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 검사 윤재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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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헌은 밥을 먹으면서 서류를 보지 않았다.
백인철이 예약한 식당의 가장 안쪽 방이었다. 문을 닫으면 바깥 말소리가 사라졌다. 윤재헌은 치우가 들어오자 숟가락을 내려놓고 나이를 물었다.
“스물셋입니다.”
“어리네.”
그가 말했다.
서른아홉의 검사였다. 머리에 흰 것이 조금 섞여 있었고 손톱이 짧았다. 치우는 그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방식에서 문수와 비슷한 것을 찾으려 했다. 없었다.
문수는 자신이 무섭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했다.
윤재헌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인철이 자리를 권했다.
치우는 문 가까이에 앉았다. 윤재헌은 그 위치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물을 따랐다. 잔을 직접 채워 주는 행동 때문에 치우는 오히려 긴장했다.
“많이 바쁘다면서요.”
윤재헌이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조사도 받아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인철이 웃었다.
치우는 웃지 못했다.
윤재헌은 밥을 한 숟갈 먹었다. 입안의 것을 다 삼키고 다음 말을 했다.
“남기섭 씨는 입원하지는 않았더군요.”
그 이름이 나오자 방의 크기가 달라졌다.
치우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
윤재헌은 먹으라고 두 번 말했다. 세 번째에는 말하지 않았다. 혼자 국을 뜨고 반찬을 골랐다. 밥상이 거의 비었을 때 인철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밖으로 나갔다.
일부러 비켜 준 것인지 정말 받을 전화가 있었는지 치우는 알 수 없었다. 윤재헌은 문이 닫힌 뒤에도 바로 말을 시작하지 않았다.
물부터 마셨다.
“세 사건을 같은 이야기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가 말했다.
치우가 고개를 들었다.
“임성오 씨가 죽은 일, 오문수 씨가 죽은 일, 남기섭 씨가 맞은 일. 본인한테는 계속 이어지는 것 같겠지만 우리는 각각 봅니다.”
치우는 침을 삼켰다.
“예.”
“억울한 부분 하나가 있다고 다른 부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윤재헌은 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는지도 말했다. 성오가 먼저 치우를 공격한 정황과 치우가 죽게 했다는 진술은 함께 있었지만, 그 사이에 무슨 선택이 있었는지는 목격자마다 달랐다. 확인해야 할 문수는 죽었고, 문수 자신의 사망 조사까지 겹쳤다.
“그렇다고 이만큼 오래 걸릴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검사가 말했다.
“담당이 바뀌었고, 같이 볼 돈 문제를 따로 떼라는 요구도 있었어요. 나는 이제 그 기록을 같이 보고 있습니다.”
치우는 밖으로 나간 인철을 떠올렸다.
“누가 요구했습니까.”
윤재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이 아직 걸어 다닌다는 사실을 무죄의 증거로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누가 시간을 쓰고 있었는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그 말은 맞았다.
그래서 더 위험하게 들렸다.
윤재헌은 치우의 얼굴을 보았다.
“그걸 알아듣는 사람인지 보고 싶었습니다.”
치우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전생에는 이런 자리에 대신 보낼 사람이 있었다. 돈을 건네거나 법을 아는 말을 하는 사람. 엘치우는 마지막에 승인만 하면 됐다. 지금은 어떤 말이 자기를 묶을지 직접 판단해야 했다.
“왜 저를 여기서 보십니까.”
치우가 물었다.
윤재헌의 입가가 조금 움직였다.
처음으로 마음에 든 질문을 들은 듯했다.
“밖에 나간 사람은 내가 자기를 만나러 온 줄 알거든요.”
검사는 백인철이 자신의 이름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누구 앞에서 얼마나 아는 사이라고 주장했는지까지 전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세상에 많다는 것은 안다고 했다.
“당신도 그럴 겁니까.”
윤재헌이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습니다.”
“들으면?”
치우는 대답을 늦췄다.
윤재헌은 기다려 주었다. 침묵을 견디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먼저 빈자리를 채우느라 실수하게 두는 사람.
치우가 말했다.
“제가 살아남는 데 필요하면 그럴 것 같습니다.”
검사가 처음으로 웃었다.
기분 좋은 웃음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런 자리에서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는 물잔을 치웠다.
“나는 당신을 살려 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당신이 아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검사가 말했다.
인철이 밖에 나간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치우는 그제야 이 자리의 모양을 알았다. 인철은 자신의 힘을 보여 주려고 치우를 데려왔다. 윤재헌은 인철이 데려온 사람에게서 인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누구의 소개인지보다, 소개받은 뒤 누구를 보느냐가 중요했다.
윤재헌은 무엇을 말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미 일어난 일의 이름을 말했다. 문수의 빚. 경수가 다쳐 돌아왔던 날. 여러 사람의 돈이 한꺼번에 사라진 일. 상필이 곤란해지면서 치우에게 넘어온 관계들.
자세히 아는 것과 알고 있는 척하는 것을 치우는 구분할 수 없었다.
검사는 그 경계를 밝히지 않았다.
“저도 모르는 일이 많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그럴 겁니다.”
윤재헌이 대답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세요. 아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것만 피하면 됩니다.”
치우는 그 말이 공정하게 들리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것에는 자기 죄도 있었다. 검사는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제가 말하면 제 일도 바뀝니까.”
그가 물었다.
윤재헌은 치우를 보았다.
“사실이 늘어나면 판단도 바뀔 수 있겠죠.”
약속은 아니었다.
그래도 약속처럼 들리기에는 충분했다.
치우는 그 문장을 마음속에서 여러 번 뒤집었다. 문수는 백만 원을 바닥에 던졌고, 인철은 빚을 종이로 내밀었다. 윤재헌은 아무것도 주지 않고 치우가 받을 것을 스스로 상상하게 했다.
이 사람은 자기보다 큰 장사를 하고 있었다.
치우는 두려웠다.
동시에 배우고 싶었다.
인철이 돌아왔을 때 윤재헌은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인철에게 다음 일정이 있다고 말했다. 인철은 아쉽다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우도 따라 일어섰다.
윤재헌은 치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음에는 정해진 곳에서 봅시다.”
그가 말했다.
“여기 밥은 비싸니까.”
인철이 웃었다.
치우는 검사와 악수했다. 손이 따뜻했다. 그 손은 사람을 직접 때리지 않을 것이었다. 그 대신 어디에 누구를 앉힐지 정할 수 있었다.
검사가 먼저 나갔다.
인철은 계산을 끝낸 뒤 치우를 차에 태웠다. 그가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물었다.
치우는 창밖을 보았다.
“사건마다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건 원래 하는 말이고.”
인철이 짜증을 냈다.
“니한테 뭐 해 준다 하더노.”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
인철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치우는 그 침묵을 즐겼다. 자신만 알고 있는 것이 생겼다. 인철이 정한 자리에 앉아서 인철이 모르는 질문을 받았다.
그것만으로도 식당에 오기 전과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기 싫었다.
창고에서 태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는 검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물었다. 치우는 밥을 천천히 먹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태석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슨 얘기 했노.”
치우는 검사에게 들은 말을 일부만 전했다. 사건이 서로 다르다는 말. 아는 것을 말하라는 말. 약속은 없었다는 말.
태석이 물었다.
“인철이 얘기하라 하던가.”
치우는 친구를 보았다.
태석은 생각보다 빨리 알아들었다.
“니가 누구 밑에 있는지 다 아는데 무슨 얘기 듣고 싶겠노.”
그가 말했다.
치우는 의자에 앉았다.
“그 사람 때문에 문수도 죽었을 수 있다.”
태석이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말하려고?”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친구는 얼굴이 굳었다.
“문수 형 죽어서 니 자리 생겼잖아. 이제 그걸 또 써먹네.”
치우는 손에 들고 있던 물잔을 내려놓았다.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말까.”
“니 일부터 해.”
태석이 말했다.
“성오 형한테 한 일, 문수 형 앞에서 멈춰 있던 일, 기섭 씨 불러 놓은 일. 남 얘기하기 전에 니 얘기부터 하라고.”
치우는 화가 났다.
맞는 말을 들어서만은 아니었다.
태석이 이제 자기의 가장 약한 곳을 알고 있었다.
밤에 경수가 왔다.
치우는 검사를 만난 것을 설명했다. 경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두 가지만 물었다. 누가 먼저 자리를 만들었는지,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인철이 만들었고 약속은 없었다고 했다.
경수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니가 먼저 뭘 내놔야 하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있으면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경수는 그를 보았다.
“달라지는 게 꼭 좋은 건 아니지.”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경수는 동생 때문에 잠시 일찍 가야 한다고 했다. 치우는 허락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냥 알겠다고 했다.
경수가 나간 뒤 치우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사람들의 이름이 있었다. 자신에게 돈을 준 사람, 받아야 할 사람, 말을 잘 듣는 사람, 떠난 사람. 모두 서로 다른 종이에 적혀 있었다.
윤재헌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하자 종이들이 다른 순서로 놓이기 시작했다.
누구의 죄가 큰가가 아니었다.
누구를 내주면 자기 자리가 남는가였다.
치우는 펜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아직 아무 이름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미 사람들을 그런 순서로 보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