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3화. 죽일 사람이 데리러 왔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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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은의 집 앞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문에 흰 봉투만 끼워져 있었다.
나는 봉투를 빼지 않았다.
전화기를 들었다.
“접니다.”
“알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문 너머와 전화기에서 겹쳤다.
“아까 그 사람은요?”
“안 보입니다.”
“당신 보고 간 거예요?”
“모릅니다.”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나는 문에서 조금 물러났다.
그녀는 내가 보이는 자리를 알고 있을 것이다.
* * *
“경찰은요?”
내가 물었다.
“오고 있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이지 않을 텐데도 그랬다.
복도의 불이 꺼졌다가 내 움직임에 다시 켜졌다.
팔이 욱신거렸다.
도은이 말했다.
“피 묻었어요.”
문에 달린 작은 화면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소매를 봤다.
“내 겁니다.”
“그 말이 안심될 줄 알았어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가 말했다.
“도대체 누구예요.”
두 번 피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었다.
* * *
“당신을 죽이라는 일을 받았습니다.”
나는 말했다.
집 안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무언가 탁자에 닿는 소리였다.
“누구한테.”
“얼굴은 모릅니다.”
“이름은.”
“아직.”
전화기에서 그녀가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문 너머에 서 있으면 그 숨은 편해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한 걸음 더 물러났다.
“그 일은 거절했습니다.”
도은이 웃었다.
웃음처럼 들렸을 뿐, 웃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살인자가 우리 집으로 왔다고요.”
정확했다.
* * *
나는 사무실에서 봤던 봉투와 의뢰 내용 중 그녀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말했다.
아이의 이름을 말하자 그녀가 말을 끊었다.
“그 이름 부르지 마.”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물었다.
“얼마예요?”
“무슨.”
“나 죽이면 얼마 받는데.”
나는 숫자를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침묵도 싫어했다.
“지금까지는 가격 붙여 놓고, 갑자기 예의 차리지 마요.”
나는 받은 선금과 남은 대가가 있었다고만 답했다.
* * *
아래에서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도은이 말했다.
“경찰이 왔어요.”
나는 전화기를 내렸다.
계속 서 있으면 내 집의 총격까지 설명해야 했다.
팔의 상처보다 그 일이 두려웠다.
“여기 계세요.”
내가 말했다.
“경찰에게 봉투와 방금 통화한 내용도 알려 주세요.”
“당신은요?”
나는 대답을 늦췄다.
그녀가 먼저 알아들었다.
“도망가네요.”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오늘 한 여자를 죽이지 않았다고, 경찰 앞에 서도 되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났다.
* * *
팔의 상처를 치료받는 동안 전화기가 두 번 울렸다.
나는 받지 못했다.
의사가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나는 천장을 봤다.
상처보다 의사가 내 팔을 잡고 있는 감각이 더 거슬렸다.
평소라면 손을 뿌리쳤을 것이다.
지금은 그러면 더 아팠다.
“며칠은 무리하지 마세요.”
그가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말을 지킬 자신은 없었다.
새 붕대가 감긴 팔을 보니, 저녁까지 멀쩡했던 소매가 생각났다.
이 일을 거절한 뒤 망가진 것은 계속 늘고 있었다.
* * *
도은에게 다시 전화한 것은 새벽이었다.
그녀는 받았다.
“경찰한테 얘기했어요.”
“잘하셨습니다.”
“당신 얘기도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나 죽이려고 왔었다는 말까지 했어요. 숨겨 줄 생각 없으니까.”
나는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댔다.
“알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녀는 그 대답을 확인하듯 잠깐 기다렸다.
* * *
도은은 경찰과 함께 집을 나왔다고 했다.
문 앞에 있던 남자는 사라졌고, 봉투 안에는 서류와 사진이 들어 있었다.
“사진이요?”
“오늘 낮에 찍힌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봄이 신발 신을 때.”
목 뒤가 차가워졌다.
나를 고용한 사람은 내가 그 여자 앞에서 서툰 거짓말을 하는 것까지 보고 있었다.
도은은 사진의 한쪽에 내 소매도 찍혔다고 했다.
나는 빈 손으로 무릎을 눌렀다.
그녀를 보러 간 일이 그녀를 더 위험하게 했을 수도 있었다.
그 말을 지금 도은에게 하면, 그건 고백이 아니라 또 하나의 짐이었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 * *
“어디 계십니까?”
내가 물었다.
그녀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왜요.”
“도울 수 있는지 보려고요.”
“당신을 기다린 적 없어요.”
나는 알겠다고 했다.
친구와 연락이 됐는지 물었다.
도은은 윤미란이라는 이름을 말했다. 나에게가 아니라 전화기 너머 다른 사람에게 상황을 설명하듯 천천히 말했다.
친구는 도시 밖에 있었다.
당장 올 수는 없지만 계속 통화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답했다.
뭐가 괜찮다는 건지 나도 몰랐다.
* * *
동이 틀 무렵 도은이 장소를 알려 줬다.
사람이 오가는 큰 길의 식당이었다.
그녀가 골랐다.
“혼자 오세요. 내가 앉은 데로 바로 오지 말고.”
나는 그렇게 했다.
그녀는 창가에서 나를 확인했다.
아이는 옆자리에서 가방을 베고 자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도은은 내 붕대를 봤다.
그러고는 테이블 끝을 가리켰다.
나는 아이에게서 가장 먼 자리에 앉았다.
국 냄새가 났다.
도은 앞의 그릇은 거의 그대로였다.
그녀는 숟가락을 들고 있었지만 먹지 못하고 있었다.
* * *
“왜 안 죽였어요?”
그녀가 물었다.
나는 같은 질문을 다시 들었다.
목소리만 달랐다.
“원칙이라고 하면 또 화낼 겁니까?”
도은은 잠깐 나를 노려봤다.
“네.”
나는 손을 봤다.
붕대 끝에 피가 조금 배어 있었다.
“신발을 찾고 있었잖아요.”
그녀의 표정이 바뀌었다.
나는 설명을 잘하지 못했다.
서른일곱이라는 숫자보다 운동화 한 짝이 무거웠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건 죽은 사람들에게도, 이 여자에게도 이상한 말이었다.
“어제는 못 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 * *
도은은 한동안 나를 봤다.
“내일은 할 수도 있고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나는 애가 있어요. 이 사람은 오늘 안 죽일 것 같다는 이유로 결정할 수가 없어요.”
맞는 말이었다.
내가 평생 받은 의뢰서보다 분명했다.
나는 경찰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미 그곳에 상황을 알렸으며 새로 연락이 오면 바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했다.
나를 만나겠다는 것도 친구에게 알렸다고 했다.
“내가 없어지면 당신부터 찾을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있어야 했다.
* * *
식당 주인이 아이에게 덮을 만한 겉옷을 가져왔다.
도은은 고맙다고 했다.
아이가 뒤척이다가 한쪽 신발을 떨어뜨렸다.
나는 허리를 굽혀 그것을 주웠다.
도은의 손이 먼저 내려왔다.
나는 신발을 그 손 위에 놓았다.
그녀는 내게 고맙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기다리지 않았다.
우리는 작은 신발을 사이에 두고 잠깐 멈췄다.
그다음 도은이 아이의 발을 정리했다.
나는 식당 주인에게 물 한 컵을 부탁했다.
손이 떨려 뜨거운 국그릇은 잡고 싶지 않았다.
* * *
도은의 전화기가 울렸다.
그녀는 화면을 보자 얼굴을 굳혔다.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잠깐 뒤 문자가 왔다.
도은은 읽고 나에게 화면을 돌렸다.
자료를 돌려주면 끝납니다.
그 아래에는 다른 문장이 있었다.
따님 학교까지 가기 전에 해결하시죠.
나는 화면을 오래 보지 않았다.
도은이 아이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그 문자를 경찰에게 전달하고 친구에게도 전화했다.
누군가 대신 결정을 내려 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 통화가 끝날 때까지 나는 물컵을 잡고 있었다.
* * *
“내가 가진 걸 주면 멈출까요?”
도은이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단정하려다가 멈췄다.
그녀가 가진 게 뭔지도 몰랐다.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나에게 전부 말할 이유는 없었다.
대신 의뢰인이 내게 했던 말을 전했다.
여자가 뭘 가지고 있는지 아느냐.
모르면 몰라도 된다고 했던 말.
그리고 거절하자 나를 죽이겠다고 했던 말.
도은의 얼굴에서 기대 같은 것이 조금 빠졌다.
자료를 돌려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거래인지, 그녀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 * *
아이가 눈을 떴다.
나를 보고 엄마 쪽으로 몸을 붙였다.
나는 시선을 물컵으로 옮겼다.
낯선 어른이 웃어 주면 아이가 안심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도은이 말했다.
“조금만 더 쉬자. 오늘 학교는 쉬는 날이야.”
“오늘 화요일인데.”
아이가 말했다.
도은이 입술을 물었다.
거짓말이 서툴렀다.
“엄마가 오늘만 쉬게 해 달라고 할게.”
아이는 왜냐고 묻다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말을 멈췄다.
나는 물을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을 아프게 했다.
* * *
나는 잠깐 쓸 수 있는 방이 있다고 말했다.
문을 닫은 수리점 위층이었다.
주인이 다른 곳으로 옮긴 뒤 내가 돈을 내고 쓰던 방이었다.
도은은 웃지도,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았다.
주소와 방을 빌려준 사람의 연락처를 물었다.
나는 알려 줬다.
그녀는 친구와 통화하며 그 내용을 적었다.
그제야 내 이름을 물었다.
“박무명.”
도은이 나를 봤다.
“진짜 이름이에요?”
“예.”
그녀는 이름도 적었다.
나는 그 종이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 * *
도은이 친구와 다시 통화했다.
경찰 쪽에서 연결해 주겠다는 임시 거처는 아직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란이 따로 알아본 숙소도 지금 바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이는 의자에서 자꾸 미끄러졌다.
도은은 수리점 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과 연락처를 확인했다. 잠깐 아이를 눕힐 곳을 보는 것이고, 다른 거처가 정해지면 바로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직접 통화를 끝냈다.
“당신하고 계속 살겠다는 얘기 아니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은은 아이를 데리고 따로 몇 분을 걸었다.
식당 안에서 보이는 거리였다.
나는 남은 물을 마시며 기다렸다.
결정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녀가 경찰에게 돌아가겠다고 하면 내가 막을 수는 없었다.
도은이 돌아와 말했다.
“거기 가서 방 보고 결정할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아이에게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낮췄다.
“날 죽이기로 했던 사람을 믿는 게 아니에요.”
“알겠습니다.”
“지난밤 안 죽인 것만 믿을 거예요.”
그 정도면 내가 가진 것보다 많았다.
도은은 아이 손을 잡고 먼저 걸었다.
나는 그녀가 맡긴 가방을 들었다.
작은 가방인데 무게가 있었다.
아이 옷과 물통, 구겨진 공책.
사람을 데리러 가는 일에는 생각보다 챙길 것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