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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 48화. 다시 돌리지 않는 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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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는 빈 상자를 가져왔다.

상자 안쪽에는 손가락보다 작은 홈이 하나 있었다. 바닥에 붙은 얇은 금속 조각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오르가 어젯밤 보여 준 권한의 크기와 같았다.

“한 번.”

메르가 말했다.

“그 판에 발행된 것은 하나였다.”

나는 상자 밖의 수량표를 읽었다. 발행 하나. 사용 하나. 잔여 없음.

리안이 빈 홈에 빛을 비췄다. 재시연 원본이 있던 자리는 가장자리부터 녹아 있었다.

“남은 영상으로 다시 만들 수는 없나?”

노인이 물었다.

메르는 우리 뒤의 환기 팬을 가리켰다.

“바람 소리만으로 저 기계를 만들 수 있는가.”

리안이 혀를 찼다.

“말을 꼭 그렇게 해야 하나.”

그 질문에 메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빈 상자 뚜껑을 닫았다.

*

그날 아침 의사는 내 손을 보고 지지대를 다시 조였다.

브란과 넘어지며 다친 부분은 뼈가 다시 부러진 것이 아니었다. 아직 약한 조직이 당겨졌고, 며칠 더 부기를 지켜봐야 했다.

나는 다음 이동 시험이 일주일 뒤라고 말했다.

의사는 내 일정 대신 손가락의 감각을 물었다. 둘째 손가락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눈을 감고 맞혀 보라고 했다.

두 번은 맞혔고 한 번은 망설였다.

“그때 다시 봅시다.”

그는 달력에 표시했다.

나는 그 표시를 지우지 않고 가지고 왔다.

메르의 탁자 위에 올라온 다음 자료는 내 치료 일정이 아니라 하루의 수송 도면이었다.

첫 무인 상자가 놓인 좁은 구획. 깨진 받침. 영상이 끊긴 세 번째 위치.

하루는 사람을 바로 대량으로 보내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먼저 내려갈 기술자들이 작은 착륙장을 고치고 환경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건 귀환이다.”

메르가 말했다.

“당신들이 선택할 수 없는 결과다.”

“지금 요청한 건 첫 작업조 왕복 시험이에요.”

하루가 도면을 돌렸다.

“그쪽도 반송 설비 상태를 몰라서 상자를 부쉈어요. 직접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건 알아들었겠죠.”

메르의 네 손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하나는 우리 도면을 잡고, 하나는 자기 판을 열고, 나머지 둘은 가만히 접혀 있었다.

나는 예전 같으면 저 손이 무엇을 고르는지 맞히려 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하루의 도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메르가 내놓은 것은 작은 투명 구체였다.

구체 속에는 금속 말 세 개가 서 있었다. 하나는 앞으로 움직이고, 하나는 제자리에서 돌고, 하나는 쓰러진 채 바닥을 긁었다.

“진행. 보류. 취소.”

그가 말했다.

우리의 시험 요청이 세 칸 사이에서 오가고 있었다.

메르는 보류 말 앞에 손가락을 놓았다.

보류가 길어지면 남은 날만 사라진다. 취소를 택하면 다음 신청에 더 많은 외부 관람권을 붙이라고 했다.

하루의 얼굴이 굳었다.

“작업자 다치는 장면을 더 팔라는 거예요?”

“그만한 볼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가?”

그에게는 우리 화난 얼굴도 설명을 기다리는 자료 같았다.

오르가 구체 가까이 빛을 옮겼다.

“진행에 붙일 수 있는 다른 보증이 있습니다.”

그의 빛 안에서 작은 창들이 열렸다. 관객에게 보여 줄 경기 편집본이 아니었다. 외부 운영자들이 우리 상태를 훔쳐보던 실시간 응답 창이었다.

오르는 그것들을 멈추지 않는 대신, 앞으로 칠 일간 자신의 개별 응답 저장 공간을 담보로 잡겠다고 했다. 시험 준비를 끝내지 못하면 그 공간이 외부 정산으로 넘어갈 것이었다.

나는 그를 불렀다.

“네가 기억하는 것들이야?”

“일부입니다. 공조와 치료 운영 기록은 분리했습니다.”

그 안에는 내가 처음 그에게 욕했던 응답도 있었고, 리안이 몇 번이나 같은 부품 이름을 물어본 기록도 있었다.

메르가 처음으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오르가 별도의 선택을 하는 모습이 그에게는 귀한 구경거리인 듯했다.

나는 주먹을 펴고 있었다.

이 판에서 내가 강제로 이기게 만들 수 있는 선은 보이지 않았다. 오르의 선택을 내 수명으로 대신 사는 칸도 없었다.

*

하루가 종이를 당겼다.

그녀는 칠 일 안에 끝내야 할 항목들을 다시 읽었다. 착륙 받침의 원격 보강은 아직 세 군데 중 한 군데만 확인됐고, 교대 작업자가 부족했다.

“여덟 명.”

그녀가 말했다.

“첫 팀은 여덟 명으로 줄여요. 대신 현장 시험 동안 왕복할 수 있는 자리를 같은 수로 유지해요.”

메르가 보류 말을 살짝 밀었다.

하루는 세 번째 상자를 가리켰다.

“저 상태를 모르는 채 정산하면 당신도 물품 가치를 모르잖아요.”

접힌 두 손 중 하나가 펴졌다.

세라는 구체의 뒤편을 보고 있었다.

“보류가 기본값인데, 우리한테만 준비를 늦췄다고 비용을 붙일 수는 없어요. 지금 대답하세요.”

메르는 그녀를 보았다.

세라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지난 별 일곱 개의 판에서처럼, 그녀는 예쁜 움직임 대신 실제로 바뀌지 않는 숫자를 보고 있었다.

투명 구체 안에서 보류 말이 멈췄다.

진행 말이 한 걸음 나왔다.

누구도 환호하지 않았다. 하루가 먼저 숨을 내쉬고, 자기 도면에 여덟 개의 작은 원을 그렸다.

*

우리가 받은 것은 탐사와 수리를 위한 유인 왕복 시험이었다.

참가자 여덟 명의 몸과 남은 수명은 외부의 담보 목록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루가 그 칸을 손으로 가린 채 비워 달라고 버텼기 때문이다.

메르는 빈칸 옆에 자기 표지를 눌렀다.

그 대신 대량 이동의 문은 그대로 닫혀 있었다. 첫 팀이 내려가 살아 있음을 보여 줘도 에덴 전체를 떠나게 해 주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하루는 그것까지 오늘 얻겠다고 버티지 않았다.

그녀는 실제로 내려갈 첫날을 손끝으로 짚었다.

“칠 일 뒤.”

오르는 자기 저장 공간의 담보 상태를 확인했다. 아직 잃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작업이 늦어지면 그가 지금 나누는 대화 일부가 사라질 수 있었다.

리안이 단말을 품에 안았다.

“그럼 오늘 밤부터 해야겠군.”

하루가 표지를 받아 가방에 넣었다.

그녀는 일어나다가 의자에 걸린 소매를 잡아당겼다. 늘 빠르고 망설임 없던 손이 두 번 헛돌았다. 나는 천을 빼서 건넸다.

“떨려?”

“지금 와서?”

그녀가 웃었다.

“아까부터 떨렸지. 안 보이게 탁자 아래에 두고 있었어.”

나는 그녀의 가방을 들어 주려다 멈췄다. 하루는 자기가 들겠다고 했다. 대신 밖에 나가면 따뜻한 것을 사 달라고 했다.

리안이 간식은 자신이 산다고 끼어들었다. 아무도 다투지 않는 짧은 틈이 생겼다.

메르가 우리를 보고 물었다.

“처음 실패하면 다음 팀도 보낼 것인가.”

하루가 답했다.

“실패한 걸 보고 결정할 거예요.”

그는 그 말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

나가는 길에 오르가 우리를 옆방으로 불렀다.

그가 시험 관문과 함께 받은 구조표에 처음 보는 원이 있었다. 작은 테이블들이 줄줄이 이어진 끝, 모든 사람의 귀환 항목이 모이는 모체였다.

내 눈에 보이던 판정점보다 훨씬 깊은 곳이었다.

그 원에서 밖으로 뻗은 선 하나가 검게 그어져 있었다.

독점 관람 연결.

오르가 그 선을 눌렀다. 지구 쪽에 수송 능력과 착륙장이 생겨도 이 선이 붙어 있으면 사람들의 선택은 끝까지 막힐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검은 선의 안쪽을 확대했다.

그것을 끊고 결과를 붙잡는 접점에는 물리적인 소모 표지가 있었다.

오른손 모양이었다.

나는 내 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

세라가 보았다.

“뭐예요?”

“아직 다 안 읽혔어.”

나는 숨기지 않고 화면을 돌렸다.

부서지는 접속 매개. 복구되지 않는 제어 자리.

세라는 한참 동안 그것을 읽었다.

오르는 남은 구조표를 받아 대조하기 전에는 어디까지 파괴되는지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이번 것이 하루 쉬면 돌아오는 손잡이는 아니었다.

나는 표시를 닫지 않았다.

하루가 자리를 가까이 당겼다. 리안도 안경을 다시 썼다.

우리는 같이 읽었다.

*

밤에 돌아오니 태오가 보낸 상자가 도착해 있었다.

그 안에는 받침을 임시로 고정하는 작은 조립물이 들어 있었다. 지구에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가져가서 부서지는지 보라고 적혀 있었다.

하루는 그것을 들고 한참 웃었다.

“이 사람 손이 빠르네.”

그녀가 조립물을 움직이자 작은 다리 세 개가 펼쳐졌다.

윤필이 옆에서 조립물의 다리를 하나씩 번호로 불렀다. 그는 오늘 진료를 받았고, 첫 팀 대신 위에서 물품 확인을 맡기로 했다고 했다.

아쉬워 보였다. 그래도 자기 이름을 지운 칸에 다시 쓰려고 하지는 않았다.

하루가 그에게 내려가서 무엇을 가장 먼저 찍어 보내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윤필은 오래 생각하다 신발 밑창이라고 했다.

“흙이 묻은 걸 보고 싶어.”

리안은 처음부터 카메라를 바닥에 대다가 망가뜨리지 말라고 말했다. 하루는 두 사람의 말을 모두 적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그 다리가 고르게 바닥을 짚는 것을 보았다. 내려갈 여덟 사람이 매일 서게 될 바닥을 생각했다.

세라가 내 앞에 종이를 놓았다.

선발대가 가져갈 물건 목록이었다.

맨 아래 빈칸에 무엇을 적을지 묻길래, 나는 뜨거운 것을 담는 컵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미 있다고 답했다.

“그럼 여분.”

세라가 하나를 더 적었다.

우리는 다시 돌릴 수 없는 판 앞에서, 깨졌을 때 대신 쓸 평범한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