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5화. 정보의 값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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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은 빈 바구니를 탁자에 올려놓았다.
“여기 올 때마다 물건이 없어집니다.”
그의 첫마디였다.
마라가 눈썹을 올렸다.
“우리 집에서 훔쳐 간다는 소리예요?”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상인은 손바닥을 펼쳤다.
그 손에는 비누 냄새가 났다.
나는 바구니를 들여다봤다.
바닥에 얇은 포장지 하나가 남아 있었다. 붉은 실로 묶었다가 풀어 놓은 종이였다.
“무슨 물건인데요?”
“향비누요. 시장에 흔한 것 말고, 손에 냄새 오래 남는 것.”
이브가 옆에서 말했다.
“안 써 봐서 몰라요.”
상인은 그녀를 보고 헛기침했다.
* * *
그의 이름은 오스였다.
홍등가 여러 집에 향비누를 납품한다고 했다. 직접 올 때와 사람을 시켜 보낼 때가 있었다.
“주문받은 건 두 바구닌데, 받았다는 건 하나예요.”
그는 손가락 두 개를 폈다가 하나를 접었다.
“빠진 물건을 찾아 주면 열여덟 벨.”
나는 금액을 되물었다.
이번에는 아는 척하지 않았다.
오스는 못 믿겠다는 듯 나를 봤다.
“황태자한테도 정보를 파는 여자라면서요.”
마라가 웃었다.
“그 정보는 누가 팔았대?”
오스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탁자를 손끝으로 한 번 눌렀다.
“아직 찾을 수 있다고 안 했어요.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 먼저 볼게요.”
* * *
오스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짜증을 냈다.
손님이 물건을 기다리고 있고, 이쪽에서는 안 받았다고 하고, 보내기는 분명히 보냈다는 말이었다.
나는 누가 보냈는지 물었다.
“내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요.”
“누가 받았어요?”
“그걸 알면 내가 여기 앉아 있겠습니까.”
마라가 팔짱을 꼈다.
대화가 처음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오스에게 가게 사람을 불러 달라고 했다.
“여기 직원들부터 물어보면 되잖아요.”
그가 말했다.
“물어봤어요. 모른대요.”
“그 말을 믿습니까?”
나는 그의 바구니를 돌려줬다.
“그럼 제가 물어봐도 믿을 생각이 없는 거네요.”
오스는 바구니 손잡이를 붙들었다.
마라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웃는 것을 숨기는 것 같았다.
* * *
가게 직원은 한참 뒤에 왔다.
스물셋이라고 말한 청년이었다. 이름은 테오였다.
오스를 보자마자 어깨가 올라갔다.
“전 두 개 다 드렸어요.”
그가 말했다.
“그걸 설명하라고 불렀잖아.”
오스가 대답했다.
테오는 내가 누군지 보지도 않고 말을 쏟아냈다.
어느 문으로 들어왔고, 누가 짐을 내려놓으라고 했고, 얼마 동안 기다렸는지.
말이 자꾸 앞뒤로 섞였다.
나는 오스에게 잠깐 조용히 있어 달라고 했다.
“내 물건 얘기인데.”
“알아요. 그래서 끝까지 들어 보려고요.”
그는 입술을 눌렀다.
테오는 그제야 나를 봤다.
옆 탁자에서 누군가 웃었다.
“낮부터 무슨 재판이야?”
다른 사람이 황태자 얘기를 꺼내려 하자 마라가 빈 잔을 들고 그쪽으로 갔다. 곧 의자 밀리는 소리가 났고 구경하던 얼굴들이 문밖으로 사라졌다.
테오가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했다.
나는 마라가 돌아오는 쪽을 봤다. 그녀는 잔을 내려놓으며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조용한 자리도 공짜는 아니야.”
“얼만데요?”
“오늘은 끝나고 탁자 닦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테오는 조금 웃었다. 아직 오스의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아까처럼 어깨가 귀까지 올라가 있지는 않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자리를 잠시 비워 주는 것과 말을 끝낼 시간을 주는 정도였다. 그래도 그 뒤에 나온 이야기는 조금씩 순서가 맞았다.
* * *
한 바구니는 마라에게 줬다.
그건 마라도 받았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복도에서 누군가 가져갔다.
“어떤 사람이었어요?”
내가 물었다.
테오는 입을 열었다가 오스를 봤다.
“여자였냐?”
오스가 먼저 물었다.
테오는 고개를 저었다.
“남자였어요.”
마라의 눈썹이 다시 올라갔다.
오스는 목을 가다듬었다.
나는 테오에게 나를 보고 말해 달라고 했다.
그는 무릎 위에서 두 손을 비볐다.
“빈 바구니를 들고 있었어요. 제가 온 걸 기다렸다고 했어요.”
* * *
나는 노엘을 찾아갔다.
그녀는 아래층 창가에서 누군가의 편지를 접고 있었다.
내가 물건을 받은 남자에 대해 묻자 얼굴부터 설명하라고 했다.
얼굴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엘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런데 기다렸다고?”
“네.”
“우리 손님이면 뭘 기다렸는지부터 다르겠네.”
그녀는 자리에 앉은 채 방 안을 둘러봤다.
나는 그녀가 누군가의 이름을 말해 주기를 기다렸다.
그 대신 노엘은 창가의 빈 의자를 가리켰다.
“배달 기다리는 사람은 저기 잘 안 앉아. 문을 등지고 있거든.”
그녀는 자신이 본 사람의 얼굴보다 앉았던 자리를 기억했다.
* * *
이브가 그 의자를 닦았다고 했다.
남자가 떠난 뒤 작은 종이표가 떨어져 있었다고도 했다.
“쓰레기통에 버렸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잠시 통을 내려다봤다.
공략집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이브는 내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더니 긴 집게를 가져왔다.
“손 넣지 말고.”
종이표는 젖은 꽃잎 밑에 있었다.
오스네 가게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나는 표를 펴 보다가 다시 오스에게 갔다.
테오가 그것을 보자마자 말했다.
“그분이 보여 준 거예요.”
오스의 얼굴이 달라졌다.
* * *
그 표는 손님에게 주는 할인표가 아니었다.
가게 사람에게 일을 맡겼다는 표시로 쓰던 종이였다.
오스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에요?”
내가 물었다.
그는 목 뒤를 쓸었다.
“예전에 물건 나르던 사람입니다.”
“아직도 일해요?”
“아니요.”
“그런데 테오는 몰랐어요?”
오스가 청년을 봤다.
테오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 사람 그만뒀다고 들은 적 없어요.”
오스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나는 둘 사이에 서 있지 않으려고 옆으로 비켰다.
이번에는 가게 주인이 대답할 차례였다.
* * *
그 남자는 가까운 골목에서 물건을 다시 팔고 있었다.
내가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
오스가 자기 직원과 함께 나갔다가 비누가 든 바구니를 들고 돌아왔다.
마라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찾았나 보네.”
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은 돌려받았습니다. 나머지는 이미…….”
그는 말을 끝내지 않았다.
테오는 빈 바구니를 내려놓고 어깨를 주물렀다.
나는 청년에게 앉으라고 했다.
이번에는 오스도 앉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 * *
오스는 아홉 벨을 내밀었다.
“반만 찾았으니까.”
나는 동전을 봤다.
열여덟 벨을 받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직 제대로 몰랐다.
그래도 아홉은 그 절반이었다.
“누가 가져갔는지 찾는 값이라고 했어요.”
“물건을 찾아 주면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도 맞았다.
처음에 서로 다르게 들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마라가 옆에서 보고 있었다. 대신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럼 다음에는 찾을 대상부터 정하죠.”
내가 말했다.
“오늘은 열두 벨 주세요. 남은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도 아시게 됐으니까.”
오스가 나를 봤다.
* * *
한동안 말이 오갔다.
나는 내가 한 일을 설명했고, 그는 잃은 물건을 설명했다.
결국 열두 벨이 탁자에 놓였다.
기분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처음 말한 값보다 적었다.
하지만 황태자가 가져가 버린 돈주머니와 달리, 이번 동전은 내 앞에 남았다.
나는 세어 보고 받아 들었다.
오스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목소리를 낮췄다.
“다른 것도 알아볼 수 있습니까?”
* * *
노엘이 누구에게 편지를 받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나는 손을 멈췄다.
“왜요?”
“그걸 알아야 물건을 더 팔 데가 생깁니다. 저 여자 손님들 지갑이 가볍지는 않잖아요.”
그는 더 큰돈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노엘이 접고 있던 편지를 떠올렸다.
그녀는 내가 물었을 때 그 편지를 숨기지 않았다.
숨기지 않았다고 해서 읽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건 노엘에게 직접 물으세요.”
내가 말했다.
오스의 얼굴에 실망이 비쳤다.
“그럼 정보상이라고 할 수 있나.”
그는 바구니를 챙겨 일어났다.
나는 그를 붙들지 않았다.
* * *
노엘은 내가 받은 동전을 보고 웃었다.
“황태자보다 많이 줬네.”
나는 피곤해서 웃음이 났다.
“전하께서는 안 주셨으니까요.”
“그것도 비교는 되지.”
나는 열두 벨을 나눠 놓았다.
노엘과 이브가 한 일을 빼면 나는 사람을 불러다 얘기만 들은 셈이었다.
각자 두 벨을 내밀었다.
이브는 받기 전에 물었다.
“다음에도 이만큼 주는 거야?”
“다음 일은 해보고 정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동전을 받았다.
노엘은 자기 몫을 천천히 집었다.
“에다 일은 어디까지 해줄 건데.”
나는 남은 여덟 벨을 손바닥에 올렸다.
그 일에는 아직 돈을 줄 사람이 없었다.
* * *
거래를 마친 뒤 마라에게 빚이 적힌 종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녀는 맨 아래 숫자를 가리켰다.
생활비와 이미 쓴 물건 값을 합쳐 칠십여섯 벨. 다음 날의 방과 식비까지 미리 넣은 금액이었다.
여기서 나와 후견 관계를 끝내려면 따로 스물네 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합쳐서 백 벨이었다.
나는 손바닥의 동전을 내려다봤다.
아드란이 내밀었던 주머니가 생각났다.
그것을 받았다면 이 종이에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대신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갔겠지.
나는 여덟 벨을 종이 위에 놓았다.
“오늘은 이만큼 갚을게요.”
마라가 펜을 들었다.
칠십여섯 위에 줄을 긋고 예순여덟이라고 적었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숫자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