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값을 건 우주 카지노

51화 · 51화. 남겨진 통로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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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보낸 첫 주문은 물이 아니었다.

얇은 연결판 삼백 장.

하루는 그렇게 적었다. 물을 처리할 장치도, 비를 피할 지붕도, 사람들을 옮길 받침도 이어 붙일 판이 모자랐다.

리안은 숫자 뒤에 선을 두 개 그었다.

“삼십 장 아니고?”

“삼백 장.”

하루의 목소리가 단말에서 나왔다.

“가능하면 더.”

우리는 창고에 있는 연결판을 다 꺼냈다. 규격이 서로 달랐다. 함께 쓰면 힘을 못 받는 것들도 있었다.

태오는 저녁에 와서 절반을 돌려놓았다.

“저게 부러지면 사람 올라간 다음에 부러져요.”

그가 말했다.

쓸 수 있는 판은 마흔여덟 장이었다.

나는 남은 빈 상자를 보았다.

지구에는 사람이 여덟 명 있었고, 뒤따라가려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그들의 무게가 작은 금속 조각 위에 걸려 있었다.

*

브란이 갖고 있던 창고 목록에는 같은 규격의 판이 있었다.

소유를 넘겨받은 것이 아니라 현재 사건의 자료로 묶인 물품이었다. 공동 관리 인원들이 실제 사용처를 확인한 뒤 일부를 풀었다. 선수의 미지급 몫인 물건은 손대지 않았다.

문제는 운반이었다.

상자가 나올 길은 관람석 아래의 오래된 화물 판 하나뿐이었다.

이름은 무게 없는 방.

실제로는 무게가 없는 것이 아니라, 누가 그 무게를 받느냐가 바뀌는 곳이었다.

우리가 상자를 올리자 반대쪽의 빈 받침이 내려갔다. 벽에 뜬 선택지는 둘이었다.

짧게 나르는 대신 아주 무겁게. 가볍게 나르는 대신 오래.

뒤쪽에는 참가자들이 자기 화물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식량, 치료 재료, 수리 도구. 우리의 연결판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차례를 기다렸다.

세라는 벽에 붙은 오래된 운송표를 읽었다.

누안은 상자를 보고 자기 구역의 운반대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지난번 그 막았던 통로로?”

태오가 물었다.

누안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더 말하지 않고 자기 운반대를 붙였다.

*

판을 맡은 직원은 여유롭게 손톱을 다듬고 있었다.

성인 남자의 손가락이 여섯 개였다. 외부에서 온 종족인지 몸을 바꾼 사람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는 우리 상자를 보고 웃었다.

“급한 물건은 더 무겁습니다.”

하루에게 온 단말이 진동했다. 지구 받침의 한쪽 공사가 멈췄다는 짧은 보고였다.

직원이 그 진동을 들었다.

벽의 무게 숫자가 올라갔다.

실제 금속의 질량이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었다. 우리 발밑 판이 그만큼 더 큰 힘으로 상자를 당겼다.

태오가 손잡이를 놓았다.

상자 모서리가 바닥에 닿으며 울렸다.

“못 들겠으면 다음 순서.”

직원이 말했다.

나는 그의 뒤쪽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의 화물이 기다리는 동안 작은 노란 등이 켜져 있었다. 그들도 급했다. 하지만 우리에게처럼 당장 숫자가 올라가지는 않았다.

세라가 내 팔을 잡고 뒤로 당겼다.

“천천히 해요.”

나는 단말을 뒤집었다.

하루의 새 메시지를 일부러 읽지 않는 것이 불편했다. 그래도 상자를 다시 들지 않았다.

직원의 여섯 손가락 중 두 개가 멈췄다.

우리는 화물 위에서 내려왔다.

*

뒤에서 기다리던 여자에게 물었다.

무엇을 나르느냐고.

그녀는 배식용 그릇이라고 했다. 지구에 가려는 사람들에게 빌려줄 물건이었다. 식량을 넣을 용기가 생각보다 부족하다고 했다.

그 뒤의 남자는 의료용 천을 가지고 있었다. 더 뒤에는 좁은 침상을 분해한 묶음이 있었다.

서로 다른 구획에서 가져왔지만 같은 쪽으로 가는 물건이었다.

세라가 종이에 목적지를 적었다.

그릇을 나르는 여자가 자기 표를 내밀었다. 의료용 천의 주인도 다가왔다.

직원이 손톱 도구를 내려놓았다.

“순서는 바꿀 수 없습니다.”

“목적지 묶음은요?”

세라가 운송표의 작은 줄을 가리켰다.

한 번에 묶을 때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서로의 빈 공간과 운반대를 같이 쓸 수 있었다. 오래 걸리는 길에 들어가도 화물을 다음 방으로 넘기지 않고 끝까지 붙들 수 있었다.

우리는 빠른 판을 포기했다.

대신 많은 사람이 긴 줄로 섰다.

누안이 자기 구역 사람 둘을 더 불렀다. 태오는 상자 사이에 나무 조각을 끼웠다. 그릇 주인은 깨질 만한 것들을 따로 옮겼다.

직원은 우리가 지치는 쪽에 손가락을 올려놓았다.

나는 그것을 보았다.

*

긴 길은 바닥이 아니라 벽을 따라 이어졌다.

화물이 천천히 기울자 우리 몸도 함께 기울었다. 세라의 머리카락이 옆으로 흘렀다.

한 사람은 버티다가 손을 놓았다. 다른 사람이 그 손잡이를 받았다.

우리는 한 걸음씩 움직였다.

그릇을 가져온 여자가 노래를 불렀다. 처음에는 혼잣말인 줄 알았다. 짧은 구절 끝에서 그녀가 하나, 둘 하고 숫자를 세자 뒤쪽 사람이 같은 박자로 밀었다.

누안도 따라 했다. 그 여자가 음이 틀렸다고 하자 누안은 지금 음이 중요하냐고 되물었다.

여자는 중요하다고 했다.

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동안에도 화물은 조금씩 나갔다. 나는 웃을 숨이 없어서 입만 벌렸다. 태오가 내 어깨에 자기 어깨를 잠깐 붙였다가 떨어졌다.

그 뒤로는 숫자를 혼자 세지 않아도 됐다.

직원이 숫자를 읽었다.

“계속 가면 마지막에는 서른 배.”

태오가 이를 악물었다.

나는 손잡이를 왼손으로 받쳤다. 오른손은 지지대 안에서 욱신거렸다.

세라가 바닥과 벽의 경계를 보고 있었다.

오래된 운송판의 마지막에는 비상 평형 구간이 있었다. 화물이 통째로 쏟아지기 전에 받침의 방향을 맞추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구간에 도착하려면 우리가 먼저 버티는 시간을 채워야 했다.

나는 직원에게 물었다.

“여기서 놓으면 당신도 이걸 다 다시 쌓아야 하지?”

그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벽 쪽으로 쏠리던 힘이 조금 줄었다.

그는 화물이 부서지는 광경은 팔고 싶었지만, 길 전체가 막히는 것은 싫어했다.

우리는 그가 줄인 순간 한 걸음 더 갔다.

*

내 눈에 평형 구간의 선이 보였다.

오래 열려 있을 분기는 가늘었다. 보통은 받침 하나가 지나가면 바로 닫혔다. 우리가 묶은 상자들을 전부 빼내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앞의 손잡이를 태오에게 넘겼다.

“여기부터 부탁해.”

그는 내 손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세라가 고정점 옆으로 길을 만들었다.

나는 옆으로 기운 벽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판정점은 발밑이 아니라 어깨 옆에서 떨리고 있었다.

왼손으로 몸을 받치고 오른손을 뻗었다.

주먹이 닿자 삼십 일이 사라졌다.

평형 구간의 선이 넓어졌다.

우리 몸이 조금씩 똑바로 섰다. 누안이 소리쳤다. 뒤쪽 사람들에게 당기지 말고 밀라고, 앞에서 받겠다고.

상자가 하나씩 빠져나왔다.

그릇이 든 상자는 마지막이었다. 깨지는 소리가 한 번 났다.

여자가 얼굴을 찡그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직원은 다음 숫자를 읽지 못했다.

그가 기대했던 붕괴 대신, 낯선 사람들이 서로의 상자를 받아 들고 있었다.

*

모든 물건이 같은 상태로 나온 것은 아니었다.

그릇 여섯 개가 깨졌고, 연결판 모서리 몇 개가 휘었다. 우리는 쓸 수 없는 것들을 따로 뺐다.

누안의 구역에서 온 남자가 자기 운반대의 휜 바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오늘 밤에도 배식에 써야 할 물건이라고 했다.

태오가 무릎을 꿇고 바퀴를 돌려 봤다. 누안은 그가 일을 맡기도 전에 고쳐 주면 공기를 더 나누겠다는 말을 하려다 멈췄다.

남자는 아무 대가도 묻지 않았다.

“내일 저쪽에서 또 가져올 때 같이 써요.”

태오가 말했다.

누안은 잠깐 서 있다가 자기 소매를 걷었다. 바퀴를 잡아 달라는 말에 몸을 낮췄다. 그녀의 구두 끝에 검은 기름이 묻었다.

나는 둘을 지나가며 새 천 한 장을 바닥에 놓았다.

나는 그릇 주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녀는 다음에는 천을 더 두껍게 넣자고 했다.

“그릇은 아직 많아요.”

그녀가 손바닥에 든 조각을 버렸다.

태오는 처음보다 더러운 얼굴로 웃었다.

“이걸 내려보내면 저쪽도 좀 서겠네요.”

그때 단말에서 하루의 영상이 열렸다.

우리 뒤로 쌓인 상자들을 보자 그녀가 입을 벌렸다.

리안이 수량부터 읽기 시작했다. 하루가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다. 화면 밖의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지구의 여덟 사람이 카메라 앞에 모였다.

그들은 상자를 받지도 않았는데 벌써 어디에 쓸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

밤에는 더 큰 도면이 펼쳐졌다.

한예진이 찾아낸 옛 대피 수송의 접속 틀이었다. 에덴에 사람들이 올라왔을 때 쓰던 여러 개의 큰 틀이 지금도 정거장의 바깥 고리에 남아 있었다.

지구 쪽에는 그 틀과 맞는 보호구획들이 흩어져 있었다.

첫 착륙장만 넓히면 모두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여러 곳의 문이 실제로 열리는지, 물을 나눌 수 있는지, 틀마다 사람이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 찾아야 했다.

하루가 우리에게 화면을 돌렸다.

아까 보낸 연결판으로 세운 첫 구조물이 보였다.

작은 지붕이었다.

그 아래에는 비에 젖지 않은 빈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태오가 화면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한참 보고 나서 물었다.

“그 옆에 의자 더 놓을 수 있어요?”

하루가 바닥을 발로 가리켰다.

“받침 더 보내면.”

태오는 웃다가 곧바로 종이를 찾았다.

우리는 새벽까지 상자 크기를 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