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 27화. 각자의 빚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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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렸을 때 먼저 들어온 것은 햇빛이었다.
이브가 사람들을 문에서 물렸다. 노엘은 내 손목을 잡은 채 뒤로 물러났다. 빗장을 지키던 남자가 기사에게 밀려 한쪽 무릎을 꿇었다.
종소리가 끊겼다.
한동안 귀에서 같은 소리가 울렸다.
로엔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시선이 사엘을 지나 사람들에게 닿았다. 출입구 앞에 뭉친 여성들이 서로를 밀지 않으려고 팔을 들고 있었다.
“밖으로 나갈 사람부터.”
그가 말했다.
에다가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아무도 바로 움직이지 못했다.
* * *
“짐을 못 받았어요.”
누군가 말했다.
“방에 있는 언니가 아직 안 왔어요.”
다른 목소리가 뒤따랐다.
나는 홀 뒤편을 보았다. 계단을 오르는 문이 있었다. 몇몇 여성은 그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로엔이 기사를 불렀다.
같은 방에서 나온 여자가 손을 들었다. 그녀는 기사를 따라가는 대신 앞장섰다. 기사 두 명이 뒤따랐다.
노엘은 문밖으로 먼저 나간 여자를 불러 이름을 물었다. 이브는 밖에서 비켜설 곳을 찾았다.
나는 기둥에 기댄 여자를 보았다.
아까부터 신발 끈을 쥐고 있는 사람이었다.
“걸을 수 있어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한 발을 떼지 못했다.
나는 옆에 쪼그려 앉아 끈을 잡아 달라고 했다. 그녀가 끈을 잡자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묶고 일어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그 시간을 기다렸다.
* * *
사엘은 로엔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축일을 마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놀란 사람들이 진정하고 갈 수 있도록 기도만 끝내겠다고 했다.
로엔은 그를 보았다.
“문을 왜 잠갔습니까?”
사엘은 밖의 소란 때문이라고 답했다.
“방금 제가 열라고 했습니다.”
그 말 뒤로 사엘의 옆에 있던 남자가 한 걸음 물러섰다.
사엘은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나를 봤다.
나는 신발 끈을 묶은 여자의 팔을 받치고 있었다. 그녀의 손톱이 내 손바닥을 눌렀다.
사엘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자가 문턱을 넘을 때까지 그녀의 팔을 놓을 수 없었다.
* * *
바깥은 우리가 들어갈 때보다 더 시끄러웠다.
축일을 보러 온 사람들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어떤 사람은 빵을 든 채 화를 냈다. 자기에게 잘해 준 사람을 왜 데려가려 하느냐고 했다.
도렌의 직원들이 수레를 옮겨 통로를 만들었다.
한 직원이 물품 위의 천을 걷자 도렌이 그 천을 받아 그늘을 만들도록 했다. 상품에 먼지가 묻는 것을 보고 인상을 쓰던 사람이 있었지만 그는 이미 돌아서고 있었다.
나는 에다를 찾았다.
그녀는 그늘 아래 앉아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상대가 이름을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브가 그 옆에서 물을 따랐다.
한 사람이 물을 너무 빨리 마시다 기침을 했다. 이브가 등을 받쳐 주었다.
나는 그제야 내 어깨가 아픈 것을 느꼈다.
* * *
세브란은 홀 안쪽의 작은 방에서 나왔다.
긴 소매 한쪽에 검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를 따라 나온 마탑 사람이 나무 상자를 들고 있었다.
상자 안에는 오늘 쓰려던 표식 도구들이 있었다.
그는 내게 그것들을 보여 주려다가 내 얼굴을 보고 멈췄다.
“다쳤습니까?”
“부딪혔어요.”
“그럼 먼저 앉으십시오.”
나는 뒤를 가리켰다.
“안에 남은 사람부터 봐 주세요.”
세브란은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곁의 치료 담당자를 불러 나를 보게 하고 자기는 다시 들어갔다.
치료 담당자는 팔을 움직여 보라고 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사람부터 보자면서 본인은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앉았다.
* * *
문밖까지 들린 말이 있었다.
세브란의 목소리였다.
이 표식 틀을 승인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이었다.
교단의 남자는 마탑에서 왔다고 했다. 탑의 문장이 찍힌 오래된 물품 목록을 내밀었다.
세브란은 그것을 받아 보았다.
그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돌려주지 않았다.
오래된 물건의 인계에 쓰던 도구라고 했다. 사람에게 쓰라고 만든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럼 지우면 되지 않습니까?”
남자가 말했다.
세브란이 고개를 들었다.
“사람 몸에 새겨 놓고 지우면 끝난다고요?”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 도구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지 않은 기록부터 제가 가져갑니다.”
그는 목록을 접어 자기 옷 안에 넣었다.
옆의 마탑 사람이 그를 보았다.
세브란은 다른 말 없이 상자를 닫게 했다.
* * *
내 옆의 긴 의자에는 흰 천으로 팔을 가린 여자가 앉아 있었다.
치료 담당자가 다가가자 그녀는 몸을 뒤로 뺐다. 마탑의 푸른 옷을 보고 더 멀리 물러났다.
“또 뭘 하려고요?”
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천 끝이 바닥에 끌리는 것을 보고 집어 의자 위에 올려 주었다.
“나도 오늘은 보여 주기 싫어요.”
그녀가 내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 담당자는 들고 온 가방을 닫았다. 대신 물과 먹을 것을 놓고, 나중에 올 수 있는 곳의 이름을 적어 주었다.
여자는 그 종이를 한참 들여다봤다.
“오늘 보여 주면 더 빨리 없어져요?”
치료 담당자는 바로 그렇다고 하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됐고 어떤 상태인지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여자는 자기 팔을 쓰다듬었다.
결국 오늘은 몸살처럼 아픈 곳만 살펴 달라고 했다. 천은 그대로 두었다.
치료 담당자는 그녀의 말부터 들었다.
나는 그 옆에서 내 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간호사였을 때도 침대 옆에서 하던 일이었다. 누군가 설명을 끝낼 때까지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않게 서 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여자는 자기 이름을 두 번 말했다.
치료 담당자가 잘못 듣고 다시 물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름은 첫 번째보다 또렷했다.
* * *
길 쪽에서 갑자기 고함이 들렸다.
빵을 나눠 주던 사람이 사라졌다고 화를 내던 남자가 물통을 발로 찼다. 물이 쏟아지자 앉아 있던 여성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로엔의 부하가 달려갔다. 노엘은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도망치듯 일어난 여자 한 명을 붙들었다가, 그 여자가 움찔하자 바로 손을 놓았다.
“저기로 가요. 바람 없는 쪽.”
노엘이 가리킨 곳은 수레 뒤였다.
이브가 먼저 가서 자리를 비웠다. 남자의 고함이 멎은 뒤에도 여성 둘은 한참 수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노엘이 돌아와 빈 물통을 세웠다.
“물이 아깝네.”
그녀가 말했다.
손끝이 젖어 있었다. 나는 마른 천을 건넸다. 노엘은 그것을 받아 쥐고 한 번 숨을 크게 내쉬었다.
* * *
나는 팔을 살핀 사람에게 잠시 일어나도 된다는 말을 듣고 에다에게 갔다.
그녀는 바닥만 보고 있었다.
물컵을 쥔 손이 떨렸다.
“조금 떨어져 있을까?”
내가 물었다.
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서 두어 걸음 비켰다. 아직 깃발은 보였지만 종은 들리지 않았다.
에다는 물컵을 내려놓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나는 옆에 서 있었다.
“그때 왜 말을 못 했을까.”
그녀가 말했다.
나는 무엇이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에다는 한참 울다가 자기 손등으로 얼굴을 닦았다.
“오늘도 겨우 했네.”
“들었어.”
내가 말했다.
“나는 다 들었어.”
그녀가 나를 보았다.
나는 같은 말을 다시 했다.
이번에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위층에서 마지막으로 내려온 여자는 작은 바구니를 안고 있었다.
다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머리핀과 빗을 찾느라 늦었다고 했다. 그냥 가자고 했더니 방에 남아 있는 물건을 두고 나갈 수 없다고 버텼다고 기사가 투덜거렸다.
여자는 그 기사를 노려봤다.
“이거 없으면 내일 머리 뭘로 빗어요?”
나는 웃음이 났다.
아픈 어깨가 당겨 웃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바구니가 밖으로 나오자 몇 사람이 달려들었다. 자기 물건을 찾는 목소리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이브가 하나씩 들고 주인을 불렀다.
빨간 리본.
이가 빠진 빗.
밑바닥을 덧댄 주머니.
돌아오는 것마다 받아 드는 손이 달랐다.
* * *
마라가 온 것은 해가 높이 올라갔을 때였다.
그녀는 노엘의 연락을 받고 아는 숙소 몇 곳과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빈 침대가 있는 곳도 있었고 바닥이라도 내어 주겠다는 곳도 있었다.
당장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물었다.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사람은 따로 모였다. 혼자 있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마라가 눈높이를 맞추고 다시 물었다.
도렌은 갈 곳이 정해진 사람들의 짐을 옮기도록 직원들에게 말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내 어깨에 올린 천을 보았다.
“멋있게 무사히 나오긴 어려웠군요.”
내가 말했다.
그의 얼굴은 웃지 않았다.
나는 괜히 농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은 좀 듣기 싫군요.”
그는 내 반대편 손을 잠깐 잡았다가 놓았다. 직원이 부르는 쪽으로 돌아갔다.
* * *
로엔이 문밖으로 나왔다.
사엘은 아직 안에 있었다.
기도당 후원자들이 도착해 서로 이름을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높은 집안의 문장이 찍힌 옷이 홀에 늘어났다.
누군가 로엔의 팔을 붙잡고 이대로 끝내면 서로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그 손을 떼었다.
“밖에 있는 사람들도 들어오게 하겠습니다.”
로엔이 말했다.
후원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가 문을 더 열었다.
“당신들이 누구를 후원했는지 직접 들으십시오.”
나는 밖의 여성들을 봤다.
몇몇은 고개를 저었다. 다시 들어갈 힘이 없는 얼굴이었다.
에다가 내 팔을 건드렸다.
그녀는 손에 자기 글을 쥐고 있었다. 펠에게 준 것과 별도로 남긴 마지막 장이었다.
“나는 갈래.”
그녀가 말했다.
노엘이 그 옆에 섰다.
나는 문을 잡았다.
이번에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을 우리가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