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16화 · 먼저 닿은 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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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첫날에는 비가 왔다.

나는 은행 문을 나서다가 우산을 두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들어가려는데 수진이 내 뒤에서 우산을 펼쳤다.

“역까지 같이 가.”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 아래로 들어갔다.

우리는 어깨를 조금 붙이고 걸었다.

회사에 돌아온 뒤 며칠이 지났다. 처음 날보다는 손이 빨라졌다. 전화가 울리면 잠깐 멈추는 버릇은 남아 있었다.

수진은 그걸 보고도 매번 괜찮으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그 점이 고마웠다.

* * *

역 입구에서 헤어질 때 도하에게 문자가 왔다.

비가 많이 오니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나는 전철을 타겠다고 답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요즘 그는 가끔 알겠다는 말을 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짧게.

나는 그 말이 바뀌지 않았는지 화면을 한 번 더 보았다.

바뀌지 않았다.

전철 안은 눅눅했다.

나는 가방을 앞으로 안고 서 있었다. 젖은 옷과 우산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익숙했다.

오늘은 익숙한 것이 좋았다.

* * *

집에 왔을 때 도하는 통화 중이었다.

서재 문이 열려 있었다.

그는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잠깐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다음에 나가서 이야기할 날짜를 정하는 것 같았다.

사건에 관한 일이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손님방으로 올라갔다.

며칠이 흘렀다고 정민의 죽음이 우리 생활 밖으로 밀려난 것은 아니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송영후가 자료를 가져왔고 도하는 집을 비웠다.

나는 그중 일부만 알았다.

그가 통화를 끝내는 소리가 들렸다.

* * *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정숙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오늘은 사정이 있어 먼저 퇴근했다고 했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알려 주었다.

나는 머리를 말리다 말고 아래층으로 갔다.

도하가 주방에 서 있었다.

그는 정숙의 메모를 보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고개를 들었다.

“먼저 먹었어요?”

내가 물었다.

그가 아니라고 했다.

나는 냉장고를 열었다.

우리는 무엇을 데우면 되는지 잠깐 같이 보았다.

그 집에 들어와 처음으로 내가 다른 사람의 식사 순서를 정했다.

* * *

음식이 조금 넘쳤다.

냄비가 작은 줄 몰랐다.

나는 불을 줄이고 행주를 찾았다. 도하가 서랍을 열어 건넸다.

그가 내 손을 피하려고 조금 멀리 잡고 내미는 것이 보였다.

나는 행주를 받았다.

손가락이 잠깐 닿았다.

그는 먼저 놓았다.

나는 냄비 주변을 닦았다.

별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이상하게 그 짧은 접촉을 계속 생각했다.

그 손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은 아니었다.

알고 있었다.

* * *

우리는 작은 식탁 쪽에서 먹었다.

긴 식탁보다 거리가 가까웠다.

도하는 음식 맛에 관해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나는 짜냐고 물었다.

그는 괜찮다고 했다.

내가 먹어 보니 조금 짰다.

나는 그를 봤다.

“괜찮은 거랑 안 짠 거는 달라요.”

그가 아주 작게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을 보고 바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비가 창문을 두드렸다.

밖이 어두워서 유리에 우리 모습이 비쳤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부부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 * *

도하는 회사가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바쁜 정도는 예전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가 그 뒤의 말을 기다렸다.

나는 오늘 고객이 똑같은 질문을 네 번 한 이야기를 했다. 화가 난 이야기는 아니었다. 마지막에는 내가 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는 게 웃겼다.

도하는 끝까지 들었다.

그가 웃는 곳은 내가 웃는 곳과 조금 달랐다.

나는 왜 거기서 웃느냐고 물었다.

그는 내 표정이 달라졌다고 했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가 덧붙였다.

“회사 이야기할 때.”

나는 그런가 생각했다.

* * *

그는 더 듣고 싶은 얼굴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멈췄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말할지 고르는 버릇은 아직 남아 있었다.

도하가 그걸 알아챈 것 같았다.

그가 말했다.

“이름은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는 그를 봤다.

그 말이 아주 싫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그가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나는 음식을 조금 더 먹었다.

그도 자기 그릇을 봤다.

비가 더 세졌다.

우리는 잠깐 말없이 앉아 있었다.

* * *

식사를 마친 뒤 내가 설거지를 하려고 하자 도하가 같이 일어났다.

그는 그릇을 옮겼다.

나는 물을 틀었다.

그가 접시를 놓을 때 손에 작은 흉터가 있는 것을 보았다. 오래된 것인지 최근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묻지 않았다.

손을 씻는 물소리가 크게 들렸다.

도하는 내 뒤로 지나갈 때 잠깐 멈췄다.

나는 조금 옆으로 비켜 주었다.

그가 지나갔다.

우리는 서로 몸을 피하는 방법을 이상하게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수건에 손을 닦았다.

* * *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그가 불렀다.

은재 씨.

나는 돌아봤다.

그는 거실에 서 있었다.

“같이 있어도 됩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을 한참 들었다.

같이 있으라고 하지 않았다.

어디 가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나는 창가의 의자를 봤다.

그가 손님방에 들어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밤이 떠올랐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 * *

우리는 처음에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창문을 보았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봤다.

도하가 고개를 돌렸다.

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가 무엇을 말할지 기다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먼저 물었다.

“내가 무서워요?”

도하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그는 바로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무릎 위에 놓인 내 손을 봤다.

“내가 뭘 말할지 몰라서.”

그가 천천히 대답했다.

“그것만은 아닙니다.”

* * *

나는 그에게 가까이 앉았다.

그가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그의 손을 잡았다.

처음에는 손등에 손가락만 닿았다. 그다음에 손바닥을 겹쳤다.

그의 손은 차갑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에 잠깐 놀랐다.

도하가 내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가 조금 달랐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보았다.

그가 먼저 다가오지는 않았다.

나는 그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 *

나는 일어났다.

도하의 손이 내 손에서 떨어졌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손님방의 서랍에서 계약서를 꺼냈다.

다시 아래로 내려왔을 때 그는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종이를 작은 탁자에 놓았다.

처음에 내가 손으로 적었던 문장이 보였다.

원하지 않으면 손대지 않겠다는 말.

그 위에 같은 침대에서 자라는 조항이 있었다.

나는 그 줄을 짚었다.

* * *

“이건 없애요.”

내가 말했다.

도하가 종이를 봤다.

“지금?”

“지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펜을 가져왔다.

우리는 동침을 의무로 정한 줄을 지웠다. 바꾼 내용에 각각 이름을 적었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도하는 종이를 내게 돌려주었다.

나는 그것을 접어 옆에 놓았다.

그가 물었다.

“이제 혼자 있고 싶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 * *

“오늘은 제가 여기 있고 싶어요.”

내가 말했다.

그가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한 걸음 다가갔다.

“당신하고.”

도하가 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의 옷깃을 잡았다가 놓았다.

그가 내 허리에 손을 대기 전에 잠깐 멈췄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아 나에게 가까이 했다.

그리고 먼저 입을 맞췄다.

처음에는 짧았다.

얼굴을 떨어뜨렸을 때 그의 눈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다시 가까워졌다.

* * *

그 밤에 우리는 처음으로 함께 있고 싶다는 말을 같은 뜻으로 했다.

그가 괜찮으냐고 물었을 때 나는 대답했다.

중간에 멈추고 싶으면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그 뒤의 시간은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았다.

나는 그를 알고도 그쪽으로 갔다.

불을 끄기 전에 창밖을 보았다.

비는 조금 약해져 있었다.

아침이 오면 같은 사실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모르는 척해서 잠든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등을 돌리지 않고 눈을 감았다.

* * *

새벽에 한번 깼다.

도하는 옆에서 자고 있었다.

나는 침대 끝을 보았다.

처음 그 침대에 누웠을 때는 내가 놓일 자리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지금은 그만큼 멀리 있지 않았다.

나는 팔을 조금 움직였다.

도하가 눈을 떴다.

이번에는 어디 가느냐고 묻지 않았다.

내가 물을 마시러 일어나자 그도 앉았다.

나는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다시 누웠다.

나는 컵을 들고 돌아왔다.

* * *

아침에는 먼저 일어났다.

어젯밤 접어 둔 계약서를 찾아 손님방 서랍에 넣었다.

내 방은 그대로였다.

옷장도, 수첩도, 서랍의 작은 열쇠도 있었다.

나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묶었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다만 내 눈을 보는 것이 전날과 조금 달랐다.

내가 한 선택을 남편에게만 밀어 놓을 수는 없었다.

나는 블라우스를 입었다.

복도에서 도하의 발소리가 들렸다.

* * *

그는 문을 두드렸다.

나는 들어오라고 했다.

도하는 문간에서 멈췄다.

나를 오래 보았다.

그 시선 때문에 조금 쑥스러웠다. 그런 감정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더 낯설었다.

나는 그에게 오늘도 출근한다고 말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은?”

그가 물었다.

나는 잠깐 생각했다.

“퇴근하고 연락할게요.”

그는 알겠다고 했다.

나는 가방을 들었다.

도하가 문을 비켜 주었다.

이번에는 그 옆을 지나며 내 손으로 그의 손등을 한번 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