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12화 · 병원 복도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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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식이 병원에 있다는 연락은 경민에게서 왔다.
새해가 된 지 보름이 지난 밤이었다. 치우는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이름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경수의 동생이 왜 도식의 일을 알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남경민 맞나.”
그가 물었다.
“예.”
“형한테 연락했나.”
“안 받습니다.”
치우는 시계를 보았다. 밤 열한 시가 넘었다. 경수는 아는 사람의 아버지 장례에 가 있었다. 태석은 창고에 없었다. 치우는 코트를 입었다.
전화를 끊기 직전 경민이 말했다.
“형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십시오.”
치우의 손이 멈췄다.
“왜.”
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에서 이미 들은 것이 있었다.

병원 응급실 앞은 밝았다.
도식의 아내가 벽에 기대 서 있었다. 이름은 허정란이라고 했다. 서른아홉. 치우보다 열여섯 살 많았다. 치우는 이름을 소개했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경민은 자판기 옆에 있었다.
수연의 가게 짐을 옮기던 날보다 살이 빠져 있었다. 날씨가 추운데 얇은 점퍼만 입고 있었고, 종이컵을 두 손으로 쥐었다. 치우가 다가가자 눈을 내렸다.
“같이 있었나.”
치우가 물었다.
경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서요.”
그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의료진에게는 아는 것을 말했다고 했다. 치우는 무엇을 말했는지 캐묻고 싶었지만 정란이 그를 불렀다.
“당신이 강치우예요?”
그는 돌아섰다.
“예.”
정란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만두지 말라 했어요?”
치우는 도식이 놓고 간 구인 광고를 떠올렸다.
창문 옆에 며칠 놓여 있다가 누군가 정리해 버린 종이. 도식은 다음 날 돌아왔고, 그 뒤로도 돌아왔다. 치우는 더 이상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런 말은 안 했습니다.”
정란의 표정이 달라졌다.
“당신 만나면 다 그렇게 되네요.”
그녀가 말했다.
“누구도 안 시켰는데 우리 집은 이 모양이 돼요.”
치우는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뺐다.
할 말이 없을 때 자꾸 돈을 만지게 되었다.

의료진이 보호자를 불렀다.
치우도 따라가려 했지만 정란이 막았다.
“제가 들어갑니다.”
그는 물러났다.
이곳에서 자신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치료를 설명받을 자격도, 서류에 서명할 자격도, 환자의 상태를 먼저 알 권리도 없었다. 돈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모든 문을 열어 주지는 않았다.
경민이 옆으로 왔다.
“괜찮겠지요.”
치우는 쉽게 그렇다고 말할 뻔했다.
“모른다.”
그가 대답했다.
경민의 얼굴이 더 창백해졌다.
치우는 그것을 보고 자신의 평소 말투가 얼마나 많은 거짓 확신을 주었는지 생각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본다. 잘될 거다. 그 말들을 듣고 다음 날까지 버티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다음 날이 온다고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었다.
경민은 의자에 앉았다. 빈 종이컵을 계속 구겼다. 치우는 그 손을 보다가 물었다.
“도식 씨하고 언제부터 알았나.”
“좀 됐습니다.”
“형이 아나.”
경민은 고개를 저었다.
“수연 씨 가게에서 봤을 때도?”
이번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치우는 자신이 사람의 얼굴을 잘 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고 싶은 사람만 자세히 본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돈을 가져오는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 자기를 배신할 사람.
경민은 누구의 동생이라는 이름표 뒤에 있었다.
그래서 보지 않았다.

정란이 나왔을 때 눈이 붉어져 있었다.
치우는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녀는 지금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의료진은 확인되지 않은 것을 단정하지 않았고, 자신도 들은 말을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는 게 있으면 저 말고 안에 말씀하세요.”
정란이 치우와 경민을 번갈아 봤다.
“체면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경민이 일어났다.
그녀가 덧붙였다.
“겁나도요.”
경민은 안으로 들어갔다.
치우는 정란 곁에 서 있었다. 그녀가 묻지 않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도식을 붙잡은 것은 아니라고, 나중에 다시 생각하라고 했다고, 그가 스스로 왔다고.
정란은 끝까지 들었다.
그 인내 때문에 치우의 말이 더 초라해졌다.
“그 사람 집에 와서 뭐라 했는지 알아요?”
그녀가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자기 이름을 불러 줬대요.”
치우는 도식에게 이름을 물었던 날을 떠올렸다.
“상필 씨는 맨날 야, 너, 그랬는데. 당신은 이름 물어보고 앉으라 했다고. 그 사람이 자기를 사람으로 봐 줬다고.”
정란은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그 말 때문에 당신한테 가는 날은 셔츠를 다렸어요.”
치우는 응급실 문을 보았다.
말쑥한 셔츠를 입은 사내. 손에 접어 쥔 모자. 세 번 반복했던 고맙다는 말.
자기는 한 사람을 더 확보했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은 사람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두 생각이 같은 방에 있었는데 서로 다른 미래로 이어졌다.

새벽이 가까워졌을 때 경수가 도착했다.
그는 치우보다 먼저 동생을 보았다. 경민이 응급실 옆 의자에서 일어나자 경수의 걸음이 느려졌다. 설명을 듣기 전에도 무언가를 알아차린 얼굴이었다.
“니가 왜 여기 있는데.”
경민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경수는 치우를 보았다.
치우가 말했다.
“연락받고 왔습니다.”
“니한테?”
질문은 짧았지만 그 안에 서운함과 분노가 함께 있었다.
경민은 자기 형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한 부탁을 반복하지 못했다. 경수는 동생의 어깨를 잡았다. 세게 잡지는 않았지만 경민은 움찔했다.
“무슨 일 하는데.”
치우가 경수의 이름을 불렀다.
경수는 돌아보지 않았다.
“지금 동생한테 묻는다.”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조금 뒤 정란이 말했다.
“여기서 싸우지 마세요.”
그 한마디에 경수의 손이 떨어졌다.
복도에는 다른 환자의 가족들도 있었다. 피곤해서 눈도 뜨지 못하는 사람, 전화로 아침 일정을 취소하는 사람, 혼자 앉아 비닐봉지를 쥔 사람. 누구도 이들의 사정을 중심에 놓아 주지 않았다.
경수는 동생과 함께 복도 끝으로 갔다.
치우는 뒤를 따라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자신이 들으면 안 되는 말이 있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불편하다는 것 자체가 더 불편했다.

아침이 되자 도식은 병실로 옮겨졌다.
위험이 모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정란은 의사가 설명한 종이를 접어 가방에 넣었다. 그녀는 밤새 같은 자세로 서 있어서 걸을 때 조금씩 다리를 절었다.
치우가 돈을 내밀었다.
“쓰십시오.”
정란은 봉투를 보았다.
“무슨 돈이에요.”
치우는 대답을 골랐다.
치료비. 미안한 마음. 도식이 받을 돈. 어느 이름이든 붙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름에 따라 상대가 무엇을 돌려줘야 한다고 느낄지가 달라졌다.
“갚으실 필요 없는 돈입니다.”
그가 말했다.
정란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 말고요. 어디서 난 돈인지.”
치우는 봉투를 내밀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에게서 나왔으니 자기 돈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 정도로 거짓말을 할 만큼 무지하지는 않았다.
“제가 번 돈입니다.”
정란이 그를 보았다.
오래 보았다.
치우는 봉투를 거두려 했다.
그때 정란이 받았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받겠습니다.”
치우는 잠깐 안도했다.
정란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받아야 하니까요. 고맙다고는 못 합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눈뜨면 그만두게 할 겁니다. 돈 받았다고 다시 부르지 마세요.”
그는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정란은 그 말을 믿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치우가 나중에 말을 바꾸지 못하도록 한 번 더 또렷하게 반복하게 했다.
그는 다시 알겠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나올 때 햇빛이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다.
경수는 동생을 데리고 먼저 나갔다. 태석이 연락을 받고 늦게 도착했다. 그는 치우 얼굴을 보고 상태부터 물었다.
“도식 씨?”
치우가 되물었다.
태석은 그렇다고 했다.
치우는 밤새 있었던 일을 짧게 설명했다. 친구는 도식이 그만둘 거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머릿속에서는 빈자리가 계산되고 있었다. 도식이 빠지면 누가 그가 하던 일을 하는지, 상필이 무슨 말을 할지, 인철에게는 어떤 설명을 할지.
환자가 누운 병실보다 그 빈자리가 먼저 떠오르는 자신이 싫었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지는 않았다.
태석이 걸음을 멈췄다.
“니 지금 또 누구 시킬지 생각하지.”
치우는 친구를 봤다.
태석은 더 묻지 않았다. 치우의 얼굴을 읽는 일에는 이제 다른 누구보다 익숙했다.
주차장 끝에서 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을 부르는 소리였다.
치우가 돌아보았을 때 경민은 자동차 옆에 서 있었다. 형이 문을 열어 주는데도 타지 못하고 있었다. 겨울 햇빛 아래 얼굴이 유난히 작아 보였다.
치우는 처음으로 도식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자기가 벌이는 일을 끝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경수에게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