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42화 · 에바의 증언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에바는 이번에는 혼자 오지 않았다.
2009년 6월, 서울의 작은 회의실에 기자와 통역, 자료를 검토해 온 연구자들이 함께 앉았다. 그녀는 서른을 앞두고 있었고, 처음 치우를 만났을 때보다 말을 천천히 했다.
서린이 자리를 마련했다.
가족 재단의 공식 행사는 아니었다. 자신이 꾸린 연구 모임에서 기록과 기업 책임을 다루는 비공개 간담회였다. 참석자들은 공개할 수 있는 내용과 아직 확인 중인 내용을 구분해 듣기로 했다.
치우는 초대받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안 것은 행사 전날이었다.
서린이 일정표를 보다가 누구를 만나는지 말했다. 치우는 에바의 이름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왜 저한테는 말 안 했습니까.”
그가 물었다.
서린은 일정표를 닫았다.
“제 일이라서요. 강치우 씨 자료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치우는 잠깐 말을 골랐다.
“관련된 사람들은 알잖습니까.”
“그래서 더 구분해야죠.”
서린이 말했다.
치우는 그날 밤 라파엘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전화를 걸면 무엇을 먼저 물을지 자신도 알고 있었다.

간담회에는 최윤호라는 기자가 있었다.
서른여덟의 그는 오래된 사건을 다시 확인하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에바가 가진 자료를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반대되는 자료가 있는지도 물었다.
에바는 준비한 묶음을 나눠 주었다.
마테오의 사망 기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엘치우가 죽은 뒤 이어진 관계, 이름을 바꾼 회사, 한국에 들어와 새롭게 맺어진 인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불법인지 판단하지 못한 부분에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서린은 페이지를 넘기다가 멈췄다.
익숙한 회사 이름이 나왔다.
한원과 거래한 적이 있는 회사였다. 그것만으로 가족 전체의 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이 검토했던 문서의 이름과 에바가 오래 따라온 이름이 같은 줄에서 만났다.
서린은 펜을 들었다.
자기가 아는 내용을 바로 덧붙이지 않았다.
이 자료를 어디서 받았고 무엇을 확인했는지부터 물었다.
에바는 하나씩 답했다.
최윤호는 두 사람의 문답을 메모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에바가 서린에게 따로 이야기하자고 했다.
둘은 회의실에 남았고 다른 사람들은 나갔다. 테이블 위에는 빈 물병과 형광펜 자국이 남은 자료가 있었다.
“남편분을 만나도 될까요.”
에바가 물었다.
서린은 그녀를 봤다.
“저한테 허락받으실 일은 아닙니다.”
에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은 드리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그분에게도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서린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에서는 점심시간이 끝나고 있었다.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유리문이 계속 열렸다 닫혔다.
“제가 같이 있어야 합니까.”
서린이 물었다.
에바는 고개를 저었다.
“먼저 당사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서린은 알겠다고 했다.
그날 집에 돌아온 뒤 그녀는 치우에게 같은 말을 전했다.
에바가 연락할 것이라고.
치우는 무엇을 묻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서린은 모른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정말로 모르는 얼굴이었다.

에바는 치우의 사무실에서 만나기를 거절했다.
공용 회의실을 빌렸고, 통역이 필요한 기록을 위해 한 사람을 더 불렀다. 치우가 스페인어로 말할 수 있다는 사실과 대화가 정확하게 남아야 한다는 사실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치우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에바는 미리 질문 목록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오늘 묻는 것 중 답하기 어려운 것은 그렇게 말해도 된다고 했다.
첫 질문은 한국에서 라파엘을 언제 처음 만났느냐는 것이었다.
치우는 답했다.
두 번째는 그가 관계된 회사들과 어떤 일을 했느냐는 것이었다.
치우는 조금 더 오래 생각했다.
에바는 기다렸다.
그녀는 치우가 말하지 않은 부분을 자기 말로 채우지 않았다. 모른다고 하면 어느 시점부터 모르는지 다시 물었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치우는 그 질문들이 윤재헌의 질문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바에게는 자신을 가둬 줄 건물이 없었다.
종이와 사람의 기억만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방이 좁아졌다.

에바는 오래된 사진을 다시 꺼냈다.
호아킨이 엘치우의 죽음 이전부터 관여했다고 공개 자리에서 말했던 근거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했다. 몇 해가 지난 질문이었다.
치우는 그녀가 잊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다시 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라파엘이 일부 설명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에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받았습니다. 제가 묻는 건 그 설명을 듣기 전에 어떻게 아셨느냐는 겁니다.”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통역을 맡은 사내가 펜을 멈추지 않았다. 대답이 없었다는 사실도 적는 것 같았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에바는 그 문장을 확인했다.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말할 수 없다는 뜻이냐고.
치우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녀는 종이에 표시했다.
그러고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치우는 그 질문이 끝났다고 느끼지 못했다.

현재의 기록에 관한 질문은 더 구체적이었다.
치우가 참석한 모임, 자료에 남은 서명, 다른 사람이 그의 이름을 책임자로 말한 부분. 에바는 그것들이 모두 범죄를 뜻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치우는 자꾸 변명부터 하고 있었다.
그녀가 날짜를 묻는데 의도를 설명했고, 누가 있었는지 묻는데 자기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말했다. 에바는 같은 질문을 다른 말로 반복했다.
“그날 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치우는 물을 마셨다.
“제가 동의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가 답했다.
에바는 어느 부분이냐고 물었다.
치우는 더 말했다.
말하면서 자기 기억 안에서 서로 떨어져 있던 사건들이 이어졌다. 어떤 때에는 문서가 없었고, 어떤 때에는 자기 이름만 있었고, 어떤 때에는 라파엘의 이름 뒤에 서 있었다.
에바는 그 사이를 다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치우가 모르는 것처럼 만들 수도 없었다.
대화가 끝났을 때 그는 예상보다 오래 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여러 개 떠 있었다.

치우는 자료가 언제 공개되는지 물었다.
에바는 아직 모든 내용의 공개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는 확인을 더 해야 했고, 일부는 관련 절차에서 진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라파엘도 질문을 받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했습니까.”
치우가 물었다.
에바는 그를 봤다.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료를 모았다.
치우는 그녀가 어떤 말을 누구에게 전할지 알고 싶었다. 공개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 곧바로 거절당할 것이었다.
그는 대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저도 정리할 것이 있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에바는 생각했다.
추가 자료를 보낼 날짜는 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진술이나 이미 확인된 기록 전체를 멈추지는 않겠다고 했다.
치우는 날짜를 잡았다.
회의실을 나올 때 통역을 맡은 사내가 다음 일정을 확인했다. 에바는 직접 대답했다.
치우가 정할 수 있는 시간은 자신이 자료를 보내겠다고 약속한 날짜뿐이었다.

그날 저녁 서린은 남편의 얼굴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치우가 먼저 말했다.
에바를 만났다고.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답변하셨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치우는 일부만 했다고 답했다.
서린은 식탁에 앉았다. 집에서 먹을 저녁을 준비해 놓았지만 음식은 조금 식어 있었다. 치우가 늦는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그 자료에 한원 이름도 있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서린은 그를 봤다.
“알고 있습니다.”
“가족한테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대답은 짧았다.
치우는 그녀가 가족과 자신 중 어느 쪽을 고를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그 질문을 꺼내는 순간 자신이 원하는 답을 모두 알게 될 것 같았다.
그는 물을 마셨다.
서린은 음식을 조금 덜어 그의 그릇에 놓았다.
둘은 늦은 저녁을 먹었다.

밤에 라파엘에게서 연락이 왔다.
에바를 만났느냐고 물었다. 치우는 그렇다고 했다. 상대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더 묻지 않았다.
그 대신 호아킨이 한국 쪽 질문을 받는 일을 싫어한다고 했다. 누군가가 불필요하게 과거를 넓히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치우는 창밖을 봤다.
“기록 막지 않기로 했잖아.”
그가 말했다.
라파엘은 잠깐 침묵했다.
“우리가 약속했지. 다른 사람들이 다 한 건 아니고.”
치우는 그 말을 들으며 전화기를 쥔 손을 바꿨다.
복도에서 서린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그를 봤다. 치우는 통화를 잠깐 멈췄다.
서린은 그냥 지나갔다.
라파엘이 낮게 말했다.
“네가 지키고 싶은 것도 이제 많아졌군.”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식탁 위에 놓인 두 사람의 컵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