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뒤에도, 살인자의 아내

13화 · 거짓말의 주어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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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가 돌아온 지 이틀이 지났다.

나는 시계를 책상 위에 놓았다.

초침은 내가 정민에게 돌려주기 전부터 멎어 있었다. 이제 와서 그 바늘이 가리키는 시간을 자꾸 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나는 알면서도 봤다.

작은 흠집과 느슨해진 줄, 손목에 차던 물건의 둥근 모양.

정민의 누나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그날 돌려줬다는 시계를 찾고 있다고 했다.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화면을 끄지 못했다.

* * *

나는 사진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인 시계를 찍어 보낼 수는 없었다.

왜 여기 있느냐는 질문이 올 것이었다.

나는 어떤 시계인지 글로 설명했다.

그녀가 고맙다고 답했다.

나는 그 말을 보고 손을 내렸다.

그녀는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동생의 물건들을 찾고 있었다.

나는 알고 있는 물건 하나를 앞에 놓고 모르는 사람처럼 설명했다.

내가 한 말에는 거짓말이 많지 않았다.

빠뜨린 것이 너무 컸다.

* * *

도하는 아침을 먹고 나갔다.

송영후와 만날 일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가 가는 곳을 다 물어야 하는지 생각했다. 어디서 누구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야 내가 안전할 것 같기도 했다.

경원이 나에게 하라고 했던 일이었다.

나는 묻지 않았다.

그가 현관에서 뒤를 돌아봤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나는 난간을 잡고 서 있었다.

그가 먼저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힌 뒤 나는 손님방으로 돌아왔다.

시계는 그대로였다.

* * *

수진과 통화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걸었다.

그녀는 바쁜 목소리로 받았다가 내가 은재라고 말하자 조금 조용해졌다.

나는 다음 주에는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수진은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는 한참 망설였다.

정민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도하와 다툼이 있었다고 말했다.

며칠 동안 입에 익은 문장이었다.

수진이 말을 멈췄다.

* * *

“네 남편이랑?”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녀는 내가 현장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있었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의 소음이 줄었다. 수진이 사람 없는 곳으로 옮겨 간 모양이었다.

“너는 괜찮아?”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했다.

내가 괜찮다고 하면 그녀는 안심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지 않다고 말하면 왜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수진은 오늘 퇴근 뒤 만나자고 했다.

나는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 * *

전화를 끊고 나서 한참 앉아 있었다.

정숙이 점심을 부르러 왔다.

나는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그녀는 잠시 문밖에 서 있다가 내려갔다.

계단 소리가 멀어진 뒤 시계 상자를 가방에 넣었다.

이 집 밖으로 가져가면 돌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방을 들고 현관까지 갔다.

신발을 신었다.

문을 열었다.

바깥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정민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신호가 두 번 갔다.

세 번째가 울리기 전에 내가 끊었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게 더 싫었다.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의 손이 아니었다.

어느 말을 하지 않을지 고른 사람의 손이었다.

나는 현관문을 닫았다.

구두를 벗었다.

가방을 안고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정숙이 부엌에서 나를 봤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 *

도하에게 연락했다.

오늘 몇 시에 들어오느냐고 물었다.

그는 일찍 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답을 쓰지 않았다.

잠시 뒤 그에게 다시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나는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했다.

도하는 알겠다고 답했다.

그 짧은 대화를 보고 있자 가슴이 조금 가라앉았다.

내가 부르면 그는 오고 있었다.

무서워서 피하던 사람이 내가 보내는 문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가방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그 생각을 더 오래 하고 싶지 않았다.

* * *

그는 해가 기울기 전에 돌아왔다.

나는 서재에서 기다렸다.

책상 위에는 작은 상자를 놓아두었다.

도하가 그것을 봤다.

내게 먼저 설명하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그가 맞은편에 앉자 나는 상자를 열었다.

시계가 보였다.

그의 눈이 시계 위에 잠깐 머물렀다.

나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으려고 보았다.

놀라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가 처음 보는 물건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 * *

“제가 가져왔어요.”

내가 말했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요.”

도하가 나를 봤다.

“알고 있었어요?”

내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걸 당신이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나는 시계를 내려다봤다.

그가 몰랐다는 사실에 조금 숨이 놓였다.

내가 오늘 하려는 말을 그가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여기까지 가져온 물건이었다.

나는 뚜껑을 닫았다.

* * *

“경찰에는 돌려줬다고 했어요.”

내가 말했다.

도하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건 맞아요. 카페에서 돌려줬어요.”

나는 말을 멈췄다.

그 뒤에 다시 가져왔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정민의 누나에게도.

수진에게도.

나는 도하를 봤다.

그가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그 질문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 무거웠다.

그가 알아서 가져가겠다고 하면 조금 편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기를 기다렸다.

* * *

“돌려줘야겠죠.”

내가 말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손을 상자 위에 올렸다.

그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 됐다.

그는 지금 말리지 않았다.

문도 잠겨 있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고 있었다.

정민의 누나에게 가서 내가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

경찰에게 처음 말에서 빠진 것을 말하는 것.

나는 손가락으로 상자 가장자리를 눌렀다.

그리고 다른 말을 했다.

* * *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말했다.

도하의 시선이 내 손으로 내려갔다.

“이걸 볼 때마다.”

나는 뒤의 말을 끝내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물건이 없어져도 있었던 일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 말이 위로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그는 내가 무엇을 얻으려는지 묻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내가 답했다.

정말로 알고 있는지 확인받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상자를 그에게 밀었다.

* * *

도하는 바로 가져가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 상자를 보고 있었다.

내가 다시 끌어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놓여 있었다.

나는 손을 무릎 위로 내렸다.

그가 물었다.

“당신이 원해서입니까.”

나는 웃음 같은 숨을 내쉬었다.

그가 이런 말을 한다는 사실이 잔인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거짓말을 그는 골라 주지 않았다.

나는 대답했다.

“네.”

한 음절이었다.

그가 장성훈을 죽였다고 답하던 말과 같았다.

도하가 상자를 집었다.

* * *

그 뒤에 물건을 어떻게 했는지는 내 앞에서 보여 주지 않았다.

나는 묻지 않았다.

저녁이 되었을 때 그가 더는 돌려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가 나를 속여 어딘가에 그대로 두었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러면 나를 붙들 수 있는 물건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었다.

그 생각을 했는데도 확인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하는 말을 믿기로 했다.

그 물건이 사라지기를 내가 원했기 때문이다.

* * *

저녁 식탁에 앉았을 때 내 앞의 접시가 낯설었다.

나는 음식을 조금 덜어 먹었다.

도하는 평소처럼 먹었다.

그가 나를 특별히 위로하거나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은 내가 고른 말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나는 물을 마셨다.

목이 말랐다.

* * *

밤에 수진에게 문자가 왔다.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오늘은 어렵다고 했다.

그녀는 내일이라도 괜찮다고 했다.

나는 내일을 생각했다.

시계가 없는 방에서 일어나는 아침.

회사로 돌아가기 전에 정리해야 할 일들.

도하의 얼굴.

나는 모레 만나자고 답했다.

수진은 알겠다고 했다.

그녀가 보낸 짧은 답을 읽고 나는 한참 화면을 닫지 못했다.

누군가는 아직 나와 밥 먹을 날을 정하고 있었다.

* * *

잠들기 전에 책상을 닦았다.

시계를 놓아두었던 자리가 비어 있었다.

나는 그곳에 수첩을 놓았다.

아무것도 달라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열면 같은 정원이 보였다. 걸쇠를 걸면 같은 소리가 났다.

그런데 내가 이 방에 들어올 때와 지금은 달랐다.

나는 남편이 한 일을 알고 있었다.

이제 남편도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알았다.

그 사실을 생각하자 문밖의 발소리가 멎었다.

도하가 문을 두드렸다.

* * *

나는 문을 열었다.

그는 내 얼굴을 보았다.

“혼자 있고 싶습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며칠 전 같았으면 그렇다고 했을 것이다.

오늘은 문을 닫는 것이 더 무서웠다.

나는 옆으로 조금 비켰다.

도하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침대에 앉지 않고 의자를 가져다 창가에 놓았다.

나는 침대 끝에 앉았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여기 있는 것이 조금 덜 무섭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오늘 잃은 것인지 얻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