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62화 · 태석의 출소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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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은 문을 나오자 먼저 하늘을 봤다.
치우는 그를 향해 걸어가다가 속도를 줄였다. 아홉 해 전 마지막으로 밖에서 봤던 친구와 같은 걸음이 아니었다. 어깨가 조금 굽었고, 가방을 바꿔 드는 손이 느렸다. 그래도 치우를 발견하자 웃는 얼굴은 알아볼 수 있었다.
“너 늙었다.”
태석이 먼저 말했다.
“너도.”
두 사람은 악수하려다 어깨를 한 번 부딪쳤다. 어느 쪽도 울지 않았다. 치우는 준비한 작은 봉투를 건넸다. 물과 빵이 들어 있었다. 태석은 안을 보고 웃었다.
“두부는 안 샀냐.”
“나 나올 때도 없었다.”
“그럼 나도 없어야 되냐.”
그 말에 치우가 처음으로 크게 웃었다.
이천이십 년 유월, 태석은 마흔다섯 살이었다.

태석이 가려는 곳은 치우의 집이 아니었다.
그는 출소 전에 확인해 둔 임시 거처 주소를 꺼냈다. 이후에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방을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치우는 더 편한 곳을 마련해 놓을 수 있었는데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내가 가 볼 데는 알아야지.”
태석은 창밖을 봤다.
치우는 주소를 입력했다. 도로를 잘못 들어 잠깐 돌아갔고, 태석은 그 길에서 예전에 알던 가게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둘은 어떤 가게였는지 이름을 기억하려고 했다. 치우가 먼저 맞혔지만 태석은 간판 색깔이 달랐다고 우겼다.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사소한 기억을 두고 다퉜다.
정답을 확인할 사람은 없었다. 오랜만에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짐을 내려놓고 식당에 갔다.
태석은 메뉴를 오래 읽었다. 치우가 둘 다 시키자고 하자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결국 평범한 국을 골랐다. 뜨거운 김을 식히면서 손톱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치우는 회사의 일을 이야기했다.
태석이 듣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준비해 둔 자리를 꺼냈다. 현장을 지원하고 물건을 관리하는 일을 생각했다고 했다. 당장 중요한 책임을 맡기겠다는 뜻은 아니며,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석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회사에서 정한 자리냐.”
“논의할 수 있는 자리다.”
“그럼 아직 정한 건 아니네.”
치우는 그렇다고 했다. 예전처럼 이미 정한 일인 양 말하지 않은 자신을 조금 대견하게 여겼다.
태석은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일단 다른 일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치우는 이유를 물었다.
태석은 치우 회사에서 일하면 자신이 어디까지 친구이고 어디부터 직원인지 다시 헷갈릴 것 같다고 했다. 예전에 자신이 돈을 챙겼던 일도, 치우의 이름을 빌려 도식을 불렀던 일도 그런 구분이 무너진 자리에서 했다고 말했다.
“네가 시켜서 했다고 돌리려는 건 아니다.”
그는 먼저 분명히 했다.
“내가 안 헷갈릴 자신이 없다는 거다.”
치우는 국물 표면을 봤다.
“내가 예전처럼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알아.”
“그런데도.”
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 짧은 대답 뒤에는 다시 설득할 틈이 보이지 않았다. 치우는 오늘은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붙어 있었다.

태석은 여러 곳에 이력서를 냈다.
나이와 경력의 공백 때문에 대답이 늦거나 오지 않는 곳이 많았다. 전과를 설명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그는 직접 설명했고, 한 번은 설명하다가 면접관과 말다툼했다.
그날 저녁 치우에게 전화해 욕을 했다.
치우는 누가 그랬는지 물었다. 태석은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오늘 욕만 할 거다. 네가 뭘 하라는 전화 아니다.”
치우는 듣고 있었다. 잠시 뒤 태석은 자신도 말을 너무 거칠게 했다고 했다. 억울한 부분과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한 통화 안에 섞여 있었다.
치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 말투가 좋았던 적이 있냐.”
“너한테 배웠지.”
이번에는 태석이 웃었다. 웃음이 끝난 뒤 둘은 다음 주에 밥을 먹기로 했다. 일자리에 관한 약속은 하지 않았다.

어느 일요일에는 치우가 태석의 방으로 찾아갔다. 미리 약속한 방문이었다. 방에는 식탁 대신 작은 접이식 상이 있었고, 세탁한 옷이 창가에 걸려 있었다. 태석은 좋은 집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 치우도 더 나은 방을 알아보겠다는 말을 삼켰다. 두 사람은 상을 펴고 배달한 음식을 나눠 먹었다. 태석이 설거지하는 동안 치우는 젖은 행주로 상을 닦았다. 떠날 때 친구가 쓰레기 봉투 하나를 내려다 달라고 했다. 그는 그것을 받아 들고 계단을 내려왔다.

가을에 태석은 작은 물품 관리업체에서 일을 시작했다.
무거운 일은 처음부터 조정했고, 고용주는 그가 설명한 공백과 현재 상태를 알고 있었다. 급여는 치우가 제안할 수 있는 수준보다 낮았다. 태석은 그 말을 듣자 자신이 받는 돈이라고 답했다.
치우는 첫 월급날 식사를 사겠다고 했다.
태석은 자기가 사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값을 두고 잠깐 다퉜다. 결국 태석이 고른 저렴한 식당에서 먹었다. 치우가 몰래 계산하려 하자 태석은 이미 먼저 냈다고 말했다.
“언제.”
“화장실 간다 할 때.”
치우는 그 사소한 선수를 빼앗긴 것이 웃겼다. 태석은 물컵을 들고 친구를 봤다.
“내가 한 번 샀다.”
그는 그 말을 자랑스럽게 했다. 치우는 잔을 부딪치지 않고 물을 마셨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식사는 끝까지 이어졌다.

그해 겨울 치우는 태석을 한 모임에 초대했다.
백도윤이 오는 자리는 아니었다. 함께 사업하는 사람들의 식사였고, 오랜 친구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태석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치우가 친구로 오는 것이라고 거듭 말하자 한 번 가겠다고 했다.
문제는 소개에서 생겼다.
치우는 태석을 어려운 때에도 곁을 지켜 준 친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다. 태석의 얼굴이 굳었다.
“그렇게만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치우는 웃으며 누구나 그렇다고 넘기려 했다. 태석은 더 말하지 않았지만 식사 중간에 일어났다. 다음 날 출근이 이르다는 이유였다.
치우는 밖으로 따라 나갔다.
“기분 나빴냐.”
“내가 너를 지켜 준 이야기로 여기 앉는 건 싫다.”
태석이 말했다.
“친구라고 소개한 건데.”
“친구면 그 말도 좀 들어.”

두 사람은 주차장 입구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치우는 태석이 들어간 감옥의 시간이 자신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실제로 그랬다. 그러나 태석은 지금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 않았다. 자기 삶이 치우의 좋은 이야기로 정리되는 것을 거절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그렇게 말 안 한다.”
치우가 말했다.
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택시를 부르겠다고 하자 치우는 차로 보내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태석이 받아들였다. 모든 도움을 거절하는 것으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도 아니었다.
차가 오기 전 그가 물었다.
“그 멕시코 얘기는 아직도 똑같냐.”
치우는 주변을 봤다. 들을 사람은 없었다.
“똑같다.”
“그래.”
태석은 판단을 덧붙이지 않았다. 믿는지 묻고 싶은 순간, 차가 도착했다.
친구는 손을 들어 인사하고 떠났다.

다음 날 치우는 모임 사진을 받았다.
태석이 앉아 있는 사진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웃고 있었고 태석은 물을 마시는 중이었다. 치우는 그 사진을 홍보에 쓰지 말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개인적으로 참석한 사람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설명은 정확했다.
그는 사진을 자기 휴대전화에는 남겨 두었다. 태석에게 보내자 친구는 옆얼굴이 너무 늙어 보인다고 답했다. 다른 사진은 없느냐고 물었다. 치우는 두 장을 더 보냈다.
그중 하나에 태석이 작은 표시를 남겼다. 그 사진은 괜찮다는 뜻이었다.
치우는 그 사진을 회사 책상 위에 놓지는 않았다. 집의 자기 방에 작은 액자로 세웠다. 둘이 함께 웃고 있었지만, 실제로 무슨 말에 웃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태석의 몸이 늘 건강했던 것은 아니었다.
복역 중부터 관리하던 지병이 있었고, 일을 시작한 뒤에도 진료를 이어 갔다. 그는 자세한 병명과 검사 수치를 친구에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으면 식사 약속을 미뤘다.
치우는 좋은 병원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
태석은 필요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수연에게도 서린에게도 들었던 말이었다. 치우는 이제 그 문장의 뜻을 알면서도 기다리는 데 익숙해지지는 않았다.
그는 빈 일자리 제안을 완전히 거두지 않았다.
친구가 힘들어지면 돌아올 수 있도록 남겨 둔 자리라고 생각했다. 태석에게 그것이 돌아가는 일인지 다시 갇히는 일인지는 묻지 않았다.
봄이 오기 전에 두 사람은 다시 밥을 먹었다.
이번에는 치우가 샀다. 태석은 고맙다고 하고, 식사가 끝나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