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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 46화. 여기서 태어난 사람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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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 갑니다.”

남자가 문을 열자마자 말했다.

그의 뒤에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진 나무가 있었다. 진짜 나무는 아니었다. 버려진 환기 덕트에 갈색 천을 감고, 잎사귀 모양으로 자른 필터를 달아 놓은 것이었다.

가지마다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하루가 나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데리러 온 것 아닙니다. 관측 자료 전달하러 왔어요.”

“그러다 다음엔 신청서를 내라고 하겠죠.”

남자는 서른한 살이었다. 이름은 임태오. 에덴에서 태어나 지구에 발을 디뎌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가 사는 구획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가 많았다. 십여 년 전에 지구를 떠나온 사람과, 태어날 때부터 천장이 하늘이었던 사람이 섞여 있었다.

나는 가방을 내려놓았다.

“어디에 두면 돼요?”

그는 잠시 나를 보더니 나무 아래를 가리켰다.

탁자는 서로 다른 크기의 세 개를 붙여 놓은 것이었다. 모서리가 맞지 않는 곳마다 오래된 천이 끼워져 있었다.

태오는 자료를 바로 열지 않았다.

대신 내 오른손을 보았다.

“이걸로 우리 구획을 지구에 옮길 수 있어요?”

“그럴 수 없어요.”

“그럼 우리는 여기 남는 걸 골라도 되겠네요.”

나는 대답하기 전에 나무의 이름표를 보았다. 날짜가 함께 적혀 있는 것 중에는 이미 죽은 사람의 것도 있었다.

이들에게 고향을 버리라고 말하려고 온 적은 없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지도에는 이 구획의 나무가 없었다.

*

브란이 붙들린 뒤 닷새 동안 많은 문이 열렸다.

선수들은 미뤄 놓았던 치료를 받았고, 직원들은 원래 계약과 뒤에 덧붙인 조건을 구별하기 시작했다. 공동 관리 구역에서는 브란의 기록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렇다고 밖의 관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메르는 지구 반송 시험의 부서진 상자를 보고도 예정된 날짜를 바꾸지 않았다. 브란의 자리에서 누구를 끌어내리든 구월 마지막 날은 다가오고 있었다.

태오는 그 사실을 듣고 벽의 시계를 보았다.

“여기 전기를 우리가 계속 만들면요?”

하루가 가져온 도면을 폈다.

하루는 사람들 앞에서 부품과 배선을 설명하는 데 익숙했다. 태오는 처음에는 팔짱을 끼고 있다가, 자기 구획이 표시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 선은 저희가 교체했는데.”

“맞아요. 그래서 여기 자료가 틀려요.”

하루가 펜을 건넸다.

태오가 빨간 선 하나를 지우고 다른 쪽으로 그었다.

그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세라는 옆에서 지구 영상을 켰다. 멀쩡한 구획 다음에 파손된 받침을 보여 줬고, 영상이 없는 세 번째 상자에서는 화면을 넘기지 않았다.

누군가 왜 사람부터 보내지 않느냐고 물었다.

태오가 먼저 대답했다.

“저기에 내리면 다리 부러지겠네요.”

그는 비웃지 않았다. 자기 구획에서 수레를 고치던 사람의 눈으로 화면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받침을 고칠 방법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가 의자를 끌어당겼다.

*

논의는 점심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아침에 돌아가라던 여자가 우리 앞에 따뜻한 국을 놓았다. 그녀는 마흔일곱 살이었고, 지구에서 키우던 개가 죽은 뒤 다른 동물을 기른 적이 없다고 했다.

“땅이 좋다는 얘기는 안 해도 돼요.”

그녀가 말했다.

“나도 알아요. 그래서 못 가겠어요. 내가 알던 것하고 다르면 어떡해.”

나는 국에 떠 있는 하얀 조각을 숟가락으로 눌렀다. 감자는 아니었다. 식물성 압축 식품이었다.

여자는 내가 무엇인지 묻기도 전에 감자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다.

“오래 그렇게 불렀거든.”

세라가 한 숟가락 먹고 맛있다고 했다.

여자는 그 말에만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구획의 인원을 종이에 적기 시작했다. 모두가 같은 이유로 남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장기 치료 장치가 움직이면 죽을까 봐 겁났고, 어떤 사람은 지구의 중력을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치료 장치를 직접 보러 갔다.

세라는 중력값이 적힌 부분을 찾았다. 에덴의 이 구획과 첫 착륙 지점의 차이는 사람들이 상상한 것보다 작았다. 하지만 이동 중의 충격은 별개였다.

“그건 아직 모르네요.”

한 남자가 말했다.

세라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일어나 다른 의자를 가져왔다. 자기 뒤에 서 있던 이웃에게 앉으라는 뜻이었다.

우리가 온 뒤 처음으로 누군가 문을 끝까지 열어 두었다.

*

나는 태오와 구획 뒤쪽을 걸었다.

복도 끝에는 칠이 벗겨진 둥근 벽이 있었다. 그 위로 흰 점들이 빼곡했다.

“별이에요?”

“누수 자국입니다.”

태오가 말했다.

“예전엔 다 가렸는데 이제 그냥 둬요. 저 가운데 큰 건 제가 스무 살 때 생겼어요.”

그는 손바닥으로 벽을 한번 쓸었다.

나는 지구로 간다는 말을 귀환이라고 불러 왔다. 태오에게는 그 말부터 어긋나 있었다.

“당신한테는 처음 가는 데겠네요.”

“그러니까요.”

그가 나를 보았다.

“계속 돌아가자고 하면, 여기서 산 건 남의 시간 같잖아요.”

나는 알겠다고 했다.

태오는 내 대답을 오래 확인하지 않았다. 대신 내 앞에서 사다리를 펼쳤다. 도면에서 고친 선의 실제 위치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나는 왼손으로 사다리를 받쳤다.

그는 나사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내고, 다른 하나는 입에 물었다. 나에게 설명하려다가 나사를 손으로 옮겼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다.

그도 짧게 웃었다.

브란의 홀에서 내가 얻어 온 반출 기록보다, 이 남자가 자기 배선을 열어 보여 주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

오후에 작은 정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나설 일도 없었다.

태오가 환기 덕트 옆 상자를 열었다. 그의 이웃 두 명이 서로 다른 방에서 돌아와 부품을 건넸다. 국을 끓이던 여자는 불이 돌아올 때까지 배식판 위에 뚜껑을 덮었다.

삼 분 뒤 조명이 켜졌다.

사람들이 박수치지 않았다.

익숙하게 되풀이해 온 일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고친 부품을 들여다본 뒤 오래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같은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물었다.

태오는 여섯 명이라고 했다.

“지구 받침에도 이 방식이 맞을지 봐 줄래요?”

그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제가 가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알아요. 도면부터요.”

그는 손을 닦고 앉았다.

둘은 내가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세라가 내 팔꿈치를 가볍게 쳤다. 앉아 있으면 방해된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빈 그릇을 거뒀다.

나는 오른손을 쓸 수 없어서 그릇을 한꺼번에 많이 들지 못했다. 국을 끓인 여자가 작은 쟁반을 내밀었다.

“뜨거운 건 안 들어도 돼요.”

그 말이 조금 부끄러웠고, 고마웠다.

*

해당 구획에서 지구로 가겠다는 대답을 받은 사람은 여덟 명이었다.

안 가겠다는 사람은 더 많았다. 아직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그 종이를 그대로 가져왔다.

종이 아래에는 태오가 마지막에 덧붙인 질문이 있었다.

지구에서도 지금 함께 사는 사람끼리 이웃이 될 수 있는가.

그는 더 넓은 방을 요구하지 않았다. 저마다 번호표를 받고 흩어지면 배선을 고칠 여섯 사람도, 정전 때 국을 식지 않게 덮어 주는 여자도 잃는다고 했다.

나는 그 문장을 따로 베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그린 첫 거주지에는 침상과 공기량만 있었지 누구 옆에 누가 살지는 없었다.

리안은 베낀 종이를 보더니 방 하나를 가리켰다. 자신의 작업대가 들어갈 자리라 생각했다며, 그 옆에 빈 의자를 그렸다.

거절한 이름에 붉은 줄을 긋지 않았다. 하명은 옆에서 읽다가 자기가 아는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 장치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내일 그 선수를 찾아가기로 했다.

윤필은 먼저 내려가는 사람을 모집하면 자기 이름도 적어 달라고 했다.

나는 그의 목발을 보았다.

“아직은 안 돼.”

말이 먼저 나갔다.

윤필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의사한테 물을게. 너한테는 명단이 어디 있냐고 물은 거야.”

나는 입을 다물었다.

세라가 아주 잠깐 웃었다.

윤필은 내 얼굴을 보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는 지구에 도착하면 뛸 생각은 없다고 했다. 처음 며칠은 앉아서 물품 수량을 세는 사람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는 빈 종이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

그는 이름 옆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적었다.

*

하루는 늦게 돌아왔다.

태오가 빌려 준 낡은 부품을 품에 안고 있었다. 덕트를 감쌌던 갈색 천도 조금 묻어 있었다.

“선발대에 지원할 거야.”

그녀가 말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내려놓았다.

“하루 씨가?”

“내가 보낸 상자가 깨졌어. 내려가서 받침을 봐야겠어.”

리안이 자신도 가겠다고 했다.

하루는 고개를 저었다.

“위에서 내 말을 알아듣고 맞춰 줄 사람이 필요해요. 두 사람 다 내려가면 여기서 누가 받아요?”

노인은 한참 생각하더니 못마땅한 표정으로 수첩을 폈다.

“그럼 단말은 새것을 가져가게.”

그는 이미 통신 부품 목록을 적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유인 통과가 가능한 조건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빈 종이 위의 이름을 보자 지구가 전보다 멀게 느껴졌다.

하루가 저쪽에 있고 우리가 이쪽에 있는 하루가 올 수도 있었다.

세라가 내 컵에 남은 물을 보충했다.

컵 위의 김 너머로 오르의 작은 빛이 켜졌다.

“보여 드릴 기록이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응답이 늦었다.

“도강 님이 처음 죽었던 시각에 관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