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 23화. 출처를 숨기는 이유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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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씨는 치료소 사람이 쓴 거래.”
노엘이 편지 끝을 짚었다.
“마넬이 같이 적어 달라고 했대.”
답장을 가져온 심부름꾼은 아직 계단 아래에 있었다. 우리는 그를 다시 불렀다. 그는 작은 가방을 끌어안은 채 문 안으로 들어왔다.
퇴실시키러 왔다는 사람은 두 명이었다.
치료소에 돈을 내던 후원처에서 왔다고 했다. 다 나은 사람을 붙잡고 있으면 다른 환자가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도 했다고 했다.
“마넬은 나갔어요?”
“제가 나올 때는 안 나갔어요.”
창밖의 빛이 기울고 있었다.
에다는 편지를 읽고도 한참 손을 내리지 못했다. 자기에게 신발을 내어 준 사람의 글씨를 처음 본다고 했다.
나는 외투를 다시 집었다.
* * *
이브는 펠에게 보낼 짧은 말을 적었다. 노엘은 치료소가 있는 거리와 오늘 그쪽을 지나는 마차를 알고 있었다.
나는 에다를 봤다.
그녀는 일어나려다 의자 등받이를 잡았다.
“편지 가져가.”
에다가 말했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답장을 주는 대신 새 종이를 가져왔다. 자기 방에 함께 있어도 된다는 짧은 편지를 쓴 뒤 접어서 내 손에 쥐여 주었다.
“내 방에 같이 있어도 된다고 전해 줘. 잠버릇은 몰라도 된다고.”
마라가 문간에서 헛기침했다.
“침대는 좁아.”
“그럼 넓은 데가 생길 때까지만.”
마라가 돌아서며 위층의 빈 이불을 가져오라고 했다.
나는 편지를 가슴 안쪽에 넣었다.
* * *
치료소 문 앞에서 사람 하나가 우리를 가로막았다.
말끔한 회색 옷을 입은 남자였다. 문고리에 손을 얹고 있었지만 치료소 직원은 아니었다. 그의 뒤에서 흰 앞치마를 두른 여자가 열쇠를 달라고 하고 있었다.
“환자 면회 왔습니다.”
노엘이 말했다.
“면회는 끝났소.”
“당신한테 물은 게 아닌데요.”
노엘이 남자 옆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흰 앞치마의 여자가 우리를 보았다.
“마넬 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문을 활짝 열었다. 남자의 손이 문고리에서 떨어졌다.
“들어오세요.”
그가 따라 들어오려고 했다.
여자가 막았다.
“내일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내일이면 늦습니다.”
“제 환자에게는 오늘이 이릅니다.”
나는 그 말 뒤에 난 문틈으로 안에 들어갔다.
* * *
마넬은 창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체구가 컸다. 에다에게 신발을 주고 맨발로 달렸을 때도 이 어깨로 벽을 짚었을 것 같았다.
발에는 깨끗한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노엘을 먼저 알아봤다.
“너, 붉은 지붕 집에서 노래하던.”
노엘의 눈이 커졌다.
“빵 나눠 주던 분이네.”
마넬이 입꼬리를 올렸다.
“처음엔 그 일을 했지.”
나는 의자를 끌어 침대 옆에 놓았다. 앉지는 않았다. 그녀가 내 손에 들린 편지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다의 이름을 말하자 마넬의 얼굴이 달라졌다.
나는 편지를 건넸다.
그녀는 천천히 읽었다. 종이를 끝까지 펼친 뒤에도 다시 첫 줄로 돌아갔다.
“잠버릇은 알아야 하는데.”
그녀가 말했다.
웃는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갈라졌다.
노엘은 창문을 조금 닫았다. 바람이 편지 끝을 흔들고 있었다.
* * *
흰 앞치마의 여자가 돌아왔다.
그녀는 여기서 치료를 맡는 사람이라고 했다. 마넬에게 오늘 걸은 거리를 묻고 발을 내려 보라고 했다.
나는 한 걸음 물러섰다.
붕대를 푸는 동안 마넬의 손이 침대보를 움켜쥐었다. 나는 물잔을 잡기 좋게 가까이 옮겨 주었다.
“계속 이곳에 있고 싶으세요?”
치료를 맡은 여자가 물었다.
마넬은 문 쪽을 봤다.
“저 사람이 내일도 온다면 싫어요.”
“다른 치료소로 옮기는 건 도울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늘 밤은 차편과 방을 확인해야 해요.”
마넬은 에다의 편지를 접었다.
“에다를 보고 싶어요.”
나는 마라의 좁은 침대부터 떠올렸다.
옆에서 노엘이 말했다.
“먼저 잘 수 있는 데부터 알아볼게요. 에다는 그곳으로 만나러 올 수 있어요.”
마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다시 낯선 사람의 마차에 실리는 일이 아니었다. 편지의 글씨를 쓴 얼굴을 보는 일이었다.
* * *
밖에서 소리가 커졌다.
복도 끝의 문이 벽에 부딪혔다. 회색 옷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뒤에는 같은 옷을 입은 다른 남자가 있었다.
치료소 직원이 그 앞을 막았다.
“이 사람들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 맡기로 했어요.”
앞의 남자가 말했다.
그가 내민 종이에 마넬의 이름이 보였다.
마넬은 그것을 보자 침대에서 발을 내렸다. 아픈 발이 바닥에 닿으면서 어깨가 내려앉았다.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갔다.
“앉아 있어요.”
입에서 먼저 말이 나왔다.
마넬은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 얼굴을 봐야 해요.”
나는 더 말하지 못했다. 대신 의자를 뒤에서 받쳤다. 마넬이 그것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 종이, 나한테도 보여 줘요.”
그녀가 말했다.
남자가 걸음을 멈췄다.
* * *
그가 펼친 종이에서 마넬은 글자 두 곳을 짚었다.
“여기 내가 나갔다고 돼 있네.”
그녀가 말했다.
“여기는 내 발을 치료한 사람이 써야 할 자리 아닌가?”
흰 앞치마의 여자가 종이를 받아 들었다. 얼굴이 굳었다.
“저는 이런 걸 준 적이 없습니다.”
남자는 종이를 돌려 달라고 했다.
치료소 여자는 돌아서서 직원에게 문밖의 순찰병을 불러오라고 말했다. 남자가 문 쪽을 먼저 봤다.
그 순간 마넬이 힘을 놓쳤다.
나는 그녀의 팔을 받쳤다. 노엘이 의자를 밀어 넣었다. 사람의 무게가 손바닥에 쏠렸다. 마넬의 입술이 하얘졌다.
회색 옷의 남자가 앞으로 손을 뻗었다.
노엘이 그의 손을 쳐 냈다.
“잡아 줄 사람 있어요.”
나는 마넬을 의자에 앉혔다. 그녀는 아픔보다 분한 기색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내가 여기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나를 벌써 내보냈네.”
* * *
순찰병이 오자 두 남자는 자기들이 잘못 전달받았다고 했다.
문밖에 기다리던 마차가 있다고도 했다. 누구를 데려가려고 준비했느냐는 물음에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
노엘은 둘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내가 그녀를 부르자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빵을 나르던 사람들이야. 전에.”
그녀가 마넬을 봤다.
마넬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나랑 같이 날랐어.”
순찰병은 종이를 접지 않고 양손으로 들었다. 흰 앞치마의 여자가 자기 이름을 밝히고 직접 본 일을 설명했다.
나는 마넬 옆에 남았다.
그녀의 발밑에 슬리퍼 한 짝이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발에 끼워 주려다가 마넬이 웃는 것을 봤다.
“그것도 빌린 거예요.”
“돌려주고 가면 되죠.”
“내 신발이 있으면 좋겠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자기가 고른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
우리는 그날 밤 치료소를 떠나지 못했다.
연락을 받은 로엔의 사람이 도착했을 때는 거리에 등불이 켜져 있었다. 그는 마넬이 머물 방을 먼저 확인했다. 기존 사건의 두 부상자 중 한 명이었으므로 이름을 듣고 곧 알아봤다.
다른 부상자는 어떻게 지내느냐고 마넬이 물었다.
“가족과 지내고 있습니다. 내일 상태를 확인하러 갈 예정입니다.”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기사에게는 내일 아침 다른 치료소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의료진끼리 연락이 닿았고 밤에 서둘러 이동할 이유가 사라졌다.
노엘은 남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눈 밑을 봤다. 어젯밤 교대 때 제대로 못 잤다.
“내가 있을게.”
“너는 가서 에다한테 말해. 답장만 기다릴 거야.”
나는 대꾸하지 못했다.
노엘은 여분 담요를 받아 의자 등받이에 걸쳤다. 마넬이 그 담요는 발을 다 덮기에는 짧다고 말했다.
“그럼 얘기하다 잠들죠.”
노엘이 의자를 끌어당겼다.
* * *
다음 날 아침 에다는 새 편지를 쓰지 않았다.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마라는 이틀 전부터 식탁에 놓여 있던 빵을 집으려는 에다의 손을 치우고 오늘 구운 것을 싸 주었다. 나는 마차가 멈춘 곳까지 함께 걸었다.
마넬은 다른 치료소의 작은 마당에 있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보았다.
에다가 먼저 발을 봤다.
마넬은 에다의 신발을 봤다.
“아직 그거 신어?”
“다른 거 사면 돌려줄게.”
“그냥 신어. 도망갈 때 내 발에서 벗겨진 것도 아닌데 뭘.”
에다가 웃었다.
웃다가 얼굴을 가렸다.
마넬이 손을 뻗자 에다가 가까이 갔다. 둘의 이마가 닿았다. 나는 빵이 든 봉투를 노엘에게 넘겨주었다. 내 손으로는 자꾸 봉투 끝이 구겨졌다.
* * *
마넬은 조금 뒤 나를 불렀다.
“내가 어제 이야기 못 한 사람이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낮에 마당에서 잠깐 봤어요. 여기저기 다니다 숨어 있는 사람인데.”
이름을 듣자 나는 등을 폈다.
베사.
나를 속여 셀렌을 지목하게 했던 여자였다.
“그 여자도 여기로 옮겼어요?”
마넬이 고개를 저었다.
“환자는 아니었어요. 내 얼굴을 보러 왔대요. 아직 살아 있는지.”
노엘의 표정이 달라졌다.
마넬이 우리를 번갈아 보았다.
“베사가 당신한테 잘못했다고 할 말이 있대요.”
“직접 오면 들을게요.”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차가웠다.
마넬은 나무라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말했어요.”
그녀는 잠깐 숨을 골랐다.
“다만 그 여자, 자기가 한 말이 새 입에서 나왔다고 했어요. 믿어 줄 사람이 없을 거라고.”
나는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창고의 상자와 파란 유리새가 떠올랐다.
그날 내 앞에서 나오던 낯선 여자의 목소리.
마넬은 내 얼굴을 보고 에다의 손을 조금 세게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