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 26화. 선택을 빼앗는 구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기도당으로 가는 길에서 빵 냄새가 났다.
뜨거운 빵을 든 사람들이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축일을 축하하는 노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 누구도 불길한 아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이브가 내 옆에서 속도를 늦췄다.
에다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여기서 좀 쉬자.”
노엘이 낮은 담을 가리켰다.
에다는 고개를 저었지만 결국 앉았다.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 물병 뚜껑을 열었다.
기도당의 세 촛불 깃발이 보였다.
에다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깃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에 여기 들어올 때도 빵 냄새가 났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손에 남은 따뜻한 물병을 내려다봤다.
* * *
도렌은 입구 근처에 있었다.
짐을 내린 수레 옆에서 누군가와 다투다가 우리를 보고 말을 멈췄다. 그는 내가 아니라 먼저 에다에게 앉을 곳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에다는 곧 괜찮아진다고 했다.
“출고를 막았는데도 물건이 왔네요.”
내가 수레를 가리켰다.
“제 물건만 오는 곳이 아니니까요.”
그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다른 상단이 보낸 천과 식기가 계속 들어가고 있었다. 안쪽에서는 이미 아침상을 차리고 있었다.
노엘이 도렌에게 물었다.
“로엔은요?”
“후문으로 갔습니다. 세브란은 치료를 맡을 사람들과 함께 안에 있고요.”
나는 손님방 쪽을 보았다.
거기에는 내 이름을 아는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도렌이 내 시선을 따라갔다.
“끝나면 여기 있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 *
사엘은 흰옷을 입고 있었다.
게임 화면에서 보던 것보다 수수했다. 손가락에도 장신구가 없었다. 맨손으로 찻잔을 들고 일어나 우리를 맞았다.
“여럿이 왔군요.”
“편지에 오지 말라는 말은 없던데요.”
노엘이 답했다.
사엘은 웃었다.
그는 내 뒤의 이브와 에다까지 천천히 보았다. 에다를 보았을 때 잠깐 시선이 멎었지만 놀랐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의자는 두 개였다.
이브가 문밖의 사람에게 의자를 더 가져오라고 했다. 나는 서서 기다렸다. 사엘도 앉지 못했다.
문턱을 긁으며 의자가 들어왔다.
사엘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자, 편하게 이야기합시다.”
* * *
그는 내가 고생했다고 말했다.
낯선 곳에서,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을 겪으며, 홀로 살아남으려 애썼다고.
내 손이 찻잔으로 가지 않았다.
창밖에 낯선 꽃이 피어 있었다. 잎 가운데가 흰색이었다. 병원 앞 화단에는 저런 꽃이 없었다.
나는 밤근무를 마치고 휴대전화를 보던 내 손을 떠올렸다. 화면을 닫지 못한 채 졸던 버스 좌석도 떠올렸다.
그가 정말 그곳을 알까.
“제가 어디서 왔는지 아세요?”
내 목소리가 조용해졌다.
사엘이 나를 보았다.
“네가 돌아갈 수 없다는 건 알지.”
한순간 귀 안쪽이 막힌 것 같았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다들 그래서 이곳에 온단다.”
에다가 의자에서 몸을 움직였다.
나는 그 작은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나를 보고 있었다.
* * *
“어느 곳이요?”
내가 다시 물었다.
사엘은 내 얼굴을 살폈다.
“중요한 건 네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야.”
“어디냐고 물었어요.”
방 안이 조용해졌다.
노엘이 등받이에서 등을 뗐다.
사엘은 내 이름을 불렀다.
리네.
윤해린이 아니었다.
나는 그 사실만으로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막혀 있던 숨은 조금 나왔다.
그는 내 빚을 아는 사람이었다.
황태자에게 보낼 옷과, 내가 귀족의 방을 거절했다는 소문을 아는 사람이었다.
내가 잃은 버스 노선과 병동 창문의 위치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나는 찻잔에서 손을 뗐다.
“말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군요.”
내가 말했다.
사엘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
* * *
그는 내게 자기 곁의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의 말을 모으는 재주가 있으니 이곳에서 쓰라고 했다. 이름 때문에 멸시받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이름과 일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문밖에서 빵을 먹던 사람들을 보았겠지.”
그가 말했다.
“배고플 때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 사람들은 기억해.”
에다가 입을 열었다.
“저도 기억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끊기지 않았다.
“마넬이 빵을 줬어요.”
사엘이 그녀를 보았다.
“그 사람도 이곳에서 일했지.”
“그리고 제게 신발을 줬어요. 여기서 나갈 때.”
사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에다가 자기 소매를 쥐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천천히 소매를 올렸다.
세 개의 촛불이 드러났다.
이브의 손이 의자 옆에서 주먹으로 말렸다.
* * *
“이건 왜 했어요?”
에다가 물었다.
사엘은 그 표식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너희를 맡은 사람이 절차를 잘못 이해한 모양이구나.”
“제 이름을 안 부르는 것도요?”
“새 삶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까.”
“문을 못 나가게 하는 것도?”
그가 잠깐 말을 멈췄다.
창밖에서 큰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따라왔다.
사엘은 문 쪽을 봤다.
에다는 팔을 내리지 않았다.
“지금 저한테 사과할 수 있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의 입술 끝이 떨리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 그 한마디를 묻는 게 더 어려워 보였다.
사엘은 대답 대신 의자를 밀었다.
밖에서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 * *
문을 연 사람은 축일 일을 맡은 남자였다.
그는 사엘의 귀에 무슨 말을 하려다 우리를 봤다. 결국 목소리를 낮춰 세브란이 봉헌실의 물건을 옮기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엘은 웃지 않았다.
그가 문밖으로 나가려 하자 에다가 다시 물었다.
“사과할 수 있냐고요.”
남자가 에다를 향해 다가왔다.
이브가 벌떡 일어났다. 의자가 바닥을 긁었다.
“손대지 마.”
짧은 말이었다.
사엘이 손을 들었다. 남자가 멈췄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사엘이 말했다.
그는 나를 보았다.
“너라면 밖의 소란이 누구에게 손해인지 알겠지.”
나는 일어났다.
에다는 천천히 소매를 내렸다.
* * *
바깥 홀에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상을 치우던 여성들이 앞치마를 벗지도 못한 채 모여 있었다. 한쪽 문이 닫혀 있었다. 로엔의 목소리가 문 건너에서 들렸다.
사엘이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그는 축일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늘 새 이름을 받으러 온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밖으로 나가면 돌아올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에다의 손이 내 팔을 잡았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가 놓았다.
홀 한가운데 있던 여자가 물었다.
“제 짐은 언제 돌려줘요?”
그녀는 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긴 머리를 대충 묶었고 신발 끝에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사엘은 자기 옆의 남자에게 물건을 확인하라고 했다.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의식이 끝난 뒤에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여자가 앞치마를 쥐었다.
“집에 편지를 보내야 해요.”
* * *
나는 그녀 쪽으로 갔다.
중간에서 누군가 길을 막았다. 노엘이 내 옆으로 와 그 남자를 올려다봤다.
“저분과 이야기할 건데요.”
“지금은 축일 중입니다.”
노엘이 홀을 둘러봤다.
“그래서 모두 말을 못 하나요?”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났다.
밀가루 묻은 신발의 여자가 자기 이름을 말했다.
그 이름은 에다의 글에 있었다.
에다가 나를 지나쳐 앞으로 나왔다.
“같은 방에 있던 사람이에요. 기억나요?”
여자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에다의 얼굴을 알아봤다.
“나갔어?”
그녀가 말했다.
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그 말만으로 울기 시작했다.
* * *
사엘이 목소리를 높였다.
누군가 홀 안쪽의 종을 울렸다. 사람들의 말소리를 덮을 만큼 큰 소리였다.
나는 양손으로 귀를 막고 싶었다.
대신 옆에서 비틀거리는 여자의 팔을 받쳤다. 밀가루가 내 소매에 묻었다.
문 건너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로엔이었다.
“문을 열어라.”
사엘의 옆에 있던 남자가 빗장 쪽을 보았다. 그 방향을 이브도 보았다.
노엘은 사람들 사이로 움직였다.
종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나는 사엘을 보았다. 그도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얼굴에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의 표정이 없었다.
자기가 세운 자리에 내가 앉지 않아 일이 어긋난 사람의 분노가 있었다.
* * *
홀 뒤편의 여자가 처음으로 앞치마를 벗었다.
그녀는 그것을 의자 위에 놓았다.
옆의 여자도 끈을 풀었다. 다른 사람은 풀지 못한 매듭을 동료에게 내밀었다.
한 여자가 벗어 놓은 앞치마를 다시 집었다. 옆 사람이 붙잡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천 안쪽에 서툰 글씨로 자기 이름이 수놓아져 있었다. 새 이름표는 목깃에 달려 있었고, 오래된 이름은 얼룩 밑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앞치마를 접어 품에 넣었다. 버릴 물건을 고르러 나온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 것을 가지고 나가려는 사람이었다. 에다가 몸을 비켜 그녀가 설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종소리 속에서 서로의 입 모양을 보았다.
짐.
문.
집.
나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 나를 밀쳤다. 어깨가 기둥에 부딪혀 숨이 막혔다. 노엘이 돌아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서 있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기둥에서 몸을 뗐다.
문밖의 발소리가 더 커졌다.
안쪽에서 이브가 소리쳤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