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 22화. 내 편이라는 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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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렌의 창고 앞에는 물건을 받으러 온 마차보다 돌려보내는 마차가 더 많았다.
마부 하나가 허공에 모자를 던졌다. 모자는 생각만큼 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말 엉덩이에 떨어졌다. 말이 꼬리를 쳤다.
이브는 웃음을 삼켰다.
나는 웃지 못했다. 창고 안에서 깨지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손대지 말랬지!”
도렌의 목소리였다.
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발치에 유리 꽃이 흩어져 있었다. 꽃잎 하나가 구두 밑창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앞에 선 거래상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납기가 사흘 남았는데 이걸 전부 묶겠다고?”
“깨서 가져가라는 말은 안 했습니다.”
“기도당에서 가만있을 줄 아나?”
도렌은 일어났다.
“그쪽에서 직접 와도 답은 같습니다.”
거래상은 우리를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이브가 내 옆으로 바짝 붙었다. 나는 그 남자가 나를 아는지 몰랐다. 그는 내 얼굴보다 내 뒤에 아무도 없는 것을 오래 보았다.
도렌이 우리 앞으로 걸어왔다.
“남은 물건은 제 직원이 확인합니다. 사람에게 따질 게 있으면 제게 하십시오.”
* * *
거래상이 떠난 뒤에도 창고는 조용해지지 않았다.
밀려 있는 주문 때문에 직원 두 사람이 다퉜다. 빈 마차를 돌려보낼 운임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말이 들렸다. 도렌은 그쪽으로 가서 자기 이름을 말하고 돌아왔다.
“괜찮아요?”
내가 묻자 그가 웃었다.
“괜찮아 보입니까?”
“아뇨.”
“그럼 물어볼 필요가 없는데.”
그의 소매에 유리 가루가 붙어 있었다. 나는 손을 뻗다가 멈췄다. 이브가 먼저 천을 내밀었다.
“이걸로 털어요. 손 말고.”
도렌은 천을 받아 소매를 털었다.
“찻집에 들어간 장식과 같은 묶음입니다. 그제 당신에게 들은 이야기를 확인하려고 뜯었더니, 받침이 다른 물건이 섞여 있더군요.”
그가 상자를 가리켰다.
이브가 깨지지 않은 꽃 하나를 들어 뒤집었다. 다른 상자의 꽃과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전부 같은 건 아니네요.”
“그래서 한꺼번에 내보내지 못합니다.”
도렌은 마탑에서 가져온 검사 의뢰표를 상자 위에 얹었다. 직원이 그 상자를 따로 옮겼다. 문제없는 장식까지 무작정 부수고 있는 광경은 아니었다. 다만 기다리는 마차에는 그 차이를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바깥에서 또 운임 이야기가 나왔다.
도렌의 입가가 굳었다.
* * *
우리가 온 건 상자를 보려는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도렌은 안쪽 책상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물건을 쌓는 사람들과 같은 방이었다. 의자 세 개 가운데 하나는 다리가 짧았다. 이브가 그걸 먼저 골랐다.
“이런 건 제가 잘 맞춰 앉아요.”
“좋은 의자를 가져오겠습니다.”
“앉을 시간보다 가져올 시간이 길겠는데요.”
도렌이 직원에게 내리려던 손을 거뒀다.
그는 책상에 낡은 주문장을 폈다.
첫날 황궁에 들어간 유리새.
그 물건을 운반한 것은 그의 상단이 아니었다. 그러나 운반인을 소개해 준 사람은 그의 상단 직원이었다.
직원이 곁에 서 있었다. 나이가 꽤 든 남자였는데 손에 쥔 모자 테두리를 계속 문질렀다.
“후원 물품을 옮길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돈도 제때 준다고 했고.”
“누가 부탁했어요?”
내 질문에 그가 작은 쪽지를 꺼냈다.
축일 준비를 맡는 교단의 사무실 이름과 담당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엘의 이름은 없었다. 대신 내가 에다의 서류에서 보았던 세 개의 촛불이 찍혀 있었다.
“여자 이름도 같이 전달했습니까?”
도렌이 물었다.
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운반인에게 말 한마디만 더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황태자께 권할 사람이 있다고요.”
내 목구멍이 말랐다.
“그 이름이 리네였어요?”
그는 나를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 * *
추천서 원본은 여기 없었다.
직원이 가지고 있던 것은 소개를 부탁받은 쪽지와 그날 일을 적은 짧은 메모였다. 사람 하나를 궁으로 부르는 일은 장식품 배달 옆의 작은 글씨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 글자를 손가락으로 짚지 못했다.
글씨가 너무 평범했다.
그날 저녁 내가 어떤 옷을 입을지, 살아 돌아올지, 마라가 언제 문을 닫을지는 아무 데도 없었다.
“그쪽에서 왜 저를 골랐다고 했나요?”
“묻지 않았습니다.”
직원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좋은 자리를 소개해 주는 줄 알았습니다.”
이브가 내 앞에 물잔을 놓았다.
나는 물을 마셨다. 첫 모금이 턱으로 흘렀다.
도렌은 천을 찾다가 자기 소매를 봤다. 유리 가루가 남은 소매였다. 그가 손을 내렸다.
이브가 깨끗한 손수건을 내밀었다.
나는 겨우 웃었다.
“오늘은 이브가 다 해 주네요.”
“그러니까 나중에 제 말 잘 들어요.”
* * *
그 직원은 펠을 만나 같은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도렌은 문 앞까지 그를 따라갔다.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모두 듣지 못했다. 다만 직원이 자기 짐을 챙겨야 하느냐고 묻는 소리는 들었다.
“오늘은 하던 일을 멈추고, 아는 걸 다 적으십시오.”
도렌이 말했다.
“모른다고 적어도 됩니다. 빠뜨리지는 마세요.”
직원이 나간 뒤 도렌이 돌아왔다.
이브는 쪽지의 글씨를 옮겨 적고 있었다. 원본은 펠에게 직접 보여 주기로 했다.
“나 때문에 이 일을 멈췄어요?”
나는 상자를 가리켰다.
도렌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창고 밖에서 누군가가 다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잠깐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다.
“당신에게 멋있어 보이고 싶었다고 하면 편하겠죠.”
그가 말했다.
“하지만 저 물건은 제 거래망을 거쳤습니다. 그걸 당신이 보기 전에 알아냈다면 좋았겠군요.”
나는 기다렸다.
그가 의자 등받이를 잡았다.
“그리고 당신 편이고 싶은 것도 맞습니다.”
이브의 펜이 멈췄다.
도렌이 그녀를 보았다.
“들었습니다.”
이브가 말했다.
“계속 적어야 하는 내용인지 고민했어요.”
* * *
웃음이 난 건 그때였다.
도렌도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아주 잠깐이었다. 바깥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이번에는 문을 두드렸다.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걷혔다.
새 거래를 끊겠다는 통보였다. 축일 물품을 맡은 후원 상인이었다. 앞으로 다른 거래에도 도렌의 상단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도렌은 그 말을 끝까지 들었다.
“알겠습니다.”
“생각을 잘 해 보시오. 여자들 말만 듣다가.”
“제 창고에서 나온 걸 보고 있습니다.”
문이 닫혔다.
한동안 상자를 옮기는 소리만 났다.
도렌은 책상 위 거래 목록에서 한 줄을 그었다. 펜촉이 종이에 걸려 잉크가 조금 번졌다. 그는 새 종이를 꺼내지 않았다.
나는 그 번진 자국을 보고 있었다.
내가 아는 게임에서는 이런 사소한 시간은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항상 결정적인 장면에서만 웃거나 분노했다. 그가 잃은 거래 뒤에 직원들의 내일이 걸려 있는 얼굴은 보지 못했다.
이브가 의자를 밀었다.
“저는 먼저 돌아갈게요. 노엘이 점심 교대를 기다려요.”
내가 일어나자 그녀가 쪽지를 들어 보였다.
“이건 제가 가져가요. 당신은 물 다 마시고 와요.”
* * *
창고 뒤뜰에는 깨진 항아리에 풀이 자라고 있었다.
도렌은 거기에 의자를 두 개 가져왔다. 하나는 다리가 짧지 않았다.
나는 웃으면서 앉았다.
“이브가 보면 실망하겠어요. 좋은 의자가 있었네.”
“상단주한테 체면은 조금 남겨 줍시다.”
그가 내 옆에 앉았다.
우리는 잠깐 말하지 않았다. 담 너머 말 울음과 나무 바퀴 소리가 들렸다. 햇빛에 데워진 벽에서 마른 흙 냄새가 났다.
나는 손수건을 접었다 폈다.
“어제 좋은 방을 보고 왔어요.”
그가 나를 보았다.
“황궁에서?”
“창문이 컸어요.”
“가고 싶었습니까?”
“조금.”
그 말은 그에게 하는 고백이라기보다 입 안에 남아 있던 맛 같았다.
도렌은 대답 대신 자기 의자를 조금 뒤로 옮겼다. 햇빛이 내 얼굴에서 비켜났다.
“여긴 항아리밖에 없군요.”
“풀도 있어요.”
“관리 상태가 좋지는 않습니다.”
나는 그의 손을 봤다.
오른쪽 손등에 잉크가 묻어 있었다. 조금 전 거래 목록을 지우며 묻은 잉크였다.
그가 내 시선을 알아챘다.
“유리는 안 만졌습니다.”
나는 웃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 * *
도렌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 손가락이 그의 손등을 덮은 뒤에야 숨을 내쉬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도 됩니까?”
“안 물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부탁이군요.”
“그럼 하나만 말할게요.”
나는 그를 봤다.
“오늘 당신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말하고 나니 귀가 뜨거웠다.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의 눈이 웃지 않고 나를 보고 있었다.
“지금 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참는 중입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먼저 웃었다.
그가 조금 가까워졌을 때 나는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잡고 있던 손을 당겼다.
입술이 닿은 시간은 짧았다.
바깥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나는 이마를 그의 어깨에 대고 웃음을 삼켰다. 도렌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누구든 오늘만은 조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시 이름이 불렸다.
그가 눈을 감았다 떴다.
“일하러 가야겠네요.”
내가 말했다.
“그렇군요.”
놓친 손이 조금 아쉬웠다.
나는 그 아쉬움을 그대로 둔 채 일어났다.
* * *
돌아가는 길에 찻집 앞을 지났다.
주인은 장식 꽃을 전부 내려 상자에 담고 있었다. 가게를 닫지는 않았다. 빈자리에 생화를 꽂겠다고 했다.
“물 갈아 줄 일이 생겼네.”
그녀가 투덜거렸다.
나는 문을 잡아 주었다.
작업실에 도착하자 노엘이 내 얼굴을 한 번 보고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책상에 놓인 편지를 내 쪽으로 밀었다.
마넬이 보낸 답장이었다.
에다에게 돌아왔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그 밑에는 다른 필체로 짧은 문장이 덧붙어 있었다.
오늘 퇴실시키라는 사람이 왔습니다.
마넬은 갈 곳을 말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