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 39화. 관객석을 때리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그날 경기장에는 우리가 먼저 도착했다.
박수는 이미 와 있었다.
텅 빈 자리에서 웃음이 번졌다. 높은 벽에는 에덴의 여러 경기장이 작게 떠 있었다. 누군가 이기는 곳, 누군가 넘어지는 곳, 아직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곳.
나는 그 벽을 따라 걸었다.
세라는 마엘의 마지막 조각에서 본 표지를 찾았다.
반쯤 접힌 원.
리안이 기둥 아래에서 같은 모양을 발견했다. 하루가 먼지를 닦았다.
아무도 쓰지 않는 줄 알았던 장치에 불빛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는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이쪽에서는 보지 못하게 돼 있었다.
*
오르는 관람 점검판을 열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작았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아 있던 판을 작동시키는 데까지였다. 반대편을 보여 주는 분기는 지워지지 않고 깊이 접혀 있었다.
나는 그 앞에 섰다.
쌍방 관람.
일 퍼센트.
그 글자를 보자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우리를 보는 것에는 그토록 많은 길이 있는데, 우리가 저쪽을 보는 일은 일 퍼센트였다.
세라가 내 얼굴을 봤다.
나는 웃음을 거두었다.
오늘은 그 숫자를 넘기러 왔다.
*
판이 나를 알아봤다.
도강의 이름이 벽에 떴다.
내가 카드 기사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 재생됐다. 저울의 눈을 깨고, 종을 친 모습이 뒤따랐다.
마지막에는 바닥에 누워 손을 부여잡는 내가 나왔다.
우리에게 보여 주지 않았던 장면이었다.
세라가 그림을 보고 굳었다.
그녀가 자기 손등을 문지르던 모습도 있었다.
나는 화면을 향해 한 걸음 갔다.
그때 커다란 글자가 나타났다.
다시 한 번 보여 주시겠습니까.
나는 그 문장을 오래 읽지 않았다.
*
관객 반응이 커졌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화내고, 서두르고, 또 무언가를 잃는 모습을.
나는 오른손을 내렸다.
하루가 나를 봤다.
내가 그만두는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나는 기둥 주위를 천천히 걸었다. 화면의 내 얼굴도 따라 움직였다. 매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봤다.
그것은 재생되는 영상 안에 있지 않았다.
영상들을 반대편으로 보내는 좁은 테두리에 걸려 있었다.
나는 그 앞의 낮은 받침을 옮겼다.
관객의 웃음이 조금 잦아들었다.
*
금빛 카드가 허공으로 올라왔다.
내 이름이 붙은 선택지들이었다.
승리, 패배, 기억, 침묵.
그 가운데 침묵을 고르면 관객이 나를 잊게 된다는 문구가 떴다.
나는 그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았다.
남을 잊게 할 권리를 빌리러 온 것이 아니었다.
나는 세라에게 원본 기록을 켜 달라고 했다.
가렌의 빈 객석과 오늘의 웃음이 나란히 흘렀다.
하루가 들어오는 방향을 가리켰다.
리안은 접힌 원의 표지를 움직였다.
매듭의 위치가 고정됐다.
*
나는 발을 옮겼다.
테두리가 내 앞에 있었다.
세라의 고리는 가방 안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자기 눈으로 그 테두리와 내 손 사이의 거리를 보고 있었다.
나는 오른손을 천천히 쥐었다.
오늘 첫 번째.
서른 날.
그 숫자는 더 작아지지도 커지지도 않았다.
나는 손목을 꺾지 않게 몸을 맞췄다.
오래 기다리던 박수가 시작됐다.
그들은 내가 무엇을 칠지 아는 줄 알았을 것이다.
나는 화면 속 내 얼굴이 아니라, 그 얼굴을 훔쳐보는 창의 가장자리를 쳤다.
*
박수가 끊겼다.
벽에 붙어 있던 경기장 영상들이 모두 옆으로 돌아갔다.
검은 테두리 안에서 하얀 선이 벌어졌다.
누군가 커튼을 걷는 것 같았다.
그런데 커튼 뒤는 우리가 생각한 다른 방이 아니었다.
검은 물 위에 좌석들이 떠 있었다.
좌석은 의자처럼 생기지 않았다. 어떤 것은 둥근 고리였고 어떤 것은 접힌 껍질이었다.
그 위에 생물들이 앉아 있었다.
나는 숨을 들이마신 채 멈췄다.
그들이 우리를 돌아봤다.
*
한 생물은 얼굴이 길고 얇았다.
눈처럼 보이는 틈이 옆으로 네 개 나 있었다. 손이 움직일 때마다 관절 하나가 더 펴졌다.
다른 생물은 투명한 껍질 안에서 빛을 바꾸고 있었다. 머리와 몸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장식도 가면도 아니었다.
움직임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우리의 얼굴이 아닌 몸으로 편하게 앉아, 방금까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세라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내가 보는 것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하루가 아주 작게 욕을 했다.
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가장 가까운 생물의 손에 투명한 칩이 들려 있었다.
칩 위에 에덴의 생중계가 작게 떠 있었다.
우리가 서 있는 경기장도 그 안에 있었다.
생물은 자기 손의 작은 영상과 열린 창을 번갈아 봤다.
칩에는 우리 이름 대신 여러 숫자와 표지가 붙어 있었다.
남은 생체 시간.
반응 값.
정산 가능 상태.
번역된 글자가 하나씩 떠올랐다.
나는 그중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고진오였다.
그의 웃는 영상이 작은 칩 안에서 또 반복되고 있었다.
*
나는 창 가까이 갔다.
생물이 칩을 뒤로 숨겼다.
그 동작이 너무 익숙해서 더 기분이 나빴다.
남의 물건을 들킨 사람이 하는 동작이었다.
나는 창을 두드렸다.
손바닥은 쓰지 않았다. 왼손의 손등으로 짧게 쳤다.
그쪽의 검은 물이 흔들렸다.
빛만 비치는 화면이 아니었다. 서로 마주 보는 틈이 열려 있었다.
생물 하나가 뒤로 물러났다.
그 뒤의 좌석들에서도 움직임이 일었다.
방금까지 우리를 보던 자들이 보이는 자가 됐다.
*
오르의 목소리가 떨리듯 끊겼다.
신호 형식이 다르게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곧 통역된 말이 들렸다.
관람 대상이 역방향 접속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사람이 아니라 관람 대상.
그들이 우리에게 무슨 이름을 붙였는지 처음 직접 들었다.
하루가 원본을 남기고 있었다.
세라는 화면에 떠오르는 표지를 놓치지 않았다.
리안은 지구 쪽의 반송 표시와 같은 모양을 찾아냈다.
우리가 따라온 가는 선들이 이곳에서 겹치고 있었다.
*
맞은편의 큰 고리가 움직였다.
그 위에 앉은 존재가 몸을 일으켰다.
팔이 넷이었다.
단단한 껍질 사이로 푸른빛이 지나갔다. 얼굴 가운데의 세로 틈이 열리자 소리가 나왔다.
다른 생물들이 조용해졌다.
창 위에 표시가 떴다.
성체 심판, 메르.
나는 그 이름을 읽었다.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사람의 눈과는 달랐지만 시선이 어디에 닿는지는 알 수 있었다.
내 오른손이었다.
*
“그 손이군.”
통역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쪽을 보게 될 것까지 반긴 얼굴은 아니었다.
나는 고진오의 칩을 가리켰다.
“저 사람은 죽었어.”
메르는 대답했다.
알고 있다고.
그래서 남은 기록의 값만 붙어 있다고.
나는 그 말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분명했다.
그들에게 죽음은 한 사람의 끝이면서 다른 상품의 시작이었다.
*
세라가 물었다.
우리의 수명과 기억을 어디에 쓰느냐고.
메르는 관람과 정산에 참여한 자산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영과 세한은 판에 들어가기로 한 적이 없었다.
마야의 구역은 우리 판에서 지기로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 이름들을 소리 내어 말했다.
메르는 이름을 몰랐다.
그가 아는 것은 정산 단위였다.
나는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그의 얼굴을 오래 봤다.
*
창이 흔들렸다.
누군가 반대편에서 닫으려 하고 있었다.
나는 손을 다시 들지 않았다.
오늘 강제한 것은 양쪽이 서로를 보는 이 한 번이었다.
우리는 그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할 말을 골라야 했다.
나는 지구로 돌아가는 길을 물었다.
메르의 팔 하나가 움직였다.
맞은편에 다른 창이 떴다.
지구.
그 아래 귀환 확률이 표시됐다.
영 퍼센트.
나는 그 숫자를 보고 웃었다.
그들이 왜 하필 그걸 보여 주는지 이제 조금 알았다.
*
“길이 없다는 뜻이 아니지.”
내가 말했다.
메르가 움직임을 멈췄다.
“우리가 고를 수 없게 해 둔 거지.”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뒤의 좌석에서 낮은 소리가 번졌다.
나는 그 침묵을 받았다.
정답을 전부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잘못 찌른 질문은 아닌 모양이었다.
메르는 이틀 뒤 정산 면담을 열겠다고 했다.
그때 우리의 항목을 확인하겠다고.
나는 항목이 아니라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창이 닫혔다.
*
박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장은 조용했다.
나는 벽에 기대 앉았다.
손목의 차감은 팔백칠십오 일이었다.
하루가 기록을 확인했다. 화면도 소리도 남아 있었다.
세라는 자기 손목을 한 번 보았다.
고리는 채우지 않았다. 추가 기억 손실도 없었다.
리안이 낮게 말했다.
“저놈들도 놀라기는 하네.”
나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웃었다.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도 언제나 편하게 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봤다.
*
일층으로 내려오는 동안 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았다.
반장은 우리가 늦었다고 했다가 얼굴을 보고 멈췄다.
나는 식탁에 기록을 놓았다.
화면을 켜자 검은 물 위의 좌석들이 나타났다.
반장이 의자를 당겨 앉았다.
한솔도 옆으로 왔다.
그들은 오래 봤다.
누군가 지구 밖에 다른 생명이 있다는 말을 했을 때 나는 어릴 때의 꿈 이야기를 떠올렸었다.
오늘 그 생명들은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다.
나는 화면을 끄지 않았다.
우리가 누구와 마주 보고 있는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보여 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