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33화 · 끝나지 않은 장례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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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에는 스물일곱 명이 왔다.
치우는 뒤에서 세었다. 앞줄에는 통역을 돕는 사람들이 앉았고, 가운데에는 자료를 받아 든 연구자와 기자 몇 명이 있었다. 빈 의자가 더 많았다.
엘치우가 살아 있을 때 생일 잔치에는 수백 명이 왔다.
그가 죽인 사람들의 이름을 읽는 자리에는 스물일곱 명이 왔다.
치우는 맨 뒤에 앉았다.
에바가 그를 발견하고 짧게 고개를 숙였다. 인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녀는 후원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앞자리로 부르지 않았다.
치우의 전화가 울렸다.
정운의 모임 시간이었다. 동균은 어디쯤이냐고 물었다. 치우는 오늘은 가지 못한다고 했다.
전화 너머에서 동균이 잠깐 말을 멈췄다.
“라파엘 씨도 왔는데요.”
치우는 강단을 봤다.
“알고 있습니다.”
그는 통화를 끝냈다.
화면을 끄자 에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테오 로하스라는 이름이 먼저 나오지는 않았다.
첫 번째는 치우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발표는 느렸다.
이름과 날짜를 읽었고, 확인한 자료를 보여 주었고, 모르는 부분에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통역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예상보다 길어졌다.
치우는 처음에 조급했다.
자기가 보고 싶은 사진이 나오기만 기다렸다. 엘치우의 집, 죽은 다음 날, 라파엘의 악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사진 앞에 놓인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이름 하나를 알아들었다.
페드로 루이스.
전생의 부하가 보고서에 적어 왔던 이름이었다. 당시에는 돈이 새는 경로를 설명하는 작은 항목이었다. 에바의 자료에서는 오랫동안 일하던 직업과 사망한 나이가 먼저 나왔다.
치우는 의자에서 자세를 바꿨다.
뒤이어 또 다른 이름이 나왔다.
이번에는 기억나지 않았다.
에바는 그 사람의 형이 남긴 말을 읽었다. 확인되지 않은 책임자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치우는 그 사건이 자기 조직의 일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모든 죽음을 자신과 연결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름을 모른다는 이유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는 무릎 위의 자료를 펼쳤다.
페이지 귀퉁이가 손에 눌려 구겨졌다.

문제의 사진은 발표 후반에 나왔다.
엘치우의 집 문 앞에서 라파엘이 다른 사내와 악수하고 있었다. 치우는 이번에는 큰 화면으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호아킨 소사.
전생의 조직에서 돈을 정리하던 사람. 엘치우가 믿을 수 없다고 쫓아낸 사람. 다른 나라로 갔다고 들었는데 죽은 다음 날 자기 집 문 앞에 서 있었다.
에바는 사진의 출처와 찍힌 날짜를 설명했다.
그다음 장에는 라파엘과 호아킨이 관계된 회사들의 공개 기록이 나왔다. 이름은 여러 번 바뀌었고, 어떤 회사는 사라졌고, 어떤 것은 남아 있었다. 특정 회사의 존재만으로 모든 범죄를 입증할 수는 없다는 설명도 함께였다.
치우는 이름 하나를 봤다.
최근 정운의 방에서 들은 이름이었다.
라파엘이 서울에 와서 무엇을 하려는지 갑자기 가까워졌다. 옛 조직은 엘치우와 함께 죽지 않았다. 치우가 부산의 창고에서 백만 원을 붙잡고 있던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은 문을 바꾸고 간판을 바꾸고 일을 이어 갔다.
왕의 장례는 왕국의 장례가 아니었다.
치우는 화면을 보며 입술을 눌렀다.
자기가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자기가 없어도 계속되었다는 사실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질문 시간에 앞줄의 사내가 손을 들었다.
마테오 역시 범죄와 관련된 돈을 다룬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다. 에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는 그러면 그를 피해자로만 부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에바는 자료를 넘겼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에 관여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사내는 가족도 그 돈의 혜택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통역을 기다리는 동안 에바의 얼굴이 굳었다.
치우는 그녀가 화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내를 내보내거나 질문을 그만두라고 할 것이라고.
에바는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저도 그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제가 아는 것은 적겠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사내가 다시 질문하려 하자 진행자가 다른 사람에게 순서를 넘겼다.
에바는 물을 마셨다.
컵이 조금 떨렸다.
그녀는 그것을 강단 아래에 놓았다.

치우는 손을 들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사진 설명에서 호아킨이 엘치우의 사망 뒤 처음 관련된 인물이라는 말이 나오자 입이 먼저 열렸다.
“그전에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돌아봤다.
에바가 치우를 봤다.
“어떤 분을 말씀하십니까.”
치우는 화면을 가리켰다.
“호아킨 소사.”
이름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다.
통역이 말을 옮긴 뒤 방 안이 조용해졌다. 에바가 그 근거를 물었다. 치우는 자신이 어디서 그 사실을 아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파엘에게 들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면 그녀는 라파엘에게 확인할 것이었다.
알고 지낸 사람에게 들었다고 하면 누구냐고 물을 것이었다.
치우는 목을 가다듬었다.
“확인할 자료를 따로 드리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에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받고 검토하겠습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발표를 고치지 않았다.
치우는 더 말하지 않았다.
맨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자료의 일부가 되었다.

발표가 끝난 뒤 사람들은 조금씩 흩어졌다.
에바는 질문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치우는 멀리서 기다렸다. 그녀는 반박했던 사내와도 짧게 악수했다. 얼굴은 피곤했고 웃음은 거의 없었다.
한참 뒤에야 치우에게 왔다.
“어디서 아셨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치우는 자료를 접었다.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에바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직 기록에는 넣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말하며 의자 위의 종이를 모았다.
치우가 물었다.
“아까 그 사람 말,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까.”
에바의 손이 잠깐 멈췄다.
“나빴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제가 틀린 말을 할 이유는 안 되니까요.”
그녀는 종이를 가방에 넣다가 몇 장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치우가 주우려고 숙이자 손을 들어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만큼은 누구와도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다.
치우는 물러섰다.
에바는 쪼그려 앉아 종이를 주웠다. 순서가 엉켜 한참을 다시 맞췄다.
강단 위에서 보이던 단정함은 사라져 있었다.
치우는 문 가까이에서 기다렸다.
그녀가 가방을 닫을 때까지.

라파엘의 전화는 밖에 나온 뒤에 왔다.
“재미있었나.”
그가 물었다.
치우는 걸음을 멈췄다.
“네가 보내 준 자리잖아.”
“발표하라고 보낸 건 아니었지.”
치우는 행사장 문을 돌아봤다.
라파엘은 벌써 알고 있었다. 누군가가 알려 주었거나, 자기가 확인할 사람을 보내 두었을 것이다. 치우는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호아킨이 그다음 날 왜 거기 있었지.”
그가 물었다.
라파엘은 잠깐 침묵했다.
“네 집이 아니게 됐으니까.”
치우는 이를 악물었다.
“그전부터 준비한 거군.”
라파엘은 부정하지 않았다.
“너도 부산에서 누가 없어졌을 때 준비했잖아.”
치우는 전화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대답하려다가 멈췄다.
라파엘은 낮게 말했다.
“죽은 왕을 기다리면서 굶을 사람은 없어.”
통화가 끝났다.
치우는 꺼진 화면을 봤다.
엘치우가 죽던 날 끝났다고 믿었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자신만 다른 이름으로 다시 들어온 것이다.

사무실에 돌아오니 정운 쪽에서 사람이 와 있었다.
오늘 모임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물으러 왔다고 했다. 태석은 그를 회의실에 앉혀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치우는 들어가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라파엘이 제출한 자료 중 회사 이름 하나를 적어 달라고 했다. 사내는 당황했다. 치우는 그 이름이 들어 있는 공개 자료를 보았다고 말했다.
“무슨 자료인데요.”
사내가 물었다.
치우는 에바가 나눠 준 책자를 탁자 위에 놓았다.
펼치지는 않았다.
“정운 씨에게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사내는 책자를 보다가 일어났다.
치우는 문을 열어 주었다.
그가 나간 뒤 태석이 물었다.
“뭘 알아냈는데.”
치우는 책자를 집었다.
첫 장에는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있었다.
그는 그 페이지를 넘기고 회사 이름이 있는 곳을 폈다.
“다음에는 나부터 만나자고 할 거다.”
치우가 말했다.
태석은 책자를 한동안 봤다.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치우는 다음 자리에 앉을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