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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 55화. 세라의 새 바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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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는 침대 곁에 두었던 파란 창틀 그림을 접었다.

내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종이를 세 번 접은 뒤였다. 처음 그렸던 선이 접힌 자리에 걸려 조금 벗겨졌다.

나는 문 앞에서 멈췄다.

“버리려고?”

내가 물었다.

세라가 고개를 들었다.

“가방에 넣으려고요.”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내가 안도한 것을 봤다. 웃지 않고 종이를 다시 폈다.

“버려도 이상한 건 아니죠?”

나는 잠깐 생각하다 그렇다고 했다.

세라는 그림을 오래 보더니 이번에는 모서리가 구겨지지 않게 다른 종이 사이에 넣었다.

“지금은 가져가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림 속 창문은 그녀가 잃어버린 집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그리던 방과 내 서툰 질문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의자를 끌어 앉았다.

*

태오가 처음 지구로 내려간 날이었다.

첫 시험팀의 한 사람이 올라온 자리에 그가 들어갔다. 여덟 자리 안에서 수리 인력을 교대한 것이었다. 메르에게도 바뀐 이름이 실제로 반영된 표를 받았다.

태오는 출발할 때 자기 구획의 가짜 나무에서 잎 하나를 떼지 않았다.

대신 누수 자국이 찍힌 작은 사진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의 역할은 비뚤어진 기둥을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하루는 도착하자마자 일을 시켰다.

그가 신발의 흙을 찍을 시간은 그 뒤에야 생겼다.

저녁에 보내온 영상에서 태오는 먼 곳을 보고 있었다.

카메라가 옆으로 돌아가자 수평선이 나왔다.

우리가 처음 본 물 사진보다 조금 더 가까운 바다였다.

하루는 받침을 고치러 간 길 끝에서 보인다고 했다. 그쪽으로 걸어갈 길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지금은 보호구획 안에서 보는 것뿐이라고.

세라는 영상을 멈추지 않았다.

물결이 계속 바뀌었다.

같은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

그녀에게는 최근에 연락이 많이 왔다.

지구의 옛 집을 찾을 수 있다는 사람, 세라와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다는 사람, 기억 상품을 할인해 주겠다는 사람.

세라는 대부분 답하지 않았다.

오늘 온 메시지는 조금 달랐다.

같은 해안 구획에 살았던 사람이었다. 세라의 어릴 적 집이 사진에 찍혔을지 모른다고 했다.

거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녀가 메시지를 여는 것을 지켜봤다.

사진에는 파란 창틀이 없었다.

담벼락 일부와 지붕, 바닥에 놓인 바구니가 보였다. 세라는 그걸 한참 보다가 고맙다는 답을 보냈다.

“맞는 집 같아?”

내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그녀는 사진을 따로 저장했다.

“나중에 주소를 더 찾아볼 수는 있겠죠.”

화면을 닫는 손이 떨리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아 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단말을 내 쪽으로 밀지 않았다. 나는 보겠다고 손을 뻗지 않았다.

잠깐 뒤 세라가 사진을 다시 열어 바구니를 확대했다.

“이 안에 뭐가 있었을까요.”

나는 모른다고 했다.

“빨래였을 수도 있고요. 장을 봐 온 걸 수도 있고.”

그녀가 말했다.

“아무것도 없었을 수도 있어.”

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싫은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확대했던 사진을 원래 크기로 돌렸다.

그러고는 내 어머니도 물건을 바구니에 담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생각했다. 낡은 천 가방을 들던 모습은 기억났다. 손잡이 한쪽이 늘 길었고, 걸을 때마다 가방이 다리에 부딪혔다.

그 얘기를 하자 세라가 손잡이를 고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모른다고 했다.

목소리는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길이가 다른 가방을 든 어머니의 어깨는 잠깐 선명했다.

세라는 가방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냥 내 옆에서 같은 사진을 조금 더 봤다.

밖에서는 점검 시간이 끝났다는 방송이 나왔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시계를 올려다봤다. 다시 해야 할 일이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

나는 같이 전망대에 갈지 물었다.

세라는 오늘은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우리는 대신 일층의 오래된 세탁 구획으로 갔다. 가져갈 천을 분류하는 작업이 남아 있었다.

그곳에는 전망도 없고 음악도 없었다. 따뜻한 건조 바람과 묵은 비누 냄새가 있었다.

리안이 미리 천 몇 장을 골라 놓았다. 지구의 새 작업실 창을 가릴 것들이었다.

색이 제각각이었다.

세라는 노란 천을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내가 전에 들었던 노란 컵을 떠올리는 것을 보더니, 오늘도 그 색이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회색 천을 골랐다.

“먼지가 덜 보여요.”

나는 웃었다.

세라가 내게 반대쪽 끝을 잡으라고 했다. 우리는 긴 천을 두 번 접었다.

내 오른손은 오래 잡고 있으면 힘이 빠졌다. 세라가 무거운 쪽을 자기 앞으로 당겼다.

나는 그것을 고맙게 받았다.

*

천 사이에서 작은 꽃무늬 주머니가 나왔다.

분실물이어서 따로 보관해 둔 것이었다. 안에는 오래된 단추 두 개만 있었다.

세라가 주머니를 뒤집어 이름표를 찾았다.

이름은 없었다.

그녀는 단추를 다시 넣고 분실물 칸에 올려놓았다. 나는 그런 물건까지 모두 가져갈 수 있을지 물었다.

세라는 모른다고 했다.

우리는 가져갈 것과 남길 것을 매일 골랐다. 남기는 물건의 주인이 죽었는지, 살아 있는데 다른 구획으로 갔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가 손을 멈췄다.

“내가 그 집을 못 찾으면요.”

나는 천을 내려놓았다.

“사진도 잘못된 거고, 파란 창틀도 다 무너졌으면.”

세라가 말했다.

나는 다시 만들면 된다는 말을 삼켰다.

그녀가 찾는 것은 페인트 색만이 아니었다.

“속상하겠지.”

내가 말했다.

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천을 폈다.

“그래도 저 물은 보고 싶어요.”

그녀가 가리킨 단말에서 현재의 바다가 움직이고 있었다.

*

작업이 끝날 무렵 조명이 한 단계 어두워졌다.

에덴이 밤이라고 알려 주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세탁기 옆에 나란히 앉아 남은 물을 나눠 마셨다. 바닥이 조금 따뜻했다.

세라가 나에게 지구에 가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손을 보았다.

그녀는 그것 말고라고 하지 않았다. 기다렸다.

“처음 며칠은 잘 것 같아.”

내가 말했다.

“그다음은?”

“깨고 나서 생각할래.”

세라가 웃었다.

그녀는 바다 근처에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바로 앞이 아니어도, 걸어서 볼 수 있는 거리면 좋겠다고.

옛 집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말을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보다 조심스러웠다. 오래 간직하겠다고 마음먹어도 내게서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래도 지금 듣고 있었다.

*

세라가 내 왼손을 만졌다.

손가락 끝에 천의 먼지가 묻어 있었다.

그녀는 먼지를 털어 주다가 멈췄다. 내가 고개를 들자 눈이 마주쳤다.

나는 가까이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입술이 잠깐 닿았다.

입 안에 남은 물맛과 그녀의 따뜻한 숨이 느껴졌다. 길지 않았다.

떨어진 뒤 나는 엉뚱하게도 아팠던 입술을 손으로 만졌다.

세라가 물었다.

“아직 아파요?”

“아니.”

그녀는 믿지 않는 얼굴이었다.

나는 조금 웃었다.

“지금은 괜찮아.”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

밖에서 수레가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우리의 이름을 불렀다. 늦으면 밥이 없다고 했다.

세라는 대답을 미루다가 곧 간다고 소리쳤다.

우리는 일어나 접은 천을 나눠 들었다.

출입문 앞에서 세라가 잠깐 멈췄다.

“그림은 내 가방에 넣을게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당신이 보관해야 할 것 같아 하지 말고.”

나는 들고 있던 천을 고쳐 안았다. 내가 조금 그렇게 생각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세라는 내 대답을 기다리다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먼저 문을 열었다. 복도의 찬 공기가 뺨에 닿았다. 나는 그녀가 지나갈 만큼 천을 옆으로 비켜 들었다.

*

식탁에는 태오의 새 영상이 도착해 있었다.

기둥 하나가 똑바로 서 있었다.

그 옆에서 하루가 자를 들고 있었고, 태오는 화면 밖의 동료에게 무언가 설명했다. 말끝마다 바람 소리가 섞였다.

마지막에는 그가 자기 구획 사람들에게 말을 남겼다.

여기도 고칠 데가 많다고.

너희가 알던 고장과 다른 것도 있지만, 같은 것도 있다고.

한이삭이 영상을 두 번 돌렸다.

우리는 그 영상을 보며 밥을 먹었다.

세라는 내 옆이 아니라 리안 맞은편에 앉아 회색 천을 골랐다고 말했다. 노인은 햇빛을 너무 막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그녀는 아직 창문도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리안이 그렇다며 웃었다.

나는 세라를 보다가 내 식판으로 시선을 내렸다.

우리가 나눈 짧은 순간이 식탁의 모든 것을 바꾸지는 않았다.

하루는 여전히 저쪽에 있었고, 기한은 줄고 있었고, 내 손도 아팠다.

그 가운데서 앞으로 함께 해 보고 싶은 일이 하나 생겼다.

나는 새 거주지 도면의 빈칸에 작은 의자를 그렸다.

옆에는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채 자리를 남겨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