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 손님이 된 남편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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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가 집에 돌아왔을 때 식탁에는 네 사람이 앉아 있었다.
서린과 재단 일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처음 보는 여자 한 명이었다. 식탁 위에는 저녁이 아니라 자료가 펼쳐져 있었다. 치우는 코트를 벗다가 멈췄다.
서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 중입니다. 문자 보냈는데 못 보셨어요?”
치우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메시지가 있었다. 오후에 온 것이었다. 그는 다른 연락에 답하다가 넘겨 버렸다.
“봤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서린은 그를 잠깐 보다가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제 남편입니다.”
처음 보는 여자가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유경선. 마흔셋. 여러 지역의 정책 모임을 운영해 온 사람이었다. 명함에는 커다란 회사 이름도 화려한 직함도 없었다.
치우는 어디에서 일하느냐고 물었다.
경선은 이미 명함에 적혀 있다고 답했다.
말투가 건조했다.
서린이 빈 의자를 빼 주었다.
“잠깐 같이 들으셔도 됩니다.”
치우는 앉았다.
2008년의 봄 저녁이었다.
회의 주제는 돌봄과 지역 일자리였다.
치우가 평소 사람을 만날 때처럼 누가 결정하는지부터 보기는 어려웠다. 경선이 가장 많이 말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쉽게 끼어들었다. 서린의 제안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린은 반박했고, 틀린 숫자는 고쳤다.
치우는 그 모습을 낯설게 봤다.
자기 사무실에서는 사람들이 틀린 말을 지적할 때 먼저 표정을 살폈다. 이 식탁에서는 종이 위의 숫자를 먼저 봤다.
치우가 한 번 말했다.
“그 돈이면 제가 보탤 수 있습니다.”
대화가 멈췄다.
경선이 그를 봤다.
“오늘은 어디에 얼마가 필요한지부터 정하는 자리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누가 주는지 먼저 정하면 일이 그 사람한테 맞춰집니다.”
치우는 물잔을 들었다.
서린은 다음 페이지를 폈다. 남편의 제안을 변호하지 않았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졌다.
치우는 한동안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피곤하다며 먼저 일어났다.
자기 집인데도 손님보다 먼저 허락을 구한 것 같았다.
방으로 들어간 뒤 그는 전화를 받았다.
고병권이었다. 며칠 뒤 저녁에 사람을 데려와도 되느냐고 물었다. 서린이 앞으로 할 일과도 관련된 자리라고 했다.
치우는 바로 좋다고 했다.
장소를 정하려다가 거실에서 들리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집으로 오라고 말했다.
병권은 편하게 보자며 시간을 정했다. 치우는 전화를 끊고 서린에게 알릴 생각을 했다. 회의가 끝나면 말하면 됐다.
그날 밤 서린은 자료를 정리하다가 피곤해서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치우는 다음 날 말하기로 했다.
다음 날에는 자신이 일찍 나갔다.
이틀 뒤 병권이 참석자 명단을 보내왔을 때에야 치우는 서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저녁에 손님 옵니다.”
그가 말했다.
서린은 잠깐 말을 멈췄다.
“어떤 손님이요.”
치우가 이름을 읽었다.
전화 너머에서 종이를 내려놓는 소리가 났다.
“그 시간에 제 약속이 있습니다.”
서린이 말했다.
치우는 거실에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저녁에 마주 앉았을 때 그는 내일 자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병권이 직접 연결한 사람들이고, 서린의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린은 끝까지 듣고 나서 물었다.
“제 약속을 바꾸라는 겁니까.”
치우는 고개를 저었다.
“잠깐 인사만 하셔도 됩니다.”
“집을 쓰기로 한 사람들에게요? 아니면 저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요?”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두 대답이 달랐다.
그는 병권에게 부부가 함께 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린이 없으면 설명이 필요했다. 그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아 잠깐이라는 말을 붙이고 있었다.
서린은 일정표를 가져왔다.
내일 저녁의 약속이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보는 달력에도 표시되어 있었다. 치우는 그것을 본 적 없다고 말하려다가 날짜 아래 자기 글씨를 발견했다.
그날 늦게 귀가 예정.
자기가 쓴 것이었다.
서린은 달력을 내려놓았다.
“장소를 바꿔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제 약속을 바꾸지는 않겠습니다.”
치우는 병권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에서 보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다른 식당을 잡겠다고 했다. 병권은 알겠다고 했지만 목소리에서 짧은 실망이 느껴졌다.
“서린 씨도 오시는 거죠?”
그가 물었다.
치우는 서린을 봤다.
그녀는 탁자에서 자기 자료를 챙기고 있었다.
“다른 약속이 있습니다.”
치우가 말했다.
병권은 잠깐 조용했다.
“그럼 사람들한테 그렇게 이야기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났다.
치우는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이제 제가 무슨 사람이 되겠습니까.”
그가 말했다.
서린의 손이 멈췄다.
“약속을 잘못 잡은 사람이요.”
대답이 너무 간단해서 치우는 화가 났다.
그는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대신 아주 천천히 말했다.
“부부면 이 정도는 같이 맞춰 줄 수 있지 않습니까.”
서린은 가방을 닫았다.
“맞추는 이야기 없이 정하셨잖아요.”
치우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눌렀다.
유리컵이 조금 흔들렸다.
서린은 그 손을 봤다.
그는 손을 뗐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따로 먹었다.
서린은 자기 방에서 책을 읽었고 치우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화면에 무엇이 나오는지 보지 않았다. 집 안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한동안 지나다가 치우가 방 문 앞에 섰다.
노크했다.
안에서 대답이 왔다.
“오늘은 이야기 그만하고 싶습니다.”
치우는 손잡이를 보았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었다가 내렸다.
거실로 돌아와 식탁 위의 종이를 모았다. 경선이 남긴 명함이 있었다. 그는 이름을 다시 읽었다. 그 여자가 하는 모임과 아는 사람들을 알아볼 수는 있었다.
휴대전화를 집었다가 놓았다.
대신 내일 식당의 예약 시간을 확인했다.
그것은 자신이 바꿔야 하는 일이었다.
병권과의 식사는 길었다.
손님들은 서린이 오지 않은 이유를 두 번 물었다. 치우는 같은 대답을 했다. 미리 잡힌 일정이 있었다고. 자신이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 사내가 웃으며 아내가 무섭겠다고 했다.
치우는 웃지 않았다.
병권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식사가 끝날 무렵 그가 치우에게 낮게 말했다.
“이제 같이 움직일 때는 일정부터 맞추세요. 한 사람만 온 줄 알면 초대도 다르게 합니다.”
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욕이라고 느낄 수 있었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자신이 서린의 이름을 미리 내어놓았다. 그 이름이 나타나지 않자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오니 회의는 끝나 있었다.
경선이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치우에게 인사하고 나갔다. 서린은 빈 컵을 싱크대에 모았다.
치우가 말했다.
“설거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서린은 잠깐 그를 봤다.
“네.”
그녀는 컵을 내려놓았다.
그날 두 사람이 나눈 가장 긴 합의였다.
며칠 뒤 치우는 서린의 사무실에 갔다.
전화로 약속하고 간 것이었다. 직원은 회의가 조금 늦어지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치우는 대기실에 앉았다.
책장에는 법률책과 지역 조사 보고서가 함께 있었다. 민주가 떠난 뒤 새로 들어온 직원이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서린의 방에서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치우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부산에서 온 연락, 라파엘 쪽에서 보낸 질문, 동균의 저녁 약속 제안. 답할 것은 많았다.
그는 잠시 전화를 뒤집어 놓았다.
문이 열리고 서린이 나왔다.
“기다리셨죠.”
그녀가 말했다.
치우는 일어났다.
“괜찮습니다.”
그날은 정말 괜찮았다.
서린은 점심을 먹었느냐고 물었다. 치우는 아직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근처 식당으로 걸어갔다. 직원 한 명이 급하게 따라와 서류를 건넸지만 서린은 돌아가서 보겠다고 했다.
치우는 그 모습을 보며 걸음을 맞췄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니 태석이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 사무실 열쇠와 차 열쇠를 작은 봉투에 넣어 들고 있었다. 관리 직원이 확인해 주기 전에는 올라오지 못했다고 했다.
치우는 직원에게 왜 그랬느냐고 말하려 했다.
태석이 손을 저었다.
“모를 수 있지.”
그가 말했다.
치우는 친구를 안으로 불렀다.
태석은 신발을 벗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말하려 했는데 니가 자꾸 바빠서.”
그는 봉투를 내밀었다.
치우는 받지 않았다.
“무슨 말인데.”
태석이 말했다.
“나, 일 그만하려고.”
복도 끝에서 서린의 방 문이 열렸다.
세 사람은 잠깐 서로를 봤다.
태석은 봉투를 신발장 위에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