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값을 건 우주 카지노

4화 · 4화. 딜러는 죽은 패를 본다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사용자가 제공한 기획을 바탕으로 AI 집필·편집을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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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필터 상자를 가져가려고 했다.

“재검사해야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상자 위에 앉았다.

부러진 손은 없었지만 일어섰다 앉는 것만으로 몸이 무거웠다.

“방금 검사했어.”

하루가 내 뒤에서 말했다.

감독은 그녀를 보지도 않았다.

“정산에 문제가 있으면 물건부터 회수하는 게 원칙이에요.”

나는 상자에 엉덩이를 더 붙였다.

“그 원칙은 왜 내가 넣은 일 년에는 적용이 안 됐지?”

줄 뒤에서 누군가 작게 웃었다.

감독이 그쪽을 돌아보았다.

웃음이 바로 멎었다.

그는 아직 이곳 사람들의 다음 달 배급표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

세라가 상자 번호를 자기 단말기로 옮겼다.

그러고는 감독에게 보여주었다.

“취소 요청은 제가 할게요. 방금 정산도 제가 했으니까.”

감독이 손을 뻗자 그녀는 단말기를 거뒀다.

“가져가는 게 아니라 문의요.”

그는 그녀를 노려봤다.

세라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두 사람의 옷에 붙은 표지를 비교했다.

감독의 숫자보다 그녀의 숫자가 높았다.

그래서 말이 먹히는 것이 씁쓸했다.

그래도 지금은 먹히는 말이 필요했다.

감독은 현장 확인 인력이 오면 다시 보자고 하고 물러났다.

세라는 그가 멀어진 뒤에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

겁이 없어서 한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

윤필은 의료 인력에게 옮겨졌다.

다리 상태를 더 봐야 했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그는 반장을 보며 자기 작업표를 챙겨 달라고 했다.

일하지 않았다고 처리되면 치료받고 돌아와도 배급이 끊길 수 있었다.

반장은 알겠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나는 윤필이 나갈 때까지 앉아 있었다.

내가 가진 한 달을 돌려받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 생각은 윤필의 발이 들것 밖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더 복잡해졌다.

한 달이 아깝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그렇다고 시간을 돌려서 그의 다리를 다시 그곳에 넣을 수는 없었다.

나는 상자에서 내려왔다.

*

세라는 나를 비어 있는 작업대 쪽으로 불렀다.

나는 하루와 반장에게도 오라고 했다.

그녀는 조금 망설였지만 막지는 않았다.

“어제 당첨자가 없었다고 하셨죠?”

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교대에서는.”

세라가 그 말을 다시 확인했다.

나는 상자에 어제 날짜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어제라고 먼저 말한 건 제가 잘못했어요. 숫자가 잠깐 겹쳐서.”

세라는 상자 모서리를 가리켰다.

지워진 이름 하나가 번호 아래에 남아 있었다.

무진.

반장의 얼굴이 달라졌다.

*

이무진. 마흔다섯.

반장은 그 사람이 다른 구역 청소반에서 일했다고 했다.

며칠 전에 죽었다는 말도 했다.

나는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삼 년 뒤의 내가 모든 죽은 사람을 아는 것은 아니었다.

반장은 상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사흘 전인가. 낡은 통로에서 사고가 났다고 했어.”

세라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마지막에 이 상자를 잡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가져간다고 말했어요.”

하루는 팔짱을 풀었다.

“어떻게 아는데요?”

세라는 이번에는 내게 보였던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설명해도 이상하게 들릴 질문을 받은 얼굴이었다.

*

“죽은 사람의 마지막 배팅을 봐요.”

그녀가 말했다.

반장이 한 걸음 물러났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조금 전 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일 퍼센트를 바꾼 사람이 할 반응은 아닌 것 같아서였다.

세라는 상자에 손을 다시 대지 않았다.

“전부는 아니에요. 같은 걸 만져도 더 보여 달라고 할 수는 없고요.”

그녀는 자기 손끝을 내려다봤다.

아직 조금 떨리고 있었다.

“따뜻한 통풍구. 손가락. 필터 손잡이. 그 사람이 말한 끝부분.”

그녀가 말했다.

“오늘은 그것뿐이에요.”

하루는 바로 믿는다는 얼굴을 하지 않았다.

대신 상자 번호를 다시 보았다.

그녀가 확인할 수 있는 쪽부터 보려는 것이다.

*

나는 죽은 사람을 다시 볼 수 있느냐고 물을 뻔했다.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 아니라, 어느 날 문 앞에서 나를 들어 올리던 얼굴이었다.

세라가 먼저 말했다.

“사람이 들어 있는 건 아니에요.”

나는 그녀를 보았다.

“맨 마지막에 남은 흔적이에요. 말을 걸어도 대답 안 해요.”

그녀는 그 질문을 전에 많이 받았던 것 같았다.

나는 묻지 않았다.

반장은 자기 손등을 오래 문지르고 있었다.

무진과 무슨 사이였느냐고 물으려다가 그만뒀다.

그가 설명하고 싶으면 할 것이다.

지금은 그가 알고 있는 이름이 상자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

하루가 필터 옆면의 회수 표지를 벗겼다.

뜯어낸 것이 아니라 얇게 접힌 부분을 들어 올렸다.

아래에 다른 표지가 있었다.

사용 완료.

그녀는 필터의 실제 상태를 다시 확인했다.

“완료된 적 없어.”

“어떻게 알아?”

내가 묻자 그녀가 손을 들어 나를 막았다.

“설명하면 또 네가 혼자 만질 거잖아.”

나는 억울한 얼굴을 했다.

그녀는 무시했다.

반장이 처음으로 조금 웃었다.

하루는 필터가 아직 쓸 수 있다는 결론만 모두에게 말했다.

누군가 지급을 마쳤다고 적어 둔 물건이 아직 미사용 상태라는 뜻이었다. 언제 어디를 오갔는지는 더 알아봐야 했다.

*

현장 확인 인력이 도착했다.

두 사람은 윤필이 옮겨진 뒤의 빈 바닥과, 멈춘 압축기부터 보았다.

감독이 먼저 설명하려 했다.

반장이 작업표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내 얘기를 대신 해 달라는 부탁이 아니었다.

자기가 세었던 사람의 수를 말했다.

하루는 멈추기 전 기계의 상태와 자신이 확인한 문제를 설명했다.

세라는 필터의 이중 표지를 보여주었다.

나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내 주먹이 없이도 그들의 말은 이어졌다.

확인 인력 가운데 나이 많은 사람이 감독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그 말에 감독의 어깨가 내려갔다.

우리가 할 때는 움직이지 않던 어깨였다.

*

필터를 돌려받는 데는 또 시간이 걸렸다.

하루는 그동안 벽에 걸린 공조 수치를 보았다.

검은 숫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는 더 늦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장은 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불렀다.

팔이 멀쩡한 두 사람이 상자 양쪽을 잡았다.

나는 가운데에 서려다가 밀려났다.

“당첨자님은 손 쉬셔.”

하루가 말했다.

처음으로 그 호칭이 놀리는 말이 됐다.

나는 비켜섰다.

상자가 작업장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은 박수치지 않았다.

갈아 끼우고 나서 숨이 쉬어져야 좋아할 수 있었다.

*

나는 세라와 함께 뒤따라갔다.

그녀는 내 옆에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나이를 물었다.

나는 스물일곱이라고 할 뻔했다.

“스물넷.”

입에 넣으니 낯선 숫자였다.

세라는 자기는 스물하나라고 했다.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

“몇 살처럼 봤는데요?”

나는 바보가 아니라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오른손을 가리켰다.

“그거, 사람 때릴 때도 되는 거예요?”

나는 손을 펴 봤다.

복도 어디에도 선은 없었다.

“아직 모르겠는데.”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사람한테 시험하지 마요.”

그 말은 어렵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필터를 넣는 동안 모두 기다렸다.

하루만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배관 아래에 몸을 넣었다가 나왔다. 이마에 먼지가 붙었다.

반장은 필요한 공구를 건넸다.

한 번은 맞지 않는 것을 줘서 둘이 다퉜다.

나는 그 옆에서 빛을 비췄다.

조명이 자꾸 흔들린다고 욕을 먹었다.

손이 아팠지만 왼손으로 바꾸자 조금 나았다.

한참 뒤 바람 소리가 달라졌다.

목 안을 긁던 냄새가 조금 옅어졌다.

사람들이 차례로 숨을 들이마셨다.

하루는 기쁨부터 표시하지 않고 수치를 다시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야 바닥에 누웠다.

“됐다.”

그녀가 말했다.

그 한마디에 반장이 크게 웃었다.

*

누군가 물을 나눠줬다.

나는 컵을 받아 세라에게 먼저 건넸다.

그녀는 마시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따뜻하네요.”

“일층 특별 서비스.”

내가 말했다.

그녀는 웃다가 다시 컵을 보았다.

이 물을 처음 마시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출입 등급이 높은 사람들이 모두 처음부터 위에서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조금 고쳤다.

반장이 필터에 남은 이름을 가리지 않고 옆에 새 날짜를 붙였다.

무진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는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그 필터를 가져오려던 사람 이름이라고 알려줄 생각인 것 같았다.

나는 컵을 비웠다.

오늘 공기는 공짜가 아니었다.

*

세라는 떠나기 전에 내 손목을 다시 확인했다.

사람들이 거의 흩어진 뒤였다.

그녀가 차감 기록을 가리켰다.

“서른 날이 없어요.”

나는 알고 있다고 했다.

“규정된 예치에서 빠진 게 아니에요. 이긴 다음에 따로 빠졌어요.”

그녀가 나를 봤다.

“누가 그렇게 가져갔죠?”

나는 잠깐 생각했다.

오르의 목소리도, 브란의 얼굴도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 것에는 내 손이 있었다.

“내가 썼어.”

세라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오른손을 천천히 폈다.

“일 퍼센트를 백으로 만들 때.”

그녀는 웃지 않았다.

멀리서 회수판의 축하음이 다시 울렸다.

세라는 그 소리 쪽을 보지 않고 내 손만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