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으로 환생했다

64화 · 친구의 장례

작가: 뉴비

창작 방식: AI 생성 · 작가의 원안을 바탕으로 AI가 본문을 생성하고, AI 검수를 거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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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석은 병원에 있다는 말을 늦게 했다.
이천이십사 년 초였다. 치우가 두 번째 식사 약속을 잡으려 전화했을 때에야 당분간 밖에서 먹기 어렵다고 했다. 관리해 오던 병이 나빠져 입원했고, 검사와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치우는 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미리 말하면 안 아프냐.”
태석이 답했다.
예전 같으면 농담으로 들렸을 말이 이번에는 조금 짧았다. 치우는 병실을 물었다. 태석은 면회 가능한 시간을 확인해 알려 주겠다고 했다. 그는 전화가 끊긴 뒤 바로 차를 부르려다가 멈췄다.
친구가 알려 준 것은 다음 날 오후였다.
치우는 그 시간에 맞춰 갔다. 예정된 모임 하나를 취소했고, 병권에게는 병원에 간다고만 말했다.

병실에는 큰 과일 바구니를 들이지 못했다.
치우는 가져간 것을 다시 차에 놓고 올라왔다. 태석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 웃다가 기침을 하자 치우는 곧 표정을 거뒀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태석이 말했다.
“어떻게.”
“돈으로 고칠 데 찾는 얼굴.”
치우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 무엇이 필요한지 묻자 태석은 집에 놓인 충전기와 책 한 권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에바의 책은 아니었다. 구금 중부터 읽던 오래된 추리소설이었다.
치우는 물건의 위치를 적었다.
태석이 집 열쇠를 맡겼다. 치우는 그 열쇠를 받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친구가 자기에게 맡길 일이 있었다.
그는 그날 병원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태석의 방에는 살아가던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
싱크대에 컵 하나가 놓여 있었고, 말리던 옷은 이미 말라 있었다. 치우는 옷을 걷어 개다가 크기를 봤다. 예전에 자신이 사 주려던 것보다 작았다.
책상에는 월급 내역과 생활비를 적은 종이가 있었다. 치우는 펼치지 않았다. 필요한 책과 충전기를 찾고, 냉장고에서 오래 두면 상할 음식만 태석에게 전화해 확인한 뒤 정리했다.
친구는 버릴 것과 남길 것을 하나씩 말했다.
“그 작은 통은 놔 둬.”
“안에 뭐가 있냐.”
“나중에 먹을 거.”
치우는 통을 다시 넣었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방을 나서기 전에 전등을 껐다가 다시 켰다. 사람이 곧 돌아올 집처럼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결국 전등을 끄고 문을 잠갔다.

봄이 지나도 태석은 일을 시작하지 못했다.
고용주는 가능한 범위에서 자리를 기다렸지만 언제까지나 비워 둘 수는 없었다. 태석은 필요한 정산을 받고 일을 정리했다. 치우가 업체 사람에게 직접 전화하려 하자 그가 막았다.
“그 사람들 할 만큼 했다.”
“그래도 얘기는 해 볼 수 있잖아.”
“내가 얘기했다.”
치우는 입을 다물었다. 태석은 창가를 봤다. 대단한 직장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구하고 다닌 일이었다. 그것을 떠나는 데에도 자기 순서가 필요했다.
치우는 대신 병원에서 허락한 범위의 일상 심부름을 맡았다. 서류를 가져오고, 빨래를 돌리고, 늦게 도착하는 물건을 받아 주었다. 친구가 원할 때에는 비용도 도왔다. 그 도움은 회사의 홍보 자료에 들어가지 않았고, 치우는 누구에게도 영수증을 보여 주지 않았다.
태석은 필요한 만큼 고맙다고 했다.
그 말이 오래전의 모든 관계를 바꾸지는 않았다.

여름에 몸이 잠깐 나아졌다.
태석은 짧게 밖에 나올 수 있는 날 치우와 가까운 공원을 걸었다. 두 사람은 자주 멈췄다. 치우가 벤치를 보고 먼저 앉자고 하면 태석은 조금 더 가자고 했다가, 몇 걸음 뒤에 먼저 쉬자고 말했다.
그날 치우는 백도윤의 이야기를 했다.
다음 선거에서 중요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자신에게도 더 큰 역할을 권한다고 말했다. 태석은 듣다가 햇빛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너 하고 싶은 건 뭔데.”
그가 물었다.
치우는 대답하기 전에 웃었다.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지.”
“또 그 말이네.”
태석은 잔소리를 이어 가지 않았다. 대신 편의점에서 얼음물을 사 달라고 했다. 치우가 물을 사서 돌아왔을 때 친구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잠든 줄 알고 천천히 다가갔다. 태석이 눈을 뜨자 치우는 숨을 내쉬었다.
친구는 그 숨을 들었지만 모른 척했다.

공원을 다녀온 뒤 태석은 치우에게 사진을 한 장 보냈다. 작은 화분이었다. 일하던 곳의 동료가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치우는 병실에 둘 수 있는지부터 물었다. 태석은 허용된 곳에 놓았으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 며칠 뒤 다시 온 사진에는 잎 하나가 누렇게 변해 있었다. 태석은 자기가 물을 너무 줬다고 했다. 치우가 새것을 사 주겠다고 하자 친구는 살아 있는 걸 왜 벌써 바꾸느냐고 타박했다. 둘은 그 화분을 두고 며칠 동안 실없는 말을 주고받았다. 치우는 모임 중에 온 잎 사진을 보고 혼자 웃기도 했다. 그 웃음의 이유를 묻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보낸 것이라고만 답했다.

가을에 상태가 다시 나빠졌다.
치료를 맡은 사람들은 설명할 수 있는 범위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을 나누어 말했다. 치우는 다른 가능성을 계속 물었다. 태석은 듣다가 자신에게 먼저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 순간 치우는 물러났다.
태석은 치료에 관한 결정을 의료진과 상의했고, 치우에게 필요한 연락만 부탁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친구에게 모든 것을 통제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치우는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더 묻고 싶었다.
어느 날 병실에 들어가자 태석은 휴대전화로 오래된 사진을 보고 있었다.
둘이 식사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자기 얼굴이 덜 늙어 보인다며 골랐던 것이었다.
“이거 네 집에 있지.”
“있다.”
“사진 새로 찍자.”
치우는 직원에게 부탁해 두 사람이 함께 나온 사진을 찍었다. 태석은 화면을 확인하고 이번 것은 둘 다 늙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이야기한 날, 태석은 치우에게 열쇠를 돌려달라고 했다.
치우는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태석은 남은 물건 정리를 맡아 줄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고 했다. 먼 친척과 본인이 정한 대리인이 연락하고 있었고, 필요한 일은 이미 확인해 두었다.
“내가 하면 되잖아.”
치우가 말했다.
“네가 가져가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태석은 질문을 바꿨다.
치우는 오래된 추리소설을 봤다. 책갈피가 중간에 끼워져 있었다.
“그거.”
“끝까지 읽지도 않았는데.”
태석이 웃었다.
“나중에 결말 말해 주려고?”
치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태석은 책을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열쇠는 받아서 침상 옆 서랍에 넣었다. 치우는 그 작은 동작을 끝까지 봤다.

태석은 겨울이 오기 전에 죽었다.
지병의 악화였다. 누군가의 명령이나 보복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보낸 시간과 몸이 버티지 못한 일이 남았고, 어떤 한 번의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긴 삶이 끝났다.
치우는 연락을 받고 왔다. 이번에는 전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도착했을 때 친구는 더 이상 그를 기다리거나 타박하지 않았다. 치우는 침상 옆에 서서 손을 잡았다. 어떤 말을 하면 방 안의 시간이 다시 움직일 것 같아 입을 열었지만, 친구의 이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두 번 불렀다.
아무도 그만 부르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부르지 못했다.

장례는 태석이 남긴 뜻과 유족의 결정에 따라 작게 치렀다.
치우는 자기가 비용을 전부 내겠다고 제안하지 않았다. 필요한 몫을 묻고, 받아들여진 범위에서 도왔다. 회사 이름으로 큰 화환을 세우려던 연락은 중단했다. 고병권이 보낸 조문 의사에는 개인적으로 와 달라고 답했다.
서린은 시간을 내어 함께 앉았다.
그녀는 치우의 손을 잡았다가 놓았다. 할 말이 없어도 곁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었다.
정란은 직접 오지 않고 짧은 뜻을 전했다. 태석이 말한 일과 실제로 한 일이 모두 자기 기록에 남아 있다는 내용이었다. 용서의 문장은 아니었다. 치우는 그 연락을 자신이 해석해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지 않았다.
친구는 죽은 뒤에도 한 가지 이야기로 정리되지 않았다.

장례가 끝난 밤, 치우는 집에서 책을 폈다.
책갈피가 놓인 쪽부터 읽었다.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주인공은 엉뚱한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다. 치우는 몇 장을 넘기다가 웃었다. 태석이 결말을 알았다면 자기 판단이 틀렸다고 욕했을 것이다.
그는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전화가 울렸다. 병권이었다. 며칠 뒤 도윤과 만날 일정이 잡혔다고 했다. 취소해도 된다는 말이 따라왔다.
치우는 잠깐 사진을 봤다.
“갑니다.”
그가 말했다.
전화가 끝난 뒤 방 안은 다시 조용했다. 그는 책을 사진 옆에 놓았다. 친구에게 말해 줄 결말이 생겨도, 받을 전화번호는 이제 사용할 수 없었다.
치우는 다음 약속의 시간을 적었다.