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을 내려놓은 날

2화 · 스물여섯 명의 저녁

작가: 청산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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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칠은 동전 사발을 보는 한무의 눈길을 놓치지 않았다.

“외상해 달라는 건 아니오. 대상의 행수가 돈을 모으고 있어. 다만 내일 아침까지 다리를 고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라.”

한무는 화덕 뚜껑을 다시 열었다. 불씨는 살아 있었다. 문제는 밀가루였다. 내일 쓸 몫까지 합쳐도 열두 그릇이 겨우였다.

오명이 장부를 들고 들어왔다. 문칠의 이야기는 벌써 곡물상까지 갔다. 그녀는 손에 들고 온 종이 한 장을 탁자에 폈다.

“스물여섯 그릇이면 밀가루만 계산하면 안 돼요. 물, 장작, 나르는 사람, 식기 씻는 시간. 돌아오지 않는 그릇도.”

“그릇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못된 손님을 만난 적이 없어요?”

한무는 잠깐 생각했다. 대개 못된 상대는 그를 만난 뒤 서둘러 떠났다. 그것은 장사의 대답으로 쓸 수 없었다.

오명은 자신의 창고에서 큰 대야와 나무 주걱을 빌려 주겠다고 했다. 대신 밀가루는 정가, 빌린 물건은 목록에 적었다. 한무가 은전을 꺼내자 그녀는 한 닢만 받고 나머지를 밀어 놓았다.

“계산은 맞춰 드릴게요. 재료를 몽땅 사지 말라는 말도 같이 들으세요.”

문칠이 행수를 데려왔다. 조 행수는 국숫집에 앉자마자 계량용 작은 저울을 꺼냈다. 한무가 그릇당 여섯 닢, 달걀 대신 볶은 무채를 올리겠다고 하자 그는 스물여섯 사람 중 열여덟은 국수, 여덟은 갖고 있는 떡에 뜨거운 국물만 달라고 했다.

한무는 망설였다. 국물은 얼마 받아야 하는지 정하지 않았다.

“국수값의 절반이면 되겠소?”

오명이 가볍게 기침했다. 한무는 그녀가 적어 둔 숫자를 보고 다시 말했다.

“그릇과 나르는 값까지 두 닢. 떡은 직접 넣으시오.”

조 행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문은 백스물네 닢. 절반을 먼저 주고 나머지는 마지막 그릇을 받을 때 주기로 했다. 구두 약속이 끝나자 오명이 양쪽 이름과 주문을 종이에 적었다. 한무의 이름 옆에는 천하제일이라는 말도 검객이라는 말도 없었다. 느린 국수 주인. 그것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다리 근처로 국수를 나르려던 계획은 곧 바뀌었다. 수리 인부들이 마차들을 더 안쪽으로 옮기라고 했다. 물살이 교각을 때리고 있어 부서진 난간 곁에는 사람을 세울 수 없었다.

두리는 자신이 다리 아래 지름길을 안다고 했다. 한무는 고개를 저었다.

“빠른 길이 아니라 돌아올 길을 찾자.”

두리는 입술을 내밀었지만, 나루 빈 창고를 떠올린 뒤에는 먼저 문칠을 불렀다. 창고 바닥은 높고 지붕은 새지 않았다. 마차도 그 앞에 모을 수 있었다. 조 행수가 창고 주인에게 자리를 빌리는 동안 한무는 큰 솥의 손잡이를 확인했다.

솥째 가져가서 그곳에서 삶는다. 면을 먼저 삶아 나르면 엉킨다는 오명의 말을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육수 솥과 삶는 솥을 따로 나르고, 미리 썬 면에는 가루를 얇게 묻혀 넓은 소쿠리에 펼쳤다. 면이 마를까 봐 천을 덮되, 축축하게 달라붙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조금 열어 두었다.

모두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손수레 바퀴가 비스듬히 꺾였다.

문칠은 욕을 삼켰다. 빌려 온 수레의 축핀 끝이 벌어져 있었다. 오래된 쇠가 무거운 솥을 싣자 견디지 못한 것이다. 두리는 나루 대장간의 문이 닫혔다며 뛰어나가려 했다.

한무가 바퀴 옆에 무릎을 꿇었다. 축핀을 뽑아 손끝으로 굽은 부분을 만졌다. 검으로 쳐서 펴면 쇠의 결이 상할 수 있었다. 그는 오명에게 새 못이 있는지 물었다.

“가게 문턱에 박고 남은 것.”

“그거 하나로 버티겠어요?”

“오늘 저녁, 빈 창고까지는.”

한무는 짧은 못 두 개를 묶어 임시 핀을 만들고 바퀴를 손으로 굴렸다. 쇳소리가 나지 않는지, 걸리는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내일은 대장간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뒤에야 솥을 다시 올렸다. 남에게 보여 줄 묘기가 아니라, 한 번도 쏟지 않고 도착하는 일이 필요했다.

빈 창고에는 젖은 짚과 가죽 냄새가 섞여 있었다. 한무는 바람이 통하는 쪽에 화덕을 두었다. 두리가 작은 그릇을 줄지어 놓고 문칠이 물을 길었다. 오명은 창고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자기 가게 손님도 지켜야 한다는 이유였다. 대신 빌린 대야에 ‘돌려줄 것’이라고 크게 써 두었다.

여덟 그릇의 국물을 먼저 냈다. 떡을 가진 사람들은 기다리던 불평을 거두고 사발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러자 국수를 기다리는 열여덟 사람도 목소리가 낮아졌다. 한무는 열여덟을 한꺼번에 넣지 않고 여섯씩 나누어 삶았다. 첫 국수가 나올 때 마지막 여섯 사람은 아직 빈 그릇을 들고 있었다.

“왜 우리만 늦소?”

구레나룻이 난 사내가 줄 끝에서 말했다. 한무는 젓가락을 놓고 그를 보았다.

“같은 그릇으로 드리려면 조금씩 삶아야 하오. 먼저 드릴 수도 있지만 퍼질 거요.”

사내는 입을 벌렸다 닫았다. 앞사람의 면을 보더니 그릇을 바닥에 놓고 기다렸다. 두리가 마지막 여섯 명에게 따뜻한 물을 돌렸다. 그는 그 일의 값은 나중에 얼마 받을지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두 번째 솥에 면을 넣을 때 창고 뒤쪽에서 말이 놀랐다. 비에 젖은 짐끈이 풀리며 궤짝 하나가 옆으로 미끄러졌다. 사람 둘이 받치려다가 함께 뒤로 밀렸다. 궤짝이 국수 줄을 덮치기 직전, 한무는 국자를 내려놓았다.

손바닥이 궤짝 모서리에 닿았다. 세게 밀어내지 않고 바닥을 향해 힘을 흘렸다. 궤짝은 기울어진 채로 멈췄다. 문칠이 받침목을 끼우자 한무는 손을 뗐다. 나무판에 손바닥 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

“어디서 그런 힘을 배웠소?”

조 행수가 물었다. 한무는 화덕 앞으로 돌아가 국수를 건졌다.

“다른 일이었소.”

첫 손님들이 비운 그릇을 가져왔다. 세 번째 국수가 나갈 때 창고에는 기다리는 사람보다 먹고 난 사람이 많았다. 한무는 국물이 조금 남은 그릇과 전부 비운 그릇을 따로 보았다. 무채가 너무 굵다는 말 두 번, 파를 더 달라는 말 세 번. 그는 모두 기억했다.

조 행수는 약속한 나머지 동전을 냈다. 한무는 빌린 식기 스물여섯을 다시 세었다. 스물다섯이었다. 두리가 창고 기둥 뒤에서 마지막 사발을 찾아왔다. 구레나룻 사내가 뜨거운 국물을 아껴 마시고 있었다.

“내일도 해 주시오. 국물은 조금 더 주면 좋겠고.”

한무는 웃기 전에 솥을 보았다. 남은 국물을 더해 주고, 내일 주문은 인원과 시간을 다시 정하자고 했다. 오명의 장부가 머릿속에 생기기 시작했다.

창고를 나설 무렵, 조 행수가 한무를 불렀다. 손에는 아침 다리에서 건져 낸 붉은 천 조각이 있었다.

“교각에 누가 묶어 둔 거래요. 붉은매 표국의 표식인데, 이번 마차에는 그쪽 물건이 없소.”

한무의 눈길이 매듭에서 멈췄다. 매듭 끝을 세 번 안으로 감추는 버릇. 옛 제자가 검 손잡이에 끈을 묶던 방식이었다.

두리가 물었다.

“아는 물건이에요?”

한무는 젖은 천을 조 행수에게 돌려주었다.

“아는 사람이 묶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