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 친정의 빈자리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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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의 아버지는 결혼한 지 두 달 뒤에 두 사람을 불렀다.
생일 식사라고 했다. 치우는 초대받은 시간이 저녁 여덟 시라는 말을 듣고 서린을 봤다. 그녀는 평소 가족 식사는 일곱 시에 시작한다고 말했다.
“안 가도 됩니다.”
치우가 말했다.
서린은 옷장 문을 닫았다.
“저는 갈 겁니다.”
“그럼 같이 가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선물을 따로 준비했다. 서린은 오래된 가족사진을 새 액자에 넣었고 치우는 상대의 취향을 물어 물건을 골랐다. 무엇을 사든 돈으로 보일 것 같았지만 빈손으로 가는 것은 더 나빠 보였다.
차 안에서 서린은 액자 상자를 무릎에 올려놓았다.
치우는 그녀가 상자 모서리를 계속 만지는 것을 봤다.
오늘은 자신에게 필요한 인맥을 얻는 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서린이 평소보다 말이 없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는 라디오를 껐다.
집에 도착했을 때 식사는 거의 끝나 있었다.
서준의 가족과 몇몇 친척이 거실에 앉아 있었다. 모두 성인이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움직였다. 치우는 인사를 받았지만 자리를 바로 권유받지는 못했다.
서린은 어머니에게 선물을 건넸다.
아버지는 식탁 끝에 앉아 있었다.
한명탁. 일흔을 바라보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젊었다. 치우는 그의 정확한 나이보다 다른 사람들이 그가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먼저 봤다.
“왔냐.”
명탁이 서린에게 말했다.
치우에게는 그다음에 고개를 돌렸다.
“앉게.”
식탁에는 빈 의자가 하나 있었다.
직원이 다른 의자를 가져오려 하자 서준이 손을 저었다. 거실에서 이야기하자는 뜻이었다. 서린은 아버지 맞은편에 앉았고 치우는 옆에 서 있었다.
명탁은 그를 보지 않고 딸에게 물었다.
“살 만하냐.”
서린은 짧게 대답했다.
“네.”
치우는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직원에게 건넸다.
상자가 자기 손에서 떠나자 할 일이 없어졌다.
명탁은 재단 이야기를 꺼냈다.
서린이 준비하던 사업 중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고 했다.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외부 인사를 초대했고, 재단 이름을 쓰는 방식도 제멋대로였다고 했다.
서린은 어떤 부분인지 물었다.
서준이 서류를 가져왔다.
문제가 된 것은 행사 안내문이었다. 재단이 직접 책임지기로 하지 않은 계획이 확정된 사업처럼 소개되어 있었다. 서린은 그 문장을 봤다.
치우도 뒤에서 읽었다.
서린이 고친 문장이었다.
그는 며칠 전 그녀의 사무실에서 초안을 본 적이 있었다. 행사가 무산될까 봐 표현을 조금 강하게 바꾸었다고 했었다.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먼저 알려야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고.
서린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일정은 조율 중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문구만 문제가 아니야. 누가 승인했다고 밖에 말했는지가 문제지.”
그는 직원 한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
정민주.
서린의 일을 도와 온 재단 실무자였다.
민주는 그날 집에 오지 않았다.
식탁 위에서 그녀의 이름만 오갔다. 실무자가 제멋대로 확정 문구를 내보냈고, 책임질 수 없는 약속을 했으며, 가족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서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치우는 그녀의 옆얼굴을 봤다.
서류를 읽을 때처럼 눈이 빨라졌다. 어떤 문장을 고치면 무엇을 살릴 수 있는지 계산하는 얼굴이었다.
명탁이 말했다.
“그 사람 정리하면 네가 하는 일은 다시 볼 수 있다.”
서린의 어머니가 컵을 내려놓았다.
서준은 말을 보태지 않았다.
치우는 의자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모두가 알고도 하지 않는 말들이 이 집에는 많았다.
서린이 물었다.
“사업 자체를 다시 검토하신다는 겁니까.”
명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서류를 모았다.
“실무 책임은 제가 확인하겠습니다.”
치우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자기가 확인할 수 있는 문장이 하나 있었다.
서린이 고쳤다는 것.
그러나 그는 이 집의 손님이었다.
식탁에서의 대화가 끝난 뒤에야 치우의 자리가 생겼다.
거실 소파였다. 명탁은 그와 마주 앉아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묻는 말투였다.
치우는 차분히 대답했다.
명탁은 사위라고 부르지 않았다.
“서린이가 고른 사람이니 내가 바꿀 수는 없겠지.”
그가 말했다.
치우는 고개를 숙이지도 들지도 않았다.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말은 다 그렇게 하지.”
명탁은 찻잔을 들었다.
“내 이름으로 뭘 하려고 생각하면 미리 말하게.”
치우는 서린을 봤다.
그녀는 어머니와 창가에 서 있었다. 이쪽 말을 듣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서린 씨와 상의하겠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명탁은 잠깐 그를 봤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닌지 표정으로는 알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다른 질문을 했다. 치우는 답했다.
생일 식사는 끝났지만 면접은 계속되었다.
차로 돌아온 뒤 서린은 액자 상자가 없어진 무릎을 내려다봤다.
치우가 운전했고 기사에게는 먼저 돌아가라고 했다. 한동안 둘 다 말하지 않았다.
신호등 앞에서 치우가 물었다.
“민주 씨는 어떻게 됩니까.”
서린은 창밖을 봤다.
“제가 만나겠습니다.”
“그 문구 바꾼 건……”
그가 말을 멈췄다.
서린이 고개를 돌렸다.
“알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치우는 앞을 봤다.
차가 출발했다. 다음 신호등까지 가는 동안 서린은 휴대전화를 꺼내 메시지를 썼다. 화면이 치우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그는 누구에게 보내는지 묻지 않았다.
잠시 뒤 서린이 말했다.
“제가 오늘 그 자리에서 전부 제 책임이라고 하면 사업이 없어집니다. 그 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고요.”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의 구조를 알고 있었다.
그는 서린을 설득하지 않았다.
서린도 그의 동의를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차 안에는 와이퍼 소리만 났다.
민주는 사흘 뒤 서린의 사무실을 떠났다.
정식으로 해고되었다는 발표는 없었다. 다른 부서로 옮기라는 제안을 받았고, 본인은 그만두겠다고 했다. 서린은 그 결정을 바꾸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치우는 우연히 상자를 들고 나오는 그녀와 마주쳤다.
스물일곱의 여자는 그를 알아보고 인사했다. 안에는 책과 컵, 작은 화분이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치우가 물었다.
민주는 고개를 저었다.
“택시 잡아 놨습니다.”
그녀는 상자를 내려놓지 않았다.
치우는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 주었다. 민주는 고맙다고 했다. 그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문이 닫히기 직전 그녀가 다시 말했다.
“서린 변호사님께는 말씀드렸습니다.”
치우는 그녀를 봤다.
“제가 쓴 문장하고 고친 문장은 다 갖고 있다고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치우는 한동안 층수 표시를 봤다.
숫자가 내려갔다.
서린은 책상에 혼자 앉아 있었다.
민주가 쓰던 옆자리에는 키보드 자국이 남아 있었다. 서린은 서류를 정리하다가 치우를 봤다.
“만났어요?”
그녀가 물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린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제가 잘못한 것 압니다.”
그녀가 말했다.
치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어요.”
서린은 탁자 위 전화기를 봤다. 재단에서 온 새 일정이 화면에 떠 있었다. 아버지가 다시 검토하겠다고 한 사업이었다.
치우는 손을 내밀었다가 멈췄다.
서린이 먼저 손을 뻗었다.
그는 그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잠깐 그렇게 있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말은 없었다.
서린은 먼저 손을 놓고 전화에 답했다. 다음 주에 회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필요한 자료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정확했다.
치우는 옆자리의 빈 책상을 봤다.
그날 밤 집에서 서린은 아버지에게 받은 꽃을 거실에 놓지 않았다.
작은 베란다 쪽으로 옮겼다. 향기가 강하다고 했다. 치우는 창문을 조금 열었다.
저녁은 간단히 먹었다.
식사를 마친 뒤 서린이 먼저 말했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습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치우는 복도에서 잠깐 멈췄다가 거실로 돌아왔다. 벽에는 결혼식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비어 있던 아버지의 자리는 사진의 구도를 바꾸면서 눈에 잘 띄지 않게 되었다.
그 아래 작은 탁자에는 7월의 식당 사진이 놓여 있었다.
치우는 큰 사진의 액자를 조금 바로잡았다.
안쪽 방에서 서린이 누구에게 전화하는 소리가 났다.
민주의 이름이 한 번 들렸다.
그는 더 가까이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