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 연설 뒤의 방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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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의 당선이 확정된 밤, 치우는 무대 오른쪽에 서 있었다.
이천이십 년 봄이었다. 그녀가 지역에서 만나 온 사람들은 서로 껴안았고, 경선은 전화를 받느라 축하 인사도 끝내지 못했다. 회사 직원들은 업무가 끝난 뒤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소식을 들었다. 단체로 참석하라는 지시는 없었다.
치우는 아내가 손을 내밀 때에만 옆으로 갔다.
서린은 그 손을 잠깐 잡았다. 카메라를 위해서만 만든 동작은 아니었다. 함께 견딘 시간이 있었고, 서로에게 설명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그녀는 지지자들에게 감사한 뒤 남편 쪽을 한 번 보고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치우의 이름이 연설의 중심에 오지는 않았다.
그는 웃으며 박수를 쳤다. 사진에는 그 웃음이 선명하게 남았다.
당선 전에 회사 운영은 다시 정리되어 있었다.
서린은 일상 경영에서 물러날 준비를 했고, 경선과 기존 담당자들이 실제 업무를 이어받았다. 개인 지분과 이해관계는 별도 검토를 거쳐 공개할 범위를 정했다. 남편에게 회사 전체를 넘긴 것은 아니었다.
치우는 그 결정에 이의를 냈다.
자신이 가장 많은 대외 관계를 가지고 있고 이미 책임을 맡아 왔다는 주장이었다. 서린은 그 성과를 인정했지만, 업무 전체를 한 사람에게 합치는 것이 필요한지는 별개라고 했다. 주주들의 판단도 같았다.
그는 맡던 역할을 유지했다. 늘어난 업무에 맞는 일부 책임이 추가되었지만, 인사와 현장을 혼자 결정하지는 못했다.
선거운동 중에는 그 문제를 더 다투지 않았다. 아내에게는 배려처럼 보였고, 치우에게는 다음 기회를 남기는 선택이었다.
당선 다음 날 아침, 그는 새 명함을 주문하지 않았다.
대신 의원 배우자라고 부르는 전화를 받았다.
고병권이 백도윤을 소개한 것은 그해 오월 초였다.
모임은 의원회관이 아니라 민간 정책 토론 뒤의 작은 식사 자리였다. 백도윤은 쉰두 살이었고, 새길당 안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치우는 자료에서 본 얼굴보다 눈가가 깊다는 것을 먼저 봤다.
도윤은 치우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회사 이야기와 과거의 설명을 같이 읽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치우는 칭찬인지 경계인지 알 수 없어 고개만 끄덕였다.
“불편한 부분을 빼면 현장을 잘못 보게 됩니다.”
도윤은 자신의 말처럼 이어 갔다. 치우의 과거를 용서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 과거까지 포함해 테이블에 앉힐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 결정 자체가 치우에게는 환영이었다.
도윤은 질문을 잘했다.
회사 규모보다 어떤 요청을 거절하는지 물었다. 직원들이 계속 일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고객은 왜 공공기관 대신 민간회사에 연락하는지 물었다. 치우는 외워 온 숫자를 말할 기회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가 현장에서 배운 말을 꺼내면 도윤은 다음 질문으로 이어 갔다.
고객이 원한다고 다 해 줄 수는 없다는 이야기에서 치우는 손을 들어 설명했다. 필요를 듣는 사람과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이 떨어져 있으면 약속이 커진다고 했다.
도윤이 웃었다.
“정치도 비슷합니다.”
치우는 그 웃음을 따라 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서로가 필요한 언어를 나눠 쓰고 있었다.
식사가 끝날 때 도윤은 다시 만나자고 했다.
병권은 그 말이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는 듯 치우를 봤다.
서린은 그 만남을 남편에게 들었다.
도윤과 이미 공개 행사에서 인사한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다. 치우는 아내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은 뒤 조심해야 할 점을 말했다.
“회사 직원들 사례를 본인 동의 없이 자세히 쓰지는 마세요.”
“이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름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치우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서린은 남편을 봤다.
“좋은 만남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해 두자는 겁니다.”
그녀는 의원이 된 뒤 듣는 부탁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어려움을 말하던 사람이 이제는 자기 순서를 앞당겨 달라고 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가 자신의 만남을 그 부탁들과 같은 줄에 놓는 것이 싫었다.
도윤의 정책 모임은 오월 내내 이어졌다.
치우는 참석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사업가와 연구자, 노동 현장 관계자, 지역 활동가가 같은 자리에 앉았다. 도윤은 치우에게 발언을 독점하게 하지 않았고, 반대 의견도 들었다.
치우는 오히려 그 점을 좋아했다.
자기 말만 듣는 자리는 이미 여러 번 가져 봤다. 반대가 있는 자리에서 발언권을 얻으면, 그 자리에 오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 말을 인정한 것처럼 느껴졌다.
병권은 모임이 끝난 뒤 별도 방으로 몇 사람을 불렀다.
그곳에서는 다음 행사에 필요한 비용과 참여할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치우는 회사 돈과 개인 돈을 섞어 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참여는 별도 검토하고 회사 결정은 회사에서 하겠다고 했다.
병권은 알겠다고 웃었다.
“이제 그런 말도 자연스럽군.”
치우는 웃지 않았다. 그는 그 말을 배운 시간을 가볍게 취급받고 싶지 않았다.
후원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정해진 검토를 거쳐 공개되는 범위의 개인 후원과 행사 참여였다. 절차를 지켰다는 설명은 있었지만, 그것이 아무 대가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치우는 다음번에 자신의 전화를 더 빨리 받아 주기를 바랐다.
도윤은 공식적인 감사 인사를 보냈다.
그 뒤에 개인적인 식사 약속이 잡혔다. 돈을 냈으니 생긴 자리라고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더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했다.
치우는 그 표현을 받아들였다.
예전에는 돈이 오가면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분명했다. 지금은 부탁을 미리 말하지 않을수록 서로가 오래 기억했다. 그는 그 불분명함을 위험으로만 느끼지 않았다. 더 큰 권력이 머무는 공간처럼 느꼈다.
식사 자리에서 도윤이 서린의 의정 활동을 칭찬했다.
초선이지만 질문을 대충 넘기지 않는다고 했다. 치우는 자랑스러웠다. 동시에 대화가 아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못마땅했다.
그는 회사의 새 협력 계획으로 화제를 돌렸다.
도윤은 들었다. 사적인 이익을 바로 약속하지 않았고, 공적인 역할을 맡아 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계속 현장의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치우는 그 요청이 오래 쓸 수 있는 초대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필요할 때 연락 주십시오.”
그가 말했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필요를 생각하고 있었다.
서린은 오월 말에 회사 사람들과 저녁을 먹었다.
의원이 된 뒤 처음으로 충분히 시간을 낸 자리였다. 치우도 함께 앉았지만, 그녀는 운영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은혜가 지난달의 어려움을 말하자 듣고, 경선에게 어떤 검토가 진행 중인지 물었다.
정호는 서린에게 이제 의원님이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웃으며 편한 대로 하라고 답하자, 정호는 그럼 부탁할 일이 있을 때만 의원님이라고 하겠다고 했다. 다들 웃었다. 치우도 웃었지만 그 농담에 자신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회사의 대외 협력자이자 의원의 남편이었다. 명함은 늘었는데, 누군가가 편하게 놀릴 수 있는 자리는 줄었다.
그날 밤 태석의 출소 날짜를 다시 확인했다.
유월이었다.
친구를 데리러 갈 차를 준비하면서 치우는 병권의 전화도 받았다.
도윤이 다음 모임에 참석 가능한지 물어 왔다고 했다. 출소일과 겹치지는 않았다. 치우는 두 약속을 모두 수첩에 적었다.
한쪽에는 오래 기다린 친구의 이름이 있었다.
다른 쪽에는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 있었다. 아직 누구도 그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 안의 사람들은 벌써 그 미래를 기준으로 좌석을 정하고 있었다.
치우는 두 이름 사이에 선을 긋지 않았다.
친구에게 회사의 일을 보여 줄 수 있고, 후보에게 자신이 지켜 온 사람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자기 손에서 이어지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태석에게 짧은 편지를 보냈다.
내가 간다. 밖에서 보자.
편지를 보내고 나서 그는 친구가 입을 옷의 크기를 기억하려 했다. 아홉 해 전의 몸을 기준으로 생각할 수는 없었다. 필요한 것은 직접 물어보기로 하고, 준비해 둔 큰 가방에서 옷을 다시 꺼냈다. 작은 봉투 하나만 차에 남았다.
그 아래에는 아무 조건도 쓰지 않았다. 조건이 없다는 말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