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 두 사람의 침묵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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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이 먼저 윤석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듣고 무릎을 굽혔다. 그의 눈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내게 물병을 밀어 주던 사람이었다.
나는 전화기를 꺼냈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 정민이 쓰러졌을 때도 잘 눌리지 않던 화면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왜 손을 떨고 있는지 알았다.
경원이 내게 빨리 하라고 소리쳤다.
나는 도움을 불렀다.
주소를 말했고 사람이 쓰러졌다고 했다. 전화 너머에서 묻는 말에 대답했다.
도하는 우리 옆에 서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 * *
집에 있던 사람들이 모였다.
누군가는 현관으로 달려갔다. 누군가는 경원을 뒤로 물렸다. 나는 전화기에서 들리는 말을 따라 움직였다.
윤석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문을 닫던 손이었다. 마당에서 내게 같이 나오자고 손짓했던 손이기도 했다.
나는 그 손을 만질 수 없었다.
도하가 가까이 왔다.
나는 그에게 비키라고 말했다.
그가 멈췄다.
경원은 우리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무엇을 보았는지 알 수 없었다.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문 쪽으로 움직였다.
* * *
나는 뒤로 밀려났다.
벽에 등이 닿았다. 누군가 괜찮으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구급대가 윤석을 데리고 나갔다.
그의 신발 끝이 문턱을 지나갔다. 한쪽 바짓단이 조금 올라가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그 옷을 내려 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움직이지 않았다.
경원이 그를 따라갔다.
도하도 나가려 했다.
나는 그의 소매를 잡았다.
그가 돌아봤다.
나는 붙들어 놓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을 놓았다.
* * *
경원은 차에 타기 전에 도하를 불렀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그가 대답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다가왔다. 우리는 곧 따로 질문을 받게 됐다.
나는 복도에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경원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소리가 났다고 했다.
그 말들은 실제 있었던 일들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았다.
경원이 내 쪽을 봤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불렀다고 말했다.
내가 먼저 어머니라고 불러서 멈췄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무슨 이야기를 하셨습니까.”
질문을 받았다.
나는 처음 결혼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했다.
왜 하필 그때 물었느냐고 했다.
나는 대답이 늦었다.
경원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전처럼 내게 대신 말을 해 주지 않았다. 윤석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내가 흔들렸다는 설명도 하지 않았다.
나는 집안 이야기를 하던 중이어서 그랬다고 답했다.
경원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내 손을 모았다.
원피스 소매 끝이 구겨져 있었다.
* * *
병원에서 기다리는 동안 내 이름이 몇 번 불렸다.
그때마다 일어났다.
마지막에 본 윤석의 모습, 내가 문을 나왔을 때의 상태, 들린 소리에 대해 물었다. 나는 같은 날을 처음부터 여러 번 지나갔다.
윤석이 접시를 건네던 장면은 말하지 않았다.
그가 무섭다고 했던 말도 먼저 꺼내지 않았다.
나는 그 말들이 나에게 닿았다는 사실까지 지우고 싶었다.
휴대전화에 아버지의 메시지가 있었다.
첫날 일을 마쳤다고 했다. 생각보다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화면을 껐다.
답장을 쓸 수 없었다.
* * *
윤석은 살아서 돌아오지 않았다.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경원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무릎에 놓았다.
나는 울지 않았다.
울지 않는 내 얼굴이 가장 무서웠다.
경원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집에서 밥 먹던 애가.”
그녀가 말했다.
더 말하지 못했다.
윤석은 경원이 낳은 아들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서로를 편하게 대하는 것을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런 구분이 없었다.
나는 내 앞에 놓였던 생선 접시를 생각했다.
입 안에서 비린 맛이 났다.
* * *
도하와는 오래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는 내 앞을 지나가다 멈췄다. 나를 보고 물을 마셨느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다가 멈췄다. 전화기였다.
그는 다시 넣었다.
우리는 복도에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우리를 보았고 누군가는 보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한 거예요.”
도하의 얼굴이 변했다.
그는 내가 무슨 뜻으로 묻는지 알아들었다.
“알고 있잖아요.”
그가 작게 말했다.
* * *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는 내게 괜찮다고 하지 않았다. 나를 위해서 한 일이라고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말이 나오기를 바랐던 것 같았다.
그가 내 손을 잡으려 하자 피했다.
도하는 그 손을 거두었다.
우리는 더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가 걸어가는 것을 봤다.
등은 평소와 같았다.
나는 그 등을 보면서도 오늘은 뒤따라갈 수 없었다.
누군가 내 이름도 불렀다.
나는 다른 쪽으로 걸었다.
* * *
날이 바뀌었다.
나는 시간을 몇 번 확인했다. 휴대전화의 날짜가 유월 십구일로 바뀌어 있었다.
같은 질문을 받는 사이에 밤이 지나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함께 있었는지, 윤석이 누구와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약속은 누가 먼저 잡았는지 물었다.
나는 내가 만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도하도 함께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는 동안 입술이 말랐다.
나를 끌고 간 사람은 없었다.
나는 오늘 입을 옷도 직접 골랐다.
의자 아래로 원피스 자락이 내려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무릎 위로 당겼다.
* * *
질문이 잠깐 멈췄을 때 나는 화장실에 갔다.
거울 앞에 서서 손을 씻었다. 손등에는 작은 자국이 있었다. 어디에 부딪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그 자국을 문질렀다.
옆에서 누군가 물을 잠갔다. 종이를 뽑는 소리가 났다.
나는 뒤늦게 수도를 잠갔다.
거울 속에서 내 눈이 충혈돼 있었다.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울고 난 사람 같았다.
문밖으로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왔다. 얼굴에 물을 뿌렸다.
두 손으로 닦아도 시원하지 않았다.
* * *
경원은 내가 나왔을 때 복도 끝에 있었다.
그녀가 나를 불렀다.
나는 다가갔다.
경원은 내 얼굴을 살폈다. 처음 우리 집을 보여 주던 날과는 다른 눈이었다.
“당신, 뭘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경원의 손이 내 팔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때 나를 왜 불렀어.”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나는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녀는 나를 오래 보았다.
그 대답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 * *
나는 도하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경원은 짧게 웃었다.
그 웃음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도 그 애부터 찾는구나.”
그녀가 말했다.
나는 도하를 찾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몰랐다.
그의 멱살을 잡을 수도 있었다. 팔에 매달릴 수도 있었다. 같은 말을 했던 내가 여기 있다고 확인하고 싶을 수도 있었다.
경원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내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나는 그 한 걸음을 보았다.
그녀가 더는 내 팔을 잡지 않을 것 같았다.
* * *
아침이 지난 뒤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도하는 남았다. 그에게 더 확인할 것이 있다고 했다.
나는 왜 함께 돌아가지 못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송영후가 차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나는 혼자 가겠다고 답했다. 그는 집에 도착하면 연락해 달라고 했다.
택시에 탔다.
기사는 목적지를 다시 확인했다.
나는 맞다고 했다.
창밖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늘 내가 은행에 가지 못한다는 것을 그제야 생각했다.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집안에 사망한 사람이 생겨 출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 * *
집에는 정숙이 있었다.
그녀는 내 얼굴을 보고 말을 멈췄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나는 신발을 벗었다.
정숙이 무언가 먹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물을 가져왔다. 컵을 내 손에 쥐여 주지는 않았다. 작은 테이블에 놓았다.
“필요하면 부르세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단을 올라 내 방에 갔다.
어젯밤 입고 나갔던 원피스를 벗지 않고 침대 끝에 앉았다.
* * *
휴대전화에 윤석의 마지막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날짜와 장소.
잘 생각했다는 말.
나는 손가락으로 그 문장을 눌렀다가 뗐다.
내가 만나겠다고 했을 때 그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전화기를 엎어 놓았다.
도하가 나를 속여 그 자리에 앉힌 것이 아니었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그는 물었고 나는 대답했다. 경원을 불러 세운 것도 나였다.
나는 내 목소리를 기억했다.
어머니.
그 다정하게 들렸을 한마디가 방 안에서 자꾸 되살아났다.
* * *
잠이 들었다가 깼다.
해가 기울어 있었다.
도하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아래로 내려가 물을 마셨다. 정숙이 놓고 간 컵은 그대로였다. 컵을 씻어 다시 물을 받았다.
그때 전화가 왔다.
도하였다.
그는 길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우리는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고 말했다.
그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나는 물었다.
“당신이 죽인 거죠.”
그가 대답했다.
“네.”
* * *
나는 눈을 감았다.
그 확인이 필요했다. 그가 인정해야만 내가 한 일도 다른 이름을 얻지 못했다.
도하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다.
곧 통화가 끝났다.
나는 식탁에 컵을 내려놓았다.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가 돌아오면 앉을 자리였다.
나는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우리가 함께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방은 조금도 넓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