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저택의 열세 번째 방

2화 · 지워진 시간의 아랫장

작가: 도연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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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윤은 좁은 문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먼저 인수증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았다.

“어느 문으로 나갔는지보다 언제 나갔는지가 먼저예요. 한정 아주머니가 본 시간이 있어요?”

“정확한 분까지는 기억 못 해. 불이 난 뒤였어.”

“여덟 시 십 분은 아니고요.”

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윤은 수첩 한쪽에 지금 들은 말을 적었다. ‘한정의 기억. 화재 발생 후 북쪽 통로 이용.’ 바로 아래에는 다른 펜으로 ‘기록 확인 필요’라고 썼다. 오래전 일을 묻다가 상대의 기억을 자신의 추측으로 바꾸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

인수증은 그날 오후 아홉 시 십팔 분에 작업실에서 작성되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연서린이 실제로 그때 이 방에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었다. 날짜를 나중에 적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이름을 대신 썼을 수도 있었다. 해윤은 서명 옆의 작은 얼룩을 확대해 찍었다.

먹지의 색이 흐려진 곳은 물에 젖은 흔적이었다. 종이를 문지르면 글씨가 더 지워질 수 있었다. 그녀는 물도 세척액도 꺼내지 않았다. 종이가 어떤 말을 하는지 듣는 것과 말을 새로 만들게 하는 것은 달랐다.

회색 상자 아래쪽에는 제본된 얇은 장부가 있었다. 정문 출입 기록의 아랫장들이었다. 표지에 먹지 부본이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매 장에는 작은 일련번호가 있고, 찢어 낸 윗장이 눌린 자국이 왼쪽 풀칠 선을 따라 남아 있었다.

해윤은 해당 날짜를 찾았다. 11월 18일은 0091번이었다. 위에서 네 번째 줄에 연서린의 이름이 있었다. 퇴거 시각은 21:40. 이름 옆 확인 서명은 한정이었다.

인수증의 아홉 시 십팔 분, 화재의 아홉 시 이십 분 전후, 출입 장부의 아홉 시 사십 분. 순서대로 놓으면 서로 충돌하지 않았다. 공식 조사 요약에만 여덟 시 십 분이 적혀 있었다.

“이 장부, 아주머니가 쓰셨어요?”

“응. 출입문이 어디든 사람이 나가면 적었어. 정문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서 그렇게 불렀지.”

“아랫장이 여기 있는 이유는요?”

한정은 서류함을 붙잡고 답했다.

“불 나고 이틀 뒤에 윗장을 보험 조사하는 사람이 가져갔어. 아랫장은 내가 따로 뒀고. 처음엔 시각이 잘못 옮겨졌겠거니 했지. 경찰 조사 때 말했는데, 그쪽이 가지고 온 윗장에는 여덟 시 십 분이었어.”

“그 뒤에도 말씀하셨어요?”

“경문 선생한테 줬어. 적어도 내가 왜 엉뚱한 말을 했는지는 알아 달라고.”

한정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해윤은 왜 더 크게 말하지 않았냐고 묻지 않았다. 그 질문은 문서의 시각을 바꾸지 못하고, 눈앞의 사람만 다시 작게 만들 것 같았다.

해윤은 변호사에게 전화했다. 상속 서류와 함께 받은 옛 조사 자료 중 정문 장부의 사진이 있는지 물었다. 변호사는 가족에게 반환된 자료 묶음에 흑백 사본이 있었다고 했다. 해윤은 한 페이지 전체가 보이도록 촬영한 파일을 부탁했다.

통화가 끝난 뒤 해윤은 좁은 문을 열었다. 문 너머에는 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왼쪽은 열두 번째 방의 벽, 오른쪽은 저택 바깥벽이었다. 통로 끝은 북쪽 정원 쪽으로 이어졌지만, 마지막 문이 있어야 할 자리는 벽돌로 막혀 있었다.

한정은 그 벽돌을 보는 즉시 말했다.

“그날은 저게 없었어.”

벽돌 사이의 모르타르는 회색이었다. 통로 다른 벽의 오래된 회벽과는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색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시공 날짜를 말할 수는 없었다.

해윤은 막힌 자리의 크기를 재었다. 너비 팔십오 센티미터. 그 정도면 사람이 드나들 수 있었다. 바닥에는 경첩판을 고정했던 나사 구멍이 남아 있었다. 기존에 문이 있었다는 설명과 맞았다.

북쪽 정원에서는 은퇴한 시설 담당자 정복이 담장을 손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장례 때도 얼굴을 본 노인이었다. 한정이 그를 부르자 정복은 손을 씻지 않은 채 다가왔다.

“북쪽 문을 벽돌로 막은 때를 기억하세요?”

“꽤 됐지. 불 나기 전인가…….”

해윤은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스무 해 전 일을 물으면 누구나 스무 해 동안의 일을 한꺼번에 떠올렸다.

정복은 스스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불 나고 나서야. 그때 사다리가 부서져 새로 샀으니까. 영수증은 장부에 있을 거야. 어르신이 고칠 때마다 무조건 적으라고 했지.”

그는 확신 없는 날짜를 말하는 대신 관리동의 보수 기록 위치를 알려 주었다. 해윤은 감사하다고 했다. 기억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말해 주는 사람이 지금은 더 도움이 되었다.

오후 네 시가 되기 전, 변호사에게 사진이 왔다. 해윤은 휴대전화 화면 대신 노트북으로 파일을 열었다. 사진 속 윗장에도 일련번호 0091이 찍혀 있었다. 출입자들의 줄과 날짜가 아랫장과 일치했다. 위에서 두 번째 줄의 받침을 겹쳐 쓴 모양, 다섯 번째 줄에서 잘못 쓴 이름에 두 번 줄을 그은 모양까지 같았다.

같은 장부의 윗장과 아랫장이었다.

그런데 연서린의 퇴거 시각만 달랐다. 윗장 20:10, 아랫장 21:40. 이름과 확인 서명은 일치했다.

“처음부터 여덟 시 십 분을 쓰고 아랫장에 다른 시간이 찍힐 수는 없어요.”

해윤은 모니터를 돌려 한정에게 보여 주었다.

“먹지가 시각을 골라서 바꾸진 않으니까요. 윗장을 떼어 낸 뒤 그 부분을 고쳤을 가능성이 있어요. 원본을 보면 더 확인할 수 있겠지만, 두 기록이 다르다는 건 지금도 보여요.”

한정은 화면에 가까이 다가왔다. 자신의 이름 앞의 시각을 손가락으로 짚으려다 손을 내렸다.

“내가 잘못 쓴 줄 알았어. 너무 여러 번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까.”

해윤은 사진과 아랫장을 나란히 찍었다. 원본은 비닐에 밀어 넣지 않고 중성 종이 사이에 끼웠다. 할아버지는 이 차이를 알고도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정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것이 두려움 때문인지, 더 기다려야 할 증거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관리동의 보수 장부는 금속 서랍 안에 있었다. ‘2008년’이라고 적힌 책에서 북쪽 통로 폐쇄 공사 영수증 사본이 나왔다. 날짜는 3월 6일. 방재 보완 공사라는 이름으로 새 창문과 함께 처리된 항목이었다.

해윤은 그 날짜를 표시하고 상속 서류의 건물 보수 목록을 다시 찾았다. 변호사가 보내 준 목록에도 2008년 북측 출입구 폐쇄가 적혀 있었다. 장부와 건물 기록이 같은 해를 가리켰다.

벽은 사람의 길을 막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사람의 기억까지 막았다.

해윤은 한정에게 물었다.

“서린 씨가 불이 난 뒤 통로를 나가는 모습을 직접 보셨나요?”

“문밖에서 만났어. 목에 손수건을 대고 있었지.”

“그분이 아홉 시 사십 분에 나갔다면, 적어도 불이 나기 전에 사라진 건 아니네요.”

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해윤이 다음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말했다.

“그날 없어진 지도도, 그 애가 가져간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