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마지막 서점

2화 · 다리는 사람 둘을 기억한다

작가: 서림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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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지도에 없었다. 윤하는 휴대전화 화면을 확대했다가 종이 지도를 펼쳤다. 두 지도 모두 개울 건너를 초록색으로 칠해 두었을 뿐이었다.

“없어진 다리를 어떻게 찾지?”

수오가 계산대에 배를 깔았다.

“지도는 자기가 본 걸 그리지 않아. 사람들이 알려준 걸 그리지.”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줄 수는 없니?”

“지도 그리는 사람한테 가.”

그 말을 따라 윤하는 마을 끝의 작업장을 찾았다. 문을 열자 나무 부스러기가 발밑에서 바삭거렸다. 청년 하나가 펜을 입에 문 채 자를 찾고 있었다. 자는 그의 귀 뒤에 꽂혀 있었다.

“도겸 씨?”

청년은 펜부터 뱉었다.

“의뢰면 다음 달에 가능합니다. 길이 멀쩡한 마을부터 그리고 있어서요.”

윤하가 할머니 이름을 말하자 도겸은 의자를 내주었다. 할머니가 가끔 마을 지도를 받아 갔다고 했다. 서점에서 일하느냐는 질문에 윤하는 아직은 그렇다고 답했다.

“일곱 밤밖에 안 남았는데, 어제 한 권 돌려줬어요.”

“그럼 오늘은 여섯 밤이겠네요.”

도겸은 습관처럼 날짜를 바로잡았다. 그러고는 얼굴을 붉혔다.

윤하는 쪽지를 건넸다. 도겸의 눈이 다리라는 단어에서 멈췄다. 그는 작업대 아래에서 낡은 지도통을 꺼냈다. 개울 위에는 짧은 선 하나가 있었다. 옆에 작은 글씨로 두 사람 다리라고 적혀 있었다.

“저 다리를 실제로 본 적 있어요?”

“어렸을 때 할아버지랑 건넜죠. 한 사람씩만 지나갔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위치가 생각이 안 나요.”

그는 지도 위에 손가락을 댔다가 떼었다. 입술은 정확한 길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자꾸 같은 모퉁이로 돌아왔다.

숲이 가져간 건 다리의 나무가 아니라 다리까지 가는 길의 이야기였다.

서점으로 돌아온 도겸은 책장을 하나씩 둘러보았다. 수오는 발톱으로 나무 표지를 긁었다. 이번에는 책이 떨어지지 않았다. 책등이 책장 안쪽에 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만든 이야기가 아니네.”

수오가 말했다.

“같이 만든 것은 한 사람 목소리로 못 돌려줘. 책이 거짓말을 싫어하거든.”

도겸은 할아버지가 다리를 놓았다고 했다. 오래전 제재소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 지금은 요양원에 있었고, 손자는 매주 일요일에만 찾아갔다.

윤하는 전화부터 해 보자고 했다. 도겸은 달력을 보았다. 오늘은 수요일이었다.

“할아버지가 기다리시는 날짜랑 다른데요.”

“오늘 찾아가면 수요일에도 반가우실 수 있잖아요.”

도겸은 대꾸 없이 외투를 집었다.

요양원의 정원에서 노인은 줄 없는 연을 고치고 있었다. 손자가 부르자 연을 내려놓았다. 기쁜 얼굴은 잠깐이었다. 다리 이야기를 꺼내자 손등의 핏줄이 단단해졌다.

“그런 것 그려서 뭐 하게.”

“서점 쪽 길이 없어졌어요.”

“다른 길로 다녀.”

윤하는 의자에 앉았다. 할머니를 찾는 데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노인은 나무 다리를 자기 혼자 놓았다는 말을 오래 해 왔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기억했다.

하지만 사실은 친구와 함께 놓았다.

“돈은 그 사람이 댔어. 나는 나무를 잘랐고. 이름표를 달 때 그 사람이 약속에 늦었지. 내가 화가 나서 내 이름만 새겼어.”

도겸은 연의 휘어진 살대를 바로 폈다. 할아버지 눈을 보지 않은 채 물었다.

“그래서 두 사람 다리예요?”

노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는 나중에 다른 마을로 떠났다. 노인은 자기가 들인 수고만 이야기하다가, 어느 날 정말 혼자 다리를 놓은 것처럼 기억하게 되었다. 그 뒤 다리로 가는 길이 조금씩 흐려졌다.

“그분은 지금 어디 계세요?”

윤하가 물었다.

“봄에 죽었어. 이제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말끝에서 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서점으로 돌아온 윤하는 수오를 다그쳤다. 함께 만든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없으면 책을 돌려줄 수 없는지 물었다. 수오는 나무 표지 책을 다시 살폈다.

“필요한 건 두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증거야. 이미 없는 사람에게 말을 지어 주면 안 되고.”

윤하는 도겸이 가져온 지도통을 펼쳤다. 다리 위치 옆에 빽빽한 계산이 적혀 있었다. 목재 길이와 못의 개수, 자재 값을 내준 사람의 이름이었다. 글씨가 둘이었다.

노인의 친구가 남긴 장부였다.

도겸은 다시 요양원으로 갔다. 저녁 외출을 허락받은 노인이 서점에 도착하자 책등이 앞으로 조금 튀어나왔다. 윤하는 지도와 장부를 책 옆에 나란히 놓았다.

노인은 친구가 적은 자재 값을 읽었다. 기억이 틀린 곳에서는 억지로 이야기를 이어 가지 않고 멈췄다. 장부를 확인하고, 자기 이름만 새겼던 일을 말했다. 도겸은 그 문장을 받아 지도 여백에 적었다.

책이 나무 냄새를 내며 펼쳐졌다.

“한 가지 더.”

수오가 말했다.

“기억만 하고 다시 덮어 두면 길은 또 흐려져.”

노인은 손자에게 연을 내밀었다.

“같이 가자. 이름표를 고쳐야겠어.”

세 사람은 램프를 들고 숲에 들어갔다. 길이 새로 생기지는 않았다. 덩굴 밑의 돌계단이 눈에 들어왔고, 나무 사이에서 오래된 난간이 보였다. 세상에 원래 있던 것이 제자리를 찾는 모양이었다.

다리는 한쪽 판자가 썩어 있었다. 도겸이 먼저 건너려 하자 노인이 어깨를 붙잡았다. 이름표를 고치는 일은 다음 날 목재를 가져와 하기로 했다.

서두른다고 기억이 나무를 튼튼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돌아가는 길, 도겸이 윤하에게 지도 원본을 건넸다.

“끝까지 못 간 데는 빈칸으로 둘게요. 없는 길을 그리면 누가 다칠 테니까.”

장부 두 번째 칸에는 겹친 손자국이 남았다. 달빛이 창틀 한 칸을 더 채웠다. 윤하는 오늘은 할머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도 한쪽에서 검은 선이 번졌다. 다리 건너에 작은 사각형이 나타났다. 서점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그 아래에는 할머니의 이름이 아니라 윤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