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 돈을 받을 날짜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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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는 이틀 뒤 돌아왔다.
나는 그의 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먼저 들었다. 창가에 갔다가 커튼에서 손을 뗐다.
현관문이 열렸다.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계단 위에서 내려다봤다. 도하는 갈아입은 셔츠를 입고 있었다. 언제 누가 가져다줬는지 나는 몰랐다. 눈 밑이 어두웠다.
그는 내가 내려올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녀왔느냐고 말하지 못했다.
도하는 신발을 벗었다. 몸을 숙이는 모습이 느렸다.
내가 마지막 계단을 내려왔을 때 그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았다.
* * *
그가 돌아왔다는 것이 모든 확인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었다.
송영후에게서 먼저 설명을 들었다. 도하는 추가 질문에 답했고 다시 연락을 받으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민의 사건도 별도로 진행 중이었다.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송영후는 변호인과의 연락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다.
나는 도하에게 직접 듣겠다고 했다.
그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알겠다고 했다.
내가 설명을 전해 받기만 하던 자리에 더는 그대로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도하가 눈앞에 오자 처음 나온 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밥은 먹었어요?”
* * *
도하는 조금 먹었다고 했다.
나는 주방으로 갔다. 정숙이 남긴 국을 데웠다. 냄비 손잡이를 잡고 있다가 불이 너무 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하가 옆에 섰다.
그가 불을 줄이려 하자 내가 먼저 줄였다.
우리는 부딪히지 않았다.
그는 그릇을 꺼냈다. 나는 두 개를 달라고 했다.
도하가 내 얼굴을 봤다.
나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릇 두 개를 내려놓았다.
식탁의 빈자리가 채워졌다.
나는 숟가락을 들고서야 배가 고팠다는 것을 느꼈다.
* * *
도하는 많이 먹지 못했다.
국물을 몇 번 떠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나는 그가 계속 먹기를 바랐다. 살아 있는 사람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 생각이 들자 목이 막혔다.
나는 물을 마셨다.
도하가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가 없던 동안을 묻는 말이었다.
나는 경원이 전화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일을 나갔다고 했다. 수진에게는 가족 일이 생겨 쉬었다고만 전했다고 했다.
그는 하나씩 들었다.
나는 윤석의 장례에 관한 연락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고개를 숙였다.
* * *
“후회합니까.”
도하가 물었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 질문이 도하 입에서 나온 것이 이상했다.
나는 한참 생각했다.
윤석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느냐는 말과,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느냐는 말은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달랐다.
나는 어느 쪽으로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다시 하라고 하면 지금은 못 할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도하는 듣고 있었다.
“그날 못 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나는 덧붙였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점심이 지나 나는 계약서를 꺼냈다.
종이 모서리가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처음 받았을 때는 손끝을 베일 것처럼 빳빳했다.
나는 돈을 지급하는 부분에 손가락을 올렸다.
세 달이 끝난 뒤 이혼하면 이십억을 받는다는 약속.
그 돈으로 갚아야 할 채무.
도하와 같은 집에서 지낸 날들이 문장 몇 개로 줄어들었다.
나는 송영후에게 연락했다.
계약 종료 때 해야 할 이야기를 미리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날짜를 다시 확인했다.
칠월 삼일.
나는 알고 있다고 했다.
* * *
송영후와는 다음 날 만나기로 했다.
나는 은행에 연락해 복귀 일정을 이야기했다. 상대는 내 목소리를 듣고 조금 더 쉬어도 되느냐고 물어봐도 된다고 했다.
나는 출근하겠다고 했다.
집 밖에서 내 이름이 다른 뜻으로 쓰이는 시간이 필요했다.
잠시 뒤 동료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내가 맡던 서류는 다른 사람이 정리해 두었고 돌아오면 어디까지 했는지 알려 주겠다고 했다.
나는 고맙다고 답했다. 책상 위 작은 화분에 물도 주었느냐고 물었다. 동료가 사진을 보내왔다. 잎 끝이 조금 말라 있었지만 아직 살아 있었다.
나는 그 사진을 확대했다.
서랍 손잡이에 내가 붙여 둔 작은 흠집 방지 스티커가 보였다. 내 자리는 내가 없는 동안에도 내 자리처럼 남아 있었다.
나는 사진을 저장했다.
전화를 끊고 보니 도하가 문간에 있었다.
그는 내게 무슨 약속을 잡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송영후를 만나겠다고 했다.
무슨 일로냐고 다시 물었다.
나는 계약서를 들어 보였다.
그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
* * *
“끝낼 준비를 합니까.”
도하가 물었다.
나는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내 책상에는 그의 글씨가 있었다. 동침 조항을 지우면서 옆에 남긴 이름이었다. 다른 종이에도 그의 이름이 있었다. 이 집에서 내 공간을 인정한다고 쓴 문장 아래였다.
도하는 그 종이들을 보고 있었다.
나는 계약서를 내려놓았다.
“아직은 돈이 필요해요.”
그가 나를 봤다.
그 사실을 말하는 것이 이제 와서 부끄러웠다. 우리는 더 끔찍한 이야기를 했는데도 돈 이야기는 처음 만난 날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 * *
도하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떠나려 하자 불렀다.
“당신이 집에 없을 때도 그 생각을 했어요.”
도하가 멈췄다.
“다시 못 돌아오면 돈은 어떻게 되는지.”
나는 그의 얼굴을 봤다.
그가 화를 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를 기다린 마음이 전부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도하는 오래 침묵했다.
그러고는 내게 물었다.
“그것만 생각했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 대답을 받고 돌아섰다.
* * *
다음 날 송영후는 서류를 펼쳤다.
나는 계약서 원본을 가져갔다. 그가 갖고 있는 것과 내가 가진 것을 나란히 놓았다.
그는 처음의 약속을 다시 설명했다. 나는 알고 있다고 했다.
그가 말을 멈췄다.
나는 이혼하지 않으면 돈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지금도 도하의 뜻인지 물었다.
송영후는 자신이 대신 정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그러면 그 질문을 전달해 달라고 했다.
그가 나를 보았다.
내가 남고 싶다는 뜻인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나는 그 점이 고마웠다.
* * *
송영후는 위약금 부분도 함께 확인하겠다고 했다.
나는 종이를 보았다.
사십억.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지금도 돈으로 갚을 수 없는 액수였다.
그런데 그 숫자보다 더 큰 것이 어느새 우리 사이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조항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송영후가 펜을 멈췄다.
“그 부분도 본인에게 확인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도하가 무엇이라고 하는지 그대로 전해 달라고 했다.
송영후는 알겠다고 했다.
그날 돈은 오가지 않았다.
* * *
나는 혼자 사무실을 나왔다.
건물 아래에는 작은 빵집이 있었다. 유리 안에 놓인 샌드위치를 보다가 하나 샀다.
점원이 두 개를 사면 할인된다고 했다.
나는 하나만 달라고 했다.
밖에서 포장을 열었다. 빵 안의 상추가 삐져나와 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밀어 넣었다.
도하에게 연락하지 않고 점심을 먹었다.
그가 무엇을 먹을지는 그가 정하면 됐다.
나는 다 먹은 포장을 접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아버지에게 일은 할 만하냐고 물었다.
답장은 바로 오지 않았다.
일하는 중일 수도 있었다.
* * *
집에 돌아오니 도하가 식탁에 앉아 있었다.
그 앞에는 내가 가져갔던 것과 같은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송영후에게 연락을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맞은편에 앉았다.
도하는 위약금을 청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나는 생각이 없다는 말 대신 종이를 고쳐 달라고 했다.
그는 펜을 잡았다.
나는 그의 손을 봤다.
그는 그 부분을 지우겠다고 썼다. 내게 펜을 건넸다.
나는 문장을 읽었다.
사십억이 적힌 줄이 이제 나를 따라오지 않게 됐다.
* * *
돈을 받는 조건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다.
도하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얼마나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칠월 삼일 전에는 답을 달라고 말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도하가 조용히 물었다.
“돈을 받으면 바로 갈 겁니까.”
나는 그를 봤다.
“모르겠어요.”
그 말은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의 표정이 그 대답 때문에 편해지지는 않았다.
* * *
저녁에 아버지에게 답장이 왔다.
일은 할 만하다고 했다. 다리가 아프던 것은 조금 나아졌다고 했다. 점심을 같이 먹는 사람이 생겼다는 말도 있었다.
나는 그 문자를 오래 봤다.
누군가와 밥을 먹는 일이 자기 소식이 되는 날.
아버지에게 그런 날이 온 것 같았다.
나는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답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도하가 옆으로 왔다.
나는 화면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문자를 읽고 아버지가 계속 일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 * *
잠들기 전에 나는 달력을 봤다.
칠월 삼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날짜를 기다리며 살던 때와 달랐다. 기다리기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던 일들 가운데 끝나는 것은 몇 개 없었다.
나는 계약서를 다시 접었다.
사십억이 지워진 종이를 맨 위에 놓았다.
도하가 내게 물 한 잔을 가져왔다.
그는 방문 앞에서 기다렸다.
나는 들어오라고 했다.
도하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가 앉을 자리를 조금 비웠다.
그 작은 움직임이 돈에 대한 대답으로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