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44화 · 같은 문을 닫는 사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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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은 며칠 동안 집에 오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 주었다. 친구 집에서 지내며 필요한 일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치우는 주소를 묻지 않았다. 대신 매일 밤 돌아올 시간을 묻는 메시지를 썼다가 지웠다.
집에는 그녀의 물건이 그대로 있었다.
책상 위의 노트, 찬장 안의 컵, 현관에 놓인 신발 한 켤레. 사람이 떠나도 물건이 남으면 잠시 외출한 것처럼 보였다.
치우는 그 착각을 며칠 동안 썼다.
서린이 돌아온 날에는 가방이 하나 늘어 있었다. 안에는 옷이 아니라 서류가 들어 있었다. 그녀는 거실에 앉아 당분간 해야 할 일을 말했다.
기자에게 벌어진 일에 관해 아는 사실을 정리했고, 별도의 법률 조언을 받았으며, 자신의 과거 업무도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치우는 기다렸다.
이혼이라는 단어가 언제 나올지 듣고 있었다.
서린은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제게 부탁하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치우가 고개를 들었다.
“무엇을.”
“못 들은 것으로 하라는 부탁이요.”
서린은 가방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
생일 저녁의 시간, 전화가 왔던 때, 치우가 문 앞에서 한 말. 자신이 직접 들은 것과 나중에 전달받은 것을 나눠 적었다고 했다.
치우는 수첩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보여 주려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정한 일을 알리는 것이었다.
“제가 말한 뜻과 다르게 벌어진 일입니다.”
치우가 말했다.
서린은 그를 봤다.
“그 뜻을 확인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할 겁니다.”
그녀는 수첩을 넣었다.
치우는 그 말에서 방이 갈라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자신의 설명을 먼저 들었던 아내가, 이제 설명을 판단할 자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남겨 두고 있었다.
그는 방어할 말을 골랐다.
“서준 씨가 먼저 연락했습니다.”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서준을 만난 것은 서린이 집에 돌아오기 전날이었다.
그녀는 가족 사무실이 아닌 외부 장소를 정했다. 오빠가 늦게 오자 먼저 주문하지 않고 기다렸다. 서준은 동생의 얼굴을 보고 한숨부터 쉬었다고 했다.
가족을 위해 한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말을 했다.
서린은 가족이라는 말에 누구까지 포함되는지 물었다.
서준은 대답을 피했다.
최윤호가 취재하던 자료 중에는 민주의 문서도 있었다. 서린이 수정하고 민주에게 책임이 돌아갔던 문장. 서준은 그 일이 다시 알려지면 동생도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당신한테 전화했답니까.”
치우가 물었다.
서린은 고개를 저었다.
“저를 보호했다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하더군요.”
그녀는 잠깐 말을 멈췄다.
“저도 그 문장에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 씨에게 사실을 정리해서 보냈습니다.”
치우는 그녀를 봤다.
민주의 이름을 오래 듣지 못했다.
서린은 자기가 수정한 부분과 당시 침묵했던 사실을 인정했다고 했다. 상대에게 입을 다물어 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치우는 왜 지금이냐고 묻고 싶었다.
지금이라도 했다는 말로 답이 돌아올 것 같아 묻지 않았다.

부부는 그날 집의 문서를 다시 꺼냈다.
결혼 전에 손으로 고친 약속들이었다. 종이는 조금 누렇게 변했지만 글씨는 선명했다. 치우가 쓴 글자와 서린이 고친 문장이 섞여 있었다.
떠나려는 사람을 위협하거나 사람을 보내 붙잡지 않는다.
서린은 그 문장 위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치우도 읽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제가 지금 이 집을 떠나면 막으시겠습니까.”
서린이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막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그를 오래 봤다.
치우는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았다.
잠시 뒤 서린이 말했다.
“오늘은 안 떠납니다.”
치우가 숨을 쉬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게 괜찮아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삶을 어떻게 정리할지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약속문서를 다시 접었다.
서린은 자기 사본을 가져갔다.
치우는 자신의 사본을 서랍에 넣었다.

오성택은 치우를 찾아왔다.
자신이 혼자 판단한 일로 말하면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치우는 그 얼굴을 보고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질문을 던진 사람은 이미 자신이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 계산하고 있었다.
성택이 말했다.
“대표님이 밖에 계셔야 정리할 수 있잖습니까.”
치우는 경수의 집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상대가 먼저 같은 문장을 말했다.
치우는 책상 위 펜을 굴렸다. 펜이 서류 모서리에 걸려 멈췄다.
“내가 지시한 건 말해야죠.”
그가 말했다.
성택은 그를 봤다.
치우는 덧붙였다.
“제가 말하지 않은 것까지 말하라는 건 아닙니다.”
두 문장 사이에 넓은 자리가 생겼다.
성택은 그 자리를 어떻게 읽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나간 뒤 치우는 한동안 펜을 보았다.
자신이 정확하게 말했다고 생각하려 했지만, 성택이 듣고 싶은 부분만 가져갔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를 다시 불러 확인하지 않았다.

태석은 최윤호의 진술에 필요한 연락을 도왔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태석에게 먼저 연락한 이유는, 그가 치우에게 직접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태석은 그 연락을 받은 경위와 자신이 확인한 사실을 따로 적었다.
치우는 친구를 만나자고 했다.
태석은 집이 아니라 작은 찻집을 정했다.
그는 전보다 살이 조금 빠져 있었다. 새로 구한 일은 오래 가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은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었다.
치우는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태석이 먼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아는 건 말할 거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이번 일만 말하는 거 아니다.”
치우의 시선이 멈췄다.
태석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예전 것도 정리하고 있다.”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 컵을 내려놓았다.
치우는 무엇을 어디까지 정리했는지 물었다.
태석은 지금 알려 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 대답에 치우는 말을 잃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수없이 했던 말이었다.

최윤호는 기사를 냈다.
준비했던 원고와 기자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함께 알려졌다. 에바의 기록은 검토가 더 필요한 부분과 확인된 부분이 나뉘어 소개되었다. 치우의 입장도 실렸지만 기사는 그의 설명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전화를 했다.
어떤 사람은 걱정했고, 어떤 사람은 당분간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고병권은 짧게 연락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라파엘은 직접 전화했다.
“휴전이 쉽지는 않군.”
그가 말했다.
치우는 창밖을 봤다.
“네가 시킨 일은 아니잖아.”
“네가 시킨 일이지.”
라파엘이 답했다.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상대는 더 비난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을 떠나는 일정이 잡혔다고 했다. 돌아올 때까지 불필요한 충돌을 만들지 말자고 했다.
치우는 알겠다고 했다.
통화가 끝난 뒤 그는 지도를 보지 않았다.
누군가가 어느 나라로 움직이는지를 안다고 사람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민주에게서는 짧은 답장이 왔다.
정정 내용을 받았고 자신의 기록과 함께 보관하겠다고 했다. 예전 자리로 돌아갈 생각은 없으며, 필요한 사실 확인이 있으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서린은 그 메시지를 읽은 뒤 새로운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녀는 서랍에 남겨 두었던 민주의 이름표를 작은 상자에 옮겼다. 그 자리는 이미 다른 직원이 쓰고 있었다.

연말에 서린은 작은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지역에서 필요한 생활 서비스를 꾸리는 일이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고 이름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선이 사람들을 모았고 서린은 계약과 운영의 틀을 검토했다.
치우는 자금을 보태겠다고 했다.
서린은 먼저 돈의 출처와 자신이 맡을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날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이 잠든 뒤에도 자료를 봤다.
치우가 밤중에 물을 마시러 나왔을 때 거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서린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민주가 떠난 뒤 자기 손으로 확인하는 일이 늘었다고 했다.
치우는 맞은편에 앉았다.
서린은 서류를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검토를 부탁하지도 않았다.
둘은 한동안 같은 불빛 아래 앉아 있었다.
치우의 전화기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보고 받지 않았다.
서린은 계산을 멈추지 않았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각자의 방 문을 닫았다.
치우는 누워서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윤재헌 쪽에서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이번에는 식사 약속이 아니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전화하기로 했다.
복도에서는 서린이 거실 불을 끄는 소리가 났다. 예전 같으면 그녀가 잠들기 전에 한마디 더 하려고 나갔을 것이다.
치우는 일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벽 하나와 약속한 거리, 말하지 않은 사실들이 있었다.
아침이 되면 같은 현관문으로 나갈 것이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