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 잠긴 문을 열고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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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은 먼저 와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손을 들었다. 웃으려다 말았다.
나는 맞은편에 앉았다.
오래 기다렸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왔다고 했다. 컵의 물은 절반쯤 줄어 있었다.
우리는 메뉴를 폈다.
처음 오는 식당도 아닌데 한참 읽었다.
결국 늘 먹던 것을 시켰다.
수진이 메뉴를 접었다.
그제야 서로를 볼 수 있었다.
* * *
“얼굴이 왜 그래.”
그녀가 말했다.
나는 잠을 잘 못 자서 그렇다고 했다.
수진은 그 말을 이미 들었다는 얼굴을 했다. 그래도 다시 캐묻지는 않았다.
회사 이야기를 했다.
임시 책임자가 서류 놓는 곳을 바꿔서 모두가 처음 며칠 헤맸다고 했다. 내가 하던 일은 두 사람이 나눠 맡고 있다고 했다.
나는 미안하다고 했다.
수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을 들으려고 한 건 아니야.”
나는 손을 무릎 위에 놓았다.
그녀는 내가 돌아오면 바뀐 것부터 알려 줘야 한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밥이 나오자 수진은 먼저 먹었다.
나도 숟가락을 들었다.
입맛은 없었지만 먹을 수는 있었다. 집이 아닌 곳에서 밥을 먹는 일에 몸이 조금 늦게 적응했다.
수진은 내가 몇 숟갈 먹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정민이는 왜 네 남편을 만난 거야?”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나를 봤다.
이제 그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시계를 돌려주러 만났다고 말했다.
남편이 그곳에 왔다고 했다.
그 뒤의 일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다.
수진이 입술을 다물었다.
* * *
“너는 봤어?”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가 내 얼굴을 보고 숨을 들이켰다.
“아니, 지금 다 말하라는 뜻은 아니야.”
나는 물을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 안으로 내려갔다.
수진은 기다렸다.
나는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 문장은 이제 나를 조금도 편하게 하지 못했다.
수진도 그 말을 듣고 안심하지 않았다.
* * *
“왜 나한테 전화를 안 했어?”
그녀가 물었다.
나는 바빴다고 말할 뻔했다.
어떤 일을 하느라 바빴는지 말할 수가 없었다.
잠을 못 자고, 같은 시계를 여러 번 옮기고, 전화를 걸었다가 끊고, 남편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 일들을 바빴다는 말 안에 넣을 수 없었다.
나는 그냥 미안하다고 했다.
수진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면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친구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있었다.
* * *
나는 계약 이야기를 일부 말했다.
아버지 빚 때문에 결혼했다고 했다.
수진은 고개를 들었다.
금액을 묻지 않았다.
언제부터 그랬느냐고 물었다.
나는 몇 달 전부터라고 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식당 안에서는 주문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옆자리 손님이 반찬을 더 달라고 했다.
그 평범한 소리 사이에 내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았다.
수진이 물었다.
“너 그 사람 좋아해?”
나는 바로 아니라고 하지 못했다.
* * *
수진은 내 침묵을 보았다.
그녀가 무엇을 짐작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내가 무서워하는 사람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을 싫어하면서도 그가 내 말을 기다리는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너무 쉬워질 것 같았다.
나는 설명하지 않았다.
수진은 내게 결혼을 끝내라는 말도, 참고 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적어도 나한테 행복한 척은 안 해도 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우리는 밥값을 나눠 냈다.
수진이 자기가 내겠다고 했지만 나는 내 몫을 꺼냈다. 그녀는 더 말하지 않았다.
밖에 나와 조금 걸었다.
가게 유리창에 두 사람이 비쳤다.
우리는 전에 이런 길을 걸으며 상사 욕을 했다. 휴가를 언제 낼지 말했고,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나는 이제 상사 욕을 쉽게 할 수 없었다.
수진은 오늘도 회사의 새로운 불편을 이야기했다.
나는 듣고 있었다.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문이 완전히 닫힌 것도 아니었다.
* * *
거리 끝에 검은 차가 서 있었다. 출발할 때 식당 이름을 말해 둔 것이 떠올랐다.
나는 바로 알아봤다.
수진도 내 시선을 따라갔다.
“남편?”
그녀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하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우리에게 가까이 오다가 멈췄다.
수진이 먼저 인사했다.
말투는 은행 앞에서 만났을 때보다 조용했다.
도하도 인사했다.
그는 수진을 불편하게 보지 않았다.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내가 알아야 할 것 같아 피곤했다.
* * *
“다 끝났습니까?”
도하가 내게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수진이 나를 봤다.
우리는 특별히 다음에 갈 곳을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 끝났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도하가 잠깐 기다렸다.
나는 말했다.
“조금 더 걷고 갈 거예요.”
그는 알겠다고 했다.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는 않았다.
수진은 차와 나를 번갈아 봤다.
나는 그녀에게 가자고 했다.
우리는 도하의 옆을 지나 걸었다.
* * *
모퉁이를 돌고 나서 수진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 저 사람 잘 모르겠다.”
나는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나도 몰랐다.
그와 함께 살면서도 어떤 것은 알 수 없었다. 어떤 것은 너무 잘 알았다.
수진은 그가 화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화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날도 있었다.
우리는 작은 서점에 들어갔다.
수진은 여행 책을 폈다. 봄에 가려던 여행을 미뤘다고 했다.
나는 옆에서 책장을 넘겼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취소된 계획을 듣는 시간이 그리웠다.
* * *
수진은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역까지 함께 걸었다.
그녀가 개찰구 앞에서 멈췄다.
“언제든 연락해.”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수진은 내 팔을 한번 잡았다가 놓았다.
“근데 대답할 수 없는 건 못 하겠다고 말해. 나 혼자 계속 맞히게 두지 말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제야 웃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 조금 닮은 웃음이었다.
나는 그녀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봤다.
그리고 한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 * *
도하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아까 그곳에 있겠다고 했다.
나는 시간을 봤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났다.
그가 계속 기다렸다는 사실에 먼저 화가 났다가, 그다음에는 다른 감정이 들었다.
나는 그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했다.
집에 혼자 갈 수도 있었다.
그는 내게 지금 어디냐고 계속 묻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왔던 길을 돌아갔다.
차는 같은 곳에 있었다.
도하는 차 안에서 나를 보고 밖으로 나왔다.
* * *
“왜 여기 있어요?”
내가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다 틀린 말도 아니었다.
나는 열려 있는 차 문을 봤다.
그는 내 팔을 잡지 않았다.
들어가라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나는 차에 탔다.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리가 조금 멀어졌다.
도하가 운전석에 앉았다.
그가 출발하기 전에 나는 안전띠를 맸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집에 가자고 말했다.
* * *
차가 움직였다.
나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도하가 수진은 오래된 친구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내가 회사에 다니며 만났느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
무슨 말을 했는지.
자기 이야기를 했는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도하는 바로 묻지 않았다.
나는 그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했다.
“그 사람은 제 친구예요.”
그가 나를 봤다.
* * *
“알고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에 대해 싫은 말을 할 수도 있어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손을 가방 위에 놓았다.
“그래도 제 친구예요.”
차가 신호 앞에 멈췄다.
도하는 앞을 보고 있었다.
내가 더 말해야 할 것 같았다.
수진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는데 입이 말랐다.
도하가 먼저 말했다.
“그 사람에게 갈 생각 없습니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봤다.
* * *
나는 그 말을 당장 믿는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내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우리는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
내가 창문에 이마를 조금 가까이 대자 유리의 찬 기운이 느껴졌다.
수진이 말한 여행지가 떠올랐다.
그곳에는 작은 바다가 있다고 했다.
사진 속의 바다는 도하 침실 액자의 바다보다 훨씬 지저분하고 생생했다.
나는 도하에게 바다를 좋아하느냐고 물을 뻔했다.
말이 나오기 전에 멈췄다.
내가 왜 그런 것을 알고 싶어 하는지 몰랐다.
* * *
집에 도착했을 때 정숙은 없었다.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손을 씻었다.
거실의 작은 불만 켜져 있었다.
도하는 재킷을 벗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누군가에게 답을 보내고 나서 나를 봤다.
나는 아직 계단으로 가지 않고 서 있었다.
그가 물었다.
“차라도 마시겠습니까.”
나는 잠깐 생각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주방으로 갔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준비하지 않았다.
* * *
따뜻한 잔이 내 앞에 놓였다.
나는 두 손으로 감쌌다.
도하는 맞은편에 앉았다.
나는 오늘 수진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그 말이 조금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를 보았다.
“오늘 기다리면서 무슨 생각 했어요?”
내가 물었다.
그는 잠깐 망설였다.
“당신이 혼자 집에 갈 수도 있겠다고.”
그가 말했다.
나는 잔을 내려놓았다.
“그럴 수 있었어요.”
“압니다.”
그가 답했다.
나는 그 대답을 조금 오래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