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마지막 서점

1화 · 폐점까지 일곱 밤

작가: 서림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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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는 서점 문에 붙은 고지서를 세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남은 날짜가 줄어들 것 같았지만, 붉은 글씨는 여전히 같았다.

달빛 보관료 미납. 일곱 번째 밤 자정에 영업 허가 종료.

할머니가 남긴 것은 집 한 채도, 돈이 든 통장도 아니었다. 숲 끝에 기울어진 서점과 열쇠 하나, 그리고 돌아오겠다는 짧은 쪽지였다. 서울에서 내려온 지 두 시간 만에 윤하는 상속을 포기할까 고민했다.

문을 밀자 종이 울렸다. 책장에서 졸던 담비가 고개를 들었다.

“늦었네.”

윤하는 문을 다시 닫았다. 고지서 아래에는 동물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없었다. 그렇다고 동물이 말을 해도 된다는 문구도 없었다.

“문 닫으면 종 두 번 울려. 내 잠 두 번 깨우고.”

담비의 목소리가 안에서 새어 나왔다. 윤하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문을 열었다.

“할머니 어디 계셔?”

“그걸 알면 내가 계산대 지키고 있겠어? 수오라고 불러.”

수오는 꼬리로 장부를 밀었다. 빈칸이 가득한 장부였다. 현금 대신 돌려준 이야기의 수를 적는다고 했다. 한 달 동안 돌아간 이야기가 없으면 창문에 모은 달빛이 숲으로 회수되었다.

“책을 팔면 안 돼?”

“주인에게 돌려줘야지. 남의 어제를 누구한테 팔게?”

윤하는 가까운 책을 펼쳤다. 흰 종이 가운데 물방울 하나가 번져 있었다. 손끝이 닿자 젖은 운동화의 감각이 올라왔다. 이어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놀라 책을 덮었다. 수오는 그런 반응이 익숙한 듯 앞발을 핥았다.

“사람이 오래 말하지 않은 이야기는 숲에 쌓여. 여기서는 그게 책이 돼. 네 이야기가 아니면 함부로 끝까지 읽지 마.”

창가에는 할머니가 쓰던 회색 가위가 놓여 있었다. 윤하는 가위를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학교에 입학한 날에도, 첫 직장을 그만두던 날에도 할머니는 전화 끝에서 서점 이야기를 했다. 윤하는 늘 다음에 듣겠다고 했다.

마지막 통화에서도 그랬다.

문밖에서 신발을 끄는 소리가 났다. 작은 남자아이가 유리 너머를 기웃거렸다. 두 손에는 찌그러진 식빵 봉지가 들려 있었다.

“오늘도 문 안 여는 줄 알았어요.”

“지금 막 열었어. 무슨 책 찾니?”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봉지를 가슴에 안았다.

“엄마가 좋아하는 빵이요.”

윤하는 진열대에 빵이 없다고 말하려 했다. 아이의 식빵은 이미 가장자리가 말라 있었다.

“엄마가 아프셔?”

“빵집 앞에서 계속 기다려요. 없어졌는데.”

아이가 가리킨 곳에는 숲으로 이어지는 길만 있었다. 예전에는 그 모퉁이에 빵집이 있었다고 했다. 가게가 문을 닫은 뒤 엄마는 매일 그 앞에 갔고, 왜 왔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아이의 이름은 민우였다. 윤하가 의자를 내주자 민우는 봉지를 무릎에 놓았다. 수오가 높은 책장으로 올라갔다. 초록색 책 한 권이 바닥에 떨어졌다.

표지에 제목 대신 밀가루 묻은 손자국이 있었다.

“이걸 읽으면 엄마가 기억해요?”

민우가 묻자 수오는 윤하를 보았다. 대답할 책임까지 넘겨받은 기분이었다.

“엄마가 먼저 읽겠다고 해야 해. 그다음에는 책에 있던 일을 자기 말로 이야기해야 하고.”

“슬픈 일이면요?”

수오의 귀가 조금 내려갔다.

“슬픈 부분만 없애면 다른 책이 돼.”

윤하는 초록색 책을 종이로 쌌다. 책값을 묻는 민우에게 고개를 저었다. 대신 함께 가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계산대 뒤에서 낡은 우산을 찾는 동안 창문의 달빛 한 줄이 끊어졌다.

보관료 고지서의 붉은 테두리가 짙어졌다.

엄마는 빈터의 낮은 담에 앉아 있었다. 민우가 부르자 눈을 들었지만, 가져온 책을 보고는 손을 뒤로 감췄다.

“저는 그런 걸 맡긴 적이 없어요.”

윤하는 책을 무릎에 올리지 않았다. 담 한쪽에 내려놓고 떨어져 앉았다.

“안 읽으셔도 돼요. 민우가 여기서 기다리는 이유를 알고 싶대요.”

여자는 봉지 속 마른 식빵을 바라보았다. 민우가 두 손으로 봉지를 펼쳤다.

“식어서 미안해.”

엄마의 입술이 움직였다.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한참 뒤 그 손이 초록색 표지에 닿았다. 책장 사이에서 따뜻한 효모 냄새가 났다.

“내가 식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첫 문장이 나오자 빈터 바닥의 풀들이 바람 없이 흔들렸다.

여자의 동생은 이곳에서 빵집을 했다고 했다. 새벽마다 실패한 빵을 언니에게 내밀었고, 언니는 늘 식어도 맛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동생이 가게를 접던 날에는 찾아오지 못했다. 서로 서운한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민우의 엄마는 책을 더 읽지 않고 무릎에 펼쳐 두었다.

“떠난 게 슬픈 줄 알았어요. 사실은 내가 마지막에 한 말을 듣는 게 싫었나 봐요.”

책장이 하나씩 투명해졌다. 윤하는 무슨 말을 했는지 묻지 않았다. 여자가 끝내 그 문장을 소리 내어 말했을 때, 초록색 책은 얇은 빛이 되어 손안으로 스며들었다.

빈터는 여전히 빈터였다. 빵집이 돌아오지도, 헤어진 동생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엄마는 휴대전화를 꺼내 오래 저장해 둔 번호를 찾았다.

민우가 윤하의 옷자락을 당겼다.

“엄마가 오늘은 집에 간대요.”

서점으로 돌아오니 장부 첫 칸에 작은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윤하는 그 옆에 날짜를 썼다. 창문에는 아까 끊어졌던 달빛이 가느다랗게 이어졌다.

수오가 꼬리를 흔들었다.

“한 권 돌아갔네. 보관료는 아직 여섯 권 모자라.”

윤하는 할머니의 쪽지를 펼쳤다. 아까는 없던 문장이 뒷면에 떠오르고 있었다.

숲이 길을 잊기 전에, 다리를 기억하는 사람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