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이세계 출근

2화 · 포장 단위로는 사람을 세지 않는다

작가: 밤작가 (예시용 가상 필명)

창작 방식: AI 생성 · AI가 작성한 오리지널 예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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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는 다음 날 점심시간에 회사 창고로 내려갔다. 어제 받아 본 서류의 직인은 확실히 옛 건물 관리 회사 것이었다. 회사가 이 건물에 들어오기 전, 관리 회사는 지하 시설 계약을 층별 입주 업체에 나눠 줬다. 물품 대장 맨 뒤에는 당시의 담당자들이 적혀 있었다.

당시 구매관리 담당자의 이름은 지금도 회사에 있는 차 부장이었다. 정우는 서류를 덮고 그를 찾아갔다. 건물의 비밀을 밝히기 전에 확인할 사람이 생겼다.

“엘리베이터가 어제 지하 구십구 층에 갔습니다.”

차 부장은 커피를 놓칠 뻔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아, 그것도 인수인계했어야 했는데.”

정우는 그 말이 자신이 상상한 어떤 설명보다 싫었다.

오래된 계약의 출입 명단은 입주 회사의 시설 담당자에게 연동되었다. 지난달 정우가 비품과 함께 건물 설비 연락 업무를 맡으면서 이름이 바뀌었다는 설명이었다. 평소에는 일 층 버튼을 누르면 지상으로 갔다. 전날은 관리소 긴급 점검 중에 기본 도착층이 잘못 설정되어 있었다.

“회사 업무입니까?”

“아니. 그쪽에서 별도로 사람 쓰는 거야. 난 두 번 가 보고 그만뒀어. 다리가 너무 아파서.”

“왜 출입 동의도 안 물었을까요?”

“그건 나도 모르지. 가서 따져. 위에서 모르는 일이라고 넘기지 말고.”

정우는 부장의 마지막 말을 적었다. 예전 같으면 설명이 길어질까 봐 그러겠다고만 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지하 설비 담당 목록에서 자기 이름을 빼는 절차도 물었다. 원하면 일반 관리 연락처만 남길 수 있다는 답을 확인했다.

여섯 시 정각, 정우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번에는 윤기가 지상 쪽 문 앞에 직접 나와 있었다. 그녀는 전날 오류 안내와 출입 명단 처리 절차를 내밀었다.

“돌아가실지 오실지, 오늘부터는 직접 골라 주세요. 업무 제안도 거절하실 수 있어요.”

정우는 안내문을 다 읽었다. 정기 출입에는 사전 신청이 필요했고, 야간 업무는 최대 네 시간이었다. 열 시 전에 돌아갈 교대 인력을 관리소가 보장했다. 전날 지원 수당은 새 고용 계약을 하지 않아도 지급되었다.

“이번 주에는 오늘하고 금요일만 해 볼게요. 오늘은 두 시간으로요.”

“좋아요. 현장 단독 투입은 없고, 교육부터 할게요.”

그가 서명한 종이는 노란색이었다. 푸른 통로 계약과는 달랐다. 윤기는 그것을 보관함에 넣고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이정우 씨, 야간 경계 지원팀에 오신 걸 환영해요.”

교육장은 넓은 물류 창고였다. 길드에서 의뢰받은 물건이 경계를 통해 들어오고 나갔다. 헌터들은 잃어버린 화물을 찾거나, 접힌 통로에 남은 사람을 데려왔다. 검을 차고 있던 직원도 있었지만 정우에게 건네진 것은 연필과 현장 조끼였다.

“마력을 쓰는 일도 배워요?”

“우선 조끼를 끝까지 잠그는 일부터요.”

윤기가 그의 풀린 지퍼를 가리켰다. 창고의 작은 빛들이 조끼의 은색 줄에 닿고 물러났다. 조끼는 길이 갑자기 접힐 때 작업자의 위치를 드러내는 장비였다.

첫 작업은 빵 가게로 보낼 효모 상자 열두 개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상자마다 창문처럼 작은 유리판이 붙어 있었다. 그 안에서는 누런 솜 덩어리가 느리게 숨을 쉬었다. 정우가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유리판에 김이 서렸다.

“살아 있는 거예요?”

“발효종이에요. 온도가 내려가면 활동이 멎어요.”

운송장은 열두 상자, 한 상자에 병 두 개였다. 정우는 상자를 하나씩 열려고 했다. 창고 직원이 시간이 없다며 유리판만 봐도 된다고 말했다. 오늘은 서쪽 빵 시장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는 시간이 짧았다.

정우는 첫 상자를 열었다. 병은 두 개였지만 하나의 뚜껑이 느슨했다. 뚜껑을 돌리자 조용히 공기가 빠졌다. 다음 상자에는 병이 하나뿐이었다.

“유리판에 보이는 게 수량을 말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그가 말했다. 직원은 운송장을 다시 봤다. 포장 담당이 부재 중이어서 어제의 숫자를 그대로 썼다고 했다. 정우는 틀린 숫자를 수정하기 전에 윤기를 불렀다. 계약에 찍힌 수량은 담당자의 확인 없이 바꿀 수 없었다.

그때 통로 옆 통풍구가 길게 울었다. 찬 바람이 바닥을 타고 흘렀다. 창고 뒤편의 움직이는 그림자가 몸집을 키웠다. 누런 빛 하나가 바람에 꺼지고, 상자 유리판들이 차례로 뿌옇게 변했다.

“바람도둑이 들어왔어요. 램프 뒤로 물러나요.”

윤기가 정우의 앞에 섰다. 그림자는 다리가 없이 바닥을 미끄러졌고, 지나간 곳에는 얇은 서리가 남았다. 창고 직원이 높은 지지대에 달린 램프를 켜려고 했지만 스위치가 반응하지 않았다.

정우는 천장보다 발밑을 먼저 봤다. 전선처럼 생긴 금빛 줄이 수레 바퀴에 눌려 있었다. 누군가 통로 앞을 비우려고 급히 옮긴 수레였다.

“저거 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빛 전달 줄이에요. 그렇겠네요.”

윤기가 접이식 방패를 펴서 차가운 바람을 막았다. 정우와 창고 직원은 낮은 손잡이를 동시에 들었다. 금빛 줄이 곧아지자 램프가 켜졌다. 그러나 그림자는 밝은 곳의 가장자리를 돌아 상자 쪽으로 향했다.

정우는 빈 상자 두 개를 가져와 상온 유지 덮개를 그 위에 펼쳤다. 효모 상자들을 덮개 안으로 옮겼다. 유리판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양쪽을 조금 열어 둔 채였다. 밖으로 빠진 찬 바람이 그의 손가락을 찌르듯 훑었다.

윤기는 램프의 빛을 통풍구로 돌렸다. 바람도둑은 빛이 비치는 구멍 쪽으로 밀려났다. 창고 직원이 구멍의 셔터를 내리자 창고가 조용해졌다. 정우는 조끼 위에 얹힌 얇은 서리를 손바닥으로 털었다.

“잡은 겁니까?”

“돌려보낸 거예요. 오늘은 이 정도면 됐어요.”

상자 수를 확인한 결과 정상적인 병은 스물하나였다. 윤기는 빵 가게와 연락해서 스물한 병을 먼저 보내고 나머지는 다음 날 보충하기로 합의했다. 운송장도, 계약의 숫자도 그제야 함께 바뀌었다.

문이 열리고 상자들이 지나가는 동안 정우는 포장 단위를 굵게 표시했다. 하지만 오늘의 보고서는 거기서 끝낼 수 없었다. 수레가 왜 금빛 줄 위에 놓였는지, 포장 담당이 없을 때 누가 확인할지를 정해야 다음 사람이 같은 일을 겪지 않았다.

그는 윤기에게 작은 도면을 보여 줬다. 빛 전달 줄과 수레 대기 공간을 다른 색으로 칠한 것이었다.

“줄 위에 보관 금지 표시를 해도 됩니까?”

“배치 바꾸는 건 내일 시설팀하고 같이 보죠.”

여덟 시, 정우는 교육 종료 확인을 받았다. 회사 회의와 달리 약속한 종료 시간에 일이 끝났다. 의무실에서 손가락을 살펴보던 라온이 문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발목에는 얇은 보호대가 채워져 있었다.

“어제 감사합니다. 금요일에 창고 길을 안내할게요. 저도 혼자 다니지 말라는 소리 들었거든요.”

엘리베이터에 오르기 전 윤기가 금요일 의뢰서를 건넸다. 동쪽 보관소의 미회수 화물 하나. 특별 주의 사항은 짧았다.

‘상자의 무게는 정상입니다. 그러나 상자 주인의 그림자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정우는 퇴근 가방의 무게를 느꼈다. 평소처럼 물병 하나와 도시락 통 하나였다. 자기 발밑에 붙은 그림자는, 지금도 자신을 잘 따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