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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 45화. 브란의 손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공개: · 수정:

브란이 고른 테이블에는 의자가 없었다.

검은 원형 바닥을 따라 열두 개의 손이 솟아 있었다. 손목 아래는 보이지 않았고, 손가락 사이로 금빛 칩이 흘렀다. 천장에는 내 얼굴과 브란의 얼굴이 번갈아 나타났다.

나흘 동안 그는 만남의 장소를 세 번 바꿨다. 마지막으로 보내온 주소는 자신이 선수들에게 승리를 약속하던 홀 아래층이었다.

나는 문 앞에서 권하명을 만났다.

그는 글러브 대신 붕대를 감고 있었다. 오늘 선수로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 사람이 제 이름으로 뭘 걸어 뒀는지 보러 왔어요.”

세라가 그의 뒤쪽 직원 출입문을 살폈다. 하루는 입구에 남았다. 나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브란은 검은 셔츠 소매를 접고 있었다.

“사람들이 네 말을 듣더군.”

“당신 말도 오래 들었지.”

“내가 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가 웃었다.

“나도 여기 갇혀 있어. 다만 밖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너보다 먼저 알았을 뿐이야.”

나는 그의 손을 보았다.

전생의 마지막에 내 뺨을 두드리던 손이었다. 마지막 경기는 예정대로 끝내야 한다며, 가족 없는 사람은 편해서 좋다고 했던 손.

지금은 손가락 하나에 작은 흰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브란이 내 눈길을 따라 반지를 돌렸다.

“한 판으로 끝내자. 네가 이기면 내가 가진 반출권과 선수 기록을 전부 넘기지.”

“당신이 이기면?”

“너는 사람들 앞에서 틀렸다고 말한다. 지구는 갈 곳이 아니고, 내가 준비한 이주안을 따르는 게 낫다고.”

그가 보여 준 이주안의 목적지는 메르가 말했던 외부 보관 구획이었다. 네 명을 위해 내놓았던 제안보다 인원은 많았다. 사람들의 이름 옆에 각자의 수명이 자산처럼 적혀 있었다.

나는 판 위에 올라가지 않았다.

“그걸 원하는 사람한테 직접 보여 줘.”

브란의 웃음이 사라졌다.

“네가 먼저 보여 준 것도 편집한 하늘이었잖아.”

세라가 관측 기록 단말을 들어 올렸다.

“망가진 상자도 보여 줬어요.”

잠깐 조용해졌다.

브란이 반지를 두드렸다.

열두 손이 일제히 바닥을 짚었다. 검은 원이 부풀며 내 발밑까지 밀려왔다.

벽에 뜬 이름은 내 것이 아니었다.

권하명.

그의 다음 세 경기 출전권이 아직 브란에게 묶여 있었다. 경기 거부 기록 옆에서 붉은 글씨가 번쩍였다. 대체 출전자 미지정.

브란이 말했다.

“네 친구가 안 하겠다니 누군가는 해야지.”

하명의 발목을 검은 손이 움켜잡았다.

그가 바닥에 무릎을 찧었다. 세라가 달려들어 그의 팔을 잡았고, 나는 솟아오른 손목을 밟았다. 사람 피부 같은 표면 아래 단단한 판정기가 움직였다.

“그만둬.”

내가 말했다.

브란은 내 대답 대신 테이블 위 두 칸을 가리켰다.

참가. 관람.

하명은 이 둘 중 무엇도 고르지 않았는데 몸이 원 안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나는 참가 칸 위로 올라갔다.

하명의 발목이 풀렸다. 동시에 내 뒤에 있던 바닥이 수직으로 섰다.

관객은 없었다.

브란은 내 패배를 먼저 만들어 놓은 뒤 사람들에게 보여 줄 생각이었다.

*

첫 번째 손은 내 정면에서 주먹을 폈다.

손바닥 안에 작은 내가 서 있었다. 그 작은 몸이 오른쪽으로 움직이자 내 어깨가 같은 방향으로 잡아당겨졌다.

나는 발을 바닥에 박았다.

천장의 얼굴이 웃었다.

내 얼굴이었다.

브란이 말했다.

“너는 항상 끝까지 버티는 장면이 잘 팔려.”

두 번째 손이 옆구리를 쳤다.

숨이 빠졌다. 나는 왼팔로 세 번째 손을 막고 몸을 낮췄다. 열두 손은 차례대로 공격하지 않았다. 내가 피하려고 고른 자리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미래를 읽는 것이 아니었다.

내 움직임을 작은 인형에 먼저 입력한 뒤 그쪽으로 잡아당겼다.

바닥 끝에서 세라가 무언가 외쳤다. 나는 들으려다 턱을 맞았다. 입 안에서 피 맛이 났다.

브란이 반지를 돌렸다.

나는 오른발을 내딛으려 했는데 왼발이 먼저 나갔다.

열두 번째 손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넘어지는 쪽을 바꿀 수 없었다. 대신 넘어지며 무릎을 접었다. 손이 내 가슴을 지나쳐 공중을 잡았다. 나는 등으로 바닥을 미끄러졌다.

세라의 목소리가 그때 들렸다.

“빈손이 하나 있어요!”

손바닥 안에 인형이 없는 손.

공격하는 열한 개와 달리 그것은 바닥을 짚고 있었다. 나를 흉내 내는 손들이 기울 때마다 그 손이 중심을 받쳤다.

확률의 선이 검은 바닥을 가로질렀다.

외부 대리 입력 종료.

아직 가느다란 선이 살아 있었다. 참가자의 몸을 대신 움직이는 기능이 잠깐 쉬어야 손바닥의 인형이 다음 자세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바로 달려들지 않았다.

브란은 내가 선을 보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반지가 왼쪽으로 돌아갔다.

나는 오른쪽을 보았다.

내 어깨가 오른쪽으로 끌려갔다. 따라가지 않고 버티면 두 번째 손이 갈비뼈를 칠 것이었다.

이번에는 버티지 않았다.

당기는 힘에 몸을 맡기고 한 발을 더 내밀었다. 브란이 예상한 것보다 깊이 들어가자 손들이 나를 지나쳤다. 원 밖에서 하명이 검은 벽을 걷어찼다.

아무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다시 찼다. 세 번째에는 벽이 아니라 벽 아래로 기어 나온 케이블 덮개였다.

하루가 그 틈으로 팔을 넣었다.

홀의 조명이 절반 꺼졌다.

“지금!”

세라가 외쳤다.

나는 바닥에 버티고 있던 빈손의 손등을 쳤다.

오른손의 지지대가 딱딱하게 울렸다.

삼십 일이 사라졌다.

천장의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손바닥 안의 작은 몸들이 한꺼번에 멈추었다.

하지만 열두 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입력을 잃은 손들이 마지막 동작을 끝내며 쓰러졌다. 나는 가장 가까운 손목을 타고 옆으로 굴렀다. 거대한 손가락이 내 발뒤꿈치 바로 뒤에서 부러졌다.

브란은 원의 반대쪽으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짧고 두꺼운 경기봉이 있었다.

*

그는 생각보다 빨랐다.

내가 일어나는 순간 어깨를 밀고, 턱을 겨냥해 봉을 돌렸다. 나는 가까스로 고개를 뺐다. 금속 끝이 귀 옆을 스쳤다.

“그 손도 몇 번 못 쓰겠군.”

브란이 말했다.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오른손이 아니라 내 시선을 노렸다. 봉을 높이 들면 나는 아래를 보았다. 아래를 보자 무릎이 올라왔다.

그는 선수들의 패배를 만들면서 그들이 어떻게 버티는지도 오래 지켜본 사람이었다.

나는 두 번 더 맞았다.

세 번째에는 그가 나를 밀어 놓고 출입문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명이 길을 막았다.

브란이 그에게 봉을 휘둘렀다. 하명은 붙잡으려 하지 않고 팔 바깥쪽으로 밀어냈다. 내가 뒤에서 브란의 어깨를 잡았다.

그가 몸을 비틀었다.

내 오른손에서 힘이 풀렸다.

브란은 빠져나갈 뻔했다. 세라가 바닥의 젖은 천을 그의 구두 앞으로 던졌다. 발이 미끄러지는 짧은 순간, 하루가 문을 닫았다.

나는 왼팔로 그의 허리를 감았다.

우리는 함께 넘어졌다.

그의 뒤통수가 바닥에 닿기 전에 하명이 손을 받쳤다. 브란은 그 손까지 물려고 했다. 하명이 욕을 했고, 나는 그의 경기봉을 멀리 밀었다.

잠시 동안 우리 셋은 바닥에서 숨만 쉬었다.

내 귀 가까이에서 브란이 웃었다.

“죽일 거냐?”

나는 그에게서 반지를 빼내 하명에게 건넸다.

“아니.”

죽어 가던 스물일곱의 내가 떠올랐다.

그날의 나는 그의 발소리만 들었었다. 이번에는 문이 열리고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어왔다.

온하루가 부른 홀의 공동 관리 인원들이었다. 강제로 참가시킨 화면과 하명의 발목 자국을 직접 본 사람들도 뒤따랐다.

세라는 아직 켜져 있는 기록판을 가리켰다.

“이걸 끄지 마세요.”

브란은 그제야 웃음을 멈췄다.

*

출입문 옆에 서 있던 직원 한 명이 내게 물을 건넸다.

그는 처음 하명을 끌어갈 때도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물병을 쥔 손이 닿자 내가 쳐다봤고, 그는 고개를 숙였다.

“저쪽 기록함도 가져가야 합니다.”

그가 말했다.

“그 안에 원래 계약이 있어요. 화면에는 뒤에 붙인 것만 나옵니다.”

하루가 그를 따라갔다. 직원은 두 걸음 걷다가 멈춰 서서 브란을 보았다. 브란이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뚜껑을 열지 못한 채 물병을 무릎에 놓았다. 하명이 말없이 가져가 뚜껑을 풀었다. 목으로 넘어가는 물에서 희미하게 철 맛이 났다.

브란을 옮기는 동안 하명은 자기 이름을 화면에서 지우지 않았다.

그는 연결된 경기들을 먼저 확인하고 있었다. 자기 말고도 거부한 선수들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반지를 갖게 됐다고 모두를 대신 등록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나는 의자에 앉아 오른손을 받쳤다. 이번에는 피가 손이 아니라 입에서 나왔다.

세라가 젖은 천을 새것으로 바꿔 가져왔다.

“쓸 거면 말하고 쓰라고 했잖아요.”

“그 천?”

“네. 내가 닦고 있던 건데.”

나는 웃으려다 입술이 아파서 멈췄다.

그녀도 웃지 않았다. 다만 천을 내 손에 쥐여 주는 손끝이 조금 떨렸다.

브란은 살아 있었다.

현재의 그가 벌인 일을 본 사람들 앞에 붙들려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오래 보지 않았다. 하명이 내 옆에 주저앉으며 자기 손등의 이빨 자국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이건 치료비 받아야겠죠?”

“꼭 받아.”

우리는 같이 의료 구역으로 걸어갔다.

오늘의 승리는 천장에 뜨지 않았다.

꺼진 얼굴 대신 바닥에 남은 열두 손 사이로, 거부한 선수들이 하나씩 자기 기록을 찾아 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