 아니었다.
다만 갚지 않을 핑계도 아니었다.

태석은 해 질 무렵에 왔다.
빈소 앞에서 절을 하고 미정에게 인사했다. 치우는 친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태석은 그를 피하지 않았지만 먼저 말하지도 않았다.
“오늘 창고에 올 거가.”
치우가 물었다.
태석은 웃음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일하러 오라는 말이가.”
“니 자리 있다.”
“무슨 자리.”
치우는 대답할 수 있는 말들을 생각했다. 친구의 자리. 같이 시작하는 자리. 남들에게 함부로 맞지 않는 자리.
어느 것도 사실 전부는 아니었다.
“내 옆.”
그가 말했다.
태석은 눈을 내렸다.
“거기가 제일 무섭다.”
치우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친구는 뒤돌아서려다가 멈췄다.
“아까 경찰한테 말했어.”
치우의 몸이 굳었다.
“니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내가 전화하러 나가려 할 때 잠깐 있으라고 했다고.”
치우는 태석을 보았다.
친구는 이번에는 자기 입술을 깨물지 않았다. 눈도 피하지 않았다. 벌써 말한 뒤였다. 허락을 구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잘했다.”
치우가 말했다.
그 말이 마음과 얼마나 다른지 태석도 알았을 것이다.
“내일은?”
치우가 물었다.
태석은 한참 뒤 고개를 끄덕였다.
“갈게.”
둘은 더 말하지 않았다.
친구는 떠나지 않기로 했지만 입을 다물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치우는 그 차이를 새로 배워야 했다.

장례가 끝나기 전날 밤, 치우는 창고로 돌아왔다.
문수가 앉았던 의자는 경수가 밖으로 치워 놓았다. 태석이 새 의자를 그 자리에 가져다 두었다. 불을 켜자 여섯 개의 의자가 서로 조금씩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경수가 문서를 한 묶음 건넸다.
“돈 받으러 온 사람들 적은 거다.”
치우는 받았다.
기환의 이름이 있었다. 수연의 이름은 없었다. 그녀의 돈은 치우 개인의 종이 위에 있었다. 숫자 옆에 사연을 적은 사람은 없었다. 병원, 집세, 가게, 동생. 치우는 하나씩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거 끝나면 다른 일이 있다.”
경수가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성오가 하던 거.”
그 말에 태석이 몸을 굳혔다.
문수의 돈 중에는 평범한 사람의 빚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병원으로 보내고, 집에서 내쫓고, 몸과 마음을 무너뜨린 대가가 섞여 있었다. 치우는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전생에는 그것을 제국이라고 불렀다.
경수가 물었다.
“여기까지 하고 나갈 수도 있다.”
치우는 그를 보았다.
경수는 정말로 선택을 주는 얼굴이었다. 당장 안전하게 나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죄도 빚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다만 더 짓지 않을 수는 있었다.
치우는 문서 묶음을 탁자 위에 놓았다.
“사람들 부르십시오.”
그가 말했다.
“제가 듣겠습니다.”
경수는 더 묻지 않았다.
태석은 구석의 깨진 의자에 앉았다. 치우는 문을 바라보는 새 의자에 앉았다. 누가 정해 준 상석은 아니었지만,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은 먼저 그를 보게 될 것이었다.
밖에서 누군가 셔터를 두드렸다.
치우가 대답했다.
“들어오십시오.”
처음으로 기다리는 쪽이 아니라 기다리게 하는 쪽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 자리가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