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 돈을 세지 않는 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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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의 집에는 의자가 없었다.
작은 방 둘과 부엌, 낮은 밥상 하나가 전부였다. 치우는 문턱에서 신발을 벗으며 자기가 경수의 집에 처음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 몇 달 동안 매일 얼굴을 봤는데 어디서 잠을 자는지 몰랐다.
경민은 작은 방 안에 있었다.
문은 열려 있었고, 경수는 그 문 앞에 서 있었다. 치우가 들어오자 두 사람 모두 말하지 않았다. 부엌에서 물이 끓는 소리만 났다.
“앉아라.”
경수가 말했다.
치우는 밥상 앞에 앉았다. 상판 모서리에 금이 가 있었다. 누가 테이프로 붙여 놓았는데 오래되어 색이 누렇게 변했다.
경수는 물을 끄고 컵을 꺼냈다. 손이 계속 움직였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사람처럼.
경민이 말했다.
“저도 앉아도 됩니까.”
경수의 손이 멈췄다.
“니 집인데 왜 물어.”
경민은 문 앞에 앉았다.
치우는 두 형제를 번갈아 보았다. 얼굴은 닮지 않았지만 말을 하기 직전에 턱에 힘을 주는 습관이 같았다.
경수가 물었다.
“언제부터고.”
경민은 치우를 보았다.
“형이 묻는다.”
경수의 목소리가 커졌다.
치우가 컵을 내려놓았다.
“제 앞에서 말하기 싫으면 나가 있겠습니다.”
경민은 고개를 저었다.
“계십시오.”
경수의 얼굴에 상처받은 표정이 지나갔다.
자기 집에서 동생은 다른 사람이 있어야 말할 수 있었다.
경민은 처음부터 모든 일을 말하지 않았다.
누구와 만났는지,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 왜 형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질문이 길어질수록 대답은 짧아졌다. 경수는 답을 들을 때마다 더 화가 났고, 그 화 때문에 다음 답을 듣기 어려워졌다.
치우는 끼어들지 않았다.
그는 사실보다 두 사람 사이의 균열을 보고 있었다. 형이 무슨 돈을 벌어 오는지 동생이 알고 있었고, 그 돈으로 같은 밥을 먹었다. 경수는 자신이 한 일을 동생에게만은 닿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경민이 낮게 말했다.
“형은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말합니까.”
경수가 그를 봤다.
“뭐.”
“왜 그러냐고. 정신 차리라고. 집 생각 안 하냐고.”
방 안이 조용해졌다.
치우는 경수가 동생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깨가 움직였고 무릎이 펴졌다. 경민은 눈을 감지 않았다. 예전부터 익숙한 일을 기다리는 얼굴도 아니었다.
그냥 형이 어떤 사람이 될지 보고 있었다.
경수는 일어나지 못했다.
“너한테 그렇게 하라고 번 돈 아니다.”
그가 말했다.
경민이 웃었다.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그럼 다른 집에서는 그래도 됩니까.”
경수의 손에서 컵이 미끄러졌다. 바닥에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아무도 바로 닦지 않았다.
치우는 수건을 집어 물을 닦았다.
두 형제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지금 이 집에서 유일하게 침착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었다. 자기가 가져온 세계가 이 집까지 들어왔다는 사실과 별개로.
그 위치는 유리했다.
그것을 생각한 순간 스스로가 낯설지 않다는 게 더 끔찍했다.
경민은 병원에 가겠다고 했다.
형이 가라고 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날 도식 곁에 있으면서 더는 괜찮은 척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경수는 그 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토록 원하던 대답인데도 안도하지 못했다. 동생이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기가 모른 척했던 문제도 인정해야 했다.
“내가 데리고 간다.”
그가 말했다.
경민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가겠습니다.”
“혼자 어떻게.”
“형이랑은 지금 못 갑니다.”
경수의 얼굴이 굳었다.
치우가 말을 꺼냈다.
“사람 하나 붙일까요.”
경민이 그를 봤다.
“붙인다고요?”
치우는 잘못된 단어를 골랐다는 것을 알았다. 도와줄 사람이 아니라 감시할 사람을 떠올린 것이다.
“필요한 데 같이 갈 사람 말입니다.”
경민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하면 제가 부탁하겠습니다.”
치우는 알겠다고 말했다.
그 말이 입에 잘 붙지 않았다.
상대가 도움을 거절하면 다른 방법으로 같은 도움을 밀어 넣고 싶었다. 상대가 원한 것보다 자기 역할이 중요해지는 순간이었다.
수연에게서 이미 겪은 일이었다.
이번에는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았다.
경민은 안쪽 방에서 작은 가방을 가져왔다. 옷 몇 벌이 들어 있었다. 오늘은 아는 사람 집에서 자고, 내일 필요한 상담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경수는 누구 집인지 물었고, 경민은 이름을 말했다.
형이 그 이름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도 형이 모르는 삶이 있었다.
경민이 나간 뒤 경수는 오래 움직이지 않았다.
치우는 밥상 위의 빈 컵을 모았다. 씻어 주려고 하자 경수가 자기 집에서 손님처럼 굴지 말라고 했다. 치우는 컵을 내려놓았다.
“손님도 아닙니까.”
경수는 그를 보았다.
“뭔데.”
치우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함께 돈을 버는 사람. 동생에게 전화를 받은 사람. 문수가 죽을 때 그 곁에 있었던 사람. 어느 이름을 붙여도 이 방 안에 앉아 있을 이유가 있었고, 어느 이름도 환영받을 이유는 아니었다.
경수가 말했다.
“내가 이런 일을 안 했으면.”
말이 끊겼다.
치우는 그 뒤를 이어 주지 않았다.
경수가 다시 말했다.
“그런데 내가 안 했어도 다른 놈이 했겠지.”
치우는 그 말을 알고 있었다.
전생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문장이었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한다. 그러면 자신이 한 일이 선택이 아니라 세상의 성질처럼 보였다.
지금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다.
그러면 경수는 조금 편해질 것이고, 자신과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경수는 잠깐 눈을 감았다.
치우는 아주 작은 일을 했다. 한 사람에게 거짓 위로를 주었다. 그러나 그 위로 뒤에 이어질 돈과 폭력의 길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저녁이 되자 경수는 장롱에서 통장을 꺼냈다.
숫자를 보여 주지는 않았다. 치우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잔액을 확인한 경수는 통장을 덮고 웃었다.
“동생 결혼할 때 쓰려고 했다.”
치우는 그 말에서 먼 미래를 봤다.
경민은 아직 결혼하겠다고 한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형은 돈을 모았다. 그 돈이 어떤 날에는 결혼식장이 되고 어떤 날에는 병원비가 될 거라고 상상하며 버텼다.
이제 돈의 이름을 바꿔야 했다.
경수가 물었다.
“치료받으려면 많이 드나.”
치우는 모른다고 답했다.
경수는 놀란 듯 그를 보았다.
“니는 다 아는 줄 알았다.”
치우는 웃지 않았다.
“그런 건 모릅니다.”
정말 몰랐다.
그는 사람을 망가뜨리는 일에 오래 있었지만 다시 살아가게 하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 차이를 돈으로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경수는 통장을 다시 넣었다.
“당분간 일 못 한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들었다.
예상했던 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들으니 머릿속에서 계산이 시작됐다. 도식이 빠지고 경수까지 빠지면, 상필은 치우에게 없는 힘을 다시 찾아낼 것이다. 인철은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경수는 그의 표정을 봤다.
“안 되나.”
치우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 침묵을 조금 길게 두었다.
“형님이 없으면 다른 사람이 해야지요.”
치우가 말했다.
경수는 눈썹을 찌푸렸다.
“하라 해라.”
“그 사람이 경민 씨 사정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경수의 시선이 멈췄다.
치우는 자기 말이 협박처럼 들리리라는 것을 알았다. 협박이 아니라고 덧붙이면 더 분명해질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누군가 동생을 건드릴 거라고 실제로 아는 것은 아니었다.
가능성만 꺼내 놓아도 충분했다.
경수가 천천히 물었다.
“니가 그 사람을 못 막나.”
치우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제가 언제까지 여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사받는 것도 있잖습니까.”
자기 죄까지 남을 붙잡는 도구로 쓰고 있었다.
말하면서도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경수는 오랫동안 그를 보았다. 화를 내지도, 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표정이 차분해졌다. 치우가 처음 보는 종류의 차분함이었다.
“니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겠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경수는 창밖을 보았다. 저녁 장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골목을 올라오고 있었다. 한 사람이 무거운 봉지를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다른 사람이 기다려 주었다.
그런 삶은 창문 밖에 있었다.
“내일은 쉰다.”
경수가 말했다.
“모레 나간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던 대답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밤늦게 창고로 돌아오니 태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노.”
그가 물었다.
치우는 경민이 치료를 알아보기로 했다고, 경수는 이틀 뒤 나온다고 말했다. 태석의 표정이 달라졌다.
“경수 형이 먼저 그런다 하더나.”
치우는 서류를 탁자에 놓았다.
대답하지 않았다.
친구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경민에게 연락해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치우는 말리지 않았다.
그날 들어온 돈이 탁자 위에 있었다. 태석이 세어 놓았고 액수까지 적어 두었다. 치우는 봉투를 열지 않았다.
돈을 세지 않은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받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봉투를 서랍에 넣고 잠갔다.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빈 창고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